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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마르그리트 뒤라스 산타로사에서 오는 비행기잘린 손머리 없는 남자와줘그리고 여섯 개의 장면들만날 약속아버지의 집짐승 우리침대 택시 스펀지행복나는 혼자고 지금은 밤이다 지하 납골당-마르그리트 뒤라스가 기록한 작가와의 대화옮긴이의 말-백수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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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rbara Molin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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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은 악몽이었다”무구히 사랑하고 영원히 섬기고 끝없이 기다리는 불치병에 걸린 채이 세계를 떠도는 우리를 위한 이야기〈산타로사에서 출발하는 비행기〉는 곧 산타로사에서 도착할 친구들을 만나고자 어렵사리 공항에 다다른 한 여자의 이야기다. 그러나 그녀는 기쁨의 재회를 하는 사람들을 바라보기만 할 뿐, 이후 텅 빈 공항에 홀로 남아 애초에 기다리는 사람이 없었던 듯 다시 집으로 향한다. 내일은 또다시 할 일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생각하며. 〈잘린 손〉은 손가락 없는 둥근 손을 가진 인물 엑토르가 등장한다. 그 손을 본 약사는 쓸모없는 손을 잘라버리자고 제안하고 엑토르는 이를 흔쾌히 받아들인다. 약국을 나선 엑토르는 친구인 알프레드의 집으로 향하는데…….〈머리 없는 남자〉 속 여자는 벤치에 앉아서 행인들이 기괴한 동물로 변하는 광경을 지켜보다 군중 가운데 머리 없는 남자를 발견한다. 그를 지켜주고 싶어진 여자는 사랑을 고백하고 남자와 함께 시골로 떠난다. 헛간에서 자다 깬 여자는 남자에게 머리가 생긴 것을 보고 절망하여 밖으로 내달린다. 〈와줘〉에는 역에서 하염없이 기차를 기다리는 한 여자가 나온다. 목적지에 도착하면 B.가 그녀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그의 ‘와줘’ 한 마디에 그녀는 B.에게 가기로 결심한 터다. 하지만 B.는 행적이 요원하다. 과연 그를 만날 수 있을까. 그는 존재하기는 할까. 〈그리고 여섯 개의 장면들〉은 불안에 대한 여섯 편의 짤막한 시처럼 읽힌다. 자연과 인간, 신과 공포, 시간과 자유에 대한 비의가 빛을 발한다. 〈만날 약속〉에는 처음부터 약속에 가지 않는 게 나을 것 같다고 생각하는 남자가 등장한다. 그는 자신이 가야 할 도시도 만나야 할 사람도 알지 못한다. 다만 그는 영겁의 시간 동안 걸었고 어느 순간 자신이 벽으로 둘러싸인 원 안에 갇혔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아버지의 집〉 속 남자는 초고층 건물에 오를 사다리 만드는 일을 하고 있다. 일을 그만두기로 결심할 때마다 청년이 찾아와 말린다. 남자는 그의 부탁을 거절할 수 없다. 이 일을 마무리하면 청년의 아버지가 최상층 집을 주겠다고 약속했는데, 이 일을 완수한 뒤 그가 목도할 진실은?〈짐승 우리〉는 피에르와 베르트의 기묘한 사랑 이야기를 담았다. 서로를 알아본 둘은 한눈에 사랑에 빠지는데 매주 일요일마다 동물원으로 가 몇 시간 동안 보아뱀을 보는 특별한 데이트를 이어간다. 하지만 어느 날 비극이 찾아드는데, 그럼에도 둘의 사랑은 영원할 수 있을까. 〈침대〉 속 주인공은 자신의 침대에서 도대체 무슨 작당을 벌이는지 모르겠는 세 남자의 존재를 두려워한다. 그의 침실 벽에는 눈 크기만 한 구멍이 잔뜩 뚫려 있고 세 남자는 그 구멍을 통해 주인공을 감시한다. 그는 세 남자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없다. 〈택시〉는 어느 날 택시 안에서 깨어나는 한 여자가 주요 인물이다. 언제 택시를 탔는지, 목적지가 어딘지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 그때 갑자기 두 사람의 목소리가 들리고, 한 명이 4327번 침대에 주사 한 대를 놓으라고 지시한다. 〈스펀지〉의 남자는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며 불행한 인생을 한탄한다. 그는 모든 사물들이 공격하는 것 같아 움직일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온종일 안락의자에서 시간을 보낸다고 말한다. 특히 남자는 동그란 스펀지를 너무 증오한 나머지 그것을 없애버리기로 결심한다. 〈행복〉 속 클라리스는 새로 집을 구입하고 몹시 행복해했다. 창문을 열면 바로 바다가 보이는 집이었다. 창문에서 바다로 다이빙하면 기분이 좋을 거라 생각한 그녀는 곧장 실행에 옮겼다. 그리고 오페라 거리에서 구급차가 아스팔트에 뭉개진 육십대 여성의 시신을 수습했다. 〈나는 혼자고 지금은 밤이다〉에는 침대에 묶여 움직이지 못하는 상태의 한 남자가 있다. 그는 주사를 연거푸 맞고 방에는 많은 사람들이 드나든다. 그럼에도 그 누구도 아무런 설명을 해주지 않았기에 그에게는 질문들만 쌓여간다. 그러던 어느 날 ‘주인’이라 불리는 이가 등장한다. 카프카, 베케트, 카뮈, 플라스와는 또 다른 기묘한 세계 현대인의 실존적 불안, 광기, 고독을 읊조리는 수수께끼 같은 소설 《나는 혼자고 지금은 밤이다》는 프란츠 카프카, 사뮈엘 베케트, 알베르 카뮈, 실비아 플라스, 앤 섹스턴을 연상케 하지만 그들과는 또 다른 세계를 선보인다. 영문판인‘패닉(Panics)’을 읽은 독자는 “도저히 잊을 수 없을 정도로 강렬한 이 이야기들은 때로는 너무 초현실적이어서 독자로 하여금 누군가의 상세한 꿈 일기를 읽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광기, 죽음 그리고 폭력을 다루는 데다 본질적으로 적대감과 불안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음에도 심오한 감동을 느끼게 하는 무언가가 있다. 독자를 밀어내기보다는 끌어들이는 느낌으로 믿기지 않을 만큼 독특하고 기괴하다”(아마존 독자 서평)라고 평한다.바바라 몰리나르의 세계에서 등장인물은 공통적으로 강박, 불안, 우울증을 앓고 있으며 상실과 고통 그리고 죽음을 경험한다. 이들은 정처 없이 떠돌아다니고 길을 잃고 방황하며, 마치 고행하듯 끊임없이 걷고 높은 곳에서 떨어지거나 깊은 지하로 내려간다. 불행은 이유 없이 들이닥치고 고통의 시간은 영겁과도 같다. 우연히 마주치는 사람들은 대체로 폭력적이고 증오와 적의로 가득 차 있으며 인간성을 잃고 괴물로 전락한다. 이는 현대인의 실존적 불안과 광기, 고독을 표현함으로써 기묘한 파토스를 이끌어낸다. 작가는 글쓰기로 인해 고통에 잠식당하기도 하고 구원받기도 했다. 이 책은 스스로 “수년 동안 창조와 파괴라는 ‘영원한 순환’을 반복하도록 만든 정신적 고통에 대한 생생한 경험의 기록”(〈뉴욕타임스〉)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비록 작가는 숨을 거두었지만 그의 작품은 다시 세계 독자들의 맥박을 뛰게 하고 있다. 예술과 문학이, 그를 창조하고 향유하는 인간에게 부여된 특별한 경험을 이 책을 통해 온전히 누리길 바란다. 이제 바바라 몰리나르는 내가 좋아하는 여성 작가 목록에 추가되었다. 소설을 읽는 동안 나는 아무리 찾아도 존재하지 않는 것 같은 출구를 찾아 피투성이가 된 몸으로 계속 나아가려 분투하는 한 여성의 실존적 불안, 고독, 광기를 머리가 아닌 마음으로 이해할 수 있었으니까. “이 엉망진창이고 고통스럽고 아름다운 작품을 내가 잘 살려내고 있는 걸까?” 고민은 끝이 없지만 번역을 마친 지금 나는 다만 “이 엉망진창이고 고통스럽고 아름다운” 소설들에 내가 매혹되었듯 이번에는 독자들이 매혹되기를 바랄 뿐이다.- 「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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