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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묘지 문화기행
박태호 저
서해문집 2005.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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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컬처북스

책소개

목차

머리말

전통 속에 꽃피운 묘지문화... 유럽1

프랑스 남부 지중해변의 도시, 마르세유와 니스의 묘지
파리지엔의 자랑, 박물관급 묘지들
투우와 정열의 나라 스페인, 마드리드 시의 종합장례 시스템
대항해의 나라, 포르투갈 리스본의 묘지
대영제국, 그 영화의 그림자, 런던의 켄살그린묘지
삼림과 호수의 나라 스웨덴, 스톡홀름의 스코그스키르코 고덴

요람에서 무덤까지... 유럽2

로마 제국 후예들의 영원한 안식처, '구舊와 신新'의 두 묘지
이탈리아 통일의 상징, '밀라노 기념묘지'
'독일 현대사의 거울'에 비친 동서 베를린의 두 묘지
테마가 있는 유럽 최대의 묘지, 독일 함부르크의 프리도프 올스도프 묘지
'음악의 도시 빈', 그 중앙묘지 그리고 화장터
스위스, 알프스 산록의 아름다운 묘지

자유와 평등, 그리고 환경을 생각하는 묘지들... 아메리카

꼭 다시 가보아야 할 곳, 캐나다 토론토 묘지
지상낙원 하와이, 한 폭의 수채화 같은 묘지들
샌프란시스코 사람들의 안식처, 세계에서 하나뿐인 묘지 도시 콜마

서구 묘지문화의 아시아적 창조... 아시아

야구장 옆 화장장과 묘지, 일본 오사카의 돈다바야시
활화산의 도시 일본 가고시마, 남과 북의 화장장
도민은 사후에도 도민이다, 일본 도쿄도
사회주의 국가 중국의 거대한 장묘혁명, 베이징의 장묘시설

이제 시작되는 현대적인 장묘시설... 한국

한국의 메모리얼 파크를 꿈꾸었던 천안 공원묘원
'가상함'과 '아쉬움'이 교차하는 서울 주변의 사설 납골당들
삼다三多의 섬 제주, 그 속의 양지공원

부록 장묘문화에 대하여

저자 소개

저자 : 박태호
1977년부터 서울시 공무원으로 일했으며, 1991년 서울시립 장묘시설을 담당하였다. 그로부터 10여 년 이상 장묘시설을 관리하면서 우리나라 장묘문화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이에 좀더 체계적인 연구를 위해 성균관대학교와 동 대학원에서 한국역사를 공부했으며, 전세계 장묘문화를 탐방하고 연구한 국내에서 보기 드문 장묘문화 전문가이다. 현재는 서울 월드컵공원관리사업소 문화홍보팀장으로 근무하면서, (사)한국장묘문화개혁범국민협의회 실행위원, 서울보건대학 장례지도과 겸임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서울 葬墓施設 100年史』(2003), 『요람에서 무덤까지』(2003, 공저), 『散骨文化』(공저, 2004) 등이 있으며, 「韓國 古代의 火葬文化 硏究」 등 다수의 연구논문을 발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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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05년 07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352쪽 | 610g | 141*225*30mm
ISBN13
9788974832551

책 속으로

프랑스 대혁명 이후 모든 것이 개혁되고 있을 때 묘지 정책도 예외가 아니었다. 당시 파리에 있던, 성당과 병원 등의 부속 묘지로 설치되어 있던 200여 개의 묘지들을 과감히 폐지하였다. 도시의 묘지들을 폐지함에 따라 당시 파리 셴 도지사인 니콜라스 프로쇼는 파리 성곽 바로 밖에 3대 묘지를 설치하였는데, ‘사후에 모든 시민은 평등하다’는 기본 정신을 바탕으로 근대에 새로 탄생한 묘지 개념인 ‘도시의 정원 묘지’를 창출해 나갔다. 이때 제일 먼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 1804년의 뻬르-라쉐즈 묘지였다. 이 묘지는 프랑스 건축가 부로냐르(Alexandre Theodore Brongniart)가 최초의 정원식 묘지로 설계한 사실로도 유명해, 이후 유럽 각국과 미국에 선보인 공원묘지의 효시가 되었다. 뿐만 아니라 묘석, 기념조형물 등이 지닌 역사적 예술적 가치를 인정받아, 프랑스 정부로부터 33,000개의 묘들이 역사적 유물로 등록되어 사실상 박물관묘지로 대접받고 있다. 또한 인근 주민들에게 항상 무료로 개방돼 햇볕이 좋은 날이면 묘지 곳곳에 심어진 수목아래 벤치에 산책 나온 주민들이 책을 읽거나 명상에 잠기는 공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 p.31~33

1994년 유네스코(UNESCO)로부터 인류문화유산으로 지정받은 스웨덴의 스코그스키르코 묘지에는, 미네스랜드라는 자그마한 동산이 있다. 영국이나 다른 나라에선 고인을 이름을 여기저기 남겨 놓고 있는데 여기는 그저 숲일 뿐이다. 하지만 이 숲에 4만 명의 영혼이 잠들어 있다는 설명에는 숙연해 질 수밖에 없었다. ……자연과의 조화 속에서 살다가 자연으로 돌아가는 이들은 아주 작은 부분까지 세심하게 관리를 하고 있었다. 묘지의 입구 쪽에는 아주 소박한 옥외 벽식 납골시설이 전체묘지와 조화되게 설치되어 있는데, 이곳에 유골을 안치할 경우 구리(銅)로 만든 유골함만을 사용하여 만약 있을지도 모르는 토양오염의 원인을 근원적으로 차단한다. 뿐만 아니라 화장한 유골을 땅 속에 매장할 경우 땅 속 미생물에 의해 쉽게 분해가 되어버리는 옥수수 가루로 만든 된 유골함을 사용하도록 함으로써 유골과 함께 완전하게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친환경적인 방법을 일찍부터 개발하여 사용하고 있었다. 이들의 이런 모습에서 북구라파 묘지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는 삼림묘지(Forest Grave)의 기본 원리인 “사람은 숲에서 나서 숲으로 돌아간다.”는 정신을 실현하게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을 느낄 수가 있다.

--- p.100,108

……그런 캐나다지만 국민들 사이에 신이 주신 깨끗하고 넓은 자연환경을 보호해야한다는 공감대가 일찍부터 형성되어 있어, 묘지문제에 관해서는 상당히 진취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15년 후에는 똑갔습니다.” 이 말은 캐나다에서 火葬 장려운동을 펴는 사람들이 내건 슬로건이라고 한다. 드넓은 국토에 인구도 많지 않아 묘지가 부족할 것이라고는 도무지 느낄 수가 없는 캐나다 사람들이 화장 장려운동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도무지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이 사람들의 주장을 좀더 자세히 들어보면,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도 모르는 음습한 땅속에 시신을 매장해 두는 것보다 화장하는 것이 더 과학적이고 위생적일 뿐만 아니라, 15년만 지나면 어느 쪽이나 똑같은 결과를 주는데 굳이 아름다운 자연을 훼손해 가며 묘지를 조성하는 것을 반대한다.”는 명쾌한 논리였다.

--- p.210

요요기화장장은 도쿄 한가운데 시부야구의 중산층들이 모여 사는 고급주택가 한가운데 자리 잡고 있다. 이 화장장의 기원은 중세 일본을 평정하여 에도바쿠후(江戶幕府)를 연 도쿠가와이에야스 쇼균 시절인 166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에도막부는 사찰마다 있던 화장터를 정비하여 몇 개의 사찰에서 공동으로 화장터를 운영하게 하였다. 그때 5개 사찰의 공동 다비터(茶毘所)에서 출발하여 근대에 화장장으로 변모한 다음, 현재까지 제 자리를 지키고 있는 유서 깊은 곳으로서 1997년 현대식 화장장으로 개축한 곳이다. 이곳을 방문하여 제일 놀랐던 것은 화장장에 바로 붙어 있는 6층짜리 아파트였다. 아파트 발코니에 서면 화장장에 드나드는 영구차와 관을 바로 내려다 볼 수 있는 위치에 그렇게 바짝 붙어 있었다. 주택가 한복판의 있는 화장장도 우리네 입장에서는 이해하기 어려운데 아파트 코앞이라니….

--- p.275

출판사 리뷰

국내의 독보적인 장묘전문가 박태호의 세계 장묘문화 기행
전 세계 장묘 풍습을 통해 들여다보는 삶의 깊이 있는 통찰 !
죽음의 방식에서 만나는 삶과 문화

“인간만이 아니라
살아 있는 모든 것의 속에 사는
미물 속에서도 쉬지 않고 숨쉬는,
혹은 채 살아 있지 않은 신소재도 날카로이 깎아놓으면
원래의 편안한 모습으로 되돌아가려는,
저 본능!”

황동규 시인의 「풍장21」이라는 시다. ‘풍장’ 들어본 것도 같고 낯설기도 하다. 우리나라 남도 해안지대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장묘 풍습의 하나로, 말 그대로 바람을 쐴 수 있게 노천에 시신을 놓고 점진적으로 탈골시키는 매장 방식이다. 참으로 독특하지만, 삶과 죽음의 묘한 알레고리가 전해지는 우리 이웃의 모습들이다. 이러한 장묘 풍습이 시인의 감수성을 자극해 인간의 삶에 대한 사유를 낳았듯이, 인간의 죽음을 처리하는 방식들은 철저히 살아남은 자들의 몫으로 우리 자신을 되돌아보게 하는 묘한 마력이 있다. 『세계묘지문화기행』에 소개된 전 세계 20여 곳의 묘지는, 삶에 문화가 있듯이 죽음에도 저마다의 색깔과 문화가 있음을 증언한다. 인간으로서의 존재를 떠나는 순간에조차 인간은 철저히 인간적일 수밖에 없다는 진실을 묘지의 문화는 보여준다.

죽음을 배웅하며 보낸 십여 년의 세월

저자 박태호는 화장터와 시립묘지 등 장묘시설을 관리하는 공무원으로 오래 근무하다가, 그 분야에 대해 좀더 전문적인 연구를 하고자 뒤늦게 성균관대학교 사학과에 진학한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죽음을 관리하는 실무자로 출발해, 죽음의 문화와 역사를 연구하기 위해 지천명의 나이에 대학과 대학원 과정까지 이수한 그의 열정은 책의 행간 사이사이에 숨어 있다. 10여 년간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수집한 엄청난 양의 자료와 직접 집필한 방대한 분량의 원고, 거기에 죽음을 배웅하며 살아온 세월에서 체득한 산지식까지, 『세계묘지문화기행』을 쓰는 데 이 이상의 적임자가 있을까.

세계장의사협회에서 세계 각국의 1년간 평균 성묘횟수를 조사한 적이 있었다. 그 결과 좀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1년 평균 일본이 8회, 미국이 14회, 유럽 등에서는 대체로 연평균 10회 이상 묘지를 찾아온다고 한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연평균 1.5회(1998년도 서울시 설문조사에서는 2.5회 정도)를 밑돌고 있었다. 이는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아마도 추석에는 남들이 다 가니까 한번은 찾아갈 것이고, 또 다른 명절은 가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하다는 말이 된다. 그리고 평시엔 거의 성묘나 참배를 하지 않는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과연 우리가 아직도 동방예의지국인가? 묘지든 납골당이든 고인을 버리듯 모셔놓고 그저 때가되면 의무감에 한두 번 찾아가는 잘못된 이 행태를 던져버릴 때가 되었다고 생각되지 않는가?(pp.334-335)

15년 동안 국내 장묘시설을 관리하는 공무원으로 재직하면서 느낀 우리 장묘문화에 대한 안타까움, 이 책은 이런 안타까움을 극복하기 위해 전 세계의 묘지를 찾아다니며 연구한, 국내에서는 보기 드문 장묘문화葬墓文化 전문가의 기행문이다. 그런 만큼 이 책에는 장묘 풍습에 매료되어 국내는 물론 전 세계의 묘지를 직접 보고 느낀 저자의 소중한 경험이 담겨 있다. 또한 묘지에 대한 피상적인 서술이 아니라, 전문가의 날카로운 시선이 담긴 깊이 있는 서술이 돋보이는 책이기도 하다.

죽은 자의 도시에서 돌아보는 삶

『세계묘지문화기행』에는 유럽, 아메리카, 아시아, 한국까지 세계 20여 곳의 다양한 묘지들이 수백 장의 사진과 함께 소개되어 있다. 저자는 여기서, 좁은 땅을 보다 넓게 쓰려고 노력하는 사람들, 시민의 사후死後 선택을 진심으로 존중하는 유럽의 공무원들, 요람에서 무덤까지 시민의 복지를 구현하는 사람들, 생활의 터전 가까이 더 좋은 장묘시설을 세우려고 노력한 흔적들을 직접 찍은 사진과 함께 자세히 보여주려 한다.
너무도 유명한 프랑스 파리의 페르-라쉐즈, 몽 파르나스 묘지들에서 프랑스인의 문화적 자부심이 사후에까지 연결되는 저력을 본 저자는, 현대적인 종합장례시스템이 잘 갖춰진 스페인 마드리드 시의 장묘문화, 빼어난 자연 경관과 조화된 묘지문화를 자랑하는 스웨덴과 스위스의 묘지들, 세계 유일의 묘지 도시 콜마가 있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그리고 아시아로 넘어와 일본과 중국의 장묘시설을 둘러본다. 또한 마지막 장에서는 우리나라의 현대적인 장묘시설이 있는 천안공원묘지, 서울 주변의 납골당, 제주 양지공원을 살펴본다.
저자는 서로 다른 장묘문화 속에 담긴 인간의 삶과 죽음에 대한 태도에 관심을 갖는다. 풀밭 위에 아무 표식도 없이 유골을 흩뿌리는 유럽의 산골, 야구장 옆에 묘지와 화장장을 버젓이(?) 배치한 일본, 완전한 자연으로의 회귀를 위해 옥수수가루로 만든 유골함까지 고안한 스웨덴. 이 모든 사례를 통해 독자들은 우리의 모습을 되돌아 볼 수 있는 계기를 가질 수 있으리라.
또한 “삶에 질이 있다면 죽음에도 질이 있다”고 말하는 저자는, 요람에서 무덤까지 복지를 제공하는 유럽 국가들에서 우리 장묘문화의 미래를 본다. 장묘시설 공무원을 천직으로 받아들이는 저자는, 그래서 평등한 죽음을 이 땅에 실현하기를 꿈꾼다. 그런 바람 때문에 이 책은, 장묘 관련 관계 공무원과 업계 종사자가 실무에 활용하는 자료의 역할도 할 수 있게 집필되어 있다. 또한 조경이나 건축 등 이 분야를 연구하는 이들에게도 귀한 기초 자료가 될 것이다. 더불어, 다양한 장법의 특징을 정리한 부록 역시 깊이 있는 독서를 위한 좋은 안내서가 되기에 부족함이 없다.

‘메멘토 모리(Memento mori)'라는 말은 '반드시 죽는다는 것을 기억하라'는 뜻이다. 죽음이 삶을 더욱 건강하게 만든다는 메시지다. 그러기에 세계의 묘지를 둘러보는 기행은 사실, 우리의 삶을 돌아보는 성찰의 기행에 다름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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