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1. 그림자 영혼
2. 작가 후기 3. 작품해설 : <그림자>의 정체 -이경호 4. 문학적 연대기 : 꿈을 폐기한 시대의 꿈꾸기 -박진 5. 작가론 : 인간을 사유하고 신성을 추구하기 -김예림 6. 주제비평 : 권력은 어떻게 해체되는가 -김종욱 7. 작가연구자료 -박진 |
JONG,CHON,鄭贊, 본명 : 정찬동
정찬의 다른 상품
|
간혹 나는 스스로에게 묻곤 한다. 정말 김일우가 나를 의사로 생각했던 적이 한 번도 없었을까, 하고. 이 물음 앞에서 두려움 없이 설 자신은 없다. 다만 두려움의 깊이가 어디에까지 이르러야 할지를 모를 뿐이다.
지금 나는 한잔의 술을 앞에 놓고 연구실의 어두운 창가에 앉아 있다. 보고서를 작성해나가면서 내가 느꼈던 캄캄한 무력감과 함께, 참으로 다행스럽게도 한잔의 술이 내 곁에 있는 것이다. 나에게는 헛된 밤의 고통으로만 생각되었던 것들이 보고서의 한귀퉁이에서 작은 빛을 발하고 있는가 하면, 나를 취하게 했던 상상력의 수많은 눈부심들이 보잘것없는 활자가 되어 초라하게 웅크리고 있기도 하다. 이 모든 것들이 보고서의 살과 뼈를 이루고 있지만, 보고서가 노출하고 있는 한 인간의 죽음에 가슴이 시리다. 눈 오는 밤에, 앙상한 나무 아래서, 오들오들 떨고 있는 어린 양을 보는 것처럼. 펜을 놓으면서 오스카 와일드의 절망적인 탄식을 소개하고자 한다. 우리는 언제나 사랑하는 사람을 죽인다. 사람함으로써 더이상 고통받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 pp.171-172 |
|
죄의식이 지배하는 영혼과 그 구원의 문제를 다룬 정찬 소설의 미학
정찬은 지금까지 내면세계를 집요하게 천착해온 지식인 소설의 중요한 계보를 이룩해내고 있는 작가이다. 그의 작품세계는 지금까지 주로 인간의 본성인 권력에 대한 욕망, 신성을 추구하는 영혼의 속성을 탐구하는 일에 바쳐져 왔다. 이제 또다른 인간의 본성인 죄의식, 그림자처럼 무의식 속에 감추어져 있는 인간의 어두운 본성을 탐구하는 작업이 이 작품으로 결실을 맺게 된 것이다.
『그림자 영혼』은 프로이트가 도스토예프스키와 그의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심리상태를 아버지 살해의식과 연계시켜 분석한 관점을 작품의 치밀한 내용으로 활용하고 있다.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라는 용어로 너무도 잘 알려진 아버지에 대한 아들의 적대감은 아버지 살해의식과 그에 대한 죄의식으로 인간의 무의식 속에 자리잡는다. 그러한 죄의식은 도스토예프스키의『악령』에 등장하는 주인공 스타브로긴의 개성-파괴적인 광기와 자아중심적이며 지적인 성격과 결합하여『그림자 영혼』의 문제적 인물인 김일우의 비극적인 삶을 이끌어내는 원동력으로 작용한다. 작가 정찬은 줄거리 속에 또다른 줄거리를 심어놓는 이른바 액자소설의 형식을 이용하여 주인공의 죄의식이 지배하는 무의식세계의 모습을 밝혀낸다. 그 모습은 정신분석학과 도스토예프스키의 문학세계를 깊이 연구한 전문가의 솜씨만이 빚어낼 수 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작품은 정신분석 소설이라 불릴만하다. 1990년대부터 주제 선택의 협소함과 서사적 골격의 짜임새 부족을 문제점으로 노출해온 우리의 소설 풍토에서『그림자 영혼』은 진지함과 치밀함을 겸비한 본격소설의 성과로 자리매김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