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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1 새로운 거리 2 범행 성명 3 살인 유쾌범 4 급조 형사 5 마리엔바드에서…… 에필로그 해설 |
Miyuki Miyabe,みやべ みゆき,宮部 みゆき,矢部 みゆき, 미미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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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련님, 실은 하나도 여쭤보고 싶은 게 있는데요.”
“응?” 하나를 올려다보자 웬일로 콧등에 주름을 잡고 있다. “왜? 뭔데?” “요새 그런 말이 자주 들려서…… 아뇨, 주인어른이나 도련님과 직접 상관있는 일은 아니지만, 어쩌면 주인어른께서 알고 계시는 게 나을 것 같아서 말이지요.” 준은 빨래를 널어놓은 2층 창문을 반사적으로 올려다보았다. 미치오는 그 너머에서 오랜만에 빈둥빈둥 낮잠을 즐기고 있을 터였다. 오늘은 비번이다. “무슨 일인데?” 하나는 들고 있던 배추를 내려놓고 목소리를 낮추었다. “도련님은 모르시나요? 이 동네에 안 좋은 소문이 돈답니다.” “안 좋은 소문?” “네. 어느 집에서 살인이 벌어졌다…… 젊은 아가씨가 살해됐다는 소문이에요.” --- p. 22-23 그날 밤. 침대에 누운 준은 멀리서 우편함이 달가닥하는 소리를 들귀가 밝다. 잠이 깊지 않다. 아버지에게서 유전된 특성이겠지만, 밤에 혼자 있는 환경이 된 뒤로 그런 경향에 더욱 박차가 가해졌다. 어쩔까, 귀찮은데 하는 사이에 잠기운이 가시고 말았다. 일어나 나와봤다. 계단을 내려와 부엌 시계를 보니 새벽1시가 넘었다. 현관 미닫이문을 살며시 열었다. 추위에 몸서리가 쳐졌다. 빨간 페인트를 칠한 우편함에서 하얀 무언가가 삐져나와 있었다. 손가락으로 모퉁이를 잡고 살짝 당겨보니 봉투였다. 욕실로 가서 그곳에 놓아두는 비닐장갑을 끼고 돌아왔다. 만일을 위해서다. 신고가 봤다면 ‘역시 형사 아들은 다르다니까’라고 했을지 모른다. ‘야기사와 미치오 귀하’ 라고 펠트펜 같은 것으로 받는 사람 이름을 썼다. 묘하게 네모반듯한 글씨다. 주소는 쓰여 있지 않았다. 우표도, 소인도 없다. 누가 직접 갖다놓은 것이다. 봉투를 뒤집어보니 뒤에도 아무것도 쓰여 있지 않았다. 발신인 불명. 잠시 망설이다가 뜯어보기로 했다. 장갑을 낀 채 뜯느라 애먹었다. 편지지가 달랑 한 장 들어 있었다. 역시 펠트펜으로 쓴 것 같은 글씨로 달랑 한 줄 쓰여 있었다. “시노다 도고 는 살인자” 준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아무도 없다. 그림자도 보이지 않는다. 물어봐도 밤은 대답해줄 성싶지 않았다. --- p. 55-57 인간은 죽으면 부패하고 냄새도 나. 아름답던, 사랑스럽던 얼굴도 어디론가 가버려. 살인이 큰 죄인 건, 그 누구에게도 다른 사람을 그런 모습으로 바꿔놓을 권리가 없기 때문이야. 그리고 보통 상상력을 가진 인간이라면 사람이 죽으면 어떤 모습이 되는지 마음으로 이해해. 그러니까 엔간한 일 아니면 남을 죽이지 못해. 그런데 요새 그런 상상력이 없는 인간이 늘고 있어. 무시무시하게 늘어났어. 그것도 확실히 소년들 중에 많이. 그렇지만 그들도 눈이 있고, 코가 있고, 감수성이 있거든. 실제로 사람을 죽이면, 그제야 그게 어떤 일인지 몸으로 이해해. 그럼 그들은 어떻게 될까. 상상력이 없기에 살인이 ‘가능했던’ 그들이 눈앞에 시체가 놓였을 때 어떻게 생각할까. 추하다, 더럽다, 어떻게 다뤄야 할지 모르겠다. 버리든지, 파묻든지, 감추든지 하겠지. 그로부터 떨어지려고 하겠지. 바로 떨어지고 싶은 마음에 길바닥에 아무렇지도 않게 내버리고 하니까 더더욱 냉혹해 보여. 하지만 결단코, 결단코 그걸 도로 파내서 여기저기 버리는 짓은 안 해. 아니, 할 수 없다고 난 봐. 시체 갖고 장난을 치는 건 오히려 그런 타입보다 상상력이 과하게 존재해서 비정상적인 방향으로 치닫는 인간이라고. 그리고 그런 정신이상자는 결코 동지를 안 만들어. 무리를 조직해서 행동하는 일은 없어. --- p. 279-28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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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방범》 《솔로몬의 위증》 《이유》…….
이 모든 전설을 잉태한 미야베 미유키 식 사회파 미스터리의 원형! 1987년 단편 우리 이웃의 범죄로 올요미모노 추리소설 신인상을 수상하며 데뷔한 미야베 미유키가 《퍼펙트 블루》와 《마술은 속삭인다》에 이어 세 번째로 발표한 장편이 바로 《형사의 아이》이다. 《형사의 아이》는 1990년 《도쿄 (워터프론트) 살인 만경》이라는 제목으로 발표되었다가, 1994년 《도쿄 시타마치 살인 만경》으로 바뀌었고, 다시 2011년 《형사의 아이》로 세 차례에 걸쳐 제목이 바뀌어 발표되며 20년 넘도록 일본 독자들의 사랑을 받은 미야베 미야키의 초기 걸작이다. 《형사의 아이》의 무대는 일본 도쿄의 서민 동네 시타마치인 고토 구. 《혼조 후카가와의 기이한 이야기》 《얼간이》와 같은 시대 소설의 무대이자 나오키 상 수상작인 《이유》와 2012년의 화제작 《솔로몬의 위증》의 사건 현장이다. 또한 중학생 주인공이 등장하여 사건을 해결한다는 스토리 또한 《솔로몬의 위증》을 떠올리게 만들며 토막 살인을 저지르며 경찰을 농락하는 범인들의 행각에서는 《모방범》이 바로 생각난다. 그리고 《가모우 저택 사건》에서 비극적으로 묘사되는 1945년 ‘도쿄 대공습’은 《형사의 아이》에서 중요한 모티브로 등장한다. 이렇듯 《형사의 아이》는 지금의 미야베 미유키 전설을 탄생시킨 원형이자, 그 걸작들에 견줄 만한 대표작이라 할 수 있다. 개성적이며 정교하게 설정된 캐릭터, 치밀하고 생동감 넘치는 전개, 촘촘히 직조된 구성에서 단 한 명의 독자의 이탈도 허락하지 않는다! 13세 중학교 1학년 야키사와 준. 부모님의 이혼으로 형사인 아버지 미치오와 도쿄의 서민 동네 시타마치로 이사했다. 기품 있고 바지런한 가정부 하나의 살뜰한 내조와 형사가 꿈이라는 학교 친구 신고 덕분에 새로운 동네에 익숙해질 무렵, 흉흉한 소문이 돌기 시작한다. 동네 어느 집에서 살인이 벌어졌다, 라는. 마침 그때 시타마치의 강에서 토막 시체의 일부가 발견되는 사건이 벌어졌다. 게다가 준의 집으로 범인의 정체를 고발하는 익명의 편지 한 통이 날아드는데……. 형사의 아이 준의 수사가 시작된다! 《형사의 아이》는 흉악 범죄를 저지른 청소년에 대한 가벼운 양형이라는 무거운 사회 문제를 다루면서도 미야베 미유키의 전매특허인 중학생 소년을 주인공으로 내세우며 이야기에 따뜻한 온기를 불어넣는다. 어느 등장인물 하나도 놓치지 않는 세심한 필치가 이 시기에 원숙되어 있었다는 데서 미야베 미유키가 이미 완성형의 작가로 출발했음을 알 수 있다. 5. 추천사 일본 아마존 독자들의 뜨거운 북리뷰! 등장인물, 배경, 수사의 수순, 모든 것이 생생하게 살아 있다. 더더군다나 주요 등장인물이 긍정적인 의지를 갖고 살아가는 데서 작품이 더욱 빛난다. 미야베 미유키의 초기 작품임에도 대표작 목록에 넣을 만하다. 사회문제에 대한 지극한 관심이 이 시기부터 시작되어 현재에 이르기까지 건재하다니. 캐릭터가 대단히 매력적이라 페이지가 술술 넘어간다. 주인공의 천성적인 밝은 성격이 주위 사람들로부터 따뜻한 온기를 끌어낸다. 사건이 진행되며 소년이 조금씩 성장해나가는 모습을 독자인 우리도 꼼짝없이 지켜보게 만든다. 목청 높여서 ‘연령이나 정신적 미숙함을 이유로 안온한 처벌을 받는 것은 불공평하다!’라고 외치는 것보다 ‘먼저 이 작품을 읽어봐라’라고 권유하고 싶다. 물론 딱딱한 메시지를 접하기 이전에 극상의 엔터테이먼트, 그 자체에 흠뻑 빠질 것이라는 걸 장담한다. 단순한 서스펜스물이 아니라 인간과 인간의 소통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훌륭한 작품이다. 무엇보다 주인공인 준과 가정부 하나, 이 콤비가 대단히 매력적이고 수수께끼를 품고 있는 화가 도고와 교감하는 부분이 마음을 깊이 울렸다. · 기대를 배신하지 않는 재미! 미야베 미유키는 역시 소년이 주인공인 작품이 최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