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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싱가포르 | 버스 정류장 | 이산경의 집 | 포기하지 않는 중 | 틈 | 진동 | 다른 기대 | 빛과 어둠 때문이 아니고 | 불시에 맞닥뜨리는 것들 | 서로의 안 | 기다리는 마음 | 다시 버스 정류장 | 빈집의 초인종 | 대청소 | 돋아난 마음 | 우리 사이에 | 기다림 뒤에는 | 끝나지 않았어 | 기억할 수 있는 것 | 우리들, 우리 집 에필로그 첫 번째 리뷰: 파란색 화살표가 가리키는 곳, 우리 집(이인경)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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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청소년문학이 주목할 새 이름!『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 · 『창비어린이』 신인문학상 수상 김서나경 작가의 첫 청소년소설- 외딴 길목에서 서로의 손을 잡고 조금씩 향해 가는 따듯하고 포근한 ‘공간의 서사’ 무기력한 마음에 조금씩 생기가 돋아나는 순간은 언제일까? 올해 고2가 된 한봄은 엄마를 잃은 뒤부터 삶의 방향을 직접 정해 본 적이 없다. 누군가 하라는 대로, 어른들이 이끄는 대로. 봄이는 그렇게 살아온 아이다. 이모 집에서 이모 가족과 함께 평안하게 지내는 듯 보이지만, 그 속에서 ‘나’라는 온전한 감각은 자리하지 않는다. 스스로를 언제든 떠날 수 있는 손님 같은 존재로 여기고, ‘내가 없어야 이모 가족이 완전해질 것’이라는 생각도 한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어떠한 삶을 꿈꾸는지 잘 모른 채…… 그저 주어진 하루하루를 무료하게 보낼 뿐이고 그것이 봄이에게 가장 자연스러워진 일상이다. 그러던 어느 날, 이른바 ‘핵인싸’ 이산경의 열린 가방을 우연히 발견하고 얼떨결에 뒤따라 버스를 탄 봄이는 예전에 엄마 아빠, 동생 여름이와 살았던 자전시에 6년 만에 도착한다. 말 한번 제대로 나눠 본 적 없는 이산경과 함께 말이다. 자전시는 엄마와의 마지막 기억이 남아 있는 곳이다. 봄이가 의도적으로 외면해 온 모든 감정과 기억이 머무는 이 도시에서, 봄이는 이산경의 할머니 집에 가게 된다. 할머니가 돌아가신 뒤 아무도 돌보지 않는 누추하고 오래된 집을, 이산경은 봄이에게 ‘우리 집’이라고 소개한다. 집 안 가득 먼지가 쌓여 있고, 방마다 뒤엉킨 짐들이 정리되지 않았고, 오래된 가구에서 풍기는 구수하고 쿰쿰한 냄새…… 이상하게도 시간이 멈춘 것만 같은 묘한 그 공간에서 봄이는 모처럼 따듯함과 안정감을 느낀다. 봄이는 이산경과 같이 라면을 끓여 먹으며 시간을 보내고는 그다음 주에도 이산경의 집 정리를 도와주기로 한다. 사라졌다고 믿었던, 아니, 다 잊었노라고 애썼던 감정들이 다시 움직이고 있음을 직감한 봄이. 이모 집에 돌아와 ‘싱가포르로 떠난다’는 것이 정말 최선이 될 수 있을지 고민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자전시 정류장에서 보았던 여름이 또래의 여자아이도 문득문득 떠올리면서.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이지? 나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하지? ‘구석진 마음’의 자리를 따스하게 한가운데로 내주는 섬세한 감동의 이야기!누구나 마음속에 쉽게 말하지 못하는 ‘구석’이 있을 것이다. 봄이가 마음의 구석을 오래도록 홀로 들여다본 아이라면, 산경이는 그 구석을 줄곧 외면해 온 아이다. 또한 봄이는 집을 떠나야 하는 아이이고, 산경이는 집을 지키고 싶은 아이다. 얼핏 둘은 정반대에 서 있는 듯하지만, 서로의 집을 찾아가고 그 과정에서 속 깊은 이야기를 함께 나누면서 ‘같은 마음의 자리’에 발 디디고 싶은 바람을 깨달아 간다. 바로, ‘내가 가장 편안히 머물 수 있는’ 공간을 찾고 싶은 마음을 의미하는 게 아닐까. “버스 정류장에 혼자 앉아 있는 한 아이의 모습에서 이야기가 시작되었다”고 전하는 김서나경 작가는 일상에 발붙이지 못하고 방황하던 봄이가 ‘내가 지키고 싶은 곳’과 ‘편하게 머물고 싶은 자리’를 만들어 가는 과정을 차분하고 정교하게 펼쳐 보인다. 독자들 또한 정리되지 않은 공간을 함께 비우고, 서로의 상처를 들여다보는 봄이와 산경의 모습을 통해 자기 자신을 지키는 용기를, 마음이 자라는 순간을, 차곡차곡 느끼게 될 것이다.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자이자 『창비어린이』 신인문학상 수상자 김서나경 작가의 첫 청소년소설『여기, 우리 집에서』는 화려한 사건이 드러나는 이야기는 아니다. 오래된 집을 정리하는 시간, 식탁 위 불어 터진 라면, 지나가는 버스를 하염없이 바라봤던 봄이, 언젠가의 나처럼 버스 정류장에 홀로 앉아 있던 동생 여름이, 모두의 인싸이지만 마음 한편이 텅 빈 산경이, 친구를 갈망하는 마음이 뾰족해졌던 세연이…… 작가는 일상에서 포착되는 나직한 장면을 이야기 흐름 속에 이어 가며 ‘구석진 마음’의 자리를 한가운데로 따스하게 내준다. 서로를 향해 조용히 웃어 주던 순간을 기억하며 홀로 외롭지 않게, 더는 속마음을 외면해 버리지 않게. 외로움과 슬픔을 딛고, 세계 안에 꿋꿋하게 머무는 방법을 터득해 가는 봄이와 산경이를 보면서, ‘일상’ 그 자체의 힘을 되새기게 될 것이다. 편히 머물 수 있는 단란한 공간과 그 안에서 나누는 사소한 이야기들이야말로 어쩌면 내 삶을 이루는 가장 단단한 밑그림이라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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