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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아홉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다
서진
엔트리 2015.04.20.
베스트
삶의 자세와 지혜 top100 5주
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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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1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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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시작하며 학교에서 배우지 못한 것

1 어른이 되었다고 생각했지만 _시작
이제부터 원하는 대로 살아도 되겠습니까
실패의 조각들
쓸쓸한 어른의 생활
우리는 진짜 어른이 되었을까
나중에 커서 뭐가 될래

2 조용한 날들의 의미 _일상1
게으르게 살고 싶다
나 요즘 어떻게 생겼어?
오픈 하우스
행복 매뉴얼
외면할 수 없는 것들
뒤늦게 찾아온 패션 사춘기
쓸데없는 시간의 쓸데 있음
쉬어야 할 때 제대로 쉬어야 한다

3 돌아오기 위해 떠난다 _여행
여행의 효과는 천천히 온다
보이지 않지만 존재하는 것
누드 비치를 찾아서
걱정을 반품해도 되겠습니까
로마 골목 산책
하와이에서 죽다
그때로 돌아간다면
제주에 살기로 하다

4 누군가의 일 _소설 쓰기
보이지 않는 선물
괴물들 사이에 천재 소녀
소설을 잘 쓰는 방법
픽션 머신 : 소설 쓰는 기계
D급 연예인, 혹은 멸종하는 동물
올해도 낙선한 분들에게
소설을 고치듯 산다면
나만의 작업실을 갖고 싶다
누구나 소설을 쓸 수 있다

5 우리가 사는 곳은 사람의 마을 _사람들
어머니는 갈 곳이 없다
학원에서 가르쳐주지 않는 것들
보동이의 초능력
우산 속으로 뛰어든 여자
재미있는 드라마
맥주에 미친 사람들
나이 어린 친구

6 남는 건 취미뿐 _음악
우리가 찾는 소중함들은 항상 변하지 않아
F코드라는 장벽을 넘으면
황혼의 나머지 삼분의 일
서른아홉,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다
나만의 레퍼토리를 만들자
K팝스타
매뉴얼, 세상에서 가장 정직한 책
왜 하필이면 지금

7 되돌릴 수 없기에 소중한 _일상2
만나면 언제나 초딩
놀면 낫는다
맘먹은 일이 잘 안 되는 이유
해운대로 피서를 가다
어느 날 소중한 것을 잃게 된다면
홈 커밍 데이
A면이 끝나고 B면이 시작되었다

마치며 Everybody needs a hobby

저자 소개 1

부산에서 태어나 제주에서 살고 있다. 『웰컴 투 언더그라운드』로 제12회 한겨레문학상을, 『아토믹스: 지구를 지키는 소년』으로 제4회 스토리킹을 수상했다. 장편소설 『하트브레이크 호텔』, 동화 『아빠를 주문했다』 등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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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5년 04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288쪽 | 446g | 140*205*20mm
ISBN13
9791157611652

만든이 코멘트

안녕하세요 이 책의 편집자입니다.
2015-04-15
갑작스런 위로나 안도감으로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게 될 때가 있습니다. 그런 일은 생각지도 못한 순간 또는 의외의 곳에서 만나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이렇습니다. 야근한 후 탄 택시에서 들은 노래나 웃자고 본 코미디 영화에서 나온 대사, 회사 다이어리에 찍힌 명언, 엄마가 끓여놓고 간 찌개…….
제가 서진 작가님의 ?서른아홉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다?는 제목의 짧은 글을 본 일도 비슷했습니다. 일이며 사랑이며 일상이며, 되는 일 하나 없어 ‘내가 뭔가 잘못되었나’ 답답하고 조급해할 때였습니다. 인터넷 서핑 중에 우연히 작가님의 글을 보게 되었습니다. 꾸밈없고 담담한 작가님의 글에서 설명할 수 없이 따뜻한 위로와 용기를 받았습니다. 이대로도, 앞으로도 괜찮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따뜻함을 전하고 싶어 작가님께 연락드렸고 책을 만들었습니다. 제 마음에 일었던 파문이 독자님의 마음에도 일어나길 바랍니다.

책 속으로

나름 열심히 살아왔다고 생각했는데 어쩐지 인생이 허무하다고 느낀다면 당신도 때늦은 사춘기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한다. 아무도 도와줄 수 없는 당신만의 혹독한 사춘기. --- p.6

오랫동안 바라는 것이 없었다. 아니, 있다고 생각했는데 실은 내가 아니라 남들이 바라는 것들이었다. 그걸 깨닫게 되기까지 많은 시간을 흘려보내야 했다. 고등학교 시절에는 그런 걸 생각할 여유가 없었다. 내가 바라야 하는 것은 오로지 좋은 성적뿐이었으니까. 대학교 시절은 더 정신없이 지나갔다. 석사과정을 마치고 박사과정을 하다가 일시정지 버튼을 눌렀다. 내가 바라는 삶이 이런 것이었나? 남들을 따라가기 위해 밤새워 연구실에서 공부하고, 무얼 하는지도 잘 모르는 회사에 취직하기 위해 앞만 보며 달려가는 삶? --- p.15

하지만 나는 그만두었다. 부모님께는 말씀드리지 않았다. 내 마음대로 인생을 살아도 되는 걸까? 말 잘 듣는 모범생으로 평생을 살아온 내가? 인생을 망치고 있다는 기분이 들었다. --- p.17

누구나 살면서 수많은 실패를 겪듯 나도 실패에는 일가견이 있다. 예전에야 내가 실패하면 세상이 무너지는 줄 알았다. 하지만 과거의 수많은 실패를 통해 내가 실패하든 성공하든 세상은 아무런 관심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 p.24

이런 게 어른이 되어가는 건가? 자취방에 가만히 누워만 있어도 아무도 내게 뭐라고 하지 않는다. 무엇이든 맘대로 해도 된다. 친구와 밤새워 술을 마셔도 상관없다. 그런데 내가 하는 거라곤 방바닥에 누워 있는 것뿐이다. 무엇이든 될 수 있을 것 같은데 아무것도 제대로 할 수 있는 게 없다. 누구는 계속 자기 소속, 자기 자리를 찾아가고 있는데 어찌 된 일인지 나는 계속 벗어나려고만 한다. 데굴데굴 굴러가는 바퀴에서 툭, 혼자 떨어져 나왔다. 어른이 되었다기보다는 혼자가 되었다는 기분이 들었다. 홀가분하기도 하고 어쩐지 쓸쓸하기도 했다. --- p.32

외면할 수 없는 것들 때문에 조카와의 추억도 쌓이고, 귀여운 고양이의 사진도 갖게 되고, 또 누구와 평생을 함께 살기도 한다. 아무리 냉정한 사람도 고양이 발바닥처럼 말랑말랑한 부분이 있다. 그것 때문에 사람들의 인생은 조금 이상한 방향으로 변한다. 재미있는 인생이다. --- p.72

그들은 그 고충을 들어주는 사람이 세상에 오직 나 하나인 것처럼 매번 이야기했다. 실제로 그들이 너무 힘들어서 회사를 그만두고 싶다는 이야기를 주변에 하자, 사람들은 번듯한 직장이 있는 게 어디냐며 배부른 소리 말라고 핀잔을 줬단다. 사람이 느끼는 고통은 상대적인 게 아니라 절대적인 거다. “남들이 보기엔 꾀병인 것 같아도 내가 정말 아프다고 느끼고 있다면 아픈 거야.” 슬쩍 꺼낸 말 때문에 나는 계속해서 그들에게 소환 당했다. --- p.83

그런데도 자꾸 떠나게 된다. 커다란 깨달음을 얻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오히려 여행을 하면 사소한 것들에 더 집중하게 된다. 집값, 고기와 채소, 맥주, 휴지 가격, 버스와 지하철 노선 등, 조금 더 말하면 교육제도와 사회보장 제도, 정치문제까지. 한국에서 한두 평짜리 방에 처박혀서 글만 쓰다 보면 그런 기본적인 것들에 대해 무신경하게 된다. 누군가에게는 일상의 탈출인 여행이 내게는 일상으로 더 깊이 들어가는 행위인 것이다. --- p.94

결국 내게 필요한 건 20분 동안 집중할 수 있는 건강한 몸과 맑은 머리뿐이다. 20분 동안 나는 픽션 머신--- p.소설을 쓰는 기계), 그 기계의 성능을 믿고 모든 것을 맡기면 된다. 그렇게 매일 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p.151

요즘 부쩍 어머니에게서 전화가 자주 온다. 보통은 일주일에 한 통. 용건도 맛있는 걸 해놨으니 건너오라는 게 다인데, 요즘은 레퍼토리가 좀 달라졌다. 얼마 전, 병원에서 물리치료를 받고 집으로 가는 중인데--- p.눈물을 쏙 뺄 만큼 아팠다는 이야기도 빠지지 않았다), 심심해서 전화를 걸어봤단다. 아, 그러세요? 전화를 끊고 나니 좀 찜찜했다. 어머니가 아무 이유 없이 전화할 리가 없다. 다시 전화를 걸어 어디 계시는가 물어보니 백화점 한쪽에 마련된 소파에서 쉬고 있다고 했다. 그럼 그리로 갈까요? 어머니는 거절하지 않으셨다. --- p.177

평소 같았으면 촌스럽다고 느꼈을 노래가 왜 그리 신선하게 들리는지. 신해철의 노래를 한창 들었던 그 시절이 슬그머니 기억났다. 예전에 듣던 노래를 다시 들으면 노래 자체보다는 노래를 들었던 시간을 떠올리게 된다. 90년대는 우리 세대의 청춘이었다. 신해철의 음악은 청춘의 BGM 같은 것이었고. --- p.209

무엇이든 꾸준히 한다면 안 될 일이 없다. 그런 말을 많이 들어왔는데 여태 실감하지 못했다. F코드를 연습하면서는 몸으로 이해하게 되었다. 잘 안 돼도 절망하지 말 것. 시험을 치른다고 모두 끝나는 것이 아니듯 F코드를 잡게 된다고 기타연주가 모두 완성되는 것도 아니다. --- p.220

집에 가는 길에 여자 작가의 말이 계속 머릿속에 맴돌았다. 인생의 딱 절반을 산 거라는 그 말. 만약 인생이 A면과 B면으로 이루어진 카세트테이프라면, 딱 지금 A면이 끝나고 B면이 시작된 것일 테다. 오토리버스 기능이 있어서 B면이 시작되었는지 알아차리지도 못한 것 같지만.

--- p.280

출판사 리뷰

서른이 지나도 인생은 흐른다
“새로운 이야기는 계속될 테니까”
서른 즈음 되면 뭔가를 이뤘을 거라 생각했다. 내 삶을 정립하는 가치관이나 금전적 독립, 커리어, 사랑……. 하지만 ‘많은 서른’이 청춘이니까 아팠던 스무 살과 별반 다르지 않음을 느낀다. 오히려 20대보다 꿈꾸는 것도 하고 싶은 것도 많아진다. 경험이 쌓인 만큼 시야나 생각의 폭이 넓어졌기 때문. 하지만 커리어 때문에, 회사 때문에, 가족 때문에 얽매이고 책임져야 하는 게 늘어, 온전히 나만을 위해 뭔가를 시작하는 데 주저한다. 그렇게 보면 서른은 분명 많은 것이 바뀌었는지도.
하지만 중간에 길이 구부러졌다고 방지턱이 있다고 길이 끝난 게 아니듯, 서른이라는 변화와 무게가 있다고 해도 인생은 계속된다. 이 책은 소설가 서진의 서른 인생을 통해 스스로의 행복을 지속, 늘려가는 소소한 일상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일, 관계에서의 안정과 점점 늘어가는 버킷리스트 사이에서 망설이는 서른들에게 ‘지금 행복해질 수 있다’ ‘조금씩 나아진다’ ‘무엇이든 시작할 수 있다’고 위로를 넘어 용기의 메시지를 전한다.

?
우리는 ‘남 보란’ 듯이 살아가라고 배웠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서는 ‘나 보란’ 듯이 살기로 했다
_소설가 백영옥

서른과 마흔 사이, 새롭게 시작하는 것들에 대해
소설가 서진이 말하다
한 사람이 있었다. 남들이 다들 살아온 대로 무얼 하는지도 모른 채 대학에 가고, 대학원에 가고, 취직하느라 정신없이 살았다. 그러던 어느 날, ‘내가 진짜 바라는 것은 뭘까?’ 불현듯 든 의문에 급브레이크, 스물일곱이던 해 모든 것을 멈추고 아무 곳으로 떠났고 쏘다니며 방황했다. 친구, 가족, 선배 등에게 인생에 대한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 하나같이 참고 견디면 좋은 날이 올 거라고들 했다. 그러나 마음 한 구석 꼬인 마음은 풀리지 않았다.
다만 틈틈이, 어릴 적에 하고 싶다 생각했던 일들을 조금씩 시작했다. 소설 쓰기, 피아노 배우기, 여행 가기…… 그러던 사이 서른을 맞이했고 서른넷이 되었다. 뒤돌아보니 과거와는 다른 삶을 살고 있었다. 많은 걸 얻지 못하지만 부족하지 않다.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하지 않지만 자유로웠다.
그는 마침내 어떤 일이든 진심으로 시작한다면, 꾸준히 한다면 우리가 걱정하는 대부분은 자연스럽게 해결된다는 것을 알게 됐다. 어차피 세상의 기준에서 안전하다는 길도 따지고 보면 전혀 안전하지 않다. 입시에 성공하지만 인생에 실패하는 사람 많고, 높은 점수를 받지만 낮은 질의 생활을 하는 사람도 많다. 그 역시, 정도에서 벗어난 삶을 택했지만 과거의 삶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행복과 자유를 느끼면서 산다. 그렇다고 그는 ‘하고 싶은 대로 떠나라’고 섣불리 말하지 않는다. 그저 이런 모습의 삶도 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멀리 떠나지 않아도 천천히, 조금씩, 꾸준히 하다보면 소소한 일들을 통해 행복을 늘려갈 수 있다는 인생의 힌트를 남겨준다.

+
누군가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잘 되지 않아 힘들어할 때
나는 서진의 얘기를 들려주곤 했다.
어차피 한 번뿐인 인생, 주저하는 사이에 시간은 흘러간다.
더 재밌게 살기 위해 행동하는 그의 이야기를 가볍게 읽어보기를 권한다.
_뮤지션 오소영

연봉, 자동차, 집, 통장잔고……
그것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인생의 행복
작가 서진은 서른의 시작, 일상(1, 2), 일, 여행, 취미, 사람이라는 6가지 소재로 묶어 이야기한다. 서른 즈음에 대학원 박사과정을 그만두고 시작된 방황과 첫 독립에 관한 이야기는 1장 ‘시작’에서, 서른 초반에 한창 생각하던 삶과 행복에 대한 고민은 2장 ‘일상1’에서, 일상에서 한발 멀리 떨어져서야 방황의 종지부를 찍게 된 이야기는 3장 ‘여행’에서, 소설가로 새로운 일을 하게 되고 일을 계속 하기 위해 노력하는 이야기는 4장 ‘소설 쓰기’에서 이야기한다. 조카 사랑, 연로해져가는 부모님에 대한 소회, 초등학교 동창 등 만나고 헤어지는 가운데 깨닫게 되는 관계에 관한 이야기는 5장 ‘사람들’, 소소한 행복을 만들고 쌓게 해주는 취미 이야기는 6장 ‘음악’, 천천히 조금씩 꾸준히 해온 일들이 쌓여 마침내 소중한 하루하루를 살게 된 이야기는 마지막 7장 ‘일상2’에서 이야기된다. 실수도 있었고 성공도 있었던 자신의 삶을 통해 작가는 조심스럽게 말한다. “인생은 원하는 대로 살아도 괜찮구나.”
나름 열심히 살아왔다고 생각했는데 어쩐지 인생이 허무하다고 느낀다면 당신도 때늦은 사춘기를 맞이할 준비가 필요한지 모른다. 작가 서진의 이야기처럼 말이다.

추천평

그는 말한다. “인생은 원하는 대로 살아도 되는 거구나.” 이마도 작가 서진의 버킷리스트는 누구보다 짧을 것 같다. 그는 욕망을 줄이면서 살기보단 욕망을 해소하면서 살아간다. 우리는 '남 보란' 듯이 살아가라고 배웠다. 나도 그랬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서는 '나 보란' 듯이 살기로 했다.
- 백영옥(소설가)

‘원하는 대로 살기. 원하는 것을 나이에 상관없이, 조건에 상관없이 시작하기.’
말은 쉽지만 생각할수록 막연하기만 한 것들이다. 원하는 대로 살기 위해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 먼저이지만, 누구나 그것을 알 수 있는 건 아니다. 언제나 깨어 있으려 노력하고, 때마침 찾아온 기회를―그게 꼭 인생의 지표가 될 만큼 중요한 것이 아닐지라도―꽉 붙들 용기가 있어야만 원하는 대로 살기 위한 시작점에 설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서진 작가와 알고 지낸 지 오래되었다. 대학에 입학해서 PC통신 오프 모임에서 만난 그는 전형적인 모범생 스타일, 말도 행동도 그러했다. 한동안은 잘 몰랐다. 그저 글 쓰는 것과 음악 만드는 것을 좋아하는 공학도라고 생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갑자기 문학상 수상소식을 전해왔을 때, 그다지 놀랍지 않았다. 그렇게 좋아하고 노력한 일에 좋은 결과가 따르는 건 이상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초창기에 그가 썼던 글들을 아직까지 기억하고 있다. 다른 이에게 보여주기에는 뭔가 부끄러운 미완성의 글을, 그는 눈을 반짝이며 신나게 이야기했었다. 그런 모습을 바라보는 나도 기분이 좋아지곤 했다. 그렇다. 그는 항상 글 쓰는 것과 음악 만드는 것을 즐겼고, 그것을 언제나 기쁘게 이야기했다. 좋아서 무언가를 한다는 것은 굉장한 힘이 있다. 그러나 좋아하는 마음을 계속 유지하는 것은 더 굉장한 일이다.
누군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잘 되지 않아 힘들어할 때 나는 그의 이야기를 들려주곤 했다. 과감한 결단이나 각오가 아니라 좋아하는 일에 대해 그가 보여줬던 성실한 마음가짐. 그것이 있었기에 지금의 그가 있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한 번뿐인 인생, 주저하는 사이 시간만 야속하게 흘러간다. 무언가를 배운다기보다는 ‘뭐, 이렇게 해도 괜찮겠네’ 하는 마음으로 가볍게 그의 이야기를 읽어봐도 좋을 것 같다. 그저 좀 더 재밌게 살아보자는 것이다. 무언가에 도전하고 성취하며, 즐겁게 또 즐겁게.
오소영 (뮤지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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