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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시민 불복종
존 브라운 대위를 위한 청원
산책
겨울 산책
가을 빛깔
사랑
순결과 관능
한 소나무의 죽음
일지 초록

작품 해설
헨리 데이비드 소로 연보

저자 소개2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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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nry David Thoreau

1817년 7월 12일 매사추세츠 주의 보스턴 근교 콩코드에서 태어났다. 1837년 하버드대학을 졸업하고 고향에서 잠시 교편을 잡았으나 학생을 처벌하는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해 학교를 그만두고 형 존 소로 주니어와 함께 진보적인 학교를 열어 성공을 거두었으나 형의 건강 악화로 오래 운영하지 못했다. 이후 일정한 직업 없이 부모의 가업 연필제조업을 돕거나 측량사, 목수, 가정교사 등으로 일하며 틈틈이 강연과 글쓰기를 이어나갔다. 당시는 미국 건국 후 혼란기라 문화적 자산이 빈곤한 지식인들의 새로운 사조인 초월주의 태두 랠프 왈도 에머슨과 깊은 교류를 나누었고 노예제도와 멕시코 전쟁에
1817년 7월 12일 매사추세츠 주의 보스턴 근교 콩코드에서 태어났다. 1837년 하버드대학을 졸업하고 고향에서 잠시 교편을 잡았으나 학생을 처벌하는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해 학교를 그만두고 형 존 소로 주니어와 함께 진보적인 학교를 열어 성공을 거두었으나 형의 건강 악화로 오래 운영하지 못했다. 이후 일정한 직업 없이 부모의 가업 연필제조업을 돕거나 측량사, 목수, 가정교사 등으로 일하며 틈틈이 강연과 글쓰기를 이어나갔다. 당시는 미국 건국 후 혼란기라 문화적 자산이 빈곤한 지식인들의 새로운 사조인 초월주의 태두 랠프 왈도 에머슨과 깊은 교류를 나누었고 노예제도와 멕시코 전쟁에 반대해 인두세 납부를 거부해 투옥되기도 했다. 이를 바탕으로 쓴 『시민불복종』은 훗날 간디, 마틴 루터 킹 등의 비폭력주의 운동에 큰 영향을 끼쳤다. 주요 초월주의자로는 랠프 월도 에머슨을 비롯하여 헨리 데이비드 소로, 시인 윌리엄 엘러리 채닝, 월트 휘트먼 등이 손꼽힌다. 이는 소로의 새로운 시각으로 자연의 가치를 인지하는 사상 체계의 기초가 되어 자연에서 새로운 의미를 찾는다. 소로는 또한 ‘나는 자연인’이라고 외친 사람들의 원조 장-자크 루소의 “자연으로 돌아가자.”라는 제안을 몸소 실험하게 된다. 이는 하버드 동창이며 초월파 문우였던 찰스 스턴스 휠러가 1841-1842년 콩코드의 플린트 호수 오두막에서 몇 달의 고적한 명상 치유의 시간을 보냈는데, 휠러의 은둔처를 다녀온 다음 소로는 새로운 체험을 자신도 실행하기로 결심했다.

소로는 직접 오두막을 짓고 독립기념일에 입주했다. 그는 오두막에서 “한 주일에 하루는 일하고 엿새는 정신적인 삶에 정진하는 삶이 가능한지” 실험에 착수하여, 엿새 일하고 하루 쉬는 미국인들의 일상을 뒤집어 보려고 했다. 자연인의 삶을 궁금해하는 마을 사람들의 다양한 질문에 대답하는 형태로 소로는 1846년부터 『월든 숲속의 생활』을 집필했으며, 그의 오두막은 자연을 관찰하는 집필실이 되었다. 초월주의자 소로는 평생 독신으로 살다가 대학 시절부터 그를 괴롭혀온 폐결핵으로 1862년의 45살에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하지만 그의 책은 여전히 우리 곁에 살아 숨 쉬며 삶의 나침반 역할을 하고 있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의 다른 상품

한국외국어대학교 영문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 미시시피대학교에서 영문학 석사, 뉴욕주립대학교에서 영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하버드대학교, 듀크대학교, 노스캐롤라이나대학교에서 교환교수를 역임했고, 현재 서강대학교 영문학과 명예교수로 재직하며 번역가, 문학비평가로 활동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문학이란 무엇인가》 《세계문학이란 무엇인가》 《이양하, 그의 삶과 문학》 《설정식, 분노의 문학》 《비평의 변증법》 《천재와 반역》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앵무새 죽이기》 《호밀밭의 파수꾼》 《위대한 개츠비》 《노인과 바다》 《이선 프롬》 《아메리카의 비극》 《새장에 갇힌 새
한국외국어대학교 영문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 미시시피대학교에서 영문학 석사, 뉴욕주립대학교에서 영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하버드대학교, 듀크대학교, 노스캐롤라이나대학교에서 교환교수를 역임했고, 현재 서강대학교 영문학과 명예교수로 재직하며 번역가, 문학비평가로 활동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문학이란 무엇인가》 《세계문학이란 무엇인가》 《이양하, 그의 삶과 문학》 《설정식, 분노의 문학》 《비평의 변증법》 《천재와 반역》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앵무새 죽이기》 《호밀밭의 파수꾼》 《위대한 개츠비》 《노인과 바다》 《이선 프롬》 《아메리카의 비극》 《새장에 갇힌 새가 왜 노래하는지 나는 아네》 등 다수가 있다. 2011년 한국출판학술상 대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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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4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368쪽 | 462g | 140*210*20mm
ISBN13
9788931027013

책 속으로

나는 “가장 좋은 정부는 가장 적게 다스리는 정부다”라는 표어를 진심으로 받아들이며, 이 표어가 좀 더 빠르고 체계적으로 실현되는 모습을 보고 싶다. 만약 정말로 실현된다면 이 표어는 “가장 좋은 정부는 아예 다스리지 않는 정부다”라는 말로 귀결되는데 나는 이 말 또한 믿는다. 이러한 정부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을 때 비로소 사람들은 가장 좋은 정부를 얻게 될 것이다.
--- p.9

정부는 국민이 그들의 의지를 행사하기 위해 선택한 한 가지 방식에 지나지 않지만, 정부 자체도 국민이 어떤 조치를 취하기 전에는 마찬가지로 남용되고 악용되기 쉽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멕시코 전쟁을 보라. 이 전쟁은 소수의 개인이 상설 정부를 도구로 사용한 결과다. 국민은 애당초 이러한 조치에 동의하지 않았다.
--- p.10

나는 우리가 먼저 인간이 되고 나서 국민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의보다 법을 더 존중하는 태도를 함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내가 권리로 행사할 수 있는 유일한 의무는 언제라도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바를 실천하는 것이다.
--- p.12

오늘날 미국 정부에 어떻게 처신해야 인간다운 자세라 할 수 있을까? 이 물음에 나는 이렇게 답한다. 정부와 관계를 맺는 한 명예로울 수 없다고. 나는 노예제를 지지하는 정부를 한순간도 나의 정부라고 인정할 수 없다.
--- p.15

누구나 부당하게 잡아 가두는 정부 밑에서, 정의로운 사람이 진정 있어야 할 곳은 감옥이다. 오늘날 매사추세츠주 정부가 자유롭고 씩씩한 기상을 지닌 시민에게 마련해줄 수 있는 적절하고도 유일한 장소 또한 감옥이다. 시민들은 자신의 원칙에 따라 이미 스스로를 추방하기로 선택한 것처럼 주 정부 법에 따라 추방당해 감옥에 갇힌다. 도망 노예, 가석방된 멕시코 죄수, 자기 종족의 고충을 호소하러 온 인디언들이 자유롭고 씩씩한 기상을 지닌 미국 시민을 찾아볼 수 있는 곳도 감옥이다.
--- p.29

정부에 복종하기보다는 불복종하여 처벌받는 쪽이 모든 면에서 내게 피해가 덜하다. 주 정부에 복종하면 나 자신의 가치가 전보다 더 떨어진 느낌이 들 것이다.
--- p.33

나를 투옥시킨 국가는 한 인간의 지성이나 도덕심은 전혀 상대하려 하지 않는다. 오로지 그 사람의 신체, 즉 그의 감각만을 상대하려고 한다. 국가는 뛰어난 지력이나 정직성으로 무장하지 않고 오히려 강력한 물리적 힘으로 무장하고 있다. 나는 누구에게 강요받으려고 이 세상에 태어나지 않았다. 나는 내 방식대로 숨을 쉴 것이다. 누가 가장 강한지 어디 두고 보자.
--- p.35

정부가 엄밀하게 정의로워지려면 피지배자의 허락과 동의를 얻어야만 한다. 정부는 내가 허락한 것 외에는 내 인신과 재산에 절대적 권리를 행사할 수 없다.
--- p.49

지금 노예선이 죽어가는 희생자들을 가득 태운 채 항해하고 있습니다. 바다 한복판에서 새로운 짐을 더 싣습니다. 소수의 노예 소유주들이 수많은 승객의 호의를 받고 창구(艙口) 밑 400만 명을 질식시키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정치가들은 노예를 수송하는 유일하게 적절한 방법이 아무런 ‘폭동’도 없이, “인류애의 조용한 확산”에 따라 이루어지고 있다고 단언합니다. 마치 인류애가 일찍이 행동 없이도 이루어졌다는 것처럼, 물뿌리개로 물을 뿌려 먼지를 씻어내듯이 손쉽게 그런 마음을 없앨 수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지금 뱃전 밖에서 들리는 소리는 무슨 소리입니까? 마침내 해방을 맞이한 죽은 노예들의 시신이 바다에 내던져지는 소리입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인류애와 그와 더불어 그 마음을 ‘확산하는’ 방식입니다.
--- p.73

반역이라니! 그런 반역이 도대체 어디에서 일어납니까? 그대 정부들이여, 나는 그대들이 반역을 당할 만하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대들이 사유의 샘을 바싹 마르게 할 수 있습니까? 폭정에 대한 저항으로 아래에서부터 일어난 반역은 인간을 만들고 영원히 재창조하는 힘에서 비롯되어 일어납니다. 그대들 정부는 이런 인간 반역자를 모조리 붙잡아 사형에 처했습니다. 하지만 그대들은 이들의 근원까지는 무너뜨리지 못했기에 그저 죄를 짓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81~82쪽)

이런 사람들은 아주 극소수라는 이유로 많은 사람에게 비난을 받습니다. 언제 착한 사람이나 용감한 사람이 다수였던 적이 있었습니까? 그런 때가 올 때까지, 여러분과 내가 그에게 다가갈 때까지 그 사람에게 기다리라고 할 겁니까?
--- p.84

인간이 자신 안의 선한 본성이 반대하는 행위를 수행하는 도구로 전락할 필요가 있습니까? 선량한 사람들을 교수형에 처하는 것이 입법자들의 의도입니까? 판사들은 법의 정신이 아니라 글자에 따라 법을 해석합니까? 내면의 빛에 반하여 이런저런 일을 하겠다고 자신과 계약을 맺을 권리가 여러분에게 있습니까? 여러분이 주체가 되어 마음을 정하고, 무엇이든 결심하고, 외부에서 강요받거나 여러분이 이해할 수 없는 신념을 받아들일 권리가 있습니까?
--- p.92

나는 콩밭에서 숲으로 들어가듯이 그곳을 지나치고 그곳은 곧 잊힌다. 반 시간만 걸으면 나는 지구 표면의 어느 한 지점으로 걸어갈 수 있다. 그곳은 한 해의 끝자락에서 그 이듬해 끝자락까지 발을 들인 사람이 없는 곳이다. 따라서 그곳에는 정치가 존재하지 않는다. 정치란 누군가가 피우는 담배 연기와 같이 덧없기 때문이다.
--- p.108

왜 이따금 어디로 걸어야 할지 결정하기 어려운 걸까? 나는 대자연에 미묘한 자력이 있어서,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그 자력에 따른다면 자연이 우리를 올바른 길로 인도할 것이라고 믿는다. 우리가 어떤 길을 걷든 대자연은 우리에게 관심을 놓지 않는다. 옳은 길은 있지만, 우리는 부주의하고 어리석기 때문에 잘못된 길을 택하기 쉽다. 그래도 이 현실 세계에서 아직 한 번도 걸어보지 못한 길을 기꺼이 걸으려 한다. 그 길은 어쩌면 우리가 내면 속 이상적인 세계에서 걷고 싶어 하는 길의 완벽한 상징일지도 모른다.
--- p.114

나는 인류가 모든 땅을 경작하기를 바라지 않으며, 같은 이유로 인간이나 인간 신체 부위를 모조리 발전시키는 것도 바라지 않는다. 일부 땅은 경작되겠지만 대부분은 초원과 숲으로 남아야 한다. 그런 땅은 당장의 용도에만 쓰이는 데 그치지 않고, 해마다 그곳에서 자라는 식물을 분해해 먼 미래를 대비하는 양토를 마련해줄 것이다.

--- p.140

출판사 리뷰

전 세계 시민 정신과 인권 운동에 거대한 영향을 준
진정한 자유의 사상가,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수필집

『시민 불복종』은 19세기 미국의 대표적인 초월주의자이자 전 세계 시민 운동에 절대적 영향을 끼친 사상가 헨리 데이비드 소로가 남긴, 근대 영문학 산문의 귀중한 유산이다. 소로는 『월든』의 저자로 흔히 숲속에서 유유자적했던 작가라는 이미지가 강하지만, 사실 그는 사회와 체제에 얽매이지 않는 개인의 삶을 탐구하는 철학자이자 자유를 강력히 옹호한 사상가였다. 소로는 자본주의와 거리를 두며 자연 친화적인 순수한 생활을 이어가면서도, 국가가 불의를 저지를 때는 어김없이 저항의 목소리를 내어 시민의 의무를 다하는 일을 잊지 않았다. 그는 노예제를 폐지하지 않으며 유색 인종의 권리를 짓밟고 멕시코를 침범해 영토를 빼앗은 19세기 미국 정부를 비판하는 데 누구보다 앞장섰다. 특히 1846년에 집필된 연설문 〈시민 불복종〉은 국민에게 폭력과 강압을 행사하는 정부를 거부한다는 명징한 울림으로 19세기 중반 이후 시민 인권 운동에 큰 영향을 주었다.

이 책은 소로의 대표작 〈시민 불복종〉을 포함해 그가 쓴 수필 아홉 편을 엮었다. 불의에 맞서는 저항 정신이 투영된 글인 표제작 〈시민 불복종〉을 필두로, 노예제에 저항하다 희생된 이를 옹호하고 전 미국인의 양심을 촉구한 연설문 〈존 브라운 대위를 위한 청원〉, 자연의 아름다움을 세밀하게 관찰한 〈산책〉, 〈겨울 산책〉, 〈가을 빛깔〉, 〈한 소나무의 죽음〉, 사랑과 인간 경험에 관한 통찰을 엿볼 수 있는 〈사랑〉과 〈순결과 관능〉, 날것의 생각이 생생하게 담긴 〈일지 초록〉까지, 소로의 여러 면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을 다양하게 수록했다. 어느 주제를 다루었든, 소로의 글에는 사회의 어떤 억압에도 얽매이지 않는 순수하고 자유로운 개인의 삶을 추구한 그만의 올곧은 철학이 담겨 있다.

본래 소로의 글은 현학적이고 길이가 긴 특유의 문체와 수많은 문헌 인용으로 읽기 난도가 높은 편이나, 문예출판사의 『시민 불복종』에서는 서강대학교 영문학 명예교수인 김욱동 역자의 번역으로 좀 더 명확하고 깔끔한 문체의 소로를 선보인다. 저자의 엄중함과 진지함을 살리면서도 원문의 뜻이 곡해되는 일이 없도록 명료한 문장을 담아, 독자에게 소로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를 최대한 생생하고 자연스럽게 전달하고자 했다. 여기에 역자가 사료와 문학 자료를 바탕으로 소로의 집필 배경을 설명한 작품 해설까지 첨부해, 소로가 어떤 배경에서 어떤 생각을 품고 글을 써내려갔는지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 소로의 밀도 높은 묵직한 문장을 원문 그대로 느끼고 싶은 독자도, 소로를 읽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독자도 소로의 글이 주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나는 누구에게 강요받으려고 이 세상에 태어나지 않았다.”
국민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정부를 거부하겠다는 선언

1846년 7월 23일경, 소로는 수선을 맡긴 구두를 찾으러 마을 거리를 걷다가 난데없이 구속되어 지방교도소에 하룻밤 수감되는 일을 겪었다. 그가 전쟁과 노예제 존속을 강행하는 미국 정부에 맞서 인두세 납부를 6년간 거부했다는 명목이었다. 그는 감옥에서 풀려난 후 자신의 짧은 수감 경험을 담아, 폭력을 행사하고 국민을 억압하는 정부를 거부하겠다는 뜻을 담은 연설문을 발표했다. 소로는 정부의 압력에 위축되기는커녕 불의를 행사하면서 법에 따르라고 강요하는 정부의 행태를 낱낱이 폭로하고, 시민들은 부조리한 정부에 동조하는 대신 저항해야 한다고 촉구한다. 이 연설문은 훗날 〈시민 불복종〉이라는 이름으로 출간되어 19세기 중반부터 20세기까지 여러 사상가와 문인에게 영향을 주었다.

인도의 국부로 여겨지는 운동가 모한다스 카람차드 간디는 “미국의 친구들”이 자신에게 “소로라는 스승을 주었다”라고 할 정도로 극찬했으며, 자신이 주창한 운동이 〈시민 불복종〉에서 강한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다. 20세기 흑인 인권 운동에 앞장섰던 마틴 루서 킹 역시 학창 시절 〈시민 불복종〉을 읽고 “악에 협력하지 않는 것이 선에 협력하는 것보다 중요한 도덕적 의무라고 확신하게 되었다”라고 이야기한 적이 있다. 레프 톨스토이, 마르셀 프루스트, 어니스트 헤밍웨이를 비롯하여 독일의 실존주의 철학가 마르틴 부버, 여성 참정권 옹호론자 앨리스 폴, 존 F. 케네디 미국 대통령, 미국 대법관 윌리엄 더글러스 등, 많은 역사적 인물이 소로의 〈시민 불복종〉에 크고 작은 영향을 받았다. 자유로운 삶을 누리는 전 세계 21세기 시민은 소로의 정신에 큰 빚을 지고 있는 셈이다.

역사에 거대한 영향을 끼친 작품답게 〈시민 불복종〉이 주는 메시지는 21세기를 살아가는 독자가 읽어도 상당히 강렬하다. 소로는 노예제 유지, 멕시코-미국 전쟁, 국민 억압을 이어가는 정부를 강도 높게 비판하고, “정부는 내가 허락한 것 외에는 내 인신과 재산에 절대적 권리를 행사할 수 없다”(49쪽)라고 이야기하며 국가는 개인의 권리를 일절 침해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하지만 소로는 조건 없이 정부만 비판하고 국민을 옹호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그는 국가의 폭력을 묵인하는 개인도 국가의 불의에 동조하는 것과 다름없다며, “먼저 인간이 되고 나서 국민이 되”고(12쪽) 개인의 양심에 따라 불의를 행사하는 국가를 적극 거부할 것을 촉구한다. 이렇듯 소로가 주창한 개인의 책임과 불의에 대한 저항은 이후 시민 운동에서 비폭력 저항의 모델이 되었다(322~323쪽). 소로가 진정한 자유의 사상가로 오늘날까지 평가받는 이유다.

〈존 브라운 대위를 위한 청원〉에서도 그는 국가에 짓밟히는 개인의 자유를 옹호한다. 이 글은 흑인 노예를 무력으로 직접 해방하기 위해 1859년 10월 연방 정부 무기고를 습격했다가 체포된 존 브라운 대위를 옹호하는 연설문으로, 미국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뜨거운 반응을 일으켰다. 당시 미국에서는 브라운 대위의 봉기를 ‘미친 행동,’ ‘야만적인 행위’로 보는 시각이 주류였으며 노예제 폐지를 주장하는 언론조차 그의 처사가 과격했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소로는 노예제를 묵인하고 전쟁을 일삼는 정부를 외면하는 대다수 미국인이야말로 불의에 동조하는 자들이라고 강하게 비판한다. 폭력을 거부하고 순수한 양심에 따라야 한다는 소로의 목소리는 부조리와 폭력, 전쟁이 끊이지 않는 오늘을 살아가는 독자에게도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한다.

자연을 관찰한 과학자, 엄숙한 인문학자, 자유로운 저술가였던
소로의 여러 가지 모습이 담긴 산문을 다방면으로 수록

이 책에서는 〈시민 불복종〉과 같이 자유를 주창하는 작품 외에도, 소로의 여러 일면을 엿볼 수 있는 산문을 다양하게 담았다. 특히 『월든』의 자연친화적인 소로의 모습에 친근감을 지니고 있는 독자라면 이 책의 중반부를 채운 소로의 산문 〈산책〉, 〈겨울 산책〉, 〈가을 빛깔〉, 〈한 소나무의 죽음〉이 반가울 것이다. 진정으로 자유로운 개인을 옹호한 사상가였던 소로의 가치관은 대자연에 대한 그의 깊은 사랑과 맞물려 있다. 소로는 평생 초월주의자로 살았는데도, 동료 초월주의자들이 건설한 공동체 마을에 참여하기는 거부했다. 공동체 마을은 어떤 식으로든지 자연을 파괴할 수밖에 없기에(354쪽) 홀로 사는 삶을 고집할 정도로 소로는 자연을 아꼈다. 숲속에서 자급자족하며 실존을 실험한 『월든』의 저자답게 소로는 진정한 아름다움은 자연에 있다고 여겼으며, 자연을 거니는 산책이 사회가 부여하는 온갖 제약에서 벗어나 자유와 독립을 구가할 수 있는 진취적 활동이라고 이야기했다(333쪽).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몇백 년 이상 살아온 나무를 마구 벌목하는 인간을 비판하는 일도 잊지 않는다(262쪽).

이렇듯 누구보다 자연과 접촉하며 살아온 덕에 소로는 고향 땅에서 살아 숨 쉬는 자연을 세밀하게 관찰할 수 있었고, 자연을 주제로 한 영미 문학 작품 중 손에 꼽힐 정도로 밀도 높은 시적 감성이 남긴 글을 남겼다. 그는 무작정 자연이 아름답다고 이야기하지 않고, 평생 이어온 오랜 자연 관찰 경험을 토대로 지형지물과 식물들의 성질에서 인간이 본받을 만한 놀라운 점들을 발견해 예찬한다. 이렇듯 소로의 글에는 아름다움을 빚는 시인의 감성과 자연을 관찰하는 과학자(박물학자)로서의 이성이 조화롭게 깃들어 있다. 소로가 이야기하는 자연이 그 어느 작품보다 선명하게 생동하며 독자에게 피부로 다가오는 이유다.

이뿐만 아니라 국내 독자들에게는 다소 낯선, 사랑과 인간 경험에 관한 소로의 성찰도 만나볼 수 있다. 소로가 청혼을 거절당한 후 집필한 〈사랑〉과 〈순결과 관능〉에는 사랑의 진정성에 관한 고찰이 담겨 있으며, 이는 영적 성장과 자아 탐구와 연결된다. 여기에 소로가 현장에서 채집한 글 소재와 날것의 생각이 생생하게 담긴 〈일지 초록〉까지 읽고 나면 소로라는 한 명의 인간을 입체적으로, 온전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소로는 47세의 짧은 생을 살며 방대한 분량의 시와 산문을 남겼으며, 그 글은 오늘날의 시선에서 봐도 새로운 시대로 나아가는 듯한 느낌이 든다. 오히려 소로가 살던 시대의 가치관에서 보면 그는 분명히 낙오자이자 이단자였다. 그는 사회의 억압에 동조하며 사람들과 적당히 어울리기를 택하지 않고, 언제나 선한 영혼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진정한 삶을 탐구하며, 누구보다 정의를 앞장서 실천하는 선지자였다. 역자의 말처럼, 그는 “19세기 중엽의 북소리가 아닌 앞으로 다가올 새 시대의 북소리에 발을 맞춰 행진하던 사람”이었다(355쪽). 소로의 글이 오늘날까지 깊은 울림을 주고 삶을 돌아볼 기회를 제공하는 이유다.

추천평

미국의 친구들이여, 그대들은 내게 소로라는 스승을 주었다. - 마하트마 간디 (민족운동 지도자)
나는 《시민 불복종》을 읽고, 악에 협력하지 않는 것이 선에 협력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도덕적 의무라고 확신하게 되었다. - 마틴 루서 킹 (목사, 인권운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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