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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데르센 동화를 품격있는 그림책으로 재구성한 시리즈 '안데르센 걸작그림책'
올 2005년은 동화의 아버지 안데르센이 태어난 지 200주년 되는 해다. 웅진주니어에서는 이번 안데르센 탄생 200주년을 기념하여 <눈의 여왕><못생긴 아기 오리><나이팅게일><벌거벗은 임금님><인어공주> 이렇게 총 5권의 안데르센 걸작그림책을 펴내었다. 웅진 안데르센 걸작그림책은 안데르센 동화가 지닌 원작의 의미를 고스란히 살린 글과 개성 넘치는 그림이 어우러진 그림책 시리즈로서, 안데르센 동화의 감동을 한층 높인 새로운 의미를 전달한다. 아동문학가 김서정이 글을 쓰고, 국내외 유명 화가 5명이 그림 작업에 참여한, 명실상부 어린이를 위한 안데르센 그림책 시리즈라 할 수 있다. 출간도서 가운데 <나이팅게일>은 올 2005년 프랑크푸르트 국제도서전에 한국을 대표하는 그림책 100선에 뽑힐 정도로 좋은 평가를 받은 바 있다. 이밖에 다른 도서들도 독창적인 그림으로 독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으며, 아동 필독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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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백상출판문화상에 빛나는 그 작가, 김동성의 신작
안데르센이 쓴 <나이팅게일>은 특이하게도 동양 이야기이다. 서양인 안데르센이 쓴 동양 이야기라는 점이 특이한데, 당시 유럽 사람들 사이에선 동양을 신비로운 곳으로 여겨 동양을 소재로 그림을 그리거나 글을 쓰는 게 유행했다. 안데르센도 그 분위기의 영향을 받아 동양 이야기를 구상하였다. 서양 사람이 쓴 많은 동양 이야기 가운데서도 <나이팅게일>은 동양의 대표적인 나라인 중국 황실을 무대로 하고 있다는 점, 중국 황제를 주인공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제법 본격적인 동양 이야기의 태(態)를 갖추고 있다. 때문에 이 작품을 그림책화하는 데에는, 두 가지 시선이 필요하다. 중국 황실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면서도, 서양인의 눈에 비친 동양의 모습을 그려 내는 것. 곧, 중국의 고전적 분위기와 서양의 세련된 분위기가 적절히 어우려진 고난이도의 그림 작업을 요했다. 2004년 백상출판문화상을 수상한 작가 김동성은 그 몫을 훌륭하게 소화해 내었다. 책을 보는 독자는 가장 먼저 중국 황실을 직접 둘러보는 듯한 웅장함과, 나이팅게일의 청명한 노랫소리마저 들릴 것 같은 섬세하고 세련된 묘사에 깜짝 놀라게 된다. 드넓은 중국 황실과 정원을 원경부터 근경까지 훑어보는 듯한 영화식 장면 구성, 중국 황실의 문양이나 장식품들까지 하나하나 섬세하게 재생해 놓은 꼼꼼한 묘사가 눈을 떼지 못하게 할 것이다. 그러면서 권위의 상징인 황제의 과장된 체구와 그 아래서 꼼짝 못하는 신하들의 허둥대는 동작을 보면서, 어설픈 중국 황실의 분위기에 웃음짓게 된다. 하지만 그림을 좀더 꼼꼼히 뜯어보노라면, 상황에 딱 맞는 동작과 표정으로 흥을 돋우는 등장 인물 한 사람 한 사람을 살펴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나이팅게일을 찾아다니는 시종장, 나이팅게일의 노랫소리에 감동하는 궁궐 사람들, 조각품 새를 구경하러 달려오는 신하들, 조각품 새를 구경하는 백성들과 가난한 어부, 고장 난 조각품 새를 고치는 사람들… 마치 연극을 보듯 이 작품에 생동감과 재미를 주면서, 풍자성이라는 원작의 숨은 의미까지 오롯이 담아 내고 있다. 김동성은 섬세하고 세련된 묘사와 더불어 흥을 돋우는 감초 같은 해학적 조연들을 등장시킴으로써, 동서양의 빛깔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독특한 작품 세계를 그려 내었다. 짝사랑의 슬픈 경험이 되살려 낸 아름다운 이야기 나이팅게일이라는 새는 작은 밤빛 새로, 특히 밤에 아름다운 목소리로 노래를 불러 '밤꾀꼬리'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져 있다. 주로 유럽에 사는데, 중국이 배경인 이 작품에서는 약간 어설픈 설정이지만, 그렇기에 서양인이 쓴 동양 이야기라는 어설픔을 엿볼 수 있어 흥미로운 대목이다. <나이팅게일>은 평생을 독신으로 살았던 안데르센의 짝사랑 경험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짝사랑의 대상은 유명한 소프라노 가수였던 '예니 린드'. 당시 유럽에선 화려하고 기교적인 이태리풍의 노래가 유행했다. 하지만 예니 린드는 이런 유행에 편승하지 않고, 꾸밈없는 목소리로 소박하고 진실한 아름다움을 노래해서 사람들에게 인기가 높았다. 안데르센은 가식 없는 목소리로 노래하는 예니 린드를 '나이팅게일'로, 기교적인 이태리풍의 노래를 부르는 가수를 '조각품 새'로 상징화해서 이 작품 <나이팅게일>을 썼다. 곧, 이 작품을 통해 예니 린드의 노래를 찬양함과 동시에, 자연스럽고 소박한 세계에 대한 예찬을 표현했다. 하지만 이 작품에는 짝사랑 대상에 대한 찬양과 예찬만 들어 있지는 않다. 당시 지배층에 대한 풍자와 비판도 함께 녹아 있다. 궁궐에 틀어박힌 채 진짜 중요한 것은 모르는 상류층 사람들과, 당장 눈앞에 드러난 인위적인 아름다움만 추구하는 속물적 태도 등을 비판하고 있다. 더불어 가난하고 힘겨운 삶을 살아가는 보통 사람들이 오히려 진실을 알아본다는 것도 알려 준다. 가끔씩 톡톡 튀면서 끼어드는 유머와 흉내말을 사용한 문장들이 이런 풍자 정신을 드러내 보이면서 읽는 맛을 더한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죽음까지도 물리치는 '진실과 자유'의 힘이다. 자기 가치를 알아 주었던 황제에 대한 보답으로 나이팅게일은 아름다운 노래를 불러 죽음의 신을 물리쳐 준다. 푸르른 자연 속에서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생명의 노랫소리는 세상 무엇보다 큰 힘을 발휘한다. 죽음의 신까지도 꼼짝 못하게 하는 힘이다. 이것은 자기 노래에 진실로 감동해 주었던 황제에 대한 나이팅게일의 진심 어린 보답이기도 하다. 죽음보다 강한 생명의 힘, 진심을 담아야 하는 진정한 예술의 조건 같은 것을 안데르센은 이 이야기를 통해 말하고 있다. 이건 그냥 깨달은 것이 아니라, 가슴 아픈 짝사랑을 경험하면서 온몸으로 깨달은 것이기에 우리에게 더 큰 감동으로 다가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