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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낯선 행성에서 숨쉬기1장 쓸모없음에 대한 자백: 나는 인류의 행복에 기여하는가핵을 훔친 프로메테우스마라탕후루 같은 과학기술2장 나는 은하수를 미워하는 천문학자다: 과학의 적은 누구인가우리만 특별하다는 헛된 미련완성할 수 없는 지도3장 어중간함의 행운: 세상은 둘로 쪼갤 수 없다혁명의 사이즈, 메조 코스모스박쥐에게 씌워진 누명4장 기적에 대한 면역력: 새로운 우주들의 대범람천문학자의 종교끝없이 탄생하는 거짓의 도피처5장 낭만을 강요받는 삶: 두려움이 낳은 매력칼 세이건의 낙관수동적인 조우6장 죽음을 추억하는 시간: 천문학자의 미덕은 무엇인가나의 빛은 사라지지 않는다가장 뜨거운 슬픔의 치료제7장 바닥난 초신성의 유훈: 인간 이후의 우주는 무엇으로 채워질까인간이 매연이라면우리는 똥밭에서 태어났다8장 밤하늘에 느낀 권태: 우주적 쾌락이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까우주를 배경으로 한 사극좀비 탐사선우주시대의 첫 전성기는 끝났다9장 실험할 수 없는 과학: 그 모든 희생에도 지구를 벗어나지 못했다천문학자여서 다행인 순간“쫄지 마.”10장 못생겨지는 병: 겉모습은 배신한다은하의 관상연인을 제대로 이해하는 법11장 우주 하루살이의 독백: 가짜에 사로잡힌 찰나의 존재무거울수록 빨리 죽는다천문학자를 괴롭히는 ‘삼체 문제’시뮬레이션 우주라는 매력적인 해답12장 라플라스의 악마가 되는 꿈: 불안한 항해를 이끄는 힘사랑을 약속하는 최고의 방법베일에 싸인 거대 인력체지구의 주소에필로그 사랑의 이유, 사랑의 쓸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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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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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쓸모없다”라는 고백에서 시작되는 우주적 사유매주 300만 명과 과학으로 소통하는 천문학자의 도발적인 질문‘수십억 년의 시간, 상상을 초월하는 거리, 인간이 통제할 수 없는 법칙’ 등의 표현으로 수식되는 천문학을 우리는 ‘아름다운 학문’으로 인식해왔다. 하지만 그 유용성에 대해 말하는 목소리는 찾아보기 힘들다. 『천문학자의 쓸모없음에 관하여』는 바로 이 지점에서, 저자가 천문학자로서 오랫동안 품어온 의문을 꺼내놓으며 출발한다. “나는 과연 인류의 행복에 기여하는가?” 그러고 지식만 나열하는 일반적인 천문학 교양서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 과학자의 시선과 개인의 시선 사이에서 끊임없이 진자운동한다. 이 책에는 우주를 연구하는 일이 삶에 대한 감각과 태도, 세계관을 어떻게 바꾸는지 집요하게 탐색하고 기록하는 한 천문학자의 뒷모습이 담겨 있다. 천문학이 지금껏 거둔 눈부신 성과에 눈을 빛내고 감탄하면서도 우주적 시간 앞에서 인간의 삶이 덧없다는 사실을 실감하는, 거대한 우주와 양자적 미시세계 사이에서 인간 존재의 모호함을 마주하는 복합적인 순간들이 펼쳐진다.‘과학적 인간’을 난처하게 만드는‘인간의 과학’대중 앞에서 확신에 찬 어조로 우주의 아름다움에 대해 알려온 이 천재적인 천문학자는, 역설적으로 ‘난처함’이라는 정서를 가감 없이 드러낸다. 첫 번째는 ‘천문학자의 쓸모없음’에 대한 난처함이다. 첨단기술이 비약적으로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새로운 산업 패러다임이 인류 사회를 뒤바꾸고 있지만, 천문학자들은 아직도 고대국가의 신관과 다름없는 방식으로 하염없이 하늘을 올려다본다. 당장 국가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데도 세금을 재원으로 하는 정부출연연구비를 축낸다. 심지어 저자가 천착한 연구 주제는 지구에서 수십억 광년 떨어진 ‘은하 간의 상호작용’이다. 우리 은하가 안드로메다은하와 충돌하는 시점이 아무리 후하게 생각해도 40억 년 뒤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연구의 시의성’을 논의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그러니 정부출연연구비 신청서를 쓸 때 ‘경제적 가치’를 묻는 항목에 다다르면 그야말로 할 말이 없다.두 번째는 과학을 연구하고 존재의 진리를 파헤칠수록 마주하게 되는 ‘인간 존재의 참을 수 없는 가벼움’에 대한 난처함이다. 저자는 천문학을 연구할수록 모든 일정에 강박적이고 조급해졌다고 말한다. 우주에 비하면 사회의 시간 밀도가 너무 높기 때문이다. 급기야 자신을 ‘우주 하루살이’라 생각하기에 이른다. 더군다나 연구에 따르면 생명과 인간은 항성 등이 에너지를 발산하고 남은 찌꺼기 원소로 구성되었다. 인간의 고향은 우주의 ‘똥밭’인 것이다. 이런 논리의 끝에는 ‘인류원리’가 있다. 인간이 우주나 신의 의도로 탄생한 유일무이한 존재가 아니라 무작위한 우주의 환경이 우연히 촉발한 자동차의 매연과 같은 부산물이라는 개념이다. 이런 상황에 인간의 존엄을 과학으로 변호하는 일은 가능할까?세 번째는 ‘거짓과 기만’에 대한 난처함이다. 과학은 문명이 자연재해와 같은 기적적 현상을 이해하고자 만든 도구다. 하지만 객관성의 천국인 듯한 과학계에도 기만이 끼어들 구석은 많다. 가령 1986년 챌린저 우주왕복선의 폭발은 정부의 예산 절감 압박으로 작은 고무링 하나의 결함을 돌보지 못해 벌어졌다. 이전부터 이어진 과학자들의 경고를 시간과 효율을 이유로 무시한 결과였다. 또 대중의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다중우주 이론’은 어떤가? 저자는 다중우주 이론이 ‘관측 가능한 우주’ 너머의 ‘관측 불가능한 우주’를 관측하지 않으면 절대 입증할 수 없는 무책임한 이론이라고 밝힌다. 하지만 이 이론은 마치 음모론처럼, 이론상 수많은 과학적 난제들을 손쉽게 해소하기에 일각에서 긍정된다. 저자는 이런 거짓과 기만에 염증을 느끼고, 우주가 처음부터 끝에 이르는 과정을 양자역학적으로 낱낱이 파악하고 있다는 ‘라플라스의 악마’가 되는 꿈을 꾸지 않고는 견딜 수가 없다.칠흑같이 어두운 우주를 헤치고과학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런 문제의식에 이 책이 꺼내놓은 해답은, 우주를 통해 지구와 인간의 의미를 되짚는 ‘천문학적 시야’다. 앞선 ‘난처함’은 인간 중심적 가치로 세계를 재단할 때 발생한다. 이때 저자는 역설적으로 그 쓸모없음을 끝까지 밀어붙여 우리가 우주의 부산물이라는 사실을 겸허히 받아들이자고 제안한다. 외부의 화려한 우주적 발견이 주는 자극은 일시적이지만, ‘우리는 원래부터 보잘것없는 존재’라 스스로 인식하는 감수성은 오히려 우리를 자극으로부터 해방하고 현상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연구실, 강의실, 유튜브 영상 속에서 펼쳐지는 ‘과학 쇼’가 지나간 뒤에는 우리가 발을 딛고 선 일상이 기다리고 있다. 이를 집요하게 인식할 수만 있다면 인류는 과학 안에서 현실을 기만하는 그럴듯한 쇼맨십의 언어가 아니라 스스로를 타자와 물질 사이에 평등하게 위치시키는 공존의 언어를 배울 수 있다. 모든 선미의 불꽃이 항상 지구를 향해 빛나고 있음을 기억함으로써 광막한 어둠 속에서 서로를 보듬는 인류애가 피어나고, 천문학자의 난처함은 마침내 인간다운 삶을 지탱하는 ‘쓸모 있는 쓸모없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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