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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포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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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왜 디지털 포엠인가 004

디지털 포엠 심화 단계_

식물의 푸른 냄새가 새처럼 퍼덕이다 사라질 때 010/ 입술은 가벼워도 이윽고 눈을 마주친다는 건 016/ 일 그램의 귤 냄새를 눌러 넣는 일 020/ 텅 빈 곳의 어둠을 소리 내면서 024/ 돌의 질감은 수많은 촉수로부터 비롯된다 028/ 도마뱀 무늬 032/ 결빙의 코 036/ 무궁화꽃처럼 040/ 책의 모서리가 연주하는 밤 044/ 매미의 울음 048/ 기다란 꼬리를 가진 어둠 052/ 이번 해의 칠월은 벽에 난 구멍처럼 왔다 056/ 우리는 섬망처럼 반지하의 밤 속을 떠다니다가 060/ 토끼풀 064/ 그 즘 되면 몸 밖이 모두 창문이다 068/ 최첨단의 사랑 072/ 삼십 도 기울어진 자세 076/ 기린이 서서 잠이 드는 밤에 080/ 서랍 속으로 추락할 수 있을 만큼 084/ 가시는 나무 의자의 부리입니까 088/ 여전히 한 방향으로만 돌면서 민들레 꽃씨는 가까스로 허상이 되어 갔다 092 / 수천 개의 지느러미가 온몸에 096/ 온통 창문인 이곳에 100/ 복부에게 점령당하고 104/ 눈을 감고 머무는 일 108/ 하삼동 2번지 거리의 끝 112/ 가끔 소파에 앉을 때 116/ 고체의 밤을 끝까지 응시하면서 120/ 너는 복도처럼 사라지고 복도는 너로 발견된다 124/ 혀가 온다 128/ 오렌지가 흐르고 침엽수림은 132/ 반사광의 사랑 136/ 흔들리는 탑의 시간 140/ 찌그러진 새벽 144/ 가장 조용한 증명 148/ 심장이 없는 곳에서 심장처럼 152/ 무해한 자기장 156/ 비어 있는 쪽으로만 서랍은 흐른다 160/ 그럼에도 우리는 하나둘씩 둥근 테이블에 모여 앉았다 164/ 저녁을 맴도는 나비 168/ 누구의 무늬였는가 172/ 인사의 감정 176/ 거울은 아무것도 저장하지 않는다 180/ 묶인 적 없이 흩어지는 작별 184/ 눈 맞춤은 질문으로 남고 188/ 닿지 않은 키스 192/ 공이 구르지 않는 방에서 196/ 고요한 응답 200/ 체온의 부스러기 204/ 올곧게 서는 의식 208/ 우산의 간격 212/ 회전문의 멀미 216/ 나는 온몸으로 음악을 기어오르고 있었다 220/ 이 가벼운 부유를 누가 굴릴 수 있을까 224/ 붉은 탄성의 시간 228/ 돌의 수혈 232

디지털 포엠 기본 단계_ 238

저자 소개 1

디지털 이미지를 통해 이야기 시를 실험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자연스러운 변형’과 ‘그러할 수밖에 없는 생성’의 목격자로 살고 있다. 저서로 『탄잘리교』 『현대시에 나타난 영상적 표현 연구』 『나는 수천 마리처럼 이동했다』 『신의 반지하』 『쓰다듬어 줄 살이 없는 친밀』 『미아의 마음만이 나를 바래다 주었다』 『초록 코끼리』가 있다. 틱톡, 인스타그램 등 SNS에 ‘박유하 시인’을 검색하면 디지털 포엠 작품을 감상하실 수 있다. 인스타 ID : park_youha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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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5년 10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244쪽 | 125*210*20mm
ISBN13
9791199365360

책 속으로

일 초 만에 끝나는 터널을 빠져나오면서
출구와 입구가 붙으면 찬란하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러한 찬란을 마주할 때마다
후유증처럼 눈이 감긴다

일 초간의 어둠이
내 시간의 속도로
차츰 번역되기 때문이다
--- 「기다란 꼬리를 가진 어둠」 중에서

전등이 나간 방이 창문이 되어 가는 동안
끝이 보이지 않습니다 모서리가 녹아 버렸다는 듯이
창문은 곡선으로 완성됩니다
고개를 숙이거나 무릎을 안고 자는 날에는
열어 내거나 닫는 일에 익숙해져야 하지요

당신은 창문을 안아 준 적이 있습니까
모든 것을 열어 내듯 이내 닫아 버리는 변덕에 대해
다행이라고
--- 「온통 창문인 이곳에」 중에서

모두가 걸어가는 도시의 전경 속에서
한 사람만 멈추어 설 때 드러나는 중력과
친구들과 웃고 떠들다가
집에 돌아오면 밀려오는 공허한 기후

이 모든 순간은 우리가 각자의 행성에 여전히 머물기 때문이다
--- 「고체의 밤을 끝까지 응시하면서」 중에서

"잘 지내?"
문자를 보내고 나서 곧바로 후회해도
잠시 후 핸드폰을 확인하면서 역시 아무 답변도 오지 않을 때

그래도 수많은 바람이 마치 나를 향해 불어오는 것 같지 않습니까
나에게 멈추는 바람이 없는데도 말입니다
--- 「혀가 온다」 중에서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사람들과 눈이 마주친다
망각에 의지하며 다정해지는 일
오래전에 걸으며 남겼던 나의 희미한 발자국 위로
자신의 발을 올려놓는 낯선 이의 장난처럼

네가 투명하다는 듯이
나는 너를 투과하고

어느덧 네가 떠나도
조용히 벽면에 남아 어딘가를 비추고 있는 일
--- 「반사광의 사랑」 중에서

나무 냄새가 침잠하는 계절 속으로
금붕어는 물 없이 숨을 쉰다

공기 속에서 시간이 흘러가는
액체의 방식을 알고 있다는 듯이

살아 있다는 건 때로 존재하는 밀도에 눌려
움직이지 못하는 일이다
--- 「가장 조용한 증명」 중에서

네가 속삭일 때마다
무엇을 말했는지 기억나지 않아도
그때의 온도와 떨림으로
살은 움찔하며 가느다란 통로를 들키고야 마는 것이다

생각보다 먼저 반응하고
의식보다 먼저 떠는
그 좁고 민감한 통로에는
한 마리의 작은 동물이 산다
--- 「체온의 부스러기」 중에서

경사진 면에 올곧게 서 있다는 것은
이동이 아니라
중력과의 끊임없는 협상이다
--- 「올곧게 서는 의식」 중에서

비를 피한다는 것은
가장 가까운 것들과 간격을 만드는 일이었고?

우리는 비보다 더 선명한 고독을 맞이하며
발목이 차가워졌다

--- 「우산의 간격」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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