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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시대 구분이란 내 위치를 알려주는 내비게이션과 같다. 공간의 위치가 아니라 시간의 위치라는 점이 다를 뿐. 내비게이션이 있으면 헤맬 염려가 없듯이 시대 구분을 확실히 해놓으면 헷갈릴 염려가 없다. 머릿속에 ‘시대 구분 내비게이션’ 장착이 끝났다면 이제부터 본격적인 일본 역사여행을 떠나보자.
--- p.67 오사카를 상징하는 역사 유적은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세운 오사카성이지만, 오사카 역사여행의 출발지로는 바로 옆 오사카역사박물관이 더 좋다. 고대에서 현재까지 오사카의 역사를 한눈에, 그것도 실물 크기 모형으로 실감나게 살펴볼 수 있기 때문이다. --- p.77 흥미로운 점은 아스카데라 건설에 백제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다는 사실이다. 사찰 건립 계획을 세운 소가 씨가 도움을 요청하자, 백제는 승려는 물론이고 건축과 토목 기술자, 기와 장인, 화공까지 보냈다. 거의 ‘국가대표급 공사 팀’을 보낸 것이다. --- p.130 그는 법황에게 잘 보이기 위해 산주산겐도 건설에 최선을 다했다. 더불어 다이라 씨들을 고위 관리로 발탁하고 당시 일본 땅의 절반 이상을 가문의 영지로 차지했다. 점차 기요모리의 권력이 법황을 능가하기 시작했다. 그는 당나라를 이은 송나라와의 민간 무역으로 막대한 부를 쌓았다(국가 차원의 공식 무역은 무로마치 시대에 이루어졌다). --- p.219 널찍한 공원에 들어선 1,000여 그루 벚나무가 꽃을 피우는 봄이면 우에노 공원은 그야말로 사람의 산과 바다를 이룬다. ‘명당’에서 꽃놀이를 즐기기 위해 며칠 동안이나 자리를 펴고 지키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을 정도. 하지만 불과 150년 전만 해도 우에노 공원 일대는 꽃 대신 피가 낭자한 전쟁터였다. 막부 최후의 저항이었던 보신 전쟁의 ‘우에노 전투’가 바로 이곳에서 벌어졌던 것이다. --- p.290 미나토노미에루오카 공원에서 200미터쯤 떨어진 ‘요코하마 외국인 묘지’는 일본에서는 보기 드물게 수백 개의 십자가가 나란히 늘어선 공원묘지다. 십자가 너머로 요코하마의 시가지가 보이는 풍경이 이채롭다. 페리 제독의 두 번째 방문 때 흑선에서 사고로 죽은 수병을 이곳에 묻은 것이 외국인 묘지의 시작이었다. --- p.324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침략군의 출발지로 가라쓰를 선택한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후쿠오카의 하카타항보다 직선거리로 부산에 더 가깝고, 수심이 깊어 큰 배도 쉽게 정박할 수 있었다. 또한 항구 바로 앞에 제법 큰 섬(가베시마)이 있어 파도를 막아줄 뿐 아니라 침략선들을 숨기기에도 좋았다. --- p.396 이렇게 30분쯤 가면 창밖으로 군함도가 눈에 들어온다. 사진으로 보았던 것처럼 군함을 꼭 닮은 모습이다. 상륙하면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채광 시설과 광부 아파트, 수영장 등 일부 건물을 둘러볼 수 있다. 곳곳이 무너져 내린 거대한 건물들이 눈길을 끌지만, 어느 곳에서도 강제징용과 관련된 설명을 볼 수도 들을 수도 없다. --- p.43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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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여행의 내비게이션, 일본 역사
‘조야고아-나헤가무-센에메’. 이 수수께끼 같은 말은 저자가 ‘일본 여행을 위한 내비게이션’으로 내세운 일본 역사의 큰 줄기다. 왕조의 교체로 시대를 구분하는 우리와 달리, 실권이 없다 해도 왕조가 교체된 적이 없는 일본에서는 무언가 최초로 시작되거나(토기, 벼농사, 고분), 수도를 옮기거나(아스카, 나라, 헤이안), 막부(무사 정권)의 흥망에 따라서(가마쿠라, 무로마치, 센고쿠, 에도, 메이지) 시대를 구분한다. 이 책의 1부에서는 ‘조’몬 시대(토기)-‘야’요이 시대(벼농사)-‘고’훈 시대(거대 고분)-‘아’스카 시대-‘나’라 시대-‘헤’이안 시대-‘가’마쿠라 시대-‘무’로마치 시대-‘센’고쿠 시대-‘에’도 시대-‘메’이지 유신 이후, 라는 일본사의 큰 흐름을 요약해서 보여준다. 일본사의 굵직한 사건을 따라가며 역사/여행의 내비게이션을 세팅하는 것이다. 역사의 현장에서 즐기는 일본 2부에서는 그 역사의 현장을 실제로 여행하며 일본사를 한걸음 깊숙이 들여다본다. 먼저, 한국인이 가장 많이 찾는 여행지이자 일본사 천 년의 중심지 오사카, 나라, 교토를 찾아 일본이 고대국가의 형태를 갖춘 후 걸어온 역사의 발자취를 따라간다. 한국인이 가장 많이 찾는 오사카(와 효고현의 히메지성)에서는 센고쿠 시대의 격동과 에도 막부의 번영까지 흥미진진한 일본사와 함께, 재일조선인의 아픔과 투쟁까지 살펴본다. 사슴으로 유명한 나라에서는 아스카 시대와 나라 시대를 아우르는 고대국가 수립을 위한 일본인들의 노력과 한반도와의 교류, 불교와 신도라는 종교의 역할을 살펴보며 일본 문화의 뿌리를 엿본다. 일본 문화의 상징 교토에서는 헤이안 시대, 무로마치 시대와 센고쿠 시대를 거쳐 에도 막부가 끝나기까지 외척에 이어 막부로 인해 덴노가 허수아비가 되었던 정치사와 함께, 화려하게 꽃피운 국풍 문화를 꼼꼼하게 확인할 수 있다. 일본 역사 1번지이자 일본 정치 1번지인 도쿄에서는 에도 막부가 이뤄낸 평화와 번영, 막부 말기의 피비린내 나는 투쟁과 메이지 유신, 제2차 세계대전과 전공투까지, 일본의 근현대사를 둘러본다. 역과 황궁, 공원과 신사, 식당과 대학 곳곳에 숨어 있는 ‘근대’와 ‘제국주의’를 향한 일본의 야망이 역사의 현장에서 생생하게 다가온다. 또한, 최초의 막부가 들어섰던 가마쿠라, 일본과 세계를 연결한 요코하마, 일본 여행 문화의 발원지 하코네,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영광이 간직된 닛코를 함께 여행하며 간토 지역의 역사를 마스터한다. 한반도와 가장 가까운 규슈 여행을 통해서는 한반도와 일본 열도의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확인한다. 일찍부터 대륙 및 한반도로 향하는 관문이었던 후쿠오카(와 야마구치현 시모노세키)에서는 현재까지 이어지는 중세 자유도시의 활기와 조선통신사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이웃한 사가에서는 혈맹으로 시작해 원수가 되어버린 한국과 일본의 관계가 더욱 복잡하게 이어진다. 요시노가리에서는 기원전 3세기 무렵부터 한반도의 도래인들이 마을을 이루었고, 가카라시마에서는 백제 무령왕이 태어났다. 히젠나고야성은 임진왜란 때 일본 침략군의 출발 기지였으며 아리타에서는 임진왜란 때 끌려온 조선 도공 이삼평이 일본 최초로 도자기를 구웠다. 쇄국에서 개국으로, 에도 막부의 핍박을 받던 도자마 다이묘에서 일본 근대화의 주역이 된 웅번으로, 일본 산업화의 중심지에서 원폭의 투하 지역으로 변신을 거듭한 일본 서쪽 끝 나가사키와 가고시마에서는 일본의 숨 가쁜 근현대사가 펼쳐진다. 이곳의 여행지에서는 과거사를 대하는 일본의 자세 또한 확인할 수 있다. 일본 역사기행으로 우리 역사를 새롭게 오사카의 길거리음식은 그냥 먹어도 맛있고, 나라 공원 사슴들은 언뜻 봐도 신기하고, 교토의 금각사는 한눈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하지만 그 모든 것에 켜켜이 쌓인 일본의 역사를 알고 나면, 음식은 더 맛있고, 풍광은 더욱 인상에 남고, 세월이 깃든 옛 건물은 새로운 이야기를 들려줄 것이다. 때로는 대하드라마처럼, 때로는 미니시리즈처럼 펼쳐지는 역사 이야기를 따라가다보면 원정(인세이), 셋칸 정치, 막부, 참근교대, 대정봉환, 화혼양재 같은 일본사의 핵심 개념에도 자연스럽게 익숙해진다. 일본 역사기행은 우리 역사를 새롭게 바라보는 일이기도 하다. 요시노가리 역사공원의 청동검과 독널무덤, 쓰루하시의 백제문, 군함도의 무너져 내린 건물들에서 때로는 우정으로 때로는 증오로 이어진 일본 속 우리 역사를 느껴볼 수 있다. 이를 통해 우리와 일본의 과거를 알고, 현재를 이해하고, 미래를 고민할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우리가 여행을 하는 이유이지 않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