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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와 함께한 진균의 역사
곰팡이, 버섯, 효모가 들려주는 공생의 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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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감수의 글

1장 상호작용하다: 탄생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 진균과의 만남

식물도 동물도 아닌 존재, 진균이란 무엇인가?/ 몸속의 진균 세계, 마이코바이옴의 비밀/ 우리 몸속 진균들이 펼치는 조용한 공존의 기술/ 균이 반기를 들 때: 우리 몸의 경고등/ 내 몸을 넘어, 확장된 공생관계/ 자궁에서 무덤까지, 우리 인생을 함께하다/ 이 책의 구성

1부 안으로: 우리 몸속의 진균

2장 만지다: 살결 위 공존의 시작, 피부 표면의 진균

백선균, 로베르트 레마크, 그리고 방사선의 시대/ 두피와 비듬의 진실/ 숨겨진 살인자, 칸디다 아우리스의 등장/ 무좀, 신발을 신은 대가

3장 숨쉬다: 폐 속의 포자

천식의 주요 원인, 진균/ 진균 천식은 왜 생기는 걸까? /천식 증상을 다스리려면/ 알레르기에서 감염으로, 진균의 침입

4장 퍼져나가다: 뇌 속의 기회주의자들

우리 몸을 노리는 기회주의자들/ 털곰팡이증의 역습, 얼굴을 삼킨 진균/조용한 침입자, 뇌의 마이코바이옴

5장 소화시키다: 장에서 사는 효모

마이코바이옴의 지리학: 음식, 환경, 그리고 진균/ 비만 연구에서 시작된 장내 진균 연구/ 소화기 질환과 진균, 질병을 일으키는 공생자/ 침묵 속의 공범자, 진균과 암/ 몸속의 방랑자들, 구강과 생식기 진균/ 장내 진균의 나비효과/ 진균과의 공존법: 장 속 균형을 재설계하다

2부 바깥으로: 우리 몸 밖에 존재하는 진균

6장 영양을 주다: 음식 속 곰팡이와 버섯

인류 최초의 발효, 술과 치즈/ 푸른곰팡이의 예술, 블루치즈/ 진균이 맛을 입힌 음식들: 고기, 생선, 곡식과 콩의 발효/ 진균으로 만든 대체육, 퀀의 시대/ 다시 숲으로: 발효의 뿌리를 찾아서

7장 치료하다: 진균에서 태어난 약품

신석기시대에 시작된 버섯 치료의 역사/ 기억을 되살리는 버섯, 노루궁뎅이버섯과 베타글루칸/ 버섯은 약일까? 과학과 신념의 충돌/ 신석기시대에서 인류세로

8장 중독시키다: 균과 곰팡이의 독성

식용버섯을 고를 때 주의할 점/ 알파-아마니틴, 한 입의 치명적인 대가/ 모든 버섯에는 독성이 있다/ 가장 예쁜 독버섯, 붉은사슴뿔버섯/ 어떤 버섯은 어째서 더 치명적일까/ 마법, 미신, 그리고 버섯에 대한 지혜/ 눈에 보이지 않는 적, 곰팡이의 진균독

9장 꿈꾸다: 우울증을 치료하는 버섯

실로시빈은 어떻게 우리의 뇌를 뒤흔드는가/ 실로시빈으로 인한 신체적·감정적 변화/ 실로시빈, 일상이 되다/ 버섯은 어떻게 환각을 일으키는가/ 버섯은 왜 환각 성분을 만드는 걸까/ 버섯과 십자가, 신성한 연결/ 실로시빈과 뇌의 엔트로피/마법의 버섯, 선택의 기로에서

10장 재활용하다: 지구를 지배하는 마이코바이옴

식물과 진균, 뿌리 깊은 공생/분해의 미학, 죽음 위에 피는 진균의 생태계/ 예술 작품을 삼키고 토양을 되살리는 진균/ 세상을 물들이는 진균과 패션/ 규범을 깨는 진균학, 퀴어 마이콜로지/ 의식하는 마이코바이옴? 생명과 감각의 경계에서/ 달에도 진균이 살까? 우주로 뻗어가는 마이코바이옴

부록: 진짜 진균과 유령 진균
감사의 글

그림 출처

저자 소개3

니컬러스 머니

관심작가 알림신청
 

Nicholas P. Money

미국 오하이오주 마이애미대학교 생물학과 교수이자 세계적인 균류학자로, 곰팡이에 관한 생물학적 지식과 생태적 통찰을 흥미롭게 풀어내는 작가다. 『이스트의 등장: 이스트는 어떻게 문명을 만들었는가(How the Sugar Fungus Shaped Civilization)』, 『버섯: 자연사와 문화사(Mushrooms: A Natural and Cultural History)』, 『미생물학: 간략한 소개(Micribiology: A very Short Introduction)』 등 자연과학을 다룬 책들을 집필했다. 다양한 강연과 인터뷰를 통해 곰팡이와 인간의 관계에 대한 지식을 대중과
미국 오하이오주 마이애미대학교 생물학과 교수이자 세계적인 균류학자로, 곰팡이에 관한 생물학적 지식과 생태적 통찰을 흥미롭게 풀어내는 작가다. 『이스트의 등장: 이스트는 어떻게 문명을 만들었는가(How the Sugar Fungus Shaped Civilization)』, 『버섯: 자연사와 문화사(Mushrooms: A Natural and Cultural History)』, 『미생물학: 간략한 소개(Micribiology: A very Short Introduction)』 등 자연과학을 다룬 책들을 집필했다. 다양한 강연과 인터뷰를 통해 곰팡이와 인간의 관계에 대한 지식을 대중과 공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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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교사가 되기를 꿈꾸었으나, 어쩌다 보니 과학을 가르치기보다는 과학책을 번역하는 것이 더 재미있을 뿐만 아니라 적성에 더 잘 맞는 직업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날이 갈수록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의 격차가 커지고 그 격차가 벌어지는 속도에는 가속도가 붙으니, 새로운 번역을 맡게 되었을 때의 자신감에 ‘적색편이’가 일어나기 시작한 지는 이미 오래되었다. 그러나 새로운 것을 접할 때의 스릴과 그것을 알아갈 때의 포만감은 아직도 ‘청색편이’에 들어 있다. 그래서 여전히 번역에 대한 욕심을 손에서 놓지 못한 채 새로운 ‘번역감’을 사냥하고 있다. 우주는 넓고 알고 싶은 건 너무 많지 않은가!

감수조정남

관심작가 알림신청
 
서울대학교에서 생명과학과 학사와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에서 박사 후 연구원을 지냈다. 이후 중국과학원 분자식물과학연구소 교수와 영국 존 인스 식물연구소 겸임교수를 거쳐, 현재는 영국 더럼 대학교 생명과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강의와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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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1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384쪽 | 528g | 150*215*24mm
ISBN13
9791199378704

책 속으로

거울 앞에서 머리를 빗을 때는 느끼지 못하지만, 두피에는 수많은 진균이 우글거리고 있다. 이들은 전력을 다해 피부의 화학적 균형을 들쑤시고, 주변의 덩치 작은 박테리아들에게 갑질을 하며, 비누나 샴푸, 로션 등이 바뀌면 두피를 붉게 부어오르게 하거나, 갈라져서 벗겨지게 만들기도 한다
---p.46

1842년, 27세의 의학자 로베르트 레마크는 백선을 앓고 있는 환자의 두피에서 딱지를 뜯어내 자신의 팔에 옮겨 붙이는 놀랍지만 역겨운 실험을 감행했다. 2주 후, 그는 딱지를 붙인 자리에서 “심한 가려움증…… 〔그리고〕 양복 단추만 한 크기의 짙은 붉은색 반점”이 생겼음을 발견했다. 딱지를 뜯어내자 피부 안까지 침투해 있는 진균을 발견했다. 그 진균이 백선의 원인임을 증명한 것이다.
---p.52

아르메니아의 한 동굴에서 발굴된 5,500년 묵은 신발을 자세히 들여다보자. 한 장의 동물 가죽으로 만들어진 이 신발은 발을 감싸 위에서 끈으로 묶게 되어 있었다. 지금까지 알려진 가장 오래된 신발이다. 이 신발의 근본적인 디자인이 무좀의 원인이다. 아르메니아의 신발 장인은 신고 벗을 수 있는 제품을 만들던 중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인간과 미생물의 상호작용에 새로운 장을 열었다.
---p.68

유명한 천식 환자 중 한 명인 마르셀 프루스트는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하는 아들을 “불안하고 예민하며 의존적인 성격” 탓에 중병에 걸린 척하는 것이라고 비난하는 아버지 때문에 절망했다. 프루스트는 병으로 인해 집에 갇혀 사는 환자 신세인 사람과 그 가족 사이의 관계가 보여주는 비극적인 성격을 이렇게 묘사했다. “질식할 지경에 처한 불쌍한 환자가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으로, 자신에게 어떤 도움도 주지 못하고 있으면서 동정이나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미소를 지어 보인다.”
---p.83

신장암을 앓던 여섯 살 여아의 머리에서 혹이 자라다 터져서 고름이 쏟아진 사례가 있었다. 이 어린 환자의 상처 부위 조직을 배양접시에 옮겨 배양해본 병리학자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 동물의 분뇨에서 자라는 먹물버섯의 균사가 조직 속에서 자라고 있었던 것이다! 성공적인 수술로 감염된 조직은 환자에게서 완전히 제거되었고, 항진균 약물로 치료받은 덕분에 환자는 회복할 수 있었다.
---p.109

마이코바이옴에서 관찰된 가장 강력한 시그널은 대변이식 후 칸디다가 감소했다는 점이었으며, 이와 함께 박테리아의 다양성이 증가했다. 마이코바이옴과 박테리아군집, 즉 미생물 군집 내에 있는 진균과 박테리아가 장 내에서 서로 터전을 바꾼 것이었다. 이 치료로 가장 큰 성공을 거둔 환자들은 치료 전에 다른 진균보다 칸디다 수치가 가장 높았던 환자들이었다.
---pp.137-138

오스트리아의 한 소금 광산을 먼저 방문해 2600년 전 철기시대의 광부들이 남긴 대변을 관찰하는 것으로 시작해보자. 이 고고학적 보물은 산악 마을인 할슈타트 위의 높은 산 갱도 속에 남겨져 있었다. 이 광부가 여기서 볼일을 보기 수천 년 전부터 사람들은 이 광산을 파왔다. 이 놀라운 광산은 지금도 소금을 생산하고 있다. 이 고대인의 대변 샘플은 포도송이 정도 크기인데, 광산의 염분 덕분에 훌륭하게 보존되었다. (…) 광부가 먹은 치즈와 맥주의 물리적인 흔적은 남아 있지 않지만, 이탈리아 미라 연구소의 프랑크 마익스너가 진행한 이 고대 대변의 DNA 분석에서 치즈를 만드는 진균 페니실륨 로크포르티와 맥주를 만드는 효모 사카로미세스 세레비지에가 발견되었다.
---p.159-160

외치의 세계는 신학과 균학이 지배하던 시대였다. 이 아이스맨이 누비던 숲과 초원은 진균학의 이상향이었으며, 그의 어린 시절은 아마도 두꺼비와 마녀, 숲속의 요정에 대한 이야기로 가득했을 것이다. 외치가 왜 자작나무구멍장이버섯을 지니고 있었는지, 그것이 단순히 장식품이었는지 아니면 중요한 약이었는지 우리는 영영 밝혀내지 못할 것이다. 다양한 근거를 바탕으로, 사람들은 진균을 이렇게도 쓰고 저렇게도 써왔다.
---p.205

식용 광대버섯을 일부러 치명적인 독버섯으로 바꿔치기해 역사에 기록된 음모도 있었다. 서기 54년, 로마 황제 클라우디우스의 황후 아그리피나가 이 방식으로 자신의 남편을 살해했다. 이 이야기는 식용 광대버섯인 달걀버섯으로 시작된다. 갓이 노란색인 이 버섯은 갓이 피기 전, 마치 달걀 같은 모습일 때 먹을 수 있다. 갓이 우산처럼 활짝 펼쳐지기 전의 달걀버섯을 이탈리아에서는 ovolo buono, 즉 민달걀버섯이라고 부른다. 이 버섯을 좋아했던 황제에게 알광대버섯은 완벽한 살인무기였다. 그의 죽음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기록이 있으나, 버섯을 이용한 독살설은 이 불명예스러운 폭군에게 가장 어울리는 마지막이었다.
---pp.214-215

매미를 감염시켜 복부 조직을 포자 덩어리로 만드는 진균이 실로시빈을 만든다는 것은 밝혀졌다. 이 기생균은 감염된 매미를 불임으로 만드는 데 만족하지 못하고, 감염된 수컷 매미가 마치 수컷을 유혹하는 암컷 매미처럼 날갯짓을 하도록 조종한다. 다른 수컷 매미가 교미를 위해 접촉하는 순간, 새로운 수컷 매미에게 포자를 안겨버린다. 같은 실로시빈이지만 이렇게 매미를 조종하는 놀라운 트릭에 비하면, 곤충이나 사람의 기분을 고양시키는 정도의 효과는 매우 온건한 편이다.
---p.252

지구의 진균은 엔트로피의 매개체다. 생명의 거미줄에 걸린 에너지를 생태계의 끊임없는 재생에 필요한 원료로 탈바꿈시켜주기 때문이다. 이런 성질을 가진 유기체 집단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케플러 1649c처럼 바위와 돌로 이루어진 행성의 생태계는 활용할 수 없는 에너지만 쌓여 있는 세상이 될 것이다. 따라서 진균이 그곳에 존재할 수밖에 없다.
---pp.265-266

진균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은, 모든 진균을 혐오하는 진균 혐오자에서부터 진균이 지구를 구할 거라고 믿는 진균 찬양자들까지, 양극단을 잇는 긴 연속선상의 어딘가에 자리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패트리샤 카이시안과 하스미크 줄라키안은 진균학이 퀴어포비아의 관점에서나 이해할 수 있는 마이코포비아 때문에 손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진균학은 본질상 기존의 패러다임에 도전하고 규범을 파괴하는 과학이다. 진균학은 식물 대 동물이라는 이분법적 개념을 뒤흔든다…… 진균은 독성 물질, 병의 매개체, 퇴행, 죽음, 마약, 천박함, 그리고 기괴함―역사적으로 동성애와 장애인을 비하하는 데 쓰이던 말―의 상징이며, 주변의 환경과 어떠한 긍정적인 상호관계도 맺지 않는다고 여겼다.”
---p.281

진균 세포가 감수성을 갖고 있음은 자명하다. 균사는 표면의 굴곡을 감지하고, 장애물을 우회해서 성장하며, 부상이 발생하면 더 많은 균사의 무리를 보내 치유한다. 속박에도 반응해서, 더 얇아지거나 가지를 덜 치는 방식으로 성장 속도를 조절한다. 이렇게 토양과 식물, 동물 조직의 성질과 형태에 적응하면서 먹이를 찾아 앞으로 나아간다. 실험을 통해 진균이 학습 능력과 기억력을 갖고 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pp.284-285

출판사 리뷰

자궁 속에서부터 우리는 이미 진균에 노출되어 있다!
생명과 죽음을 아우르는
인간과 진균의 은밀하고도 깊은 공생관계

우리 사회에서 곰팡이는 ‘불청객’으로 취급받는다. 음식을 썩게 하고, 인간의 몸에 유해하며, 더럽고, 질병을 유발하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하다. 하지만 인간은 곰팡이 없이는 살 수 없다. 곰팡이와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죽는 순간까지 끊을 수 없는 공생관계에 있다. 곰팡이, 즉 진균은 생명의 시작과 끝을 관통하는 생명체다. 알약과 백신, 와인과 치즈, 심지어 환각과 죽음의 순간까지, 진균은 우리 삶의 거의 모든 국면에서 결정적인 흔적을 남긴다.

진균(fungi)은 식물도, 동물도 아닌 독립된 생명계에 속하는 생물군으로, 곰팡이, 버섯, 효모 등을 이른다. 세포벽을 갖지만 광합성을 하지 않고, 외부에서 영양분을 흡수해 살아간다는 점에서 식물과 구별된다. 오늘날 과학자들은 진균을 단순한 병원체나 불청객으로 보는 관점에서 벗어나 생명의 순환과 건강, 의약, 식문화, 심지어 심리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핵심 생명체로 바라보고 있다.

이 책은 진균을 불편한 존재가 아닌 생명 유지 파트너로 재조명한다. 진균이 우리 몸과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살펴봄으로써 인간이 주변의 거대한 효모와 곰팡이 생태계에 얼마나 의존하고 있는지 보여준다. 세계적인 균류학자이자 생명과학자인 저자 니컬러스 P. 머니는 유년기에 곰팡이로 인한 중증 천식으로 생사를 오갔으며, 이후 학계에서 진균과 인류의 상호작용을 연구해왔다. 그는 이 책에서 인체 마이코바이옴, 항생제 생산, 식품 발효, 정신 환각, 사후 분해에 이르기까지, 진균이 어떻게 인간의 삶을 구성하고 있는지 들려준다.

우리는 곰팡이 없이 살 수 없다. 이 평화로운 공존이 깨지면 생명을 위협하는 감염의 희생양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 책은 현대의약, 면역학, 생태학, 생물학, 정신의학까지 아우르며 인간과 곰팡이의 관계를 역사적 맥락 속에서 입체적으로 풀어낸다. ‘유산균은 좋고 곰팡이는 나쁘다’는 이분법적 사고를 넘어, 미생물과의 건강한 공존, 곰팡이 기반 의약의 잠재력, 나아가 환경과 공생하는 법을 제시한다.

음식, 숨 쉬는 공기, 우리 몸속 장, 폐, 피부, 뇌 안까지─
인간을 죽이기도, 살리기도 하는 곰팡이와 효모, 버섯

- 자작나무구멍장이버섯을 구충제로 사용한 신석기시대의 진균학자 ‘외치’?
- 아르메니아의 한 동굴에서 발굴된 5,500년 묵은 신발, 호모사피엔스에게 가장 널리 퍼진 진균 감염증의 원인이 되다
- 치명적인 독버섯으로 남편을 살해한 네로 황제의 어머니 아그리피나 황후
- 19세기 진균증의 일종인 백선증을 X선 제모술로 치료한 후 후유증으로 고통받은 수십만 명의 아이들
- 두피에 우글거리는 진균?사람과 두피 효모의 자연스러운 공생관계, 비듬
- 장내 진균을 개조해 염증을 가라앉히고 장의 회복을 돕는 대변이식
- 과학을 ‘퀴어’하게 다시 읽으며 사회적 규범을 전복시키는 ‘퀴어 마이콜로지’
- 피부, 폐, 소화기관까지 마이코바이옴과 함께 살아가는 인간의 생태
- 항생제, 인슐린, 면역억제제?약으로 활용되는 곰팡이의 놀라운 가능성
- 환각과 의식의 경계, ‘마법의 버섯’과 정신의학의 만남
- 곰팡이 없는 죽음은 없다?분해와 순환의 생태계

진균은 인류보다 훨씬 오래된 생명체다. 10억 년 전, 식물과 동물이 등장하기 훨씬 이전부터 지구 곳곳에서 진균은 환경을 분해하고 순환시키며 생태계를 유지해왔다. 이들은 식물과 공생하며 영양분을 전달하고, 땅속에서 복잡한 균사 네트워크를 구축해 숲과 토양을 지탱해왔다. 인류가 태어나기 훨씬 전부터 지구의 주인공이었던 진균은, 오늘날에도 식물의 뿌리와 함께 살아가며 지구 생태계의 ‘숨은 엔진’으로 작동하고 있다.

진균은 이제 생명과학의 새로운 프런티어다. UN은 최근 균류를 ‘보존해야 할 생물 다양성’으로 지정했고, 정신의학과 뇌과학에서는 환각버섯을 사용한 치료 잠재력이 재조명되고 있다. 이 책은 이러한 첨단 연구를 역사와 문화, 생리와 생태로 이어주며 독자에게 지적 즐거움과 새로운 관점을 선사한다. 감염이나 독성이라는 공포, 혹은 환각이라는 이색성만을 조명하던 기존 곰팡이 관련 도서들과 달리, 이 책은 곰팡이를 ‘공포의 대상’이 아닌 ‘공존의 파트너’로 전환시킨다.

특히 버섯은 균류 세계의 꽃과도 같은 존재다. 수천 년 전부터 인류는 버섯을 채집하고 재배해 식량, 약, 종교 의식 등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해왔다. 최근에는 환각 성분을 지닌 실로시빈 버섯이 정신질환 치료와 뇌과학 연구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열고 있다. 이 책은 우울증 치료제로 주목받는 ‘마법의 버섯’ 실로시빈을 통해 곰팡이와 정신건강, 뇌의 엔트로피 개념까지 연결 짓는다.

뇌와 정신에 영향을 미치는 환각버섯, 곰팡이 기반 면역억제제와 장내 생태계의 연결, 곰팡이가 ‘죽음 이후의 생명’에서 수행하는 생태학적 역할은 생명에 대한 관점을 바꾸기에 충분하다. 전문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필치로 과학적 사실을 흥미로운 이야기로 전환시키는 이 책은, 단순히 곰팡이에 대한 교양과학서를 넘어 곰팡이에 대한 인식을 전환하고, 나아가 생명이란 무엇인지 다시 돌아보게 한다.

곰팡이 없이는 인류도 없다!
진균과 인간의 공생을 총망라한 진류 탐사기

진균은 우리 몸속과 주변 환경 어디에서나 존재한다. 우리가 숨을 쉴 때, 빵을 먹을 때, 약을 먹을 때, 심지어 병에 걸릴 때도 진균은 우리 곁에 있다. 장 속 효모는 소화를 돕고, 페니실린은 감염을 물리친다. 그러나 어떤 곰팡이는 치명적인 독성을 지니고, 어떤 곰팡이는 우리의 정신을 흔든다. 숲속의 작은 버섯이 우울증 치료제를 제공하고, 곰팡이 균사는 생명 연장을 위한 약의 원료가 되기도 한다.

이 책은 곰팡이, 효모, 버섯 등 진균이 우리의 건강, 식생활, 질병, 치료제, 심지어 정신에까지 얼마나 중요한 영향력을 끼치는지 들려준다. 수천 년 동안 인류 식단의 필수품이었던 야생버섯과 배양된 곰팡이에서부터 논란의 중심인 우울증 치료용 마술 버섯 실험에 이르기까지 인간과 진균의 내밀한 관계를 조명한다. 1부에서는 우리 몸 안으로 들어가 피부에 사는 진균, 폐로 들어가는 포자, 장기를 감염시키는 효모와 사상균에 대해 알아본다. 우리 몸의 모든 조직은 진균에 의해 장악될 수 있다. 진균은 한순간도 조용할 틈이 없는 마이코바이옴의 활동을 폐, 간, 신장, 뇌, 그리고 장으로 확산시킨다. 장 속 마이코바이옴이 붕괴되어 면역장애 관련 질병이 생길 때까지는 장 속의 균 역시 건강한 소화기계의 일부를 이룬다.

2부에서는 우리 몸 밖에서 사는 진균과의 상호작용을 살펴본다. 야생버섯과 재배버섯을 포함해 식생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진균으로부터 시작해서 식품산업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는 마이코프로틴 대체육의 개발을 소개한다. 전통적인 의학에서 유전자변형균을 바탕으로 생산된 현대의 약물,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자연요법의 버섯 추출물 마케팅, 버섯을 잘못 먹었을 때의 위험과 독성, 곰팡이독(진균독)을 만드는 곰팡이, 우울증과 정신 질환의 치료에 쓰이는 마법의 버섯 사용과 기독교 등 타 종교의 기원을 연관 짓는 주장에 대해서도 알아본다. 마지막으로 진균의 생태학적 역할을 폭넓게 훑어봄으로써 진균과 인간의 관계가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는지 살펴본다.

이 책은 인류가 진균을 어떻게 길들이고, 또한 진균이 인류를 어떻게 변화시켜 왔는지 흥미롭게 추적한다. 저자는 생물학, 의학, 생태학, 심리학을 넘나드는 통찰로 독자를 안내한다. 이를 통해 우리 몸이 식물의 생장과 생존을 도와주는 진균, 토양을 만들어내는 진균, 빗물을 걸러내는 진균, 탄소를 순환시키는 진균 등 여러 진균과의 만남을 통해 독특한 생태학적 개성을 지니게 되었음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추천평

병을 일으키고 음식을 썩게 하는 골칫거리로 여겨온 진균, 쉬운 말로 곰팡이의 참모습을 여실히 보여주는 책이다. 장내 미생물의 일원에서 항생제와 식문화, 정신건강에 이르기까지 진균이 인간의 몸과 문명에 남긴 깊은 흔적을 설득력 있게 보여줌으로써, ‘좋은 균’과 ‘나쁜 균’이라는 이분법적 구분을 벗어나 생명이 지닌 복잡성과 공존의 논리를 정직하게 드러낸다. 한마디로 내가 ‘미생물 변호사’를 자처하게 만든 문제의식과 정확히 맞닿아 있는 책이다. - 김응빈 (연세대학교 시스템생물학과 교수, 유튜브 「김응빈의 응생물학」 운영자)
이 책은 진균을 단순한 병원체나 식재료로만 인식했던 시선을 넘어, 놀랍고도 다면적인 진균의 세계를 조명한다. 미생물과 생태, 의학과 인문학을 넘나드는 흥미로운 이야기를 통해 독자들은 진균이라는 생명체가 얼마나 다채롭고도 필수적인 존재인지를 새삼 깨닫게 될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여러분이 진균을 완전히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되기를 기대한다. - 조정남 (영국 더럼대학교 생명과학과 교수)
균류는 단순히 음식에 피는 곰팡이나 식재료가 아니다. 그들은 지구의 오랜 주인이자 우리 몸의 평생 동반자이며, 인류 문화의 조력자이자 미래 의학의 열쇠를 쥔 존재다. 이 책에는 한 사람의 인생을 뒤바꾼 깊은 경험, 그리고 평생의 연구가 녹아 있다. 현대 생명공학을 기반으로 우리가 잘 알 수 없었던 놀라운 균류의 세계로 안내하는 책이다 - 이형열 (페이스북 「과학책 읽는 보통사람들」 대표)
균이라고 하면 많은 사람이 세균(박테리아)을 떠올리겠지만 학계에서는 진균을 뜻한다. 진균은 이 책의 제목이 나타내듯 곰팡이와 버섯을 포괄하는 용어다. 이 책을 읽으면 진균이 사람뿐 아니라 지구 생태계 전반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실감하며, 균이 사람 이상으로 지구의 주인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 강석기 (과학 칼럼니스트)
이 책은 버섯과 곰팡이를 지극히 사랑하는 저자가 흥미롭게 들려주는 인간과 진균의 공생관계에 대한 거대한 이야기이다. 진균, 아직은 어색하지만 곁에 두어야 하는 나와 지구의 파트너! 이 책을 읽는 독자는 신기해하면서, 놀라는 과정을 통해 그들과 좀 더 친해질 수 있을 것이다. in myco speramus, in hoc libro speramus(곰팡이는 우리의 희망, 이 책도 우리의 희망)! - 김대준 (방산고등학교 생명과학 교사)
두려울 만큼 강인한 생명체에 대한 훌륭한 입문서. - 토니 미크사넥 (『북리스트(Book List)』)
균의 세계에 대한 놀라운 여행. 균의 세계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밀접하게 인간의 삶과 얽혀 있다. - 앨러나 콜렌 (『10퍼센트 인간(10% Human)』 저자)
우리 몸의 안과 밖에서 우리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균에 대한 재치가 번뜩이는 이야기. 사회의 역사와 최신 균학 연구에 저자의 시그니처인 정곡을 찌르는 위트까지 더해져서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흥미진진하다. 독자에게 놀라움과 설렘을 남긴다. - 앨리슨 풀리오 (『버섯과의 놀라운 만남(Meetings with Remarkable Mushrooms)』 저자)
니컬러스 머니는 백과사전적 지식, 다른 사람까지 전염시키는 호기심, 놀라운 유머 감각으로 균의 환상적인 세계에 대한 또 한 편의 놀라운 안내서를 써냈다. 이번에는 강력하면서도 신비로운 방식으로 일상적 존재를 형성하는 균의 풍부한 다양성을 탐색하기 위해 인체의 안과 밖을 들여다본다. - 마이클 J. 해서웨이 (『버섯은 무엇을 위해 사는가(What a Mushroom Lives for)』 저자)
유머와 위트가 돋보이는 멋진 책이다. 머니의 재치 있는 유머와 매력적인 문장 덕분에 평소 곰팡이에 관심이 없어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이 책을 좋아하지 않을 독자는 없을 것이다. - 브릿 A. 번야드 (『퍼니 매거진(Fungi Magazine)』 발행인)
진균에 대한 모든 것을 담고 있다. 심지어 곰팡이에 관심이 없던 독자도 빠져들게 한다. - 스티브 도노휴 (『오픈 레터 리뷰(Open Letters Review)』)
철저한 연구를 바탕으로 하면서도 놀라울 만큼 읽기 쉽고, 곳곳에서 유머를 느낄 수 있는 책이다. 다양한 치료와 효능에 대한 주장을 과학적 근거에 기반해 바라보도록 독자를 이끈다. - Z. G. 응고우 (『초이스(Choice)』)
훌륭한 책이다! 니컬러스 머니는 유려하고 편안한 문체로 글을 쓰며, 진지한 논의 속에도 재치 있는 유머를 자연스럽게 녹여낸다. - 데이비드 M. 개스코인 (「트래블스 위드 버즈(Travels with Birds)」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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