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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는 길동이 도적들을 불러 의논한다.
"우리가 비록 녹림에 몸을 붙였으나 다 나라의 백성이다. 대대로 이 나라의 은혜를 입고 살았으니 만일 나라가 위태로운 시절을 당하면 마땅히 싸움터에 나아가 목숨을 바쳐 임금을 도와야 할 것이니 어찌 병법을 익히지 않겠는가? 내게 무기를 갖출 묘책이 있으니 아무 날 함경도 감영 남문 밖에 있는 능 근처에 마른 풀을 운반해 두었다가 그날 밤 삼경에 불을 지르되 능에는 해가 미치지 않게 하라. 나는 남은 군사를 거느리고 기다리다가 감영에 들어가 무기와 곡식을 빼앗으리라." 약속을 정한 후에 그 날이 되자 군사를 두 패로 나누어 한 패는 마른 풀을 옮기게 하고 한 패는 길동이 거느리고 숨어 있다. 이윽고 삼경이 되어 능 근처에서 불길이 하늘로 치솟아 오르는 것을 보고 길동이 급히 들어가 관아의 문을 두드리며 소리친다. "능에 불이 났습니다. 빨리 불을 끄소서." --- p. 4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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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어려서 집을 떠나 이제야 돌아오니 석사(昔事)를 생각하면 도리어 참괴한지라. 그러하나 네 그 사이 삼사 년은 종적을 아주 끊어 어디로 갔었더냐? 대감이 임종시 말씀이 이러이러하시고 너를 잊지 못하고 돌아가시니 어찌 원통치 아니하리오?' 하시고, 그 어미를 부르시니, 그 모 길동 온 줄 알고 급히 들어와 모자 서로 대하니 흐르는 눈물을 서로 금치 못하더라.
--- p.3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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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은 시대를 뛰어넘어 영원히 읽히며 끊임없이 새로운 평가가 더해진다. 옛 것이면서 언제나 '현재'에 살아 있다는 점이 고전의 참다운 가치이다. 또 고전은 인생과 세계에 대한 선인들의 치열한 경험과 진지한 사색의 결과물이다. 우리는 고전을 보며 삶의 지혜오 용기 그리고 꿈을 얻는다.
흔히 '고전'이라고 일컫는 작품을 대할 때 누구나 그 내용에 대해 잘 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로 고전을 읽어 본 사람은 드물다. 제대로 된 고전도 거의 없는 실정이다. 이번에 현암사에서 야심차게 기회한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고전'시리즈는 원작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쉽고 친근하게 다시 써 독자 누구나 쉽게 우리 고전을 읽고 이해할 수 있다. 고전 읽기가 즐겁지 않았던 데에는 정신에 앞서 표현의 문제가 크게 작용한 것이 사실이다. 무엇보다도 낯선 고사의 인용과 한문 어구의 빈번한 삽입, 익숙하지 않은 문어투와 내용 파악이 어려운 비문투성이의 긴 문장이 큰 원인이었다. 한글과 영어 시대를 사는 우리 젊은이들에게 우리 고전은 너무 어렵고 낯설고 재미없는 것으로 인식되어 온 것이다. 이 시리즈를 펴내면서 글을 다시 쓴 필자가 가장 심혈을 기울인 부분이 바로 이 점이다. 한문으로 된 문장은 우리말 글로 풀어 쓰고, 고사는 해설을 삽입하여 주석이 없이도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도록 하였다. 비문이나 번역투의 매끄럽지 못한 문장은 우리말 맞춤법에 맞추어 고쳐 써서 읽기 편하도록 가다듬어 옛 것, 어려운 것으로만 느껴지는 우리 고전 소설을 청소년을 비롯한 일반인 누구나 가까이 두고 즐겁게 읽을 수 있도록 하였다. 또다른 특징은 각 작품마다 그림을 그려넣어 원작의 분위기를 최대한 살리고 책을 읽는 데 흥미를 더했다는 점이다. 청소년은 물론이고 일반인도 우리 고전을 제대로 읽고 올바로 알게 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