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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바라던 바
삶과 책이 있는 위스키 바, 그 잔에 담긴 이야기
정성욱
애플북스 2026.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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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prologue. 정형 없이 나답게

PART 1. 이야기가 시작되는 문 앞에서

이 도시에도 밤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없는 것을 있는 듯
어쩌다 바를 열게 됐냐고요?
왜 하필 바였을까, 어쩌면 바라던 바Bar
같은 자리, 다른 마음
첫 손님, 그리고 올드패션드
바Bar의 얼굴
어른이 되어 가는 문 앞에서
두 가지 로망을 품은 공간
제2의 인생을 산다는 것

PART 2. 바에서 스친 이야기들

혼자이지만 혼자가 아닌
묻지 않아 더 가까운
술 한 잔의 공저共著
생각을 나누는 사람들
처음 관계를 시작하는 도시에서
그저 살고 싶지 않았던 밤에
이름은 몰라도 익숙한 얼굴
한 권의 책, 한 잔의 술
마음은 법으로 금지할 수 없으니까
바라는 마음이 모이는 곳

PART 3. 한 잔이 던진 질문

혼술에도 레이어가 있다면
사치인가, 위안인가
나는 어떤 오크통에서 숙성되고 있을까
엔젤스 셰어, 인생의 손실을 받아들이는 법
위스키 계의 민트초코, 피트 위스키
비가 오는 날이면
꽃에도 말이 있다면, 술에도 말이 있지 않을까?
인생이라는 오케스트라, 그 중심의 키몰트
한 잔의 용기

PART 4. 다음 잔을 따르며

자리를 잡는다는 것에 대하여
자리를 지킨다는 것에 대하여
당신의 공간은 어떤 모습인가요?
당신의 낭만은 무엇인가요?
AI가 바텐더를 대신할 수 있을까
들리는 것과 들으려는 것, 보이는 것과 너머를 보는 것
다음 잔을 따르며

Epilogue. 언젠가 또 다른 산문을

저자 소개 1

제주에서 초중고를 졸업했고 청주대학교 건축학과 5년제를 졸업했다. 그 후 설계사무소에서 약 4년간 근무했다. 현재는 세종시에 위스키바 산문을 창업했다. 단순히 직업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가치와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한 결과다. 위스키바 산문은 단순한 바Bar가 아니라 지역 주민들이 모여 소통하고 문화를 나누는 공간이다. 현재 여러 로컬에서 이뤄지는 사례와 왜 로컬 열풍인지 배경을 탐구하고 있다. 그는 그 과정에서 각 지역이 지닌 고유한 매력, 각 지역 주민의 삶의 방식, 그리고 다양한 로컬 프로젝트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많은 사람에게 로컬 라이프의 매력과 가능성을 알리고 앞
제주에서 초중고를 졸업했고 청주대학교 건축학과 5년제를 졸업했다. 그 후 설계사무소에서 약 4년간 근무했다. 현재는 세종시에 위스키바 산문을 창업했다. 단순히 직업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가치와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한 결과다. 위스키바 산문은 단순한 바Bar가 아니라 지역 주민들이 모여 소통하고 문화를 나누는 공간이다. 현재 여러 로컬에서 이뤄지는 사례와 왜 로컬 열풍인지 배경을 탐구하고 있다. 그는 그 과정에서 각 지역이 지닌 고유한 매력, 각 지역 주민의 삶의 방식, 그리고 다양한 로컬 프로젝트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많은 사람에게 로컬 라이프의 매력과 가능성을 알리고 앞으로도 지역 사회와 함께하는 다양한 활동을 통해 지속해서 로컬의 가치를 확산시키고자 한다.

-위스키 바 ‘산문’의 바텐더-책을 읽고, 잔을 따르고, 때로 문장을 쓰는 사람
건축학을 전공하고 설계사무소에서 실무를 익히며, 이 길이 과연 자신에게 맞는지 오랫동안 고민했다.
불확실한 진로와 스스로에 대한 물음이 이어지던 시기, 글을 쓰기 시작했고 첫 책 《로컬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다》를 출간했다. 2024년 4월, 정형화되지 않은 삶을 살고 싶어 설계사무소를 퇴사한 뒤 같은 해 5월 세종시에 위스키바 ‘산문’을 열었다. 낮에는 글을 쓰고 밤에는 술을 따르며 공간을 매개로 감정과 취향, 이야기가 오가는 시간을 기록 중이다. ‘산문’은 그렇게 태어난 공간으로, 삶의 리듬과 내면의 온도를 담아내는 시도가 되고자 한다.

바 산문 인스타그램 @Bar_san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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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2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268쪽 | 402g | 135*205*17mm
ISBN13
9791199660731

책 속으로

제주도에서 자라 강원도에서 군 생활을 한 뒤 청주에서 대학을 졸업, 세종에서 건축사사무소에 다니며 로컬에 대한 글을 썼고 지금은 위스키 바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지역도, 일도, 서로 연결되지 않은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자유로운 형식과 틀에 얽매이지 않는 것이 산문이라면, 제 삶 또한 그렇게 자유롭게 써 내려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 가게의 이름을 ‘산문’이라 지었습니다. 틀에 박히지 않으면서 자신만의 리듬으로 전개되는 문장처럼 살아가고 싶어서요.
--- p.10

바텐더는 듣는 사람입니다. 이야기를 이끌어내는 사람이기도 하지만 말없이 받아들이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손님의 감정이 말이나 표정으로 흘러나올 때, 저는 늘 같은 자리에서 잔을 닦고 있습니다. 어떤 날은 가볍게 웃어주고 어떤 날은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잔을 채워줍니다. 바 테이블이 묘하게도 관계의 거리를 허물기도 하고 보호막처럼 유지해주기도 합니다. 직장 동료도 아니고 친구도 아닌 익명의 누군가와 만나게 되는 곳. 이해관계가 얽혀 있지 않다는 안도감이 마음을 열게 합니다. 그 낯섦이 오히려 편안함이 되기도 합니다.
--- p.44

책과 술, 두 세계는 겉보기엔 멀리 떨어져 있지만 어딘가 닮아 있습니다. ‘산문’은 그 둘 사이의 경계를 허물어보려는 시도에서 시작되었습니다. 페이지를 넘기듯 잔을 기울이고 한 문장을 곱씹듯 술의 향을 음미할 수 있는 곳. 그렇게 책과 술이 서로의 언어로 위로하고, 또 하나의 이야기로 이어지는 공간이 되고자 했습니다. 바의 형태를 하고 있지만 조용한 서재의 기운이 흐르고, 카페처럼 보이지만 술 냄새가 은은히 스미는 곳. 조용히 혼자 앉아 술을 마시다 문득 책을 펼칠 수 있는 곳, 책을 읽다가 목이 마르면 위스키 한 잔을 들이킬 수 있는 그런 공간 말입니다.
--- p.68

그래서 저는 생각합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도시에서 진정 우리를 살게 하는 것은 누군가와 깊이 연결되는 관계뿐만이 아니라 아무것도 묻지 않아도 괜찮은 그 옆자리에 있습니다. 말하지 않아도 되는 안도 속에서 문득 말을 건네고 싶어지는 순간이 찾아오는 것. 그것은 인간이 인간에게 허락할 수 있는 가장 섬세한 온기입니다. 약한 연결이라는 말로는 다 담을 수 없는, 낯설지만 결코 멀지 않은 존재들 사이의 다정한 가능성. 그 가능성이야말로 우리가 이 도시에서 다시 내일을 살아가도록 만드는 힘이 아닐까요.
--- p.94

때로는 말보다 더 섬세하게, 때로는 위로보다 더 따뜻하게. 술은 그렇게 사람에게 말을 겁니다. 그리고 저는 그 말의 전달자이자 해석을 건네는 사람입니다. 그러니 저는 오늘도 바에 서서 한 사람 한 사람의 눈빛을 읽습니다. 그날의 온도와 그날의 표정과 망설임과 기대를 함께 읽습니다. 그리고 한 잔의 술로 그 마음에 조심스럽게 응답합니다. 언젠가 그 사람이 이렇게 말해주기를 바라면서요. “그때 마셨던 한 잔, 아직도 기억나요. 참 좋았어요.”
--- p.101

이 순간 당신에게 떠오르는 책과 술은 무엇인가요? 어쩌면 지금 당신의 마음을 스친 한 권과 한 잔이 떠올랐을지도 모릅니다. 혹시 아직 없다면 괜찮습니다. 언젠가 당신을 울리고 웃게 할 책이, 그리고 당신의 기억을 물들이게 될 술이 조금씩 다가오고 있을 테니까요. 인생 책도 인생 술도 결국은 당신의 시간과 마음이 스며든 순간을 만나야만 그 의미를 가지게 되니까요. 그리고 언젠가 그 책과 잔이 지금의 당신을 다시 만나러 올 것입니다.
--- p.135

우리는 모두 처음에는 맑고 투명한 ‘스피릿Spirit’같은 존재로 세상에 태어납니다. 증류를 막 끝낸 무색의 알코올처럼 어디에도 아직 담기지 않은 채 그저 가능성으로만 존재하는 상태죠. 인생은 결국 그 스피릿이 어떤 오크통에 담기느냐의 여정일지도 모릅니다. 아무 색도 없던 액체가 서서히 나무의 결을 흡수하며 풍미를 만들어가듯 사람도 시간과 경험을 통해 자신만의 향을 입혀갑니다. 그리고 그것은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 p.166

숙성이 끝난 위스키는 병에 담깁니다. 그러면 더 이상 향은 바뀌지 않습니다. 병 안의 위스키는 시간이 지나도 그대로입니다. 투명하고 고요한 병 안에서 변화 없는 맛을 유지하지만 더 이상 어떤 풍미도 새로이 얻지 않습니다. 그렇게 완성되는 셈이죠. 하지만 저는 그 상태가 두렵습니다. 언젠가부터 제 삶이 병 속 위스키처럼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더 이상 어떤 변화도 받아들이지 않고 새로운 관계도 맺지 않으며 익숙한 일상 속에서 변화 없는 맛만을 고집하는, 더 이상 향을 익히지 않는 존재.
--- p.170

엔젤스 셰어Angel’s Share를 아시나요? 위스키가 오크통에서 숙성되는 동안 매년 일정량의 알코올이 공기 중으로 증발합니다. 사람들은 이 사라진 양을 단순히 감소량이라 부르지 않고 ‘천사들의 몫’이라는 시적인 이름을 붙였습니다. 어느 날 한 영상에서 이 단어를 들은 순간 저는 화면에서 눈을 떼고 잠시 생각에 잠겼습니다. 왜 하필 천사일까. 왜 잃어버린 것에 그렇게 다정한 이름을 건넸을까. 손해보다 따뜻하고 소실보다 묵직한 이 단어가 오래도록 머릿속을 맴돌았습니다.
--- p.173

책과 술이 공존하는 공간, 말과 침묵이 교차하는 시간 그리고 사람과 사람이 나지막한 인사를 나누는 풍경. 나는 그 모든 것들을 이 공간에 담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이제야 알겠습니다. 내가 꿈꿨던 바란 결국 내가 살고 싶은 삶의 형태였다는 것을. 겉으로는 바텐더의 일을 하고 있지만 속으로는 여전히 글을 쓰고 사람을 만나고 이야기를 기록하며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이 공간은 저의 로망을 바탕으로 빚어낸 서재이자 술집이며 동시에 나의 일기장입니다.

--- p.265

출판사 리뷰

정형화되지 않은 문장을 닮은 공간,
산문이라는 이름의 바를 열었습니다

어둠이 내려앉은 밤, 세종시의 한적한 골목에 자리한 위스키 바의 문이 열린다. 쉬이 잠들지 못한 마음들, 하루의 마무리를 술기운에 기대고 싶은 사람들, 집에 들어가기엔 아쉬운 발걸음들이 저마다의 사연을 품고 이곳으로 모여든다. 바의 이름은 ‘산문’. ‘글자의 수나 운율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쓰는 글’이라는 뜻처럼, 술을 마시거나 마시지 않는 사람, 위스키에 익숙하거나 그렇지 않은 사람, 누군가를 만나고 싶은 사람과 혼자 있고 싶은 사람이 자연스럽게 뒤섞인다. 각자 자신의 속도와 방식으로 하루를 정리하러 온 사람들이 조용히 공간을 채운다.

산문의 특별한 점은 단연 ‘책’이다. 술잔만큼이나 자연스럽게 책이 놓인 이곳에선 혼자 조용히 와 책을 읽다 돌아가는 손님이 있고, 독서 모임이 열리기도 하며, 깊은 밤까지 책에 관한 토론이 이어지기도 한다. 술과 책, 그리고 사람. 이 세 가지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며 산문만의 특별한 밤이 완성된다.

설계사무소에서 일하던 저자는 주말마다 서울을 오가며 위스키와 바 운영을 배우기 시작했다. 틀에 박힌 궤도를 벗어나 자신만의 리듬으로 전개되는 삶을 준비하기 위해서다. 바텐딩 기술은 물론 손님을 대하는 태도, 음악과 조명까지 세심하게 고민을 마친 어느 날, 그는 직장에 사표를 내고 바텐더의 삶을 시작했다. 술 못지않게 술자리의 분위기를 좋아하고, 책장을 넘기는 것만큼이나 책에 대해 이야기하길 좋아하는 그의 취향이 자연스럽게 이끈 선택이었다.

난생 처음 바를 운영하며 마주한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손님이 없는 날의 정적과 예상치 못한 지출, 체력과 감정이 동시에 소모되는 밤들이 이어졌다. 이 책은 그 과정에서 겪은 현실적인 문제와 고민을 숨기지 않는다. ‘틀렸다고도 맞다고도 말할 수 없는’ 순간을 지나, 저자가 끝내 자신의 ‘산문’을 계속 써나갈 수 있었던 원동력을 되짚는다. 꿈을 좇는 순간에 찾아오는 두려움과 희열, 생활과 현실 사이에서 끊임없이 흔들리는 마음에 대한 고백이 과장 없이 담담하게 이어진다.

술도 책도 결국은 사람과 이어지는 감각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저자는, 손님들에게 술을 따르며 듣게 되는 사연과 책 한 권이 마음을 일으킨 순간들, 때로는 말없이 공간을 채우는 마음의 무늬들을 조용히 기록해 왔다. 그렇게 쌓인 기록은 위스키 바를 운영하는 바텐더의 시선으로 풀어낸 술과 책, 그리고 삶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진다. 말하는 것보다 듣는 것을 더 좋아하는 그는 바의 주인이자 관찰자로서 손님들과 언제나 적당한 거리를 유지한다. 과하게 위로하지도, 쉽게 판단하지도 않은 채 곁에 머물며 귀 기울이고, 세심하게 술잔을 닦듯 조용히 마음의 모서리를 닦아준다.

이곳에서 술은 단순한 음료가 아니라 관계를 잇는 언어로 기능한다. 저자는 술을 잘 아는 바텐더이자, 그 술이 놓이는 자리를 섬세하게 읽어내는 관찰자로서 손님과 마주한다. 그 장면을 따라가다 보면 독자는 어느새 바 테이블 너머에서 술잔을 건네받는 사람이 되어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고 싶은 충동이 일지도 모른다.

『어쩌면 바라던 바』는 바(Bar)라는 공간에서 자연스럽게 수집된 이야기들을 엮은 에세이다. 저자는 술과 대화 사이로 오가는 말과 침묵을 읽어내며 독자 앞에 조용히 한 잔을 내민다. 한 잔 술이 한 권의 책이 되기도 하는 이곳에서 그것은 문장으로 치환되기도 한다. 오늘을 버텨낸 당신에게, 자기 자리를 지키며 묵묵히 살아가는 우리에게 건네는 산문의 한 문장.

“잔을 비우고 다시 채우는 일, 그것은 결국 삶을 살아가는 일과 닮아 있습니다. 오늘 당신의 하루에도 조용한 한 잔이 놓이길 바랍니다.”
어쩌면 우리가 그토록 바라던 도심 속 아지트. 그곳에서 발효된 깊고 진한 밤의 문장들을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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