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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_ 수집가의 삶도 기록되어야 한다
PART 1 수집은 놀이다 어른들의 동심을 담은 세계, 피규어 (피규어 수집가 조웅·배성훈) 틴토이, 그 투박함에 끌리다 (틴토이 수집가 누똥바) 연필, 아날로그적 매력 (연필 수집가 이영은) PART 2 역사를 수집하다 ‘야구’의 감동과 역사를 수집하다 (야구 기념품 수집가 박은식·토니 김) 수집가 인터뷰_ 한국 프로야구 기념품 수집가 이창환 화폐 유통의 역사를 담은 화폐 수집 (화폐 수집가 최호진) 행복한 가정생활을 위한 부적, 청첩장 (청첩장 수집가 문형식) 우리 문화와 문학의 자양분, 괴담 (괴담 수집가 이상민) 역사를 담는 그릇, 영상 장비 (영상 장비 수집가 김태환) PART 3 취미, 생계가 되다 코카콜라, 그 화려한 디자인에 빠지다 (코카콜라 수집가 김근영)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VS. 《드래곤볼》 (책 수집가 윤성근·한경수) 젊음을 대표하는 아이콘, 농구화 (줌-코비 농구화 수집가 김태훈) PART 4 수집의 즐거움 상품을 넘어 문화가 된 스타벅스 텀블러 (스타벅스 텀블러 수집가 추형범) 수집가 인터뷰_ 스타벅스 텀블러 수집가 서경애 만물은 미술의 재료다 (미술 도구 수집가 유인상) 만년필, 시간을 담는 필기구 (만년필 수집가 한상균) 추억과 역사를 담은 생활용품, 앤티크 (앤티크 용품 수집가 송앤지) 수집가 인터뷰_ 뉴욕 앤티크 수집가 케이트 국 우리 정서와 상통하는 러시아 음악 (러시아 음반 수집가 조희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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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언젠가는 수집가들이 모은 수집품에 손을 벌려야 하는 경우가 생길 것이라는 사실을 간과한다. 즉, 훼손된 역사를 연구하기 위해 한 사람의 일생이 오롯이 바쳐진 수집품을 뒤적거려야 할 때가 온다는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수집가들이 결코 근심 걱정 없는 한량이 아니라 우리의 문화유산을 지키는 지킴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책에 소개된 다양한 분야의 수집품이 우리의 소중한 문화적 자산이듯 수집가의 삶도 ‘수집되어’ 기록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 〈머리말〉 중에서 세상에는 다양한 그리고 일반인들은 생각지 못한 기상천외한 물건을 수집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유독 장난감을 수집하는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비하하는 어조로 ‘키덜트’ 또는 ‘오타쿠’라고 부른다. 전자는 어른이지만 하는 행동이 아이와 같다는 의미로 키드(Kid)와 어덜트(Adult)의 합성어이며, 후자는 이상한 물건에 몰두하는 사람을 의미하는 일본어다. 이를 우리식으로 오덕후라고도 부른다. 둘 다 호의적인 표현은 아니다. 그러나 평소 점잖은 사람도 누구나 오타쿠가 될 위험이 항상 존재한다. 나만 해도 야구와 뮤지션 피규어에 관심도 많았고 몇몇 피규어도 모았지만, 일본 애니메이션의 피규어를 수집하는 사람을 보면 점잖지 못하다고 생각했다. 야하고 다소 망측한 애니메이션 피규어를 잔뜩 수집한 사람이 장모님이라도 들이닥치면 부리나케 애장품을 숨긴다는 이야기를 듣고서 ‘왜 저런 물건을 수집할까’ 하는 의문을 가졌다. 그러던 중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 수첩》이란 일본 소설에 흠뻑 빠져들게 되었다. 고서와 희귀본에 얽힌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내용의 소설이었는데 이 책이 너무 재미나서 만화 버전이 나오자마자 구매를 했고, 그것도 모자라 이 책을 원작으로 제작한 일본 드라마까지 구해서 볼 정도였다. 급기야 이 소설의 아름다운 여주인공 ‘시노카와 시오리코’의 피규어가 나온다는 말을 듣고 사고 싶어서 안달이 났다. 조금만 깊이 생각해보면 키덜트나 오타쿠는 일반인들이 상상치 못하는 외계인이나, 사회 부적응자가 아니다. 그들은 우리와 같은 평범한 사람들이다. 피규어는 일반 사람들이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다양한 분야에까지 뻗어 있다. 조금 과장하면 피규어는 인간의 모든 활동 영역에 존재한다. 연예인부터 건축물, 뮤지션, 소설 캐릭터, 만화 주인공, 역사적인 인물, 사건, 자동차, 군인, 무기, 종교 지도자, 스포츠 스타 등 그 종류와 형태는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다. -〈어른들의 동심을 담은 세계, 피규어〉 중에서 그러던 그가 몇 년 전,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번역된 루이스 캐럴의 책을 다른 사람의 서재에서 봤을 때 심장이 멎는 줄 알았다고 한다. 계몽사에서 1962년에 펴낸 책인데 번역은 우리나라 어린이 과학소설의 선구자라고 할 만한 한낙원 선생이 했다. 그때는 이미 그가 헌책방을 하고 있던 때라서 책을 구매하러 어떤 집에 찾아갔던 것인데 거기서 우연히 1962년판 앨리스 책을 발견한 것이다. 그것도 계몽사에서 펴낸 작은 책으로는 가장 멋진 빨간색 표지였다. 그는 당연히 그 책에 굉장한 관심을 갖고 있었으나 겉으로 표현하지는 못하고 그 책과 함께 200여 권 정도를 그 집에서 사갖고 돌아왔다. 사실 거기서 건질 만한 책은 거의 없었다. 그는 그 책 한 권만을 염두에 두고 200여 권을 샀던 것이다. 한 권만 지목해서 구입하면 책을 판매하시는 분이 가격을 높게 부르지 않을까 미리 걱정을 한 이유였다. 시간이 지난 다음 책을 판매했던 사람에게 다시 그때 이야기를 하면서 “내가 당시에 그 책 하나 때문에 불필요한 책 200권을 덤으로 샀다”고 고백하자 크게 웃으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 책이라면 저에겐 아무 쓸모도 없는 책인데요. 관심 있다고 말씀해주셨으면 그냥이라도 드렸을 겁니다.” 그는 수집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그 책이 얼마나 귀한 줄 아는 것이고 당연히 수집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면 그 책은 그저 1960년대 낡은 어린이책일 뿐이었다. 어쨌든 그때 값진 대가를 지불하고 얻은 그 책은 아직까지도 잘 보관하고 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VS. 《드래곤볼》 중에서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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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한번 수집을 해볼까?” 고민하는 이들을 위한 수집 이야기
우리는 어려서부터 무엇인가를 모아왔다. 남자아이들은 구슬과 딱지를 모으고, 여자아이들은 상자나 예쁜 스티커를 모은다. 요즘 아이들 역시, 고무딱지나 캐릭터 카드를 모은다. 좋아하는 것을 모으는 즐거움, 그리고 모은 것들을 늘려가는 기쁨은 누구나 느껴본 적이 있는 본능적인 즐거움이다. 하지만 이렇게 본능에 가까운 수집 욕구는 어른이 되면서, 팍팍한 삶으로 인해 점차 억눌리고 잊히게 된다. 그리고 언젠가부터는 ‘수집은 별난 사람들이나 하는 취미생활’이라고 치부한다. 그러나 수집은 ‘별난 취미’가 아니다. 우리 모두에게 내재된 본능적 욕구에 가깝다. 어쩌면 인류를 가리켜 ‘호모 콜렉투스(수집 인간)’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무엇인가를 모으는 일을 좋아한다. 단지 공간의 부족이나 경제적 이유로 인해 그 욕구를 억누르고 있을 뿐이다. 이 책은 수집에 대한 본능적 욕구를 억누르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수집에 대한 욕구를 다시금 일으키는 책이다. 책에 등장하는 수집가들의 화려하고 다양한 수집 품목을 들여다보다 보면 어느새 ‘나도 한번 수집을 해볼까’ 하는 마음이 솟구치게 된다. 게다가 수집에 대한 다양한 팁까지 곁들여져 누구라도 시도해볼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피규어가 되었든, 화폐가 되었든, 아니면 연필이나 필기구가 되었든 내가 좋아하는 어떤 것을 하나를 정하고 모으는 일은 무척 매력적인 취미다. 수집은 역사와 문화의 흔적을 모으는 일이다 “수집은 역사의 훼손에 맞서온 유일한 무기다” 한국영상박물관 김태환 관장의 모바일 메신저 소개글이다. 그는 영상 장비를 수집하고, 또 그 장비들로 우리 주변의 삶을 기록으로 남기는 일을 한다. 그의 메신저 소개글처럼 수집이 훼손되고 사라지는 역사를 보존하는 ‘유일한’ 무기는 아닐지라도 수집가들의 수집품을 통해 우리는 과거를 기억하고 현재를 발견한다. 그리고 언젠가는 훼손된 역사를 연구하기 위해 한 사람의 일생이 오롯이 바쳐진 수집품을 뒤적거려야 할 때가 올 수도 있다. 수집이란 단순한 취미의 영역을 넘어, 우리가 살아오고 앞으로 살아갈 역사와 문화의 흔적을 모으는 일이다. 특히 대부부의 수집품들이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사용되는 것들이다 보니 그 시대의 삶을 고스란히 담아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수집’을 한낱 가벼운 취미로만 여길 수 없는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지은이는 수집가들의 삶과 그들의 활동 역시 역사의 증거로 남겨야 한다고 믿는다. 그리고 그 일을 실천하고자 많은 수집가들을 만나고 그들의 삶과 수집품, 수집 과정을 책으로 남겼다. 지은이 역시 ‘책 수집가’이기에 수집가들의 생각과 모습들에 많은 부분 공감하고 그들의 이야기들을 세밀하게 담아낼 수 있었다. 수집, 삶 속에서 즐기는 여유 이 책에는 22명의 수집가들이 등장한다. 화폐나 만년필, 앤티크, 음반 등 전통적인 수집품에서부터 연필, 농구화, 괴담, 피규어, 틴토이, 코카콜라, 스타벅스 텀블러 등 새로운 종류의 수집품까지 수집의 품목은 무궁하고 드넓다. 아랍계 거부로부터 13억 원에 인수 제의를 받은 〈스타워즈〉 피규어 컬렉션을 모은 수집가나 미국인들조차 선망하는 유명 야구 스타들의 전 세계 단 한 장뿐인 야구 카드를 소유한 수집가, 세계 최초라고 이름 붙은 것만도 여러 개를 보유하고 있는 영상장비 수집가 등 이 책에 등장하는 이들이 수집으로 이룬 성취는 대단하다. 입이 떡 벌어질 정도의 컬렉션을 구축한 사람들이다. 하지만 이 책은 단지 유명 수집가나 대단한 성취를 이룬 수집가들만을 다루진 않았다. 지인에게 선물받거나, 자신이 실제로 사용하는 텀블러를 모은 사람, 연필을 모아 그 연필로 재미있는 놀이를 즐기는 사람, 지인이나 유명인사들의 청첩장을 오랜 시간 모아온 사람, 자신의 미술 활동을 보다 풍요롭게 하고자 다양한 미술 도구를 수집한 사람 등, 소소하게 자신의 삶 속에서 수집을 즐기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함께 다루었다. 이들의 수집 활동은 어찌 보면 역사의 훼손을 막기 위한 것도, 수집으로 재테크를 하기 위한 것도 아니다. 단지 자신의 만족과 즐거움을 위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의 제목이 《수집의 즐거움》일 수 있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