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제1장 상품과 경제재 | 제2장 가치 | 제3장 화폐 | 제4장 자본과 이윤 및 이자 | 제5장 방법론과 이념 | 보론`: 중간적인 입장과의 대비
|
|
새롭게 조명해보는 고전 경제사상, 마르크스주의와 오스트리아 학파
경제사 고찰이 현실 경제에 대한 해명뿐만 아니라 미래에 대한 전망을 제공할 수 있다는 교과서적인 경구가 아니더라도, 이 시점에서 우리는 과거 이루어졌던 고전적 경제사상을 새롭게 조명할 필요가 있다. 서양 경제학의 이론을 화석화된 상태로 받아들여 당장 어떤 처방을 얻어내려 하는 근시안적 사고방식을 탈피하기 위해서는 오히려 그 이론을 더욱 근본적이고 체계적으로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최근 우리나라의 경제위기와 한국 자본주의에 관련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해온 저자가 고전 경제사상의 조명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러한 의미에서 이 책은 마르크스와 오스트리아 학파의 경제사상을 고찰함으로써 우리 경제학의 이론적, 실천적 지향점을 모색하고 있다.
마르크스와 오스트리아 학파는 이념적으로 완전히 대립되는 경제사상으로 우리에게 알려져 있다. 마르크스가 노동가치설을 주장한 데 비해, 오스트리아 학파는 효용가치설을 주장했고, 전자가 전체주의라는 방법론에 근거하고 있는 데 비해, 후자는 개인주의라는 방법론에 근거하고 있으며, 끝으로 전자가 자본주의의 종말을 고하면서 사회주의를 부르짖는 데 비해, 후자는 일관되게 자본주의를 옹호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마르크스주의와 오스트리아 학파에 대한 기존 경제학의 평가는 그다지 긍정적이지 못하다. 마르크스주의의 경우 현실적으로 동구와 소련의 몰락으로 인해 경제와 사회를 보는 대안적 시각이라는 종래의 지위를 상실했다. 특히 마르크스주의가 표방한 종말론적인 역사철학과 노동가치론이 가장 취약한 부분으로 지적되고 있다. 때문에 현재 마르크스주의로부터 계승되고 있는 부분은 마르크스주의의 핵심과 분리될 수 있는 파편들이라고 볼 수 있다. 화폐와 축적에 대한 조절학파의 수정적인 해석, 생산과정에서의 노동자 착취와 축적에 대한 사회적 축적 학파의 개량적인 해석, 마르크스의 모든 문제들을 방법론적인 개인주의의 입장에서 재해석하는 분석적 마르크스주의, 그리고 생산의 무정부성을 헤겔적인 관점에서 재해석하는 가치형태주의자들 정도가 남아 있다. 오스트리아 학파 역시 왈라지언(프랑스 경제학자 발라의 일반 균형 이론을 근간으로 하는 수리 경제학파, 로잔학파로도 불린다) 일반 균형 체계에 눌려서 이들과 동일한 견해를 표방하는 아류 정도로 간주되는 경향이 강하다. 혹은 기존 경제학의 이론을 보완한다는 차원에서 이들의 이론이 아니라 이들이 표방하는 자본주의 이념이 재조명되는 정도이다. 오히려 저자는 마르크스주의와 오스트리아 학파의 유사성에 주목하면서 이들이 가지는 유용성을 새롭게 조명하고 있다. 첫째, 마르크스주의와 오스트리아 학파를 교훈으로 삼아 최근 경제학의 흐름에 대해 전반적으로 반성할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즉 과학성이라는 미명 아래 실증주의적 방법론에 탐닉했던 경제학의 전반적인 흐름에 새로운 교훈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마르크스와 오스트리아 학파는 자신들의 가치를 전제로 하면서도 나름대로 과학성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볼 수 있다. 이들은 자연과학이 갖는 과학성에 사회과학이 갖추어야 할 현실적인 방향성을 결합하려고 노력한 사상이었다. 둘째, 이들은 모두 개인과 구조의 이분법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한 학파들이었다. 마르크스가 구조에서 출발해 개인을 포섭하려고 했다면, 오스트리아 학파는 개인에서 출발해 구조를 포섭하려고 노력했다. 가치형태는 바로 이들 모두에게 있어서 구조와 개인을 연결짓는 고리였다고 생각된다. 이 때문에 마르크스와 오스트리아 학파는 개인과 제도를 연결 없이 병렬적으로 제시해 온 대부분의 경제학파들에게서 찾아볼 수 없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 특히, 오스트리아 학파는 방법론적인 개인주의를 자칭하면서 사회나 경제 구조 및 제도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을 두지 않았던 왈라지언들과 분명히 구분된다. 셋째, 이들 모두에게서 경제학이 제도의 발생과 그것의 재생산에 대해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제도가 단순히 중요하다는 차원을 넘어서서 제도를 경제외적인 존재로 상정할 것이 아니라 경제활동과 밀접하게 상호 작용하는 것으로 생각할 필요가 있다. 최근 들어 경제학 안에서 시장과 기업 등 제도를 중시하고, 기술발전 등을 더 현실적이고 동태적으로 보려는 노력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하이에크 등을 중심으로 한 오스트리아 학파와 마르크스주의로부터 새로운 단초를 찾으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경제와 사회의 재생산을 설명하는 데 있어서 제도의 존재, 발생, 변형, 그리고 시장과 제도 간의 상호작용을 도외시해 왔던 신고전학파 경제학은 애초부터 커다란 한계를 안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한국 자본주의가 성장해 온 과거를 되돌아본다면 그것의 한계는 더욱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마르크스와 오스트리아 학파의 이론은 경제학의 올바른 방향을 잡아가고, 한국의 자본주의를 설명하는 데 유용한 지침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