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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법정
함규진
포럼(FORUM) 2005.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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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저자서문>
<역사법정, 재판은 시작됐다>

<제 1 법정>
- 재판에 부쳐
피 고 김유신 “나의 혼은 편안하다.”
검 사 신채호 “김유신을 벌하지 않고는 민족혼은 없다!”
변호사 김부식 “영웅의 길은 보통 사람이 알지 못한다.”
증 인 김춘추 “김유신은 유비, 관우, 제갈량을 합친 능력자다.”
소정방 “신라는 되는 나라였다.”
천관녀 “‘조신의 꿈’ 일화를 듣고 새로운 길에 들었다.”
원 술 “임전무퇴는 구시대적 관념이다.”
- 끝나지 않은 논쟁

<제 2 법정>
- 재판에 부쳐
피 고 신 돈 “누가 나를 요승이라 하는가?”
검 사 정도전 “신돈의 개혁은 ‘그들만의 개혁’이었다.”
변호사 무학대사 “뜨거운 마음이 없는 개혁은 의미가 없다.”
증 인 최 영 “신돈의 개혁에는 시스템이 없었다.”
이존오 “선비는 절대로 신돈을 지지할 수 없었다.”
공민왕 “신돈은 개혁 추진의 적임자였다.”
- 끝나지 않은 논쟁

<휴정> 재판부 대기실 풍경

<제 3 법정>
- 재판에 부쳐
피 고 어우동 “나는 구멍이다.”
검 사 인수대비 “어우동, 시대의 핑계를 대지 마라!”
변호사 황진이 “여자에게 진정한 선택권이 있었던가?”
증 인 태강수 “어우동은 ‘석녀’였다.”
김 칭 “당시에는 누구나 다 그랬다.”
박강창 “어우동은 정숙한 여자다.”
성 종 “나는 어우동이 아니라 퇴폐풍조를 처벌했다.”
- 끝나지 않은 논쟁

<제 4 법정>
- 재판에 부쳐
피 고 임꺽정 “자기 주위의 그늘을 살펴라.”
검 사 박문수 “임꺽정, 순간의 감정보다 장기적인 현실을 보라.”
변호사 홍명희 “꿈을 꾸는 사람만 현실을 바꿀 수 있다.”
증 인 윤원형 “내가 죽기 전에 상대를 죽이는 것, 그것이 정치이다.”
이흠례 “탐관오리들만 골라서 혼내 주었다는 임꺽정의 주장은 거짓이다.”
서 림 “임꺽정은 잔인한 악당이었을 뿐이다.”
체게바라 “임꺽정은 그 자체만으로도 가슴을 벅차게 한다.”
- 끝나지 않은 논쟁

<휴정> 재판부 대기실 풍경

<제 5 법정>
- 재판에 부쳐
피 고 광해군 “저 높은 곳에 올랐으나…….”
검 사 이항복 “광해군의 정치는 사람이 살 여유를 주지 않았다.”
변호사 허 균 “인조반정은 역사의 수레바퀴를 거꾸로 돌린 일이었다.”
증 인 이봉정 “광해군은 인격파탄자다.”
정인홍 “광해군은 조선 최고의 성군이었다.”
강홍립 “나는 충성을 다했으나, 조국은 나를 버렸다.”
이창정 “나는 백성을 괴롭히는 도둑이었다.”
- 끝나지 않은 논쟁

<제 6 법정>
- 재판에 부쳐
피 고 박정희 “루소를 만나면 루소를, 링컨을 만나면 링컨을…….”
검 사 장준하 “박정희를 그만 잊어버리자!”
변호사 박종홍 “결코 박정희를 잊어서는 안 된다!”
증 인 윤보선 “박정희는 전형적인 소인배이다.”
김학렬 “박정희는 ‘소박’과 ‘실용’을 평생 실천한 사람이다.”
정주영 “나와 박정희는 가난과 싸웠던 동지이다.”
전태일 “박정희는 기계와 같다.”
김재규 “나는 배신자를 쏘았다.”
김일성 “박정희 시기 GNP는 우리가 앞섰다.”
- 끝나지 않은 논쟁

<종장> 재판은 다시 시작 됐다
<참고문헌>

저자 소개 1

서울교육대학교 윤리학과 교수. 동양과 서양, 전통과 현대, 보수와 진보 등 서로 대립되는 듯한 입장 사이에 길을 내고 함께 살아갈 집을 짓는 작업에 열중하고 있다. 인터넷에서 사람들이 다양한 문제로 갈등하고 서로에게 상처 주는 말을 일삼는 것을 보며 그저 이론만을 나열하는 철학입문서가 아닌 요즘 시대에 맞는 새로운 윤리철학서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고속버스에서 좌석 등받이를 젖히는 사소한 문제부터 인종차별, 장애인 혐오, 환경 문제까지 매일의 삶에서 마주하는 문제들 속에서 타인을 존중하면서도 자신만의 길을 걸으며 사는 방법의 힌트를 《이토록 다정한 개인주의자》로 담아냈다. 지은 책
서울교육대학교 윤리학과 교수. 동양과 서양, 전통과 현대, 보수와 진보 등 서로 대립되는 듯한 입장 사이에 길을 내고 함께 살아갈 집을 짓는 작업에 열중하고 있다. 인터넷에서 사람들이 다양한 문제로 갈등하고 서로에게 상처 주는 말을 일삼는 것을 보며 그저 이론만을 나열하는 철학입문서가 아닌 요즘 시대에 맞는 새로운 윤리철학서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고속버스에서 좌석 등받이를 젖히는 사소한 문제부터 인종차별, 장애인 혐오, 환경 문제까지 매일의 삶에서 마주하는 문제들 속에서 타인을 존중하면서도 자신만의 길을 걸으며 사는 방법의 힌트를 《이토록 다정한 개인주의자》로 담아냈다. 지은 책으로는 《개와 늑대들의 정치학》, 《정약용: 조선의 르네상스를 꿈꾸다》, 《조약으로 보는 세계사 강의》 등이 있다. 옮긴 책으로는 《공정하다는 착각》(마이클 샌델), 《물에 빠진 아이 구하기》(피터 싱어), 《실패한 우파가 어떻게 승자가 되었나》(토마스 프랭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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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함규진
성균관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정치외교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사상 인물 역사’와 그들 사이의 관계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다. 논문에는 「예의 정치적 의미」,「유교문화와 자본주의적 경제발전」등이 있으며, 역서로는 『히틀러는 왜 세계정복에 실패했는가』, 『록펠러 가의 사람들』, 『팔레스타인』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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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05년 10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495쪽 | 736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95498019

책 속으로

어우동의 눈이 한차례 반짝 빛났다. 입술은 묘한 웃음을 띠었다.

“저는 구멍이지요.”
“구멍이라니?”
“남자들이 뚫어 놓은 마음의 구멍, 남자들이 들어가려는 욕망의 구멍, 남자들이 메우려던 더러움의 구멍이지요. 조선 전성기라는 성종대의 태평성세 한구석에 나 있던 작은 구멍이지요. 밝고 빛나는 이성의 역사에 감춰진 어두침침한 구멍이지요. 모든 것을 끌어들일 수 있고, 모든 것을 토해낼 수 있는 구멍이지요.”
“……?”
너무도 뜻밖의 말에 인수대비도 방청석도 아연해졌다.
“제 예명이 현비임을 거론하셨죠? 그런데 처음에는 무엇이었는지 아십니까? 너무 노골적이라 조금 고쳤답니다.”
“뭐였길래……?”
“현빈.”
“……설마, 그 현빈? 노자가 말한 ‘만물의 어머니, 궁극의 신비’, 태초의 검은 구멍인 현빈?”
어우동은 대답 없이 묘한 웃음만 지었다. 인수대비는 처음 보는 사람을 보듯 그녀를 한동안 바라보았다.
“……일개 아녀자가 현빈이라 칭하다니, 내가 비록 노자의 도를 따르지는 않지만 무척 외람되다 싶군.”

--- p.189~190

재판이야말로 변호사와 검사가 각자 나름대로 일리가 있는 주장을 펼치며 공방을 벌이는 장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역사적 ‘사건’보다는 ‘사람’을 대상으로 했다. 사람의 행적을 보면 상호 모순되거나 이해할 수 없는 부분들이 있다. 그러한 점을 어떻게 해석하고, 그를 어떤 인간으로 파악하느냐는 역사 해석 방법의 일환이자, 영원한 인문학의 주제이다.

--- p.6 '저자 서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역사는 평가 속에서 발전한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사람이 있다.
현대사에서의 박정희 문제가 대표적인 예이지만, 과거 신라의 김유신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비판과 옹호로 양분되는 인물은 수도 없이 많다.
이런 인물 논쟁은 항상 풍요로운 인문학의 배경이 되며, 사회의 건전한 발전을 가져오는 장점으로 자리매김한다.
「역사법정」은 이러한 인물 논쟁의 중심에 있는 역사인물을 풍부한 사실적 자료와 객관적인 시각을 제시하여, 가상법정을 통해 독자의 앞에 세운다.
저자는 한쪽의 입장에 치우치지 않고 다양하고 객관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와 같이 상반된 주장을 모두 싣고 독자에게 판단의 여지를 남기고자 하는 것이 이 책이 갖고 있는 의도이다.
천상에서 벌어지는 가상 법정은 단군이 재판장을 맡고, 피고 6인과 관련된 인물들이 검사와 변호사를 맡아 법정공방을 벌이는 것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 1 법정>
피고: 김유신 / 검사: 신채호 / 변호사: 김부식
‘김유신을 변명’하는 사람들은 당시 삼국에는 민족의식이 없었으며 삼국통일을 계기로 비로소 민족의식이 뿌리내렸고, 삼국간의 전쟁은 너무나 치열하여 민생의 피해가 극심했으며, 신라만이 아니라 삼국 모두가 승리를 위해 외세와 결탁했다고 주장한다. 당시 삼국간에 동족의식이 얼마나 있었는지도 의문이다.
하지만 한편으로 만주와 한반도가 고스란히 이어지며 민족의 생활권이 넓게 유지되었더라면 좋았으리라는 생각도 일리가 있고, 신라의 경우 단순히 외세의 힘을 빌린 정도가 아니라 법제에서 땅이름, 복식까지 고스란히 중국의 본을 받음으로써 한반도와 한민족이 결정적으로 중국 문화권에 포섭되도록 만들었다는 비판도 설득력이 있다.

<제 2 법정>
피고: 신돈 / 검사: 정도전 / 변호사: 무학대사
공민왕에게 전권을 위임받은 신돈은 염제신 등의 권신, 경복흥을 비롯한 문신, 최영을 비롯한 무신들을 숙청하며 조정을 일신했다. 하지만 권문세족이나 무신을 모두 쓸어버린 것은 아니었다. 또 개혁세력의 대표였던 이제현도 “문생이니 좌주니 하며 도당을 만들기에 급급하다”는 비판과 함께 탄압을 받았다.
‘인적 청산’에 이은 ‘제도적 청산’은 전민변정도감 설치, 순자격제와 산관 통제, 성균관 중영, 과거제도 개혁 등으로 권문세족의 세력을 억제하고 왕권을 강화하는 일련의 개혁 조치로 이루어졌다. 하지만 그것이 신돈 자신의 정책이었는지, 공민왕의 뜻을 대행했을 뿐인지는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르다.
신돈은 6년간의 집권 기간에 권력에 취해 스스로 문수보살이라고 내세우고, 각종 뇌물과 성상납을 받으며 타락의 극치를 달렸다고 한다. 그러나 이는 그를 제거한 세력들의 모함이라고 보는 쪽도 있다.

<제 3 법정>
피고: 어우동 / 검사: 인수대비 / 변호사: 황진이
‘조선시대 최대의 성스캔들.’
어우동이라는 이름에 따라다니는 이 타이틀이 그리 과장되었다고는 볼 수 없다.
조선조에는 음부(淫婦)의 대명사로만 통용되던 어우동의 이름은 현대에 들어와 재조명된다. 70년대에 동아일보에 연재된 소설 ??어우동??에서 방기환은 어우동을 ‘인형의 집을 나간 노라’에 대비했으며, 1985년 제작된 이장호의 영화 ??어우동??에서는 ‘권력자의 노리개가 되었다가 희생된 여자’라는 개념까지 추가되었다. 그리고 90년대 이후 본격화된 페미니즘적 역사해석에서 그녀는 불합리한 남성중심적 · 봉건적 사회모순에 항거하며 ‘개인독립’을 향유한 선각자로 부각된다.

<제 4 법정>
피고: 임꺽정 / 검사: 박문수 / 변호사: 홍명희
임꺽정 사건에 대해 실록의 사관은 이렇게 평한다. “도적이 성행하는 것은 수령의 가렴주구 탓이며, 수령의 가렴주구는 재상이 청렴하지 못한 탓이다. 지금 재상들의 탐오가 풍습을 이루어 한이 없기 때문에 수령은 백성의 고혈을 짜내어 권요(權要)를 섬기고 돼지와 닭을 마구 잡는 등 못하는 짓이 없다. 그런데도 곤궁한 백성들은 하소연할 곳이 없으니, 도적이 되지 않으면 살아갈 길이 없는 형편이다. 그러므로 너도나도 스스로 죽음의 구덩이에 몸을 던져 요행과 겁탈을 일삼으니, 이 어찌 백성의 본성이겠는가.”
임꺽정의 봉기는 민중적, 역사적인 의미를 띠고 있는 것이었을까. 아니면 단지 개인의 불만을 비생산적으로 터뜨린 ‘객기’에 지나지 않았을까. 아니 그것이 ‘객기’일지라도 우리는 그의 자유정신을 높이 평가해야 하는 것일까. 홍명희와 박문수의 공방을 통해 짚어본다.

<제 5 법정>
피고: 광해군 / 검사: 이항복 / 변호사: 허균
광해군은 조선왕조가 최대의 위기에 직면했을 때 세자가 되고, 왕위에 올랐다.
광해군은 조선조 내내 폭군으로만 취급되었다. 그러나 현대에 들어서는 비교적 일찍부터 재평가가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일제시대의 식민사관 사학자 이나바 이와키치가 그 선두였는데, 그는 광해군의 외교를 ‘중립외교’로, 내치를 ‘실용적 개혁’으로 평가했다. 그의 해석을 1950년대 말 사학계의 거두 이병도가 다듬어 내놓으면서 일찍부터 광해군 재평가가 이루어지고, 1980년대부터는 “광해군은 개혁과 중립외교를 추진했다”는 내용이 국사교과서에 실리게 되었다. 그리고 요즘에는 미국과 중국, 보수와 진보 사이에서 갈등을 겪고 있는 대한민국의 현실이 그의 인기를 다시금 높이는 듯하다.

<제 6 법정>
피고: 박정희 / 검사: 장준하 / 변호사: 박종홍
1979년, 박정희의 영구차는 많은 국민의 눈물 속에 광화문을 지났지만 이후 상당 기간 그에 대한 평가는 별로 긍정적이지 못했다. 그러다가 90년대 중반에 들어 박정희를 재평가하는 ‘박정희 붐’이 이는데, 그동안 대안으로 여겨져 온 ‘민주화세력’이 87년 이후 기대에 많이 못 미치는 모습을 보여준 점이 컸다. 6.3 투쟁이나 유신반대투쟁에서 앞장서서 싸웠던 일부 소장 지식인들까지 그의 재평가 대열에 합류했고, 여론조사에서 ‘역대 대통령 중 최고’, 심지어 ‘단군 이래 최고 지도자’라는 평가까지 나올 정도가 되었다. 이후 소강 국면에 들었다가, 최근에 와서 다시 박정희의 재평가를 놓고 시끄러워진 상태다. 박정희를 어떻게 평가하느냐가 이 시대의 진보와 보수를 나누는 기준이 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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