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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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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stave Flaube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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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부바르는 햇빛을 가리느라고 손수건을 머리에 터번으로 묶고, 페퀴셰는 모자를 쓰고 주머니가 달린 커다란 앞치마를 둘렀는데, 전지가위와 목도리와 코담배가 주머니 안에서 돌아다녔다. 그들은 소매를 걷어 올린 채 나란히 밭을 갈고, 잡초를 뽑고, 잔가지를 치고, 할 일을 정하고, 식사는 될수록 빨리했지만, 커피는 전망을 즐기기 위해 포도나무 언덕에 가서 마셨다. 2. 6월의 봉기가 일어났을 때, “급히 파리를 구하러 달려가자”는 데 모두 동의했다. 하지만 푸로는 면사무소를, 마레스코는 사무실을, 의사는 환자를, 지르발은 구조대를 떠날 수 없었다. 파베르주 씨는 셰르부르에 있고, 벨장브는 자리에 누워 있었다. “내게는 아무도 바라지 않는군, 할 수 없지!” 대장이 투덜거렸다. 부바르는 현명하게도 페퀴셰를 만류했다. 3. 페퀴셰는 이따금 주머니에서 개론서를 꺼내 첫 장에 그려진 정원사와 같은 자세로 삽을 옆에 두고 서서 책을 읽곤 했다. 이런 닮은 모습에 그는 아주 뿌듯했다. 저자를 더욱 존경하게 되었다.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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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베르는 일생을 작가로 살았지만 작품이 그리 많지는 않다. 자신의 생각과 정확하게 일치하는 표현을 찾느라고 끊임없이 문장을 고치고 다듬고 다시 쓰면서 언어를 조탁했기 때문이다. 표현에 완벽성을 부여하기 위해 치열하게 언어를 탐구한 결과, 한 편의 소설을 쓰는 데 오륙 년의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플로베르는 장인으로서의 작가라는 새로운 작가상을 제시했을 뿐만 아니라, 소설을 언어의 문제로 간주하여 주제보다 문체를 중시하고, 완전한 형식을 통해 절대적인 미를 추구했다. ≪부바르와 페퀴셰≫는 작가가 1872년부터 준비에 들어갔지만, 글쓰기가 너무 고통스러워 집필을 중단했다가 재개하였으나 죽음으로 인해 끝내지 못한 마지막 소설이다. 부바르와 페퀴셰는 농사가 실패한 원인을 찾다가 책에서 자신들의 문제점을 알고, 그때부터 책을 통해 세상을 배운다. 두 사람의 이야기에 당대의 수많은 사상과 학문이 섞임으로써 이야기가 사라지고 대신 책들이 등장하게 된다. 전혀 새로운 방식의 소설 쓰기를 시도한 것이었다.
19세기는 과학이 진리이고 인류에게 행복을 가져다주고 구원해 주리라고 기대했던 과학의 시대였다. 소설에는 이 과학의 세기에 대한 희망과 환멸이 선명하게 드러나 있다. ≪부바르와 페퀴셰≫에는 인간의 모든 지적 활동이란 무용하고, 불변의 진리도 없다는 작가의 허무주의적 세계관이 어느 소설보다 진하게 배어들어 있다. 또한 ≪마담 보바리≫와 ≪감정 교육≫처럼 당대의 부르주아 세계를 배경으로 하였다. 대혁명과 19세기 정치, 사회, 경제의 주역인 부르주아에 대한 작가의 인식은 지극히 부정적이고 냉소적이었다. 플로베르에게 부르주아는 ‘누구든 천박하게 생각하는 사람’으로 어느 소설에나 그에 대한 증오와 경멸이 담겨 있다. 소설에서 어리석게 보이는 인물이 있다면 부바르와 페퀴셰가 아니라 바로 샤비뇰의 부르주아들이다. 그들의 상투적이고 진부한 말과 사고방식이야말로 작가가 진정으로 조롱하는 대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