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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퍼레이드로 본 한국 현대사
1962년부터 1981년까지 한국 현대사 20년을 '카퍼레이드'를 통해 들여다 본다. 서울이라는 무대 위에서 정부가 과시하려고 했던, 반대로 감추려고 했던 건 무엇이었을까? 다양한 장면을 검토하며 대한민국의 도시화, 산업화, 대중문화를 분석했다.
2026.02.10.
손민규 역사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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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logue ..... 원형경기장의 리허설 009
연대기 1 - 1960년대 025 1장. 낯선 이벤트의 주인공들 029 2장. 성전의 용사들 053 3장. 신의 대리인 또는 제사장 073 4장. 스페이스 오페라, 스포츠, 그리고 냉전 101 연대기 2 - 1970년대 133 5장. 난쟁이들의 도시 139 6장. 소울 파워, 라이브 인 서울 167 7장. 정복과 제패 207 8장. 캐딜락, 그리고 명멸하는 불빛 261 Epilogue ..... 계엄령의 도시, 피의 제전 29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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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크게 1960년대와 1970년대, 두 개의 ‘연대기’로 나뉜다. 1960년대는 근대화의 신화가 만들어지던 시기이고, 1970년대는 그 신화가 스펙터클과 폭력, 소비라는 새로운 형태로 확장되던 시기이다. 각 장은 그 시대의 사회적 리듬을 이끌었던 상징적 사건이나 아이콘, 혹은 한 집단의 경험을 축으로 구성된다.
1장 ‘낯선 이벤트의 주인공들’은 국가적 경축식과 시범 행사 속 ‘주인공’이었던 시민들을 살펴본다. 그들은 주체가 아니라 동원된 대상이었고, 원치 않았던 관객이자 배우였다. 2장 ‘성전의 용사들’은 경제개발이 군사적 은유로 포장되던 시대를 조명한다. 공장 노동자와 건설 현장의 인부들은 ‘개발의 전사’라는 상징 아래 놓였고, 그 언어는 사회 전체의 구조를 재편하는 힘을 가졌다. 3장 ‘신의 대리인 또는 제사장’은 지도자의 카리스마가 종교적 성격을 띠던 시대를 분석하며, 정치적 퍼포먼스와 종교적 장면이 서로 어떻게 맞물렸는지를 기록한다. 4장 ‘스페이스 오페라, 스포츠, 그리고 냉전’은 냉전 경쟁 속에서 스포츠와 국제 박람회가 어떻게 ‘국가적 우주(宇宙)’의 일부로 기능했는지를 보여준다. 1970년대에 들어서면 장면은 더욱 선명해진다. 5장 ‘난쟁이들의 도시’는 도시 빈민가와 산업현장의 파편들을 따라가며, 급속한 발전의 그늘을 드러낸다. 고층 건물이 올라가는 동안 사라진 풍경과 사람들의 이야기가 이 장에서 다시 모습을 드러낸다. 6장 ‘소울 파워, 라이브 인 서울’은 대중음악·방송·미군 클럽의 교차 속에서 생겨난 한국적 문화의 진동을 탐구한다. 검열과 에너지, 금지와 폭발이 공존하던 시대의 정서를 포착한다. 7장 ‘정복과 제패’는 수출입국의 슬로건 아래 확장되던 경제적 영토의 상징적 언어를 추적하며, 재벌 체제의 태동과 그 서사적 장치를 다룬다. 8장 ‘캐딜락, 그리고 명멸하는 불빛’은 소비와 욕망의 시대, 네온사인과 외제차가 상징하던 새로운 질서의 미학을 해체한다. 그리고 마지막 에필로그 ‘계엄령의 도시, 피의 제전’은 1979~1981년의 서울을 다시 무대로 불러내며, 국가 스펙터클이 폭력적 진압과 계엄령이라는 극단적 형태로 변모하는 과정을 기록한다. 이 에필로그는 화려한 무대의 마지막 조명이 꺼지고 난 뒤 드러나는 피와 침묵의 풍경을 서늘하게 전한다. 문학사적·역사적·사회적 의미 이 책의 강점은 단순한 역사 기록이나 도시문화 보고서를 넘어, 국가 스펙터클의 구조와 그 내부의 권력 작동 방식을 ‘무대’라는 비유로 해석한다는 점이다. 1960~80년대 한국 사회는 단순한 근대화 과정이 아니라, 국가의 정체성과 시민의 일상을 ‘퍼포먼스’로 변환시키는 거대한 장치가 작동하던 시기였다. 많은 국가들은 자신들이 이룩한 성취를 장대한 쇼처럼 연출해 왔다. 이 책은 그 연출의 형태를 해부하며, 그 안에 감춰진 폭력성·집단적 망각·미학적 장치들을 드러낸다. 특히 ‘카퍼레이드’라는 장면은 단순한 행사나 군사 행진이 아니라, 국가·도시·문화·경제가 서로를 정당화하는 방식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은유로 기능한다. 또한 도시화·산업화·냉전·대중문화·소비문화의 변곡점이 어떻게 중첩되었는지를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서울이라는 도시가 어떻게 거대한 무대로 재구성되었고, 그 무대 위를 걸었던 시민들은 어떤 역할을 맡았는지를 해석한다는 점에서 한국 인문사회 연구에도 중요한 기여를 할 수 있다. 문학사적으로 보아도, 이 책의 서술 방식은 역사서와 문화비평, 도시민속학의 문체를 결합한 독특한 에세이적 서사로서 가치를 갖는다. 1. ‘개발’이라는 오래된 서사를 다시 보는 일 한국 사회에서 개발과 근대화는 여전히 긍정적 신화로 남아 있다. 그러나 그것이 만들어낸 장면들-대규모 행사, 동원된 시민, ‘국가적 성공’이라는 숭배-은 충분히 검토되지 않았다. 이 책은 그 신화를 구성했던 무대 장치들을 하나씩 걷어내며, 근대화 서사를 비판적으로 재구성하는 지점을 마련한다. 2. 도시와 권력의 장면을 읽어내는 새로운 시각 오늘의 서울은 여전히 스펙터클의 도시이다. 세계적 행사, 축제, 대규모 집회, 소비의 불빛 아래에서 우리는 어떤 역할을 맡고 있는가. 1960~80년대 서울의 무대는 지금도 반복되는 장면들의 원형을 보여준다. 따라서 이 책은 현대 서울을 이해하기 위한 ‘과거-미래의 렌즈’를 제공한다. 3. 동원과 감시, 그리고 이미지의 정치 SNS 시대는 국가가 아닌 개인과 플랫폼이 스스로 스펙터클을 생산하는 시대이다. 그러나 구조는 달라지지 않았다. 이미지가 정치가 되고, 시선이 권력이 되는 역학은 여전히 지속된다. 이 책은 한국 사회가 지금 마주한 ‘이미지의 정치’를 과거의 거대한 무대와 연결해 읽어낼 수 있도록 돕는다. 4. 기억과 망각의 경계를 다시 마주하는 일 계엄령과 폭력의 역사는 한국 현대사의 어두운 장면이지만, 동시에 우리 모두가 기억해야 할 과제이다. 이 책은 그 장면을 과도한 비극 묘사나 단선적 도식이 아니라, 스펙터클의 붕괴라는 관점에서 재조명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