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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의 문을 두드리다 009 나는 죽어서 천국에 온 것 같다 023 지상보다 천국 041 뒤통수 맞다 050 네 번째 천국으로 내쳐지는 사람들 061 [내 생애 최고의 열흘] 그 첫 번째 날 067 천국에서 보내는 구조 요청 086 [내 생애 최고의 열흘] 그 두 번째 날 088 천국이여, 저를 도우소서 108 [내 생애 최고의 열흘] 그 세 번째 날 123 천국의 앨리스 147 [내 생애 최고의 열흘] 그 네 번째 날 169 고마워요, 천국 씨 196 [내 생애 최고의 열흘] 그 다섯 번째 날 202 천국이 뭐 이래 224 [내 생애 최고의 열흘] 그 여섯 번째 날 225 천국과 비슷한 것 250 [내 생애 최고의 열흘] 그 일곱 번째 날 266 한 발을 천국에 걸치고 287 [내 생애 최고의 열흘] 그 여덟 번째 날 301 [내 생애 최고의 열흘] 그 아홉 번째 날 317 [내 생애 최고의 열흘] 그 열 번째 날 337 천국만이 아는 것 356 천국의 문을 두드리다 361 |
Adena Halpern
황소연의 다른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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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늘 죽었다. 황당하게도. 솔직히 나는 안 죽을 줄 알았는데.
나는 자기 관리에 철저한 사람은 아니었다. 체육관은 일주일에 세 번 갔다(사실은 두 번, 아니, 한 번만 가거나 아예 가지 않은 적도 많다). 먹고 싶은 건 원하는 만큼 실컷 먹었다. 외모에 신경을 많이 쓰긴 했지만 과자로 끼니를 때울 때가 너무 많았다. 주말이면 술을 퍼마셨고 주중에도 가끔 마셨다(어젯밤도 마셨고 그저께 밤에도 마셨던 것 같은데…… 기억은 안 난다). 잠은 꼬박꼬박 여덟 시간씩 잤다(수면제 먹고). 하지만 언젠가 내가 세상을 뜰 거라는 생각은, 죽을 거라는 생각은, 숨이 끊어질 거라는 생각은 꿈에도 한 적 없다. 무슨 말인지 알죠? 어쨌거나 이제 그런 건 아무래도 좋다. 이렇게 될 줄 알았더라면, 결국 이렇게 끝날 거라는 사실을 인정했더라면 술과 담배는 물론 마약까지 종류별로 실컷 해보는 건데 그랬다. 체육관에도 가지 않았을 거고 해마다 건강검진도 받지 않았을 것이다. 어떻게 살아야 하나 걱정한 것도, 대체 어떻게 살아야 하느냐고 여자 친구들에게 하소연한 것도 부질없는 짓이었다. 부모님은 나를 앉혀놓고 내 인생의 향방에 대해 걱정하셨지만 그것 역시 부질없는 것이었다. 그리고 스티브랑 잤어야 했다(피임하지 말고). 그에게 차이기 전에 말이다. 숫처녀 행세를 하면서 “한 달 이상 데이트하지 않은 남자와는 잔 적 없다”라고 그에게 뻥치지 말았어야 했단 말이다. 반면에 신용카드의 한도가 다 찰 때까지 옷과 신발, 가방을 사들인 건 참 잘한 일 같다. 노후 대비는커녕 동전 한 닢 저축하지 않은 것 또한 아주 만족스럽다. --- p.9~10 오프라의 드레스를 입어보기 위해 입고 있던 옷을 벗었는데, 언뜻 거울에 내 모습이 보였다. 이건 뭐지……? “할머니? 내 피하지방과 가슴의 튼 살은 어디 갔을까요? 살이 4, 5킬로그램은 없어졌어요.” 할머니가 내게 외쳤다. “아유, 마지막으로 말하마! 여긴 천국이야! 피하지방도, 가슴의 튼 살도, 종기도, 여드름도, 개기름도, 쩍쩍 갈라지는 손도, 굳은살도, 튀어나온 엄지발가락 뼈도, 사마귀도 없단다! 넌 죽었어, 영혼이라고!” 그 순간 나는 몇 초간 기절해버렸다. 정신을 차렸더니 할머니가 나를 굽어보고 있었다. “실컷 먹어도 살찌지 않는다는 걸 너한테 말해도 될지 모르겠구나.” --- p.36 “입주 시험이요? 테스트를 한단 말이에요?” 그녀는 내 손을 다시 잡으며 말했다. “전혀 걱정할 거 없어요. 최악의 경우라고 해봤자 한두 단계 아래로 떨어지는 거니까요.” “한두 단계?” “떨어져봤자 네 번째 천국 정도예요.” “아깐 한두 단계라고 해놓고 이젠 세 단계나 건너뛰네요! 나 얼마나 나쁜 거예요?” “알렉스, 네 번째 천국도 천국이에요. 여기 천국과 같지 않을 뿐이죠.” 천국에 도착한 이후 처음으로 식욕이 싹 달아났다. --- p.55~56 “가정은 갖게 될 거예요. 이 집은 아니겠지만. 아파트에 살게 될 거고 관리인도 있을 거예요. 체육관은 있지만 수영장은 없는. 공용 수영장이지만 꽤 근사하다고 들었어요.” “공용 수영장요? 돌겠네, 진짜. 옷들은요?” “당연히 옷은 입죠. 옷 방은 가질 수 없지만 크지 않은 평범한 옷장은 갖게 될 거예요. 하지만 최고급 옷들은 안타깝게도 일곱 번째 천국 주민들에게만 허용돼요. 올해 유행하는 건 아니고 작년 스타일이지만 그래도 잘 맞는 맞춤복일 거예요.” “신발은요?” “그것도 작년 스타일이에요. 아, 좀 낄 수도 있고요.” “알았어요. 하지만 먹는 건 원하는 만큼 먹을 수 있는 거겠죠?” “그게…….” 그녀는 머뭇거리다 말했다. “물론 원하는 만큼 먹을 수 있긴 한데, 직접 요리해야 해요. 좋은 소식은요, 네 번째 천국에선 원하는 대로 먹어도 콜레스테롤이나 혈압이 높지 않다는 거예요. 하지만 아쉽게도 몸매 관리를 하고 싶으면 먹는 걸 신경 써야 할 거예요.” --- p.56~57 나는 엄마를 세상 무엇보다 사랑한다. 그렇다고 해서 엄마와 똑같은 삶을 살고 싶지는 않았다. 찰스 키트리지의 아내로 살고 싶지 않은 건 분명했다. 좀 더 성취감 있는 인생을 살고 싶었다. 그래서 엄마가 나를 앉혀놓고 다 이해한다고 말했을 때 내가 옳았다는 확신이 들었다. 그것은 내가 찰스를 사랑하는지 아닌지와는 상관없었다. 엄마가 자신의 꿈을 접었다는 사실도, 그게 어떤 꿈이었는지도, 진심으로 사랑하는 남자 때문에 꿈을 접었다는 것도 중요하지 않았다. 중요한 건 내 인생을 내 방식대로 살아보길 원한다는 것이었다. 엄마의 갑작스러운 지지 선언에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솟구쳤다. “아빠가 틀렸다는 걸 보여줘. 너도 스스로 생각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줘. 엄마는 네가 할 수 있다고 믿는다. 네가 그동안 약혼을 유지하고, 또 그걸 스스로 깰 의지가 있다면 분명히 하고 싶은 게 있을 거야. 넌 해낼 거야. 네 방식대로 말이야. 난 이제 더는 네 걱정 안 한다.” 누군가에게, 특히 사랑하는 사람에게 진정으로 자랑스러운 사람이 된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그것이 내가 이날을 생애 최고의 날들 중 하나로 꼽은 이유다. 비록 아빠는 나를 자랑스러워하지 않았고 내가 헤매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나는 아빠가 틀렸다는 걸 증명할 의지와 자신이 있었다. --- p.245~246 그 여덟 번째 생애 최고의 날에 내 기분이 어땠냐 하면…… 나는 누구에게도 전화하지 않았다. 부모님이나 페넬로페, 다른 친구들에게 전화해 기쁜 소식을 전하고 온갖 축하의 말과 칭찬 세례를 받으려 하지 않았다. 그런 건 필요 없었다. 그저 해냈다는 뿌듯함 하나면 충분했다.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내 힘으로 해냈다는 자부심. 부디 나를 오해하지 마시기 바란다. 개인 코디네이터는 암을 치료하는 사람은 아니다. 쓸데없는 직업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적어도 내게는 사람들의 사기를 높여주는 직업이었다.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서 간혹 발견하는 것을 남들에게도 보여주도록 말이다. 어울리는 재킷과 신발을 신게 하면 남자들은 좀 더 똑바르게 섰고 좀 더 자신감을 가졌다. --- p.311~3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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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폭스가 반한 신개념 로맨틱 코미디
에이미 아담스 주연, 영화화 진행 중 할리우드 영화의 중심인 20세기폭스가 이 소설에 관심을 가진 이유는 무엇일까? 사실 젊고 예쁜 아가씨가 인생 역경을 뛰어넘어 성장해가는 플롯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가장 인기 있는 소재 중 하나다. 누군가는 이를 두고 ‘전형적’이라고 말하지만, 오히려 이 ‘전형’이 얼마나 세련되고 낯설게 가공되었는지를 감상하는 과정은 대중에게 큰 즐거움일 수 있다. 리메이크 컨텐츠에 대중이 열광하는 것처럼. 『내 생애 최고의 열흘』은 불의의 사고로 목숨을 잃은 철없는 아가씨의 천국 입주기이다. 세속적인 아가씨가 천국에 입주하기 위해 지난 인생을 진지하게 고찰하는 이 이야기는 기존 로맨틱 코미디 소설과 완전히 차별화된 시작점을 제시한다. 그리고 이 독특한 시작점만큼이나 눈길을 끄는 것이 있다. 아데나 할펀이 그리고 있는 천국이 기존 문단이나 영화계에서 그려오던 것과는 달리 파격성을 띠고 있다는 점이다. 주인공 알렉스가 천국에서 원한 것은 살찌지 않는 몸, 지상에서 봤던 다양한 브랜드의 옷과 가구, 저절로 요리되는 조리도구, 어린 시절 즐겨 보던 프로그램 등이었다는 설정은 속물근성 가득한 주인공의 성격을 부각시키는 동시에 천국의 새로운 모습을 제시한다. 조금만 생각해보자. 천국이 무엇이든 이룰 수 있는 곳이라면, 뛰어난 상상력을 가지지 않은 한 사람들은 지상에서 누리고 싶어 했던 것들을 천국에서나마 마음껏 누리려 하지 않을까? 아데나 할펀은 이렇듯 신선한 소재와 리얼리티를 버무린 유머러스한 설정을 이용해 마치 ‘신’과 같은 솜씨로 천상과 지상을 창조한다. 이와 동시에 ‘오늘 당장 내가 죽는다면, 나는 천국에 갈 자격이 있을까?’라는 무게감 있는 질문을 던짐으로써 자칫 가벼워질 수 있는 작품에 무게감을 더했다. 전혀 어울리지 않는 극과 극의 무언가가 만났을 때 스토리는 더욱 큰 힘을 얻는다는 말처럼, 이 소설은 거대한 톱니바퀴가 굴러가는 것처럼 거침이 없다. ‘전형’ 속에서 ‘파격’을 제시한 로맨틱 코미디 소설 『내 생애 최고의 열흘』을 절대 놓치지 않길 바란다. 아울러 에이미 아담스가 열연할 동제의 영화 역시 기대하시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