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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logue 살기 좋은 도시는 우연히 만들어지지 않는다
PART 1. 우리가 몰랐던 조경 CHAPTER 1. 가로수와 시민공원 뒤에 숨겨진 설계 CHAPTER 2. 경의선숲길을 여섯 배 더 즐기는 법 CHAPTER 3. 요즘 북촌이 지루해진 이유 CHAPTER 4. 조경가의 눈으로 본 선유도공원 CHAPTER 5. 혐오시설을 랜드마크로 만드는 법 CHAPTER 6. 금싸라기 땅에 공원을 지은 이유 PART 2. 조경이 도시를 바꾸는 방법 CHAPTER 7. 감각 머물고 싶은 공간의 비밀 CHAPTER 8. 생태 새 한 마리가 남산에서 북한산까지 가는 법 CHAPTER 9. 문화 정원은 공동체를 싹틔운다 CHAPTER 10. 역사 경주와 로마가 문화유산을 대하는 법 CHAPTER 11. 경제 조경된 공간은 지갑을 열게 한다 CHAPTER 12. 과학 의사와 경찰 대신 도시를 지키는 조경 PART 3. 아픈 도시는 조경을 찾는다 CHAPTER 13. 자연에 맞서지 않고 협력하기 CHAPTER 14. 강남이 침수될 때 광화문은 멀쩡한 이유 CHAPTER 15. 도시 문제 대부분은 관계 단절에서 온다 CHAPTER 16. 조경은 비용이 아니라 투자다 CHAPTER 17. 노인에겐 병원보다 정원이 필요하다 CHAPTER 18. 조경이 기억을 다루는 방법 Epilogue 모두가 나무 그늘 아래 앉을 권리가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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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매일 걷는 길에도 이런 경관이 있다. 출근길 지하철 계단 옆 녹지, 점심시간에 산책하는 가로수길, 퇴근 후 들르는 공원. 그곳의 나무는 계절마다 다른 빛을 드리우고 화단의 풀들은 비를 머금으며 자라며 벤치는 지친 이에게 잠시 쉬어갈 자리를 내어준다. 우리는 이미 그 안에서 살고 있다. 다만 의식하지 못했을 뿐이다. 익숙함 때문에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할 때, 도시는 다른 언어로 말을 건넨다.
--- 「가로수와 시민공원 뒤에 숨겨진 설계」 중에서 선유도공원이 남긴 가장 중요한 가치는 ‘보존적 재생’의 모델이었다. 과거 도시재생의 공식은 낡은 것을 철거하고 새로운 것을 세우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선유도는 기존의 구조물을 존중하면서 그 위에 새로운 의미를 덧입히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부수지 않고, 새로운 이야기를 더하는 방식이었다. 이러한 경향은 이후 유행처럼 서울 곳곳에서 이어졌다. 석유저장탱크를 문화 공간으로 바꾼 문화비축기지, 폐철로를 산책로와 녹지로 탈바꿈시킨 경의선숲길 모두 선유도의 실험이 남긴 파급 효과였다. ‘기존의 흔적을 지우지 않고 새로운 삶을 불어넣는다’는 생각이 서울의 도시재생에서 하나의 흐름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 「조경가의 눈으로 본 선유도공원」 중에서 개인 정원을 갖기 어려운 도시 환경에서, 공유 정원과 커뮤니티 조경은 도시민의 자연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고 이웃과의 관계를 회복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작은 텃밭 한 구획, 함께 가꾸는 화단 하나가 이웃을 만나고 관계를 형성하는 소중한 매개체가 된다. 정원은 이제 참여와 관계, 치유가 이루어지는 일상의 무대다. 공간에 스며든 세심한 배려가 바쁜 도시 생활 속에서도 이웃이 될 수 있는 순간들을 만들어준다. --- 「문화-정원은 공동체를 싹틔운다」 중에서 회복하는 도시는 불가능한 꿈이 아니다. 우리가 사는 동네의 작은 공원에서, 아파트 단지의 조경 공간에서, 직장 근처의 가로수에서도 경관의 여섯 층위를 발견할 수 있다. 감각으로 느끼고, 생태적 기능을 이해하며, 문화적 의미를 발견하고, 역사적 맥락을 파악하며, 경제적 가치를 인식하고, 과학적 원리를 탐구하는 것이다. 작은 관심에서부터 변화는 시작된다. 지역 공원에 대한 관심, 동네 가로수에 대한 애정, 지역 정책에 대한 참여. 이런 작은 관심이 모여 도시의 회복력을 만든다 --- 「자연에 맞서지 않고 협력하기」 중에서 기후적응형 조경은 경제적으로도 효과적이다. 코펜하겐의 블루·그린 인프라가 보여주듯, 자연 기반 해법은 비용 대비 효과가 월등하다. 이러한 투자는 미래의 손실을 줄이는 ‘보험’이자 ‘저축’이다. 2022년 강남역 침수 피해를 떠올려 보자. 만약 강남 전체에 충분한 빗물정원과 투수성 포장이 갖춰져 있었다면 피해의 상당 부분은 줄었을 것이다. 여기에 대기 정화, 도시 냉각, 미세먼지 저감, 생물다양성 증진 효과까지 더해지면 경제적 가치는 더욱 커진다. 즉, 한 가지 시설이 다층적 이익을 창출하는 것이 자연 기반 해법의 가장 큰 장점이다. --- 「강남이 침수될 때 광화문은 멀쩡한 이유」 중에서 도시의 회복은 기억의 형성으로 완성된다. 상처를 덮거나 잊으려 하지 않고, 그 경험을 통해 배우고 성장한 기억이 쌓일 때 도시는 진정으로 회복된다. 그리고 그 기억을 만들어가는 주체는 바로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이다. 오늘 길에서 발견한 작은 변화, 공원 벤치에서 느낀 계절의 전환, 이웃과 나눈 대화. 이 일상적 순간들이 도시의 기억을 만들고, 미래의 회복력을 키운다. --- 「조경이 기억을 다루는 방법」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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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보내는 일상 모든 순간에
스며들어 있는 조경의 발견 최근 왕릉이 보존된 지역에 아파트를 짓거나 종로 일대의 개발 계획 등이 추진되면서 ‘도시의 경관을 어디까지 보존해야 하는가’가 뜨거운 논쟁이 되고 있다. 누군가는 개발을, 누군가는 보존을 외친다. 그리고 이런 논쟁 속에서 우리는 한 가지 질문과 마주한다. “도시는 자연과 함께 공존할 수 있을까?” 도시의 회복탄력과 기후 변화 적응 그리고 시스템 사고를 바탕으로 생태조경 연구를 이어온 조경가 전진형 교수 역시 같은 질문을 던진다. 그는 국내외의 다양한 조경 사례를 살피며, 개발과 보존의 대립을 넘어서 도시 조경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했다. 그리고 그 생각들을 이 책 《조경, 가까운 자연》에 담았다. 조경을 생각할 때 우리는 흔히 아파트 단지의 정원이나 집 근처 공원을 떠올린다. 점심시간 산책하기 좋고, 퇴근 후 바람 쐬러 가기 좋은 공간. 그래서 조경은 자칫 ‘있으면 좋은 것’으로 여겨지기 쉽다. 하지만 우리의 일상에 자연스레 스며든 조경은 생각보다 큰 영향을 미친다. 도시의 풍경을 넘어 시민의 기분과 건강, 나아가 도시의 회복력에까지 관여하는 필수 인프라가 된 것이다. 기후 위기, 도시 열섬, 정신 건강 악화, 사회적 갈등이 심화되는 오늘날, 조경은 선택이 아니라 도시의 생존을 위한 필수 요소가 되었다. 가까운 예로 도시의 가로수를 떠올려보자. 봄에는 벚꽃이 만발하고 여름에는 짙은 초록 그늘을 드리우며 가을에는 은행잎이 노랗게 물든다. 이 계절의 변화는 우리의 감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뿐만 아니라 여름의 울창한 잎은 햇빛을 차단하고 증산작용으로 주변의 열을 흡수해 전기 한 푼 들이지 않고 ‘천연 에어컨’을 작동시킨다. 잎과 가지는 미세먼지를 흡착하고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공기청정기 역할까지 한다. 이 모든 작용 덕분에 거리를 걷는 사람들의 숨결은 한결 가벼워진다. 이 외에도 여러 사례를 통해 우리가 그저 ‘풍경’이라 여겼던 조경이 사실은 도시의 건강과 인간의 감정에 얼마나 깊이 관여하고 있는지 보여준다. 살기 좋은 도시는 우연히 만들어지지 않는다 도시인에게 자연을 돌려주는 조경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우리에겐 다소 낯설지만 이미 일상에 스며들어 있는 조경에 대해 알려준다. 먼저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하는 풍경은 조경가의 손길에 의해 어떻게 설계되었는지 그리고 그것이 실제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며 도시 생활자를 위해 어떤 배려들이 숨겨져 있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 이어 경관을 창조하는 전략을 감각적 경험, 생태적 기능, 문화적 의미, 역사적 맥락, 경제적 가치, 과학적 근거라는 여섯 가지 차원으로 나누어 구체적으로 풀어낸다. 마지막으로 기후 위기와 개발의 후유증으로 앓고 있는 도시가 어떻게 회복할 수 있는지 그리고 이를 위해 국내외에서 어떤 활동을 벌이고 있는지를 다양한 사례를 통해 보여준다. PART 1. [우리가 몰랐던 조경] 1부에서는 우리의 일상 속에 자연스레 스며들어 있으나, 우리가 무심코 지나쳤던 조경을 다시 바라본다. 아파트 단지의 정원부터 아모레퍼시픽 사옥의 실내 정원, 경의선숲길의 산책로, 북촌 골목길의 변화까지. 저자는 우리 가까이 있는 공간 속에 어떤 조경 철학이 숨어 있는지를 짚어낸다. 또한 선유도공원의 개발 당시, 조경가들이 기존의 선유정수장 구조를 유지한 채 공원을 조성하기로 한 이유와 그 결정이 만들어낸 결과를 소개한다. 선유도공원 설계의 선택은 콘크리트를 폐기물이 아닌 도시가 살아온 시간을 증언하는 매개체로 보는 도시 재생의 관점과 연결된다. 저자는 이 외에도 버려진 철로를 공원으로 재탄생시킨 뉴욕의 하이라인, 고가도로를 철거한 시애틀의 알래스칸 웨이, 산업 유산을 문화 공간으로 바꾼 독일 졸페라인 탄광 등 세계 각지의 도시 재생 사례를 통해 지속 가능한 도시의 방향을 제시한다. 이러한 사례들을 통해 그는 21세기의 공원이 어떻게 진화하고 있는지, 그리고 도심 속 공원이 더 이상 부자들의 특권이 아닌 모든 시민이 누려야 할 기본권임을 강조한다. 1부의 이야기들은 도시 정원의 다양한 가능성을 보여준다. 버려진 철로를 흉물로만 볼 것인가, 새로운 가능성으로 볼 것인가. 오래된 산업 시설을 도시의 방해물로 볼 것인가, 역사가 담긴 자산으로 볼 것인가. 이는 조경가만의 고민이 아니다. 우리 모두가 도시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을 선택해야 한다. PART 2. [조경이 도시를 바꾸는 방법] 조경가들은 도시를 여섯 개의 층위로 읽어낸다. 감각적 경험, 생태적 기능, 사회적 관계, 역사적 맥락, 경제적 가치, 과학적 효과 등이다. 이는 도시를 단순한 공간이 아닌 살아 있는 유기체로 바라보게 한다. 먼저 ‘감각적 경험’은 새소리, 바람 소리, 물 냄새처럼 오감을 통해 느끼는 도시의 감각이다. 난지도 하늘공원과 포틀랜드 일본 정원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단절된 감각을 회복시키는 대표적인 사례다. ‘생태적 기능’에서는 도시 속 보이지 않는 생명 네트워크를 다룬다. 물의 순환, 공기의 정화, 생물의 이동 등 자연이 스스로 회복하는 과정이 여기에 속한다. 오염원을 차단하고 20년간 자연의 자기 치유력을 기다린 끝에 연어가 돌아온 태화강의 사례는 생태적 회복의 가능성을 가장 극적으로 보여준다. ‘사회적 관계’에서는 정원이 지역 공동체에 미치는 힘을 살펴본다. 세계 정원 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순천만국가정원, 저자가 직접 참여한 미국 밀 크릭 프로젝트, 그리고 영국 토드모든의 ‘인크레더블 에더블’ 운동은 정원이 교육과 참여, 나눔의 장으로 확장된 모습을 보여준다. ‘역사적 맥락’에서는 로마의 포로 로마노와 경주의 동궁과 월지를 비교하며 서양이 폐허를 보존하는 태도와 동양이 역사를 순환으로 인식하는 차이를 짚는다. 저자는 이러한 두 관점이 융합된 베를린 신 박물관을 통해 “역사의 보존은 단순히 과거를 되살리는 일이 아니라, 현재 속에서 다시 살아 움직이게 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마지막으로 ‘경제적 가치’와 ‘과학적 효과’에서는 정원 도시로 발전한 싱가포르의 전략, 그리고 도시 생태를 데이터로 측정·분석하는 새로운 시도를 통해 조경이 과학적 근거와 객관적 가치로 인정받는 과정을 보여준다. 2부를 통해 저자는 조경가들이 도시를 바꾸는 실제 방법들을 소개한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도시가 어떻게 회복할 수 있을지, 침수와 같은 기후 위기에 조경이 어떤 해답을 제시할 수 있을지를 탐색한다. PART 3. [아픈 도시는 조경을 찾는다] 마지막 3부에서는 도시의 위기와 회복을 다룬다. 기후변화로 인한 극한 기상현상이 일상화되고, 해수면 상승과 폭염, 가뭄이 점점 심화되는 시대에서 도시는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까? 저자는 감각, 생태, 사회, 역사, 경제, 과학 등이 서로 분리되지 않고 상호작용할 때 비로소 도시는 스스로 회복하는 힘을 갖게 된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2022년 강남역 침수 이후에 세종대로 빗물정원의 사례를 바탕으로 대비하며 시민 참여를 통해 시민들이 빗물정원의 효과를 이해한 사례가 있었고, 제주 곶자왈은 발견 이후 개발 위기를 겪으며 시민단체가 결성되었고 이는 세대와 지역을 잇는 연대의 공간으로 재탄생하기도 했다. 또, 쓰레기 소각장을 도시의 랜드마크로 재탄생한 코펜힐의 사례는 일견 쓸모 없다고 여겨지는 곳도 조경의 접근을 통해 새로운 공공 공간으로 전환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저자는 도시의 구성원과 공간, 자연의 요소들이 서로 유기적으로 결합할 때 도시는 위기를 넘어 회복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말한다. 이 책 《조경, 가까운 자연》은 조경을 통해 도시를 다면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을 담았다. 조경이 우리의 일상 속에 얼마나 자연스럽게 스며 있는지를 깨닫는 순간, 우리는 의미 있는 경관이 결코 저절로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 순간 비로소 도시는 새로운 풍경으로 다가올 것이다. 아파트 단지를 나와 정원을 통해 거리로 나가고 가로수길을 걸으며 머리 위로 드리운 나무 그늘과 시원한 바람을 느낄 때, 우리는 이 도시가 만들어내는 수많은 연결의 감각을 체험한다. 이 책은 감각 속에서 앞으로 우리가 함께 살아갈 도시의 미래와 방향을 다시 묻는다. 오늘 우리가 경험하는 도심 속 자연은 10년, 20년 전 누군가의 손끝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리고 지금 우리가 만들어가는 풍경은, 다음 세대가 살아갈 환경이 된다. 우리 당연하게 누리고 있는 조경, 우리는 다음 세대에게 어떤 풍경을 남겨줄 수 있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