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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양이로소이다
작품 해설 나쓰메 소세키 연보 |
Natsume Soseki,なつめ そうせき,夏目 漱石,나츠메 긴노스케 夏目 金之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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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위가 나빠 피부색이 누렇게 뜨고 탄력과 생기가 없어 보인다. 그런데도 밥은 아주 많이 먹는다. 밥을 많이 먹고 나서 소화제를 먹는다. 그리고 책을 편다. 두세 쪽 읽다 곧 졸기 시작한다. 책 위로 침을 질질 흘린다. 이것이 그가 매일 밤 반복하는 일과다.
--- p.10 아무리 사람이라고 해도 그렇게 언제까지나 번영을 누리지는 못할 것이다. 그저 마음을 느긋하게 먹고 고양이 시대가 오기를 기다리는 게 낫지 않을까. --- p.12 그러나 사람이라는 동물은 도저히 우리 고양이의 말을 이해할 정도로 하늘의 은혜를 받지 못했으므로 유감스럽지만 그냥 놔두기로 했다. --- p.27 나는 얌전히 세 사람의 이야기를 차례로 들었으나 웃기지도 슬프지도 않았다. 인간이라는 동물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 억지로 입을 운동시키며 웃기지도 않은 말에 웃거나 재밌지도 않은 말에 기뻐하는 것 말고는 능력이 없다고 생각했다. --- p.90 아무리 수다쟁이들의 모임이라도 그리 길게는 계속되지 않는 듯 담화의 불길은 서서히 꺼져갔다. 나도 그들의 변화 없는 잡담을 종일 들어야 하는 의무가 없으므로 뜰로 사마귀를 찾으러 나갔다. --- p.275 데카르트는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라며 삼척동자도 다 아는 진리를 생각해내는 데 십 몇 년이 걸렸다고 한다. --- p.298 인간의 정의를 말하자면 달리 아무것도 필요 없다. 단지 쓸데없는 것을 만들어내서 스스로 고생하는 자라고 하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 p.423 일본인은 고양이 정도의 기개도 없는 듯하다. 한심한 일이다. 이런 놈팡이들에 비하면 아저씨는 훨씬 나은 인간이라고 할 수 있다. 패기가 없으나 훨씬 월등하다. 무능한 것이 월등한 것이다. 약삭빠르지 않은 것이 월등한 것이다. --- p.427 “옛날에는 공자가 단 한 사람이었으므로 영향력이 컸지만, 지금은 공자가 많이 있어. 어쩌면 천하가 모두 공자인지도 몰라. 그러므로 ‘내가 공자야’ 하고 뻐겨도 아무도 듣질 않아. 들어주지 않으니 불평이야. 불평이 가득하니 초인 따위를 책에서만 떠들지.” --- p.528 태연하게 보이는 사람들도 마음속을 두드려보면 어딘가 슬픈 소리가 난다. --- p.538 나는 죽는다. 죽어 태평을 얻는다. 태평은 죽어야 얻을 수 있다.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모든 것이 고맙고 기쁘도다. --- p.54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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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의 눈으로 우스꽝스러운 인간 사회를 비춰
그 이면의 허위의식과 이중성을 신랄하게 풍자하다! 나쓰메 소세키의 작품 중 가장 널리 읽히는 소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는 일본의 셰익스피어라 불리는 나쓰메 소세키가 1905년에 발표한 첫 장편이자, 소세키에게 작가적 명성을 안겨준 작품이다. 영문학과 교수로 근무하던 나쓰메 소세키는 1905년, 한 잡지에 이 이야기를 연재하면서 큰 인기를 얻었고, 이는 그가 전업 작가로 활동하는 계기가 되어주었다. 이야기는 고양이가 주인아저씨와 그 주변의 여러 지식인이 나누는 대화를 관찰하는 것으로 시작하는데, 소세키는 이들의 대화에 동서양의 지식을 고루 아우른 후 여기에 유머와 풍자를 가미하여 지적 유희를 펼쳐낸다. 그뿐 아니라 인간에게서 공통으로 보이는 허위의식과 이중성을 날카롭게 포착해 문명, 근대의 현 상태와 방향성에 대한 화두를 던져주기도 한다. 고양이의 눈으로 본 세상만사! 풍자와 해학으로 파고드는 허약한 문명의 틈새 고양이가 관찰하는 지식인들의 대화는 대체로 유쾌하며 우스꽝스럽다. 한 선생은 자신이 담당하는 학생의 이름도 모를 만큼 학생들에게 관심이 없다. 그럴듯해 보이는 시, 그림, 외국 서적에만 탐닉한다. 여기에 말할 때마다 얕은 지식수준이 폭로되는 미학자, 학문을 오직 결혼을 위한 도구로만 삼고 스승의 물건에 손까지 대는 박사 과정생도 있다. 겉만 번드레한 지식인들의 민낯이 고양이의 눈앞에서 하나씩 드러난다. 자신들에게 문제가 있다는 걸 인간 스스로는 알아차리지 못하고 고양이만 알아차린다는 데서, 우리는 인간의 문명에 성찰의 자리는 없었다는 점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다. 다른 한편, 이 작품에는 메이지 시대의 자본주의에 관한 소세키의 관점 역시 잘 드러나 있다. 실업가와 지식인을 대비해 근대 자본주의가 초래한 여러 금전 및 투기 문제를 냉소적으로 조명하는 대목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당대 사회의 핵심 담론을 유쾌하면서도 날카롭게 비평했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소세키 문학의 축소판이라고도 불린다. 세계적인 비평가 가라타니 고진은 소세키를 두고 “그의 다양성은 하나의 수수께끼다”라고 언급한 바 있는데,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는 이후 소세키가 다채롭게 펼쳐낼 문학적 상상력과 가능성의 원천이 집약된 작품이다. 유머러스한 대화의 전개 이면에, 소세키 문학의 주요 특징인 문명 비판, 근대 일본 지식인의 자아 문제, 인간관, 풍자적 요소, 작가의 세계관 등이 총망라되어 있는 것이다. “나쓰메 소세키의 다양성은 하나의 수수께끼다.” _가라타니 고진 고양이의 눈으로 보면, 즉 관점을 달리하면 모든 것이 새롭게 보인다. 이 책에서, 고양이는 인간을 “단지 쓸데없는 것을 만들어내서 스스로 고생하는 자”로 정의한다. 다른 한편, 언젠가 인간 번영의 시대가 저물고 고양이의 시대가 도래하리라 막연히 기대하기도 한다. 고양이가 보기에 주인집 지식인과 그 친구들이 늘 화두로 삼는 인류 문명, 근대 문명의 위대한 성취들은 모두 우습고 번잡스러운 것에 불과하다. 고양이의 관점으로 펼쳐지는 한바탕의 지적 유희는 우리가 가보지 못한 근대 문명의 또 다른 길을 가만히 상상해보게끔 한다. 우리가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