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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밀꽃 필 무렵
첫눈이 내릴 때 부엉이 울음소리 봄비가 내리면 사랑하면 할수록 말할 수 없는 비밀 용골자리의 눈물 세자 광해, 즉위하다 미영이의 위기 행궁의 소년 시간의 뒤틀림 입궐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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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혼이 자신의 품 안으로 나를 끌어안았다. 이상했다. 말에 탔을 때도 그의 품에 안겨 있었는데 지금은 마치 그와 하나가 된 느낌이었다. 그만큼 혼은 나를 힘주어 안고 있었다.
“너를 지켜주겠다 마음먹었던 자신이 이토록 미울 수가 없구나.” “혼아?” “내 몸 하나 건사하지 못하는 궐에서 어찌 너를 지켜주겠다는 마음을 먹었던 것인지!” 울고 있는 건 나인데, 분명 눈물이 흐르고 있는 건 나인데……. (...) 나는 그의 품 안에서 한 걸음 물러서며 그의 두 눈을 바라보았다. “네가 날 왜 지켜.” 어쩌면 나보다도 눈물을 흘리고 싶어 했을 그를 위로해야 한다고 마음먹었다. 앞으로도 친구로서 그에게 힘이 되어주기 위해. “앞으로 그런 말 하지 마.” 나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내 눈에 남아 있는 눈물을 훔쳐내며 활짝 웃어주었다. “나도 고작 나인이라 널 지켜줄 순 없겠지만, 대신 네가 기쁠 때도 슬플 때도 언제나 네 옆에 있어줄게. 너의 친구…….” ‘……로서.’ 나는 말을 다 끝마치지 못했다. 혼의 얼굴이 점점 내게 가까워진다는 생각까지는 들었다. 그런데 어느새 깜빡거리던 내 눈앞을 그의 갓이 덮어버렸다. (...) 그의 입술이 내게서 떨어지자 나의 얼굴은 화끈거림을 넘어서 불에 덴 듯 뜨겁게 느껴졌다. 혼도 이런 내 얼굴을 보고는 스스로도 부끄러운 모양이다. 그는 자신의 한 손을 입가로 가져가 헛기침을 하며 퉁명스럽게 말한다. “어디 다시 한 번 그 친구라는 소리를 해 보거라. 다시는 그 말을 하지 못하도록 해 줄 터이니.” --- p.46~4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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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년의 시간을 건너
내 이름을 불러줄 단 한 사람… 해가 갈수록 뜨거워지는 독자들의 ‘광연’ 사랑! 탄탄한 이야기와 보장된 퀄리티, 역사로맨스의 클래식 《광해의 연인》이 새롭게 돌아왔다. 2013년 첫 시작부터 전폭적인 인기를 얻으며 연재 내내 네이버 웹소설 부동의 1위를 지켰던 이 작품은 나이를 가리지 않고 지지받는 것은 물론 남성 독자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으며 역사로맨스의 고전으로 자리잡아왔다. 연재분량이 모이기가 무섭게 종이책으로 출간되면서 웹소설 출간 붐의 시작점이 되었고, 많은 독자들에게 ‘나의 첫 로맨스소설’로 꼽히는 책이기도 하다. 개정판은 전 5권이었던 구판을 새롭게 편집하고 미공개 단편을 추가해 본편 3권, 외전 1권으로 구성했다. 이번에 출간된 2권에는 구판 2권 중반에서부터 3권까지의 내용이 담겼으며, 연재 당시 독자들의 사랑을 담뿍 받았던 그림작가 하이진이 새로 표지를 그렸다. 아기자기한 로맨스와 선 굵은 역사적 사건이 자연스럽게 엮이며 만들어지는 흡입력 있는 스토리는 언제 보아도 손에서 놓기 어렵고, 안정되고 분위기 있는 문체와 촘촘한 복선이 작품에 빛을 더한다. 다시 찾아온 이 책은 그간 ‘광연’을 잊지 못한 독자들과 처음으로 책을 만나는 독자들 모두의 가슴에 시간이 흐를수록 진해지는 감동을 전할 것이다. “혼아, 난 반드시 네 곁으로 돌아갈 거야.” 짙어가는 암운 속에서도 사랑은 메밀꽃 향기처럼 아스라하고. 기나긴 그리움 끝에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는 광해와 경민. 하지만 둘 사이는 좀처럼 순탄해지기 어렵다. “왜냐하면 넌 세자잖아. 세자저하. 그리고 난 궁녀고.” 사람 눈을 피해 어렵사리 만남을 이어가지만, 선조가 맞아들인 새 왕후가 회임을 하면서 둘은 더욱 복잡한 상황에 빠져든다. 흔들리기 시작한 광해의 세자 자리. 광해를 모함하려 경민을 옥죄어오는 정치적 음모들. 더구나 왕후와 광해 사이에는 무언가 사연이 있어 보이는데…. 그녀 곁에서만 웃는 남자, 혼 완벽한 세자가 되기 위해 온 힘을 다했다. 그러나 가장 지키고픈 사람을 지킬 수 없었다. 그녀와 함께하기 위해서, 이제 그는 반드시 왕이 되어야 한다. 운명과 싸우는 여인, 경민 언제부터였을까? 그가 내 마음으로 들어온 게…. 그의 곁에 함께하기만을 바란다. 하지만 내 존재가 그에게 해가 된다면, 내가 떠나서 모든 게 괜찮아진다면…. 그녀 뒤에 선 남자, 정원군 경민은 그의 마음을 받아줄 수 없노라고 말한다. 그럼에도 그는 잊을 수 없노라고 말한다. 그녀가 광해군을 지키겠다면, 그는 그녀를 지키려 한다. 설령 죄를 받는 한이 있더라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