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검색을 사용해 보세요
검색창 이전화면 이전화면
최근 검색어
인기 검색어

소득공제
길냥이로 사회학 하기
권무순
오월의봄 2026.01.19.
베스트
생명과학 top100 6주
가격
24,800
10 22,320
YES포인트?
1,240원 (5%)
5만원 이상 구매 시 2천원 추가 적립
결제혜택
카드/간편결제 혜택을 확인하세요
배송안내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11(여의도동, 일신빌딩) 변경
배송비?
무료

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해외배송 가능?
  •  문화비소득공제 가능

이 분야의 이벤트

이 상품의 태그

책소개

목차

추천사 | 오래된 ‘인간중심적’ 배신감을 내려놓기 _김철규

서문 | 나는 어떻게 고양이를 사랑하도록 배웠는가

프롤로그 | 미로의 입구: 이 미로는 어떻게 탄생했는가?

Ⅰ. 첫 번째 미로: Trap-Neuter-Return(TNR)

1. 혐오는 어떻게 성장하는가?
2. TNR, 가볍게 들여다보기
3. 길고양이: 자연-문화의 경계 존재

Ⅱ. 두 번째 미로: TNR은 얼마나 과학적인가?

1. 첫 번째 매듭: TNR은 불확실한가?
2. 두 번째 매듭: TNR 과학의 연결망
3. 세 번째 매듭: 과학적 국지전
4. 네 번째 매듭: 서울시 길고양이 서식현황 모니터링
5. 매듭은 아직 풀리지 않았지만……

Ⅲ. 세 번째 미로: TNR 연결망

1. 첫 번째 연결망: 벽고양이
2. 두 번째 연결망: 집고양이/길고양이
3. 세 번째 연결망: TNR 고양이

Ⅳ. 네 번째 미로: TNR 현장

1. 도입: 현장으로 가는 길
2. 만남: 활동가들과의 인터뷰
3. 관찰: TNR 활동에 참여하다
4. 성찰: 현장지

Ⅴ. 출구: 길고양이는 새로운 정치학을 이야기하는가?

1. 과학은 불확실하다
2. 고양이는 행위하는 주체이다
3. 새로운 정치사회학을 위하여

에필로그 | 두 개의 문

미주
참고문헌

저자 소개 1

과학기술학 연구자. 우리 삶을 구성하는 비/인간 네트워크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어릴 적부터 역사를 좋아해 한양대학교 사학과에 입학했지만, 뜻밖의 계기로 과학기술학에 입문하게 되었다. 하지만 곧바로 연구자의 길을 걷지는 않았다. 20대 초반 록스타를 꿈꾸며 기타리스트로 활동했다. ‘신성다방’ 구성원들과 여러 이름으로 다양한 음원을 발표했지만, 결국 꿈을 이루지 못하고 취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한때 복싱에 빠져 프로복서로 활약했다. 한국 신인 최강전에 나가 준우승을 차지한 경력이 있다. 이처럼 방황하는 20대 삶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무순, 세상을 가로질러』(남승석, 20
과학기술학 연구자. 우리 삶을 구성하는 비/인간 네트워크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어릴 적부터 역사를 좋아해 한양대학교 사학과에 입학했지만, 뜻밖의 계기로 과학기술학에 입문하게 되었다. 하지만 곧바로 연구자의 길을 걷지는 않았다.

20대 초반 록스타를 꿈꾸며 기타리스트로 활동했다. ‘신성다방’ 구성원들과 여러 이름으로 다양한 음원을 발표했지만, 결국 꿈을 이루지 못하고 취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한때 복싱에 빠져 프로복서로 활약했다. 한국 신인 최강전에 나가 준우승을 차지한 경력이 있다. 이처럼 방황하는 20대 삶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무순, 세상을 가로질러』(남승석, 2019)에서 본인 역으로 출연하기도 했다. 이후 박물관 큐레이터, 도시재생 코디네이터 등으로 근무했다.

서른 살이 되어 뒤늦게 고려대학교 과학기술학협동과정에서 다시 공부를 시작했다. 사실 대학원은 학예사 등급을 빨리 높이기 위한 세속적 수단이었다. 하지만 다시금 역마살을 겪으며 직장을 내려놓고 학술 세계에 뛰어들었다. 과학기술학 연구자지만, 한 학문에 제대로 정초하지 못하고, 역사, 철학, 사회학, 지리학 등을 기웃거리며 찍먹연구자(?)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첫 연구 대상은 도시 네트워크 위에서 그것을 이용하며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길고양이였다. 매일 동네 고양이들을 쫓아다니며 사진을 찍다 보니 자연스럽게 관심이 깊어졌다. 이 연구는 석사 논문 『길고양이 개체수 관리 프로그램(TNR) 연결망에 관한 사회학적 분석』으로 완성되었다. 건조한 학술 연구자가 아닌 삶의 풍부한 경험을 담아낼 수 있는 이야기꾼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 관심 주제는 우리 사회를 구성하는 광범위한 물 네트워크다. 현재 동국대학교와 한양대학교에서 과학기술학을 강의하며, 세상을 연결하는 보이지 않는 실들을 따라 걷고 있다.

권무순의 다른 상품

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1월 19일
쪽수, 무게, 크기
316쪽 | 408g | 140*210*14mm
ISBN13
9791168731691

책 속으로

내 이야기를 들어주기로 한 독자들에게 먼저 감사 인사를 드린다. 책을 읽는 동안 우리는 하나이지만 하나보다 많은 세계를 함께 여행할 것이다. 이 여행에는 물론 우리의 소중한 타자인 고양이가 함께한다. 지적 미로에 발을 들이기 전에 이 미로가 어떻게 만들어지게 되었는지 설명하고 싶다. 나는 어떻게 고양이에 관심 갖게 되었을까? 그리고 길고양이를 어떻게 학위 논문 주제로 삼게 되었을까? 또 어떻게 길고양이에 관한 책까지 쓰게 되었을까?
---p.19

우리는 단순한 공존을 넘어서 수많은 비인간을 새로운 정치체에 포함할 수 있을까? 말하자면, 대표자 길고양이가 다른 모든 길고양이를 대신해 연설하는 새로운 의회를 상상할 수 있을까?
---p.36

길고양이가 반려동물이 아니라는 사실은 분명하지만, 과연 야생동물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비둘기는? 너구리는? 내 생각에, ‘반려’와 ‘야생’이라는 두 단어만으로는 경계에 놓인 존재들을 도저히 포착할 수 없다. 그런데 이 경계는 너무나 두꺼워서 ‘반려’와 ‘야생’이라는 양극단은 아주 작은 점처럼 보일 정도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새로운 용어가 필요하다. 내 제안은 경계동물이라는 개념이다.
---p.62

실제로 그 효과가 무엇이든, TNR은 길고양이에게 더는 도망치지 않아도 되는 삶을 제안한다. 말하자면, 시민권을 부여한다. 그런 의미에서 TNR은 중요하다. 내가 예시로 든 건 비둘기와 너구리뿐이지만, 실제로는 수많은 경계동물이 우리와 공존하고 있다. 우리는 어떻게 그들을 소중한 타자로 받아들일 것인가? 어떻게 우리와 같은 시민권을 부여할 것인가?
---p.62

길고양이가 존중받아야 할 생명임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생명은 언제나 문제를 불러일으킨다. 인간은 소중한 생명이지만, 인간보다 많은 문제를 일으키는 생명체는 없다.
---p.130

나는 폐허 같은 경계 지대 안 고양이들로부터 새로운 삶의 가능성을 발견한다. 그들과 우리의 깊숙이 얽힌 삶을 보라.
---p.136

중성화된 고양이(즉, TNR 고양이)만 관리하면, 더 이상 길고양이는 늘어나지 않을 것이다. 아주 단순한 원리가 아닌가? 하지만 뭔가 빠진 듯한 기분이 든다. 과연 고양이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대로 행동할까? 우리가 다뤄야 할 대상(행위자)이 단지 고양이뿐일까?
---p.151

그런데 생각해보자. 행위자란 ‘행위하는 존재’이다. 따라서 행위하는 목표, 목적, 의미가 변한다면, 그 행위자는 실제로 변화했다고 말할 수 있다(즉, 그전과 같지 않은 존재이다). 그래서 나는 동맹 이전의 고양이와 동맹 이후의 고양이를 구분하려고 한다. 이 새로운 고양이를 벽고양이라고 부르면 어떨까?
---p.155

낯선 인간이 가까이 다가와 사진을 찍을 때까지 깨지 않는 이들이 어떻게 성실한 노동자가 될 수 있겠는가? 어쩌면 고양이에게 붙잡힌 쥐는 재수 없는 소수였을지도 모른다. TNR 고양이가 정말로 동네 쥐 숫자를 줄이는지를 가지고 우리는 여전히 논쟁하지 않는가? 더욱이 그들은 다른 고양이를 내쫓는 데마저 게으를지도 모른다.
---p.157

이 변화를 벽고양이의 입장에서 다시 그려보자. 본래 벽고양이는 자유로운 노동자다. 쥐로부터 집을 지킨다는 임무를 부여받았지만, 언제든지 그리고 얼마든지 집을 떠날 수 있었다. 말하자면, 벽고양이는 이중의 존재, 천상과 지상을 자유롭게 오가는 전령의 신 헤르메스와 같은 존재다.
---p.162

엄청 많이 변했어요. 진짜 고양이 위주로 다 변하게 했어요, 구조 자체가. 고양이들이 높은 데를 좋아하다 보니까. 높고 창밖을 보는 걸 좋아하잖아요. 그러다 보니 아무래도 창문 쪽에 있는 가구들을 다 뺐어요. 그리고 그 자리에 캣타워를 세워서.
---p.167

첫날에 창문으로 혹시 고양이가 뛰어내릴까봐, 화분을 놔둔 적이 있어요. 근데 얘가 거기를 올라가려다가 화분이 깨졌고. 화분에 있는 흙에다가 똥을……
---p.168

그러나 결과는 어떤가? 고양이는 길 위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아무리 안락사한들 새로 태어나는 길고양이 수가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문제는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옹호자들은 말한다. 중성화가 폭력적이라고? 인정한다. 하지만 그것은 사실 일방적인 폭력이 아니다. 중성화는 인간과 길고양이의 평화협정일 뿐이다. “미안하구나, 그렇지만 너도 같이 살려면 양보하는 게 있어야 하지 않겠니?
---p.185

길고양이 이야기는 우리에게 어떤 교훈을 주는가? 우리는 그들을 통해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그리고 우리는 어떻게 그들과 공통 세계를 만들 수 있을까(물론 우리는 이미 그들과 함께 살고 있다)? 말하자면, 우리는 어떻게 새로운 비/인간 의회를 만들 수 있을까? 길고양이가 연설하는 그런 새로운 의회를.
---p.273

인간이 아닌 존재들도 인간(과 다른 비인간)을 설득하고, 인간도 다른 비인간(과 인간)을 설득해야 한다. 설득이 종결될 때, 과학은 비로소 만들어진 과학이 될 수 있다.
---p.287

우리는 생명을 위해 개입하지만, 동시에 개입은 다른 생명의 죽음을 필연적으로 정당화한다. 생명과 죽음은 완전히 상충하지만, 우리는 하나를 선택하면 다른 하나도 반드시 선택해야 하는 모순에 처해 있다. 새로운 비/인간 민주주의는 반드시 이 모순을 토대로 구성되어야 한다. 요컨대, 우리는 한 생명에 대한 존중이 반드시 다른 생명을 해치게 된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따라서 길고양이 공론장의 참정권은 더 많은 생명으로 확대되어야 한다.
---p.299

마지막 문을 연다. 드디어 우리는 복잡한 미로를 뚫고 밖으로 나갈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밝은 햇빛이 아닌 화려한 조명이 우리를 감싼다. 우리 앞에는 또다시 두 개의 문이 나타난다. 파란 문은 우리를 다시 질서의 세계로 돌려보낸다. 과학은 확실하고, 자연은 원인이며, 비인간은 대상에 불과하다. 빨간 문은 우리를 혼란의 세계로 전송한다. 과학은 불확실하고, 자연은 결과에 불과하며, 행위성을 부여받은 모든 비인간은 활기차게 날뛴다. 그곳에서는 진리도, 진실도, 사실도 언제나 위태롭게 서 있다. 그것들은 매 순간 존재를 시험받는다. 이제 선택은 당신에게 달려 있다. 당신은 어떤 문을 열고 나가겠는가?

---p.303

출판사 리뷰

길고양이를 통해 사회의 작동 방식을 파헤치다

보통 사회학은 기본적으로 인간과 그 집단을 연구하는 학문인데, 이 책은 이런 인간중심적 사회학을 해체하며 새로운 정치사회학을 탐구한다. 즉 인간중심 사회를 비판하며 고양이를 포함한 비인간 또한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새로운 정치체에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말하자면, 대표자 길고양이가 다른 모든 길고양이를 대신해 연설하는 새로운 의회를 상상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가능할까? 우리는 길고양이를 사회의 행위자로 인정할 수 있을까? 길고양이는 과연 정치적 주체가 될 수 있을까?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미래로 나아가게 되는가? 모든 생명이 활발하게 대화할 수 있는 새로운 정치체는 가능할까? 저자는 이와 같은 질문을 던지며 길고양이 중성화사업(TNR)을 집중적으로 파헤치며 논지를 전개해간다. 길고양이를 둘러싼 과학적 논쟁, 행정 정책, 시민 갈등, 활동가의 실천을 하나의 연결망으로 그리며, 사회는 인간만으로 구성되지 않는다는 문제의식을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김철규 고려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추천사를 통해 “이 책은 단순한 고양이 이야기가 아니라 과학 이야기이자 비인간을 포함한 우리 사회에 관한 이야기”라며, “오래된 인간중심적 배신감을 내려놓게 만드는 책”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 책의 장점을 세 가지로 요약했다.

첫째, 인류와 가장 오랫동안 밀접한 관계를 맺어온 고양이의 존재 양식을 깊이 있게 분석한다. 특히 “고양이는 모든 정치가 인간에 의한 인간의 정치라는 교리를 깨뜨리러 이 세상에 왔다”는 문장은 많은 현대인이 흔히 공유하는 인간중심주의를 통렬하게 비판한다.

둘째, 과학 이야기를 흥미롭고 친근하게 전달해준다. 《길냥이로 사회학 하기》는 이야기꾼 권무순의 역량을 맘껏 과시하는 역작이다. 과학철학 및 과학사회학, 행위자-연결망 이론, TNR 등 꽤나 심각하고 무거운 주제를 길냥이를 통해 너무도 재미있게 풀어낸다.

셋째, 저자가 직접 찍은 많은 길냥이 사진들은 중요한 시각적 정보를 전달하는 매체 역할을 한다. 사진들은 고양이 개체뿐 아니라 길냥이가 관계 맺는 다양한 물질 환경을 함께 보여준다. 풍성한 사진과 그에 대한 설명은 보는 사람에게 흐뭇함과 따스함을 전하며, 때로는 애잔함을 불러일으킨다. 곳곳에서 저마다의 표정으로 삶을 살아가는 길냥이들의 다양한 모습과 사연을 담아냈다는 점이 이 책의 큰 매력 중 하나다.

《길냥이로 사회학 하기》는 반려동물 문화에 관심 있는 독자뿐만 아니라, 과학기술학, 사회학, 인류학, 환경·동물 정치에 관심 있는 독자들에게 폭넓은 사유의 계기를 제공한다. 길고양이라는 일상적 존재를 통해 사회의 작동 방식을 새롭게 바라보게 만드는 이 책은, 오늘날 인간과 비인간의 공존을 고민하는 독자들에게 의미 있는 질문을 던질 것이다.

길고양이를 통해 새로운 정치사회학을 탐색하다

어떻게 길고양이가 사회를 탐구하는 하나의 창이 될 수 있을까?

먼저, 저자는 ‘길고양이 중성화사업’을 과학기술학(STS)적으로 분석한다. 분석은 크게 세 가지 형태로 이뤄진다. ① 과학으로서 TNR은 왜 불확실한가? ② 활동가들은 어떤 역할을 하는가? ③ 경계동물로서 길고양이는 어떤 사회학적 함의를 갖는가?

저자는 이 과정을 ‘미로’라고 부르며, 독자들을 초대한다. 미로에 들어서기 전에 저자는 길고양이 문제에 내포된 다양한 함의들을 소개한다. 첫째, 길고양이와 인간 간의 갈등은 이미 인간과 인간 간의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무엇보다 공존의 외침과 혐오는 서로를 자극하며 함께 성장하는 듯 보인다. 둘째, 긴급한 길고양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자체는TNR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TNR이란 길고양이를 포획해 중성화한 후 포획 장소에 다시 풀어주는 길고양이 개체수 관리 프로그램이다. 옹호자들에 따르면, TNR은 길고양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마법의 탄환이며, 무엇보다 TNR은 과학을 상징한다. 그러나 그 효과는 분명하지 않아 보인다. 셋째, 저자는 중성화된 고양이(즉 TNR 고양이)의 위치를 묻는다. 그들은 자연적 존재인가, 아니면 인간화된 존재인가? 저자는 경계동물이라는 생소한 개념을 통해 잡종적 존재들을 포섭하고자 한다.

다음 장에서 저자는 과학으로서 TNR을 분석한다. 본격적인 분석에 앞서 저자는 언론 보도들을 살펴본다. 언론은 이미 TNR의 불확실성을 포착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후에 과학자들의 논쟁으로 넘어간다. 저자는 TNR 논문들의 서지학적 분석으로부터 시작한다. 이를 통해, 저자는 과학자들의 TNR 논쟁이 열전이 아닌 냉전에 가깝다고 주장한다. 요컨대, 그들은 서로의 급소를 노리는 열전(즉, 상대 네트워크의 핵심 연구를 무너뜨리기 위한 연구)이 아닌 세력 불리기식의 냉전(선별적 인용을 통한 네트워크 확장)을 벌이고 있다. 저자는 구체적인 사례로서 한 학술지의 지면을 통해 벌어진 과학자들의 국지전을 분석한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서울시에서 2년마다 시행하고 있는 ‘길고양이 서식현황 모니터링’을 비판적으로 분석한다. 이를 통해, 저자는 서울시 사업이 실제 현실과 괴리된 추상적 사업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결과적으로, 저자는 사람과 길고양이가 함께 만들어가는 생활세계를 말한다. 그 생활세계란 서로에게 응답하는 세계를 토대로 한 공존이다.

다음 장은 행위자-연결망 이론(ANT)을 토대로 TNR 사업을 분석한다. 이를 통해 저자는 공간의 단절에 주목해 길고양이 문제를 재해석한다. 즉, 공간이 사실상 개방된 전통적 공간에서 고양이와 인간의 이해관계는 다소 일치할 수 있었지만, 사적 공간이 완벽하게 분리되고 외부와 내부의 경계가 견고해지면서 그 관계는 흔들리기 시작한다. 그 결과, 고양이는 집고양이/길고양이로 분리되며, 이 길고양이들을 통제하기 위해 마침내 TNR이 도입된다. 그러나 저자는 TNR 그 자체보다 TNR 옹호자들이 사용하는 과학+윤리적 수사에 주목한다. 왜냐하면 TNR 그 자체도 폭력적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새로운 수사들은 과학적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TNR 연결망을 확장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듯 보인다.

다음 장은 ‘현장 연구’를 다룬다. TNR은 과학적으로 불확실하며, 따라서 활동가들의 구체적인 실천에 크게 의존한다. 무엇보다 저자는 활동가들을 수동적인 지식 수용자로 위치시키기보다 능동적인 지식 생산자로 위치시키고자 한다. 이를 위해, 저자는 활동가와 전문가들의 논쟁을 다루고, 그 과정에서 비전문가-활동가들이 사용하는 전략들에 주목한다. 결론적으로, 저자는 활동가들이 ‘현장지’라고 하는 특수하면서도 특수하지 않은 지식을 만들어내며, 그 지식을 통해 때때로 전문가들의 권위와 전문성에 도전할 수 있게 된다고 주장한다.

결론적으로, 저자는 앞선 내용들을 통해 이론적 함의를 끌어내고자 한다. 일반적인 학술서와 달리 저자는 이론을 먼저 소개하고 그 이론을 토대로 대상을 분석하기보다, 대상을 분석하고 그 분석을 통해 이론적 함의를 이끌어낸다. 과학기술학을 토대로 저자는 과학적 불확실성으로부터 브뤼노 라투르의 ‘사물들의 의회’로 나아간다. 그 함의에 따르면, 길고양이는 수동적인 대상이 아니라 인간과의 외교적 협상 능력을 갖춘 능동적 주체로 재정의된다.

정리하면, 이 책은 사적인 이야기들, 수십 장의 고양이 사진들, 비형식적인 수사들로 가득하지만, 그럼에도 학술 연구로서의 정체성을 포기하지 않는다. 한편으로, 이 책은 길고양이를 정치적 행위자로 위치시킴으로써 새로운 ‘잡종적 사회학(또는 정치학)’을 이야기한다.

추천평

이 책은 단순히 고양이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 과학 이야기이며 동시에 비인간을 포함한 우리 사회에 관한 이야기이다.

이 책의 장점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인류와 가장 오랫동안 밀접한 관계를 맺어온 고양이의 존재 양식을 깊이 있게 분석한다. 특히 “고양이는 모든 정치가 인간에 의한 인간의 정치라는 교리를 깨뜨리러 이 세상에 왔다”는 문장은 많은 현대인이 흔히 공유하는 인간중심주의를 통렬하게 비판한다.

둘째, 과학 이야기를 흥미롭고 친근하게 전달해준다. 《길냥이로 사회학 하기》는 이야기꾼 권무순의 역량을 맘껏 과시하는 역작이다. 과학철학 및 과학사회학, 행위자-연결망 이론, TNR 등 꽤나 심각하고 무거운 주제를 길냥이를 통해 너무도 재미있게 풀어낸다.

셋째, 저자가 직접 찍은 많은 길냥이 사진들은 중요한 시각적 정보를 전달하는 매체 역할을 한다. 사진들은 고양이 개체뿐 아니라 길냥이가 관계 맺는 다양한 물질 환경을 함께 보여준다. 풍성한 사진과 그에 대한 설명은 보는 사람에게 흐뭇함과 따스함을 전하며, 때로는 애잔함을 불러일으킨다. 곳곳에서 저마다의 표정으로 삶을 살아가는 길냥이들의 다양한 모습과 사연을 담아냈다는 점이 이 책의 큰 매력 중 하나다. - 김철규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

리뷰/한줄평0

리뷰

첫번째 리뷰어가 되어주세요.

한줄평

첫번째 한줄평을 남겨주세요.

22,320
1 22,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