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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2부 3부 작품 해설 귀스타브 플로베르 연보 |
Gustave Flaube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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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마는 평범한 사람은 도저히 미칠 수 없는 이러한 창백한 생활이 갖는 귀중한 이상에 한꺼번에 도달한 것을 속으로 대단히 만족해했다.
--- p.56 “아! 왜 결혼 같은 걸 했지?” 우연한 인연으로 딴 남자를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보고, 그리고 실제로는 일어나지 않았던 그러한 일들과 지금과 색다른 생활이며 알지 못하는 남편을 마음속에 그려보려 했다. 어떤 쪽이든 지금의 남편보다는 나을 것이 틀림없었다. 어쩌면 미남에다 재주도 있고, 품위 있고, 매력적이었을지 모른다. --- p.63 편지를 보낼 상대도 없으면서 그녀는 곧잘 압지와 편지지와 펜대와 봉투를 사들였다. 그리고 책장의 먼지를 털어내고 자신의 모습을 거울에 한번 비춰보고, 책을 한 권 꺼낸 다음 천천히 그것을 읽으며 공상을 좇다가 끝내는 책을 무릎 위에 떨어뜨렸다. --- p.84 “집사람은 그런 것엔 별로 흥미가 없답니다. 아무리 운동을 권해도 언제나 방안에 틀어박혀서 책 읽는 것만 좋아하죠.” --- p.116 아무튼 남자는 자유롭다. 남자는 온갖 정열을 경험하고, 여러 나라를 돌아다닐 수가 있고, 모든 장애를 뛰어넘고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는 행복이라 해도 야심을 품을 수가 있다. 그러나 여자는 언제나 방해받기만 한다. 무기력해서 남이 말하는 대로 되기 쉬운 여자는 육체의 연약함과 법률상의 속박에 묶여버린다. --- p.125 엠마에게 소설을 읽지 못하게 하기로 결론이 내려졌다. 그러나 그 일은 매우 어려울 듯했다. --- p.182 그녀의 눈이 이토록 커다랗고 이토록 검고 이토록 깊숙했던 적은 지금까지 없었다. 무언가 어떤 미묘한 것이 그녀의 몸에 퍼져서 그녀의 모습을 일변시킨 것이다. ‘애인이 있다! 나에게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 --- p.237 이제는 남편의 모든 것이 싫었다. 얼굴도, 옷도,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도, 그의 온몸, 그의 모든 인격, 나아가서는 남편의 존재 자체가 도무지 싫었다. 그녀는 자기가 과거에 남편에게 바쳤던 정절을 마치 죄악인 것처럼 후회했다. --- p.271 샤를이 그녀 곁에서 겨우 잠이 들어가는 동안 그녀는 다른 몽상 속에 잠을 깼다. --- p.286 서기는 그때 자기의 지위가 비천함을 느꼈다. 견장과 훈장과 직함이 부러웠다. 엠마는 이런 것들을 좋아하는 게 틀림없었다. 그는 그녀의 사치한 생활로 미루어 전부터 그것을 알았다. --- p.395 거짓말하는 것이 어쩔 수 없는 필요가 되고, 광적인 버릇이 되고, 쾌락이 되어서, 끝내는 이런 상태에까지 이르렀다. 즉 그녀가 만일, 내가 어제 오른쪽 길로 갔다고 말한다면, 그건 사실은 왼쪽 길로 간 것이라고 생각해야 할 정도였다. --- p.397 엠마의 생에 일어난 어떠한 반동이 그녀를 인생의 향락으로 한층 몰아대고 있는 건지 레옹은 짐작이 가지 않았다. 그녀는 더욱 예민해지고 먹고 싶어 하고 음탕해졌다. --- p.404 그는 엠마의 손을 잡았으나 그것은 전혀 살아 있는 사람의 손 같지 않았다. 그녀에게는 이미 아무것도 느낄 힘이 없었다. --- p.436 엠마는 무덤 속에서 그를 타락시켰다. --- p.5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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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사실주의 문학의 효시이자 절정
인간 욕망과 심리의 방대하고도 섬세한 지도 귀스타브 플로베르가 남긴 불멸의 고전! 1851년, 이집트 여행을 다녀온 서른 살 즈음의 귀스타브 플로베르는 《보바리 부인》을 집필하기 시작했다. 하루에 열두 시간씩 글쓰기에 매진했고, 고된 작업 끝에 1856년 마침내 최종 원고를 탈고했다. 이 원고는 친구의 소개로 잡지 《파리 평론》에 연재되기 시작했다. 작품의 인기는 폭발적이었다. 그러나 곧바로 풍속과 도덕, 종교를 모독하는 내용이라는 반발이 뒤따랐다. 최종 무죄 판결을 받기는 했으나 기소까지 당했다. 《보바리 부인》이 당대에 얼마나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는지를 가늠케 해주는 대목이다. 출간 후 풍속과 도덕, 종교를 모독했다며 기소당한 문제작이자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킨 화제작 평범한 의사 샤를 보바리의 아내 엠마는 자신을 둘러싼 모든 환경이 불만이다. 지겨운 시골 생활, 단조롭기 짝이 없는 일상, 무던하고 순박한 남편 등등. 엠마는 어릴 적 수도원에서 지낼 때부터 귀족의 화려한 생활을 동경하며 자랐고, 수많은 책에서 읽은 로맨틱한 연애 관계를 꿈꿨다. 그러나 남편은 엠마의 욕망이 지향하는 세계의 존재는커녕 가능성조차 상상하지 못할 정도로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다. 엠마가 샤를에게 실망하고 절망한 순간부터, 그녀의 삶은 참을 수 없이 따분해진다. 그런 그녀에게 레옹과 로돌프가 순차적으로 찾아온다. 두 남자는 각자의 방식으로 엠마의 정신적, 육체적 욕망을 충족시켜주고 남편 샤를이 대변하는 따분한 생활에 대한 엠마의 경멸은 점차 커져만 간다. 다른 한편, 레옹과 로들프 두 남자와 만남과 이별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엠마의 부채는 점점 커진다. 엠마는 현실에서 도피하기 위한 방편으로 사랑과 과소비에 점점 더 매달리고, 아내가 어떤 상태인지는 상상도 하지 못한 채 신경증이라고만 생각하는 남편은 부인의 비위를 맞추기에 급급하다. 결국 엠마는 파산에 이르고, 레옹과 로돌프는 위기에 빠진 엠마를 외면한다. 이제 엠마와 샤를 부부에게 남은 건 비참한 최후뿐이다. “보바리 부인은 나 자신이다.”_귀스타브 플로베르 책 읽고 상상하는 여자의 이름, 엠마 《보바리 부인》은 빈틈없는 조사와 치밀하고 정확한 연구, 무수히 다듬은 문체가 돋보이는 작품이자, 주관을 배제한 채 진실에 도달하고자 하는 플로베르의 사실주의적 지향이 가장 찬란하게 꽃피운 작품이다. 플로베르는 “가여운 보바리는 지금 이 순간에도 프랑스의 스무 개 마을에서 괴로워하며 눈물짓고 있다”라고 말한 바 있는데, 그는 단지 엠마를 비난하기 위해 이 작품을 쓰지 않았다. 오히려 “보바리 부인은 나 자신이다”라고까지 말하며 엠마라는 인물과 그 인물이 놓인 환경에 대한 섬세하면서도 방대한 그림을 그려냈다. 엠마는 현실감을 결여한, 망상의 세계에 머물다 파멸한 인물이다. 그러나 동시에 책을 읽고 상상하며 형성한 낭만적 감수성으로 자신만의 세계를 창조한 인물이기도 하다. 엠마의 세계는 허영과 사치, 감상적 낭만주의로 가득 차 있었다. 하지만 이는 역설적으로 당시 여성의 일상에 무엇이 걸여되어 있었는지, 엠마가 왜 그런 것들을 욕망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생각해볼 것을 촉구하기도 한다. 그러니까, 《보바리 부인》을 책과 상상력으로 자신의 현재를 바꾸러 노력하다 파멸한 여성의 비극에 관한 작품으로도 독해할 수도 있는 것이다. 물론 이 모든 건 사실주의 문학의 효시이자 절정으로 평가받는 이 작품이 여러 해석의 갈래를 너끈히 품을 수 있을 만큼 방대한 세계를 그려내고 있기 때문이다. 플로베르가 창조한 이 풍성한 세계에서, 엠마는 그다음 해석을 기다리며 여전히 꿈꾸고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