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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그래피 매거진 ISSUE 3 심재명
심재명 편-우리 삶은 회화보다 영화에 가깝다., biography magazine 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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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그래피 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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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CINEMA PARADISE
심재명의 꿈이 시작된 서울극장을 찾았다. 극장 안팎의 풍경을 담았다.

PREFACE
우리 삶은 회화보다 영화에 가깝다.

WORKS
영화 제작자 심재명의 주요 업적을 알아본다.

TALKS AND TALES
극장가와 영화계에서 사람들을 만났다. 심재명에 대한 다양한 생각을 들었다.

PORTRAITS
심재명의 활동상을 화보에 담았다.

BIOGRAPHY (BIOGRAPHY / PERSONAL HISTORY)
심재명의 일생을 다룬 가상의 전기 영화를 소개한다. 연보와 필모그래피를 실었다.

COMPARISON
한국에 명필름이 있다면 영국엔 워킹타이틀이 있다.

BEHIND THE FILM
[건축학개론]을 통해 영화 제작과정의 전반을 이해한다.

IN-DEPTH STORY (INTERVIEW / PARTNER / COMPANY)
심재명과 그의 남편 이은을 만났다. 명필름의 성공 요인을 살펴본다.

SAYING
충무로 최고의 제작자, 심재명의 명언을 모았다.

저자 소개

저자 : 스리체어스 편집부
2014년 7월 언론인, 광고인, 국회 보좌진이 모여 설립한 ㈜스리체어스는 세상에 없던 가치를 창출하는 미디어 스타트업입니다. ㈜스리체어스가 만들어 갈 가치란 ①당신과(one for solitude), ②당신의 친구와(two for friendship), ③당신이 속한 사회를(three for society) 보다 윤택하게 만드는 가치를 뜻합니다.
㈜스리체어스는 바이오그래피 매거진 발행은 물론 인문사회 서적 출간, 인물 브랜딩, 각종 문화 행사 기획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관련 분류

품목정보

발행일
2015년 03월 27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150쪽 | 464g | 166*225*20mm
ISBN13
9791195325832

책 속으로

1984년 어느 저녁, 170석 남짓한 작은 상영관에서 재명은 영화를 보고 있다. 경복궁 맞은편 프랑스문화원 지하에는 프랑스 영화감독 장 르누아르의 이름을 딴 영화 감상실이 있었다. 그곳에서 잔느 모로 감독의 [사춘기]를 보고 나온 그는 영화에 대한 애정과 영화 밖 현실의 신산함을 곱씹으며 일몰이 가까운 안국동의 어스름을 걷는다. 카메라는 땅을 내려다보며 걷는 재명의 모습을 멀리서 잡는다. 작은 점에 불과한 그는 정물처럼 느껴진다. 장면이 바뀌면서 종로거리를 지나는 인파가 보인다. 재명은 무리에서 조금씩 뒤처지고 있다.
--- p.47

요즘은 영화 양극화 현상이 심해져서 소위 말하는 대박 영화들이 나오는 대신 다양한 장르의 영화들은 위축되고 있어요. 미국이나 유럽에선 찾아볼 수 없는 수직 계열화, 이를테면 배급을 하는 쪽이 투자도 하고 상영도 하고 심지어 제작까지 하는 상황에서 [화장] 같은 ‘어른들의 영화’에 관객들이 얼마나 와 줄지 걱정이 되죠. 영화를 보는 수요가 공급을 창출해야 하는데 요즘은 공급이 만들어 낸 시스템 안에서 수요가 창출되고 있거든요.
--- p.84

일단 제 마음이 동해야 되는 것 같아요. 사실 어떤 영화도 흥행 가능성을 정확히 예측할 수는 없어요. 흥행이 될까 싶었던 작품이 흥행이 되기도 하니까요. 제작자라면 흥행을 기대하기보다 흥행이 되게 해야죠. 예술 영화든 상업 영화든 투입된 돈의 손익 분기점을 맞추는 게 제작자의 역할이니까요. 그러다 보니까 제가 잘 모르거나 관심이 없거나 제 마음을 움직이지 않는 이야기는 안 하는 게 아니라 하지 못하죠. 왜냐하면 영화는 몇 년씩 걸리는 작업이기 때문에 그 시간 동안 흥미롭지 않은 이야기를 붙들고 영화를 만드는 건 굉장히 힘든 일이에요.
--- p.86

어렸을 때부터 전 가난이 주는 결핍의 정서, 빼어난 학생이 아니어서 오는 결핍의 정서, 뭐 이런 삶을 힘들게 하고 감당하기 어렵게 하는 결핍감이 계속 있었기 때문에 무언가를 성취하려고 하고 꿈을 가지려고 했던 것 같아요. 삶에 있어서 부족함이 없는 사람들은 예술 활동을 하는 데에 오히려 장애가 되는 것 같아요. 그것이 현실적 결핍이든 정서적 결핍이든 그런 결핍이 있던 사람들이 뭔가를 창조해 내고 만들어 내는 것 같아요.
--- p.102

저희 세대는 요즘 젊은 세대보다 훨씬 더 많은 것들을 누렸다고 생각해요. 요즘은 대학을 졸업하는 나이도 늦잖아요. 어학연수 때문에 휴학을 하거나 학비 마련을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그러면서요. 전 서른이란 나이를 굉장히 의식했어요. 그 나이 전엔 경제적, 신체적 독립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었는데 요즘은 그렇지 않은 것 같아요. 제가 [접속]을 만들었을 때 30대 중반에 불과했어요. 이른 나이에 제작자가 됐고 많은 작품들을 만들 수 있었는데 그런 시대 운이 좋았다고 생각해요. 또 한편으론 막연하게 꿈꾸기보다 현실적으로 접근한 것 같아요. 대학 시절에 공짜로 월간 《스크린》을 받아 보면서 영화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배웠다거나 몸으로 부딪치고 현실적으로 접근해서 자기 꿈을 향해 구체적으로 움직이는 게 필요한 것 같아요. 꿈만 꾸다가는 어려움이 있겠죠. 근데 요즘은 꿈꾸는 것조차 허락하지 않는 시대니까…….
--- p.105

명필름은 영화계에 워크숍 개념을 처음으로 도입했다. 영화 제작 전 서로를 이해하고 작품의 목표를 공유하기 위해서다. 독립 영화를 만들며 소통의 중요성을 체험한 이은 대표의 아이디어였다. 한편 고마운 사람들에 대한 보답으로 시작한 VIP 시사회는 심재명 대표의 생각이었다. [공동경비구역 JSA](2000)를 개봉할 때 처음 시행된 VIP 시사회는 우리 영화계의 마케팅 관행으로 자리 잡았다.

--- p.127

출판사 리뷰

회화와 영화는 사각의 프레임에 내재한다는 점에서 동일하지만 프레임의 작동 방식은 상이합니다. 프랑스 영화 비평가 앙드레 바쟁(1918~1958)에 따르면 회화의 프레임은 내부로, 영화의 프레임은 외부로 향합니다. 다시 말하면 회화의 프레임은 현전하는 세계와 회화의 세계를 구분하지만, 영화의 프레임은 현전하는 세계의 일부(내화면, On-screen)로 여겨집니다. 영화를 볼 때 관객은 프레임의 존재를 망각하고 프레임 바깥에 비가시적 영역(외화면, Off-screen)이 있음을 의심하지 않습니다. 감독이 제시하는 내화면과 관객이 상상으로 채우는 외화면의 상호 작용으로 영상의 서사와 의미가 탄생합니다. 1895년 뤼미에르 형제가 세계 최초의 영화 [기차의 도착]을 만들었을 때 관객들은 멀리서 다가오던 기차가 프레임 밖으로 빠져나가자 소리를 지르며 달아났습니다. 외화면의 공간을 실재로 착각했기 때문입니다. 때론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이 더욱 사실적입니다.

바이오그래피 매거진 3호에서는 영화 제작사 명필름의 심재명 대표를 만났습니다. 그를 처음 안 건 90년대 중반이었습니다. 신문과 잡지에서 그가 탁월한 여성 기획자, 성공한 여성 제작자로 이름을 알릴 무렵이었습니다. 중성적인 쇼트커트, 날렵한 눈매, 굳게 다문 입. 알 수 없는 표정이었고 한 번도 져 본 적 없는 얼굴이었습니다. 그로부터 20여 년이 지났습니다. 저는 그를 세 번 만났습니다. 만날 때마다 원고의 방향을 새로 잡아야 했습니다. 그는 한 번도 져 본 적 없는 사람이 아니라 가끔 이기는 사람이었습니다.

심재명은 1963년 서울에서 사 남매의 둘째로 태어났습니다. 아버지의 사업이 기울면서 여섯 식구는 서울의 변두리를 전전했습니다. 궁색한 살림을 보이고 싶지 않아 친구들을 집에 데려오지 않던 사춘기 소녀는 스스로에게 물었습니다. 우리 집은 왜 가난할까, 나는 왜 키가 작을까, 나는 왜 예쁘지 않을까, 나는 왜 공부를 잘하지 않을까. 그 시절 그는 열등감 덩어리였습니다. 그리고 열등감의 크기만큼 꿈을 꾸었습니다.

취재를 마치고 종로구 사간동의 어스름을 걸었습니다. 프랑스문화원이 있던 지금의 폴란드대사관에서 안국동사거리까지 몇 번을 오갔습니다. 화랑 외벽에 매달린 빛 조각이 떨어지자 초저녁 정적이 찾아왔습니다. 발끝을 내려다보며 걷는 중년 남자와 소리 없이 웃는 젊은 연인이 보였습니다.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처럼 인적이 드문 거리. 1984년 어느 저녁도 이랬을까요. 프랑스문화원에서 영화를 보고 나와 영화 속 허상과 영화 밖 현실을 비교하며 한없이 우울했을 스물 두엇의 심재명을 생각했습니다.

심 대표는 성공의 원동력으로 결핍과 열등감을 꼽았습니다. 그에겐 모든 게 부족했습니다. 그래서 채울 수 있었습니다. 남부럽지 않은 삶을 사는 지금도 결핍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어머니의 부재와 시대적 상황과 사회 현실과 부조리에 그는 아직 결핍을 느낍니다. 그리고 모자란 만큼 그는 다시 채웁니다.

내화면의 공간 바깥에는 언제나 외화면이 있습니다. 우리의 능력이 태부족하여 외화면의 영역을 직접 비추지는 못하더라도 그곳에 사람과 풍경이 있음을 함께 긍정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외화면의 존재를 긍정하는 것만으로 타인에 대한 이해에 새로운 장이 열리리라 믿습니다. 내화면과 외화면은 상호 작용하며 프레임을 해체하고 영화의 서사를 완성합니다.

우리 삶은 회화보다 영화에 가깝습니다.


심재명

1963년 서울 전농동에서 2남 2녀의 둘째로 태어났다. 휘경여고, 동덕여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서울극장 기획실 카피라이터로 영화계에 입문해 현재 영화 제작사 명필름 대표, 1세대 여성 프로듀서로 불린다. 어린 시절 텔레비전 ‘주말의 명화’를 보며 영화에 대한 꿈을 키웠다. 서울극장을 거쳐 극동스크린 기획실장, 프리랜서 영화 마케터로 활동하다 1992년 국내 최초의 영화 마케팅사 명기획을 세웠다. [그대 안의 블루], [아담이 눈뜰 때]등을 기획· 홍보했다. 1995년 남편 이은, 여동생 심보경과 함께 영화 제작사 명필름을 세웠다. 창립 작 품 [코르셋]을 시작으로 [접속], [조용한 가족], [해피엔드], [섬], [공동경비구역 JSA], [와이키키 브라더스], [바람난 가족], [광식이 동생 광태],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시라노; 연애조작단], [마당을 나온 암탉], [건축학개론], [카트], [화장] 등 지금까지 36편의 영화를 제작했다. 2012년 명필름문화재단을 설립했고, 2015년 명필름영화학교를 개교했다. 한편, 2015년 제 6회 올해의 영화상 영화인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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