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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는 아이 / 7
물속 바람계곡 / 37 말하는 여자 / 69 인철이 / 97 식복사 젬마 / 145 한 줌의 빛 / 179 해설 난폭한 세계와 마주한 삶의 비의 / 213 작가의 말 / 2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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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운전석에 되올라 기어를 후진해서 기울어진 차체를 세웠다. 그때 조수석에 낯익은 모자 하나가 눈에 들었다. 붉은 자수로 NY 알파벳이 새겨진 새까만 모자다. 게다가 그가 아이의 허벅지에 던져준 돈 봉투도 그대로다! 남자는 자신도 모르게 그 모자를 와락 움켜쥐었다. 그러자 대번에 그의 등이 반으로 꺾이면서 ‘경수야!’ 하는 낮은 신음이 목구멍이 아니라 심장 쪽에서 좁은 핏줄을 비집고 올라왔다.
남자는 때에 절어 반들대는 아이의 찌든 모자에 자신의 얼굴을 부볐다. 모자의 면직 올 사이사이 녹아내린 아이의 땀 냄새가… 몇 년간이지만 자신이 어르고, 안고, 손잡아 키웠던 아이의 살 냄새가 그의 정신을 갈가리 찢었고 육신의 모든 뼈마디를 사정없이 비틀었다. 운전석 문을 미친 듯 열어젖혀 도로 한가운데로 뛰쳐나온 남자는, 자신이 떠나 온 역방향의 끝을 향해 벌건 목줄기가 부풀도록 소리쳐 불렀다. “갱수야! 갱수야아! 갱수야아아아….” 그 허기진 외침은, 눈앞 중첩된 밤의 산 어딘가에 부딪쳤다 낯설게 그에게 돌아왔다. --- 「뛰는 아이」 중에서 여자가 술병을 들고 온다. 소주 세 병이다. 근접해서 보니 여자는 사실 미성년자는 아닌 듯했다. 매우 키가 작고 어려 보였지만, 석 달 전 전방부대에서 제대한 스무세 살 석준의 눈으로 봐도 이미 미성년은 지난 여인이었다. 그래도 점장이 미성년자라 경계한 듯해서 석준은 민증 보여 달라는 말 대신, ‘미성년 아니시죠?’ 하고 간단히 말을 던진다. 여자는 술병 세 개를 올린 채 카드를 내밀고 석준을 올려다봤다. 순간 석준은 잠시 정신이 나갔다. 그녀의 눈빛이 산 사람의 눈빛이 아니었다. 물론 석준은 죽은 자의 눈빛을 본 적은 없다. 그러나, 죽은 자의 눈빛이 있다면 바로 저 여자의 눈빛이란 생각에 석준의 양 턱선으로 소름이 지나갔다. 눈동자는 분명 있지만 그냥 텅 비어 흰자만으로 가득 채워진 듯한 눈. 저건 귀신의 눈이다. “얼마?” 여자의 차분한 반문에 그는 정신을 차렸다. 무겁게 가라앉은 여자의 탁한 음성은 미성년자가 아님을 증명하고도 남았다. 20대 초는 이미 넘긴 20대 중반? 아님 후반? 여튼 나이대가 대충 잡히자 석준은 군소리 없이 카드를 받고 영수증을 뽑아주었다. 여자는 석준이 건네주는 술병 비닐봉지를 천천히 거머쥐고는 편의점을 무겁게 걸어 나갔다. 스낵과자나 오징어포 같은 안주 구매 없이. --- 「물속 바람계곡」 중에서 그녀는 그 심장의 격고가 그녀를 언제 어떻게 조종해서 집밖으로 나서게 하는지 정확히는 알지 못했다. 느닷없이 쿵쾅대는 가슴은 그녀를 벌건 열기에 휩싸이게 했고, 엄청난 두통이 저벅저벅 자갈밭을 밟으며 그녀를 옥죄기 때문에 그냥 뛰쳐나갔다. 기억이, 과거 자신을 쏜 화살의 정확한 출발점을 향해 그녀는 움직였을 뿐이다. 가슴이 뽀개졌기에 그녀는 자기 몸이 지령하는 바에 전력투구했다. 신기하게도 한바탕 그런 규명의 질문을 퍼붓고 돌아오면 자신은 상당 기간 안정과 고요를 유지할 수 있었다. 시야가 선명해진다고 할까, 호흡도 체열도 본연으로 자리 잡는다. 그런 효험은 고혈압약이나 안정제 주사도 못 해준 보살핌이다. 하지만 선자로서는 그런 심신의 순환을 미처 헤아리지 못했다. 그러기에는 그녀가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았고, 늘 시간의 틈바구니에 몸은 종이처럼 납작해졌다. 게다가 그 북소리는 갈수록 옛 기억을 자주 개별 소환했기에 선자는 부지불식 너무 힘들었다. 어떤 효험의 자각보다, 언제 진군해올지 모를 북소리에 재무장해야 했기에 얼굴은 피폐해졌다. 그런데 오늘 한 소리 해준 기장댁이 아직 모르는 게 있다. 이혼한 옛 남편 가게를 향해, 먼지처럼 떠오른 나쁜 말의 기억들을 따지러 선자가 이미 넉 달 전에 찾아간 사실을. --- 「말하는 여자」 중에서 미자는 그 아이를 처음 봤을 때의 기억이, 세월이 꽤 흘렀음에도 마치 방금 지나간 장면처럼 너무 또렷해서 종종 소스라친다. 너무도 볼품없는 행색이, 요즘도 저렇게 궁기 넘치는 젊은 애가 있을까… 노숙자보다 못한 몰골의 인철이가 면접이랍시고 공장 내부에 들어섰을 때 미자는 꼼짝도 않고 그 아이의 움직임을 주시했다. 그 아이는, 갑자기 바깥 초여름 대낮의 빛 폭포에서 어둠 안으로 들어온 탓인지 방향감각을 잠시 잃은 듯 보였다. ‘누구세요? 무슨 일이세요?’하고 평소대로라면 충분히 그렇게, 그렇고말고, 아주 당당 발랄하게 방문객에게 말을 걸었을 미자였는데, 이상하게 그때 단 한마디 말도 그녀는 하지 않았다. 어린 청년 인철이가 사무실을 찾아 올라올 때까지 미자는 열린 2층 사무실 내부 창을 통해 공장 안으로 들어선 인철을 내려다보면서 좀체 눈을 떼지 못했다. 어린 청년이라는 표현이 적절했다. 그는 토끼띠, 갓 스물이 지난 아이였다. 공고를 중퇴한, 정말 요즘 보기 드문 중졸의 최종학력. 미자는 자신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린다. 공장 사무실이라 해봤자 지붕이 제법 높은 단층 공장 작업장 내부 한쪽 끝에 사무실을 복층으로 올린 구조다. 사무실이라기보다 다락방 꼴에 가깝다. 그 1층은 일하는 공원들의 갱의실 겸 휴게실, 2층은 내부 출입문 하나로 칸이 구획된, 미자가 경리로(직원들은 그녀를 실장님으로 부른다) 근무하는 사무실과 사장실로 나누어져 있다. 좋은 점은 공원들의 일거수일투족이 2층 사무실 대형 창으로 훤히 내려다보여 누가 게으름 부리고 누가 몇 분 간격으로 담배 피우려 나다니는지 등등 노동의 질을 감시하기는 좋았던 점이고, 단점은 기계음들이 요동치듯 비명 지르는 어마어마한 소음에 같이 노출되어 그 자욱한 쇳가루의 부유 속에 하룻낮 동안 함께 고락을 해야 한다는 점이다. --- 「인철이」 중에서 가지산 자연치유원 직원이라는 남자는 젬마가 일주일 전에 사망했음을 바로 알렸다. 그곳 치유원에 밥 짓는 사람으로 반년 전에 왔는데, 일 시작하고 한 달쯤 뒤에 보니 온 전신으로 암이 전이된 중환자였다고 했다. 처음부터 아예 치료를 노리고 자신들의 치유원으로 찾아 들었는지 모르겠다며 그는 매우 투덜댔다. 치료비가 숱하게 밀렸는데 그 비용을 받아낼 젬마의 친인척을 찾는다고 했다. “… 거처에 남은 자잘한 유품 쪼가리를 오늘 불지를 때, 댁 전화번호 종이가 나온 기라예. 혹시 고인 가족이나 친척 알 수 없습니꺼? 기초생활자라 그런지 전혀 친인척을 못 찾겠는 기라예! 그카고, 그 할매 여 있을 때 말도 못함니더. 치료비도 숱하게 밀렸제, 게다가 보는 여자들마다 낙태를 했니 안 했니 입을 하도 놀리싸서 여간 분란을 일으키지 않았다 아인교!” 유미는 그녀가 젬마임을 바로 알았다. 그녀가 사망했다. “암튼 무연고자 담당 군청 공무원이 사람들을 시켜 화장장에서 태운 뒤 군 공원묘지 뒷산에 뿌맀심더. 큰 유품은 당분간 자기들이 보관한다고 공무원들이 가져갔고, 나머지 모아서 오늘 태우다가 그쪽 전화번호 하나 겨우 발견해서 전화한 건데, 우째 잘 모르는 갑네…. 우리사 돈을 받아내야 하는데 큰일 아인교! 몇 달 치 치료비가, 어데 한두 푼도 아이고….” 유미는 두 눈을 꼭 감았다. 감은 눈 속으로 뜨거운 뭔가가 차올랐다. 눈물이 났지만 자신의 아픈 어깨에 치유의 손길을 뻗어주었던 젬마의 얼굴이 도무지 기억나지 않았다. 그동안 본당 어느 누구도 젬마가 떠난 뒤 그녀에 대해 말하는 사람은 없었다. --- 「식복사 젬마」 중에서 어느 날, 일찍 시간을 잡아 노인은 언젠가 흘깃 들어둔 며느리의 신혼집 아파트를 찾아갔다. 생각보다 꽤 멀었다. 노인의 짐작에 그녀의 직장과는 과하게 멀다. 일부러 이렇게 멀리 가진 않았겠지. 아마 새 남편 재직 학교가 이 부근인지 모른다. 그는 신행집 단지 라인 입구 숲에 몸을 숨겼다. 이윽고 아이의 등원 시간이 되자 새 시부모로 보이는 70대 초반쯤의 두 노인네 손에 잡혀 아이가 아파트 현관을 나오는 게 보였다. 며느리 내외는 이미 출근했나 보다. 노인은 반가움에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그러나 그뿐 더 이상 움직일 수 없었다. 아파트 단지 입구에 [숲속 어린이집]이라고 그래픽 된 노란 통원버스가 바로 도착했고 아이가 올라가자 그 미니버스는 떠나버렸다. 노인은 아이가 새로 다니는 [숲속 어린이집] 위치를 수소문해서 알아낸 뒤, 다음 날 아침 그곳으로 바로 갔다. 그런데 통원버스가 도착하자마자 아이들은 우르르 내려 곧바로 어린이집으로 들어가는 바람에 그는 아이를 부를 타이밍을 놓쳤다. 먼발치로나마 준이를 볼 수만 있다면…. 그의 소망은 단일하면서 엄정했다. 뜨거운 열망으로 그는 아이를 기다렸다. 그렇게 1시간쯤 기다리자 단체 산책 시간인지 아이들이 열을 지어 밖으로 나왔다. 그러다가 아이가 그를 먼저 알아보고 하빼! 하고 놀라 달려온다. 그는 지나다가 우연히 만난 것처럼 둘러대며 아이를 안아보고는 얼른 내려주었다. 인솔 교사가 호둥그레 두 눈을 크게 뜨고 그를 쳐다보았다. 그는 아이의 친할아버지라 밝힌 뒤 지나던 길이라고 둘러댔다. 아이는 흥분하여 노인의 목 뒤로 두 손을 감고는 잘 떨어지지 않으려 한다. 그는 평소 아이가 좋아하던 과자를 손에 쥐여주고 ‘담에 또 보자, 아가야!’하고 내려놓는다. 아이는 거의 울상이 되어 과자를 손에 쥔 채 멀어져 가는 친할아버지를 응시했다. 노인은 가슴이 미어터질 것 같았다. 그러나, 그날은 아이를 안아봤다는 것만으로도 아주 행복한 날이었다. --- 「한 줌의 빛」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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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제작인 「말하는 여자」는 선자가 외부에서 가해지는 부당한 위해와 폭력으로부터 수동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상처와 고통을 준 상대에게 사과를 요구하는 행위를 통하여 외상성 신경증을 해소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고아인 선자에게 혈육 못지않은 보살핌과 사랑을 준 이는 보육원에서 만난 ‘순영 언니’뿐이다. 하지만 갑자기 퍼진 자궁암으로 이 년 전에 순영 언니가 죽자 이혼 후에 혼자 살아가는 선자에게 기댈 언덕은 사라진다. 순영을 성적으로 대상화하고 착취하며 지배하는 남성뿐이다. 이렇게 외부로부터 가해진 상처와 고통이 마침내 그녀의 내부로부터 터져나오기 시작하는 것이 이 소설의 주요 플롯이다.
「인철이」의 주인공 인철이는 돌이 지날 무렵 병으로 아버지가 죽고 중1 때에 엄마가 도망간 뒤에 계부에게 폭행을 당하다 보육원에 가서 성장한 고아다. 인철이가 공장에서 만난 미자는 강간으로 임신한 아이를 미혼모로 기르지 못하고 입양한 사연이 있어 인철이에게 친밀감을 느낀다. 이 둘 사이에 놓인 인물이 공장 사장 봉수이다. 소규모 기계부품 공장에서 자행되는 노동 착취와 성적 폭력이 주된 이야기이다. 성적 폭력은 남성인 봉수가 미소년 같은 인철이에게 가하는 성적 폭력이다. 이처럼 신종국 작가의 소설은 유년의 상처나 성장 과정의 질곡에 관심이 유난하다. 「식복사 젬마」는 소아마비로 신체적 불구를 안고서 고아로 자란 한 여성이 지닌 영성의 문제를 이야기하는데, 가공이 아니라 실화에 기반하였다. 방언을 하고 타인을 치유하는 은사를 입은 늙은 여자 젬마는 성직자인 신부들조차 수용하지 못하는 이방인으로 배제되며 마침내 남을 구하기 위하여 자신이 입은 암으로 가지산 자연치유원에서 쓸쓸하게 죽고 만다. 주인공인 젬마는 오직 유미의 기억에 남을 뿐이다. 이 소설에서 주목할 대목은 영성이 작동하는 영역이 여성에 한정된다는 사실이다. 젬마는 치유와 더불어 여성의 낙태 이력을 인지하는 능력을 지녔지만 그의 행위가 남성에는 미치지 않는다. 남성은 죄와 악, 타락과 훼손의 편에 있다는 의미가 없지 않다. 「한 줌의 빛」은 아들과 사별한 며느리를 위하여 손자를 챙기는 할아버지 이야기이다. 아침이면 며느리의 아파트로 가서 교사인 며느리가 출근하면 손자를 챙겨 어린이집에 데려다주고, 며느리의 집을 청소한 뒤에 집으로 와서 낮 동안 잠시 쉬다가 다시 손자를 데려와 돌보다 저녁에 며느리가 귀가하는 데 맞춰 되돌아오는 하루의 일상을 반복한다. 하지만 이러한 그의 삶은 며느리의 재혼과 더불어 크게 흔들리고 만다. 이후 여러 달이나 아이를 보지 못하자 정신이 다 혼미해진 노인은 아이가 다니는 어린이집을 찾아가기도 하지만 마침내 며느리가 새 남편의 성과 본을 따라 손자의 성본을 변경하면서 노인은 절망하게 된다. 거듭 손자를 만나려는 노인의 애달픈 행보가 계속되지만 이를 두고 며느리와 갈등만 커지다가 죽음을 맞는다. 이처럼 신종국 작가의 『말하는 여자』에 나오는 인물들의 형상은 첫 번째 소설집 『마애암 골짜기』에서 등장하던 인물들의 숙명과는 다르다. 오로지 외부의 장력을 걷어내고 주체로 우뚝 세우는 울림이며 자기를 말하게 하는 힘이다. 숙명은 소설에서 결정론으로 작동한다. 태생의 조건, 죽음, 폭력의 얼굴을 한 이것은 여성과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에 더 가혹하다. 현실은 이와 같은 숙명에 익숙하지만 신종국 소설가는 이를 낯설게 바라보며 신실하게 그려내고 있다. 그래서 신종국 작가의 소설은 난폭한 숙명의 세계를 마주한 인물의 삶과 행위와 말을 건져내고 있다. 그는 밝은 대낮의 세계를 말하려 하지 않는다. 오히려 어두울수록 보이는 배면의 삶을 드러내고 보여 준다. 작가의 말 이런저런 부대낌의 와류 속에 나는 삶의 이면, 생존하려 발버둥치는 충혈된 눈들을 더욱 직시했고, 버림받은 열패에 어찌할지 몰라 서성대기만 하는 그들 소외된 자들의 심장 소리에 주목했다. 그 역시 멀리 갈 것도 없었다. 내가 또 그들이었다. 지난 작품집 『마애암 골짜기』에서 우리 사회의 생존 조건과 개별 노동상황의 지난함에 천착했음과 비교하면, 이번 『말하는 여자』는 사뭇 다른 관점들이라 나의 새로운 고집이 다 들킨 기분이다. 이미 썼던 책, 쓴 글의 미흡함 때문에 살기 싫은 적도 있었다. 그러나 이젠 그런 죄책감에 목을 죄거나 자학하진 않기로 한다. 과거의 나는 지금의 나와 공범이다. 변명의 여지가 없다. 전인미답의 글 소재와 주제는 우리들 머리 위 찬란하고 무수한 밤하늘의 별처럼 많다. 더 생각하고 더 고민해서 미래의 나도 계속 공범자가 되는 것이다. 내 문학의 길은 그 길뿐이다. 더 단단히, 더 짱짱하게 벼려진 정신으로 인간이 무엇인지 헤치고 나가야 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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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는 아이」와 함께 어두운 터널을 통과하다 보면 어느새 끝에 「한 줌의 빛」이 걸려 있다. 첫 작품부터 아이의 이름을 부르는 애절한 울림이 깊고 아프다. 시작점과 출구의 대비가 절묘하게 어우러져 6편 모두 퍼즐 조각처럼 꼭 들어맞는다. 작가는 리얼한 일상을 입혀 입체적인 전개와 속도감으로 긴장감을 끌어올려 파국으로 치닫게 한다. 6편 모두 영화를 보는 것처럼 장면들이 아주 선명하다. - 배이유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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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소설 좌표는 리얼리즘이다. 그런데 그의 작품은 현실의 재현이라는 리얼리티를 넘어 존재의 깊숙한 속살까지 제시한다. 동시에 작가는 낮은 데서 임하는 사람들의 풍경을 보여주며 ‘그들도 사람이다!’라고 외친다. 낮은 자들의 외침 속에도 삶의 아름다운 무늬가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 이 책의 미덕이다. 눈 밝은 독자라면 그 무늬를 읽어내는 것만으로도 희열에 가득 찰 것이다. - 황인규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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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국의 소설은 난폭한 숙명의 세계를 마주한 인물의 삶과, 행위, 말을 건져내고 있다. 그는 밝은 대낮의 세계를 말하려 하지 않는다. 오히려 어두울수록 보이는 배면의 삶을 드러내고자 한다. 그가 제시하는 소설의 방법은 숙명의 결정론에 맞서 생동하는 주체를 형성하는 인물을 통해 인생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 구모룡 (교수,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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