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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 9
한여름 밤의 유성우 · 13 마녀가 있었다 · 21 나의 첫 흑역사 · 33 두근두근 안심 패키지 · 42 D-Day · 46 아무래도 수습 불가 · 60 너의 호감을 사는 법 · 70 설렘 포인트 · 78 밸런스 게임의 후폭풍 · 83 쉽지 않아, 고백 · 92 우리만의 기억 속으로 · 96 탐탁하지 않은 마음 · 107 붉은 달을 기다리며 · 112 헤어지는 이유 · 119 달의 뒷면 · 128 무너진 진심 · 140 찾았다, 마녀 · 151 고백 챌린지를 시작합니다 · 160 드디어 고백데이 · 163 #고백보험해지운동 · 172 오르트 구름 너머 · 177 에필로그 · 185 작가의 말 · 19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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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지구에서 보면 유성이 떨어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혜성이 남긴 먼지와 조각들, 즉 별똥이 머무는 궤도를 지구가 스쳐 지나가는 거다. 별똥들은 그 순간 짧게 반짝이 다가 다시 어둠에 잠기고 만다. 도현호도 그렇게 나를 스쳐 지나가기만 한다. 내 마음은 별똥처럼 그 순간만 반짝일 뿐이다. 현호가 아스라이 멀어질수록 나는 빛을 잃고 남은 재가 되어 어둠 속에 흩어지는 기분이다.
---p.20 주변의 풍경이 서서히 흐려지더니 내 시야에는 오로지 두 사람만 남았다. 둘은 좁은 우산 아래 어깨를 맞댄 채 걷고 있었다. 솔채 쪽으로 우산을 기울이느라 이미 젖어 버린 현호의 한쪽 어깨에 자꾸 눈길이 갔다. 심장에 얼음물을 들이붓는 것처럼 속이 시렸다. ---p.32 그런데 그때부터 마음이 조급해졌다. 솔채와 걷는 현호의 등을 멀거니 보고만 있던 그때 말이다. 이렇게 머뭇거리기만 해서는 늦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던 순간, 머릿속에 떠오른 게 있었다. 바로 고백 보험. 고백 보험이야말로 내 고백의 불확실성을 보완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p.41 “장난 아니다.” 분명 현호와 함께한 추억이지만 이런 영상이 존재할 리 없었다. 마치 누군가 우리 둘을 몰래 찍어 놓은 것 같았다. 사실은 고백 세트장을 설계할 때 사진과 동영상, SNS 링크, 주고받은 메시지 등 내가 직접 업로드한 데이터를 수집해 AI로 재구성한 영상들이었다. 좀 유치하긴 해도 현호의 감정을 자극할 만한 추억 소환법이라며 아이라가 적극 추천한 방법이다. 우리처럼 오랫동안 친구로 지낸 사이에는, 함께 쌓아 온 추억만큼 강력한 무기는 없다며 말이다. ---p.53 고백 모듈의 종류는 수십 가지가 넘었다. 하나씩 살펴볼수록 왜 진작 쓰지 않았을까 후회가 되었다. 그와 동시에 현 호의 마음을 금세 잡을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감도 차올랐다. 모듈을 추가할 때마다 의무 가입 기간이 늘지만 어차피 고백에 성공하면 남은 기간에 상관없이 해지할 수 있다. 그렇다면 공짜나 마찬가지 아닌가. 결국 나에게 불리할 게 없는 조건이었다. 다만 사소한 의문 하나가 머릿속을 맴돌긴 했다. ‘세상에 공짜는 없는데?’라는 다소 ‘클리셰’ 같은 의문 말이다. ---p.76~7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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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고백 전 보험 가입은 필수!”
상처받지 않고, 사랑하고 싶은 마음에서 출발한 이야기 어려서부터 붙어 지낸 ‘남사친’ 도현호가 이성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남지온의 상상은 현호와 다정한 커플이 되는 장면까지 뻗어나가지만, 그럴수록 고백은 더 어려워진다. ‘현호에게 거절당하면 어쩌지?’라는 걱정 때문이다. 그렇게 고백을 미뤄 놓았는데, 현호가 다른 아이와 우산을 쓰고 걷는 모습을 본 순간부터 지온의 마음은 조급해진다. 결국 지온은 결심한다. 상처받지 않기 위해, 관계를 잃지 않기 위해 ‘고백 보험’에 가입하기로. 『고백 보험을 해지합니다』에는 ‘고백 보험’이라는 가상의 보험 상품이 등장한다. 고백의 성공 확률을 높여 주고, 거절당하더라도 관계를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광고 중이다. 가입은 간단하다. ‘인하트 앱’을 설치하고 인증 번호를 입력한 뒤, 길고 복잡한 약관에 ‘다음’과 ‘동의’만 터치하면 끝이다. 한 달에 9,900원이라는 보험료는 부담스럽지만, 좋아하는 빵을 덜 사 먹으면 된다. 지온이 선택한 ‘두근두근 안심 패키지’는 맞춤형 고백 전략을 제안하는 ‘호감도 상승 서비스’, 고백 실패 후 어색해진 순간을 삭제해 주는 ‘안전 고백 철회 서비스’, 온라인에 퍼질 수 있는 소문을 지워 주는 ‘비밀 보장 서비스’까지 다양한 보장 항목을 포함하고 있다. 이제 고백 보험만 있으면 ‘안전한 고백’과 함께 사랑을 쟁취할 수 있다. 지온은 AI 보험 설계사 ‘아이라’가 설계한 고백 시나리오에 따라 고백을 거듭하며 성공 확률을 높여 간다. 하지만 보험을 해지하려면 ‘성공한 고백’이 필요하다는 모순적인 조건과, 서서히 드러나는 보험의 실체는 석연치 않았던 지온의 마음을 불안감으로 바꾼다. 그리고 가정사 때문에 마음을 닫아 온 현호의 상처와 마주하면서, 지온은 스스로에게 질문한다. “이 고백은 정말 내 진심이 맞는 걸까?” 『고백 보험을 해지합니다』는 자신의 진심을 남에게 맡기는 데에 어떤 책임이 따르는가를 묻고 있다. “월 9,900원으로 고백 성공을 보장받을 수 있을까?” ‘보험’이라는 안전장치에 기댈 수밖에 없는 청소년의 불안 『고백 보험을 해지합니다』의 가장 큰 매력은 사랑이라는 감정의 영역을 ‘보험’이라는 손실 보전적인 시스템으로 풀어냈다는 점이다. 성공 확률, 보장 항목, 특약 사항, 해지 조건 등 현실 속 보험 구조를 적절히 차용한 이야기 설정은 유쾌하면서도 날카롭다. 입시와 진로를 고민하고, 수많은 관계 속에서 무언가를 선택해야 하는 것은 청소년에게 두려운 일이다. 거절당하고 싶지 않은 마음과 회피하고 싶은 마음, 둘 다에 대한 욕망은 오늘날 청소년의 불안을 상징적으로 나타낸다. 모든 선택에서 정답을 요구받는 시대에 감정마저 안전하게 관리하고 싶어지는 심리를 포착한 것이다. 고백 보험을 믿고 고백을 거듭하던 지온은, 사랑은 계산처럼 정확하지 않고 약관처럼 분명하지도 않다는 것을 깨닫는다. 아무리 대비하고 분석해도 누군가의 마음은 조작하거나 완전히 예측할 수 없다. 결국 이상적인 고백은 존재하지 않으며, 보험이 순간을 지워 줄 수 있을지 몰라도 마음의 손실까지 대신 책임져 주지 않는다는 사실과 마주한다. 그 깨달음은 고백을 거절당했다는 이유만으로 깊이 상처받았던 자신의 과거를 되돌아보게 한다. 이 작품은 한 걸음 더 나아가 그럴듯해 보이는 인공지능의 설계를 아무런 의심 없이 따를 때 어떤 위험이 발생하는지도 함께 보여 준다. 편리하다는 이유로 감정의 선택과 관계의 설정마저 외부의 판단에 맡겨 버릴 때, 어느새 우리는 스스로의 마음을 결정할 힘까지 잃어버릴지 모른다고 경고한다. 또한 지온과 현호의 로맨스에만 머물지 않는다. 관계 맺는 일에 서툴러서 더 마음이 가는 아이들, 보늬와 광휘, 그리고 솔채까지 각자의 방식으로 사랑을 배워 나간다. 이 아이들처럼 불확실함을 없애고 싶은 욕망과, 그럼에도 누군가를 향해 나아가고 싶은 마음 사이에서 갈등하는 청소년들에게 작가는 말한다. 자신의 진심을 전하는 일이 서툴고 어렵다면, 그게 바로 진짜 고백의 시작일 거라고. 그러니까 실패해도 괜찮다고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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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교과 연계
1학년 국어 04. 갈등과 성장 1학년 도덕 02. 타인과의 관계 2학년 국어 01. 나와 너 2학년 사회 01. 개인과 사회 생활 3학년 국어 02. 문학과 삶 3학년 국어 06. 인간의 삶이 반영된 문학과 언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