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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를 탄 세 남자
옮긴이의 말 제롬 K. 제롬 연보 |
Jerome Klapka Jero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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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았다! 자전거 여행!”
해리스가 외쳤다. 조지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오르막이 얼마나 많은지 알아? 맞바람도 불고 말이야.”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지. 바람은 뒤에서도 불어올 테고.” 해리스가 말했다. “들어본 바 없는 사실이야.” “자전거 여행이 딱 좋다니까.” 나는 해리스의 의견에 동의하는 편이었다. “그리고 장소도 제안하지. 블랙 포레스트를 횡단하자.” --- p.24 이 책을 읽고 난 후에 독일과 블랙 포레스트에 가봐야지 생각하는 독자가 있다면, 책 덮으시라. 템스 강 어귀 모래톱에 도착하기도 전에 길을 잃고 말 테니까. 문제는 길을 잃는 게 그나마 개중 가장 나은 상태라는 거다. 영국에서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더 큰 난관이 기다릴 테니까. --- p.91 나는 당신에게 블랙 포레스트에 관해 장황하게 묘사해줄 수도 있다. 블랙 포레스트의 시인인 헤벨의 작품을 번역해줄 수도 있다. 바위투성이 협곡, 미소 짓는 골짜기, 소나무로 뒤덮인 비탈, 암석 왕관을 쓴 산꼭대기, 퐁퐁 흐르는 시냇물(깔끔한 걸 좋아하는 독일 사람들도 이것들을 빗물 통이나 배수관으로 흐르게 만들어놓지 않았다), 공 기 좋은 마을, 외로운 농가들. 하지만 나는 당신이 이 모든 것들을 읽지 않고 그냥 쓱 넘겨버릴 것이라는 의심을 지워버릴 수가 없다. 당신이 상당히 양심적인 사람이거나 아니면 비교적 마음이 약한 축이어서 그런 행동을 하지 않는다 할지라도, 어쨌든 간에 나는 앞서 다 말한 것처럼, 고작해야 당신에게 어떤 인상을 제공할 수 있을 뿐이다. --- p.109 독일에 있으면 공기에서 질서에 대한 사랑의 냄새를 맡게 된다. 독일 아이들은 딸랑이로 박자를 맞추고, 독일 새들은 둥지보다는 사람이 준 상자를 더 좋아하게 되어, 여전히 나무나 울타리에 둥지를 짓는 몇몇 교양 없는 주변인 새들을 경멸 어린 시선으로 바라본다. 시간이 지나면 모든 독일 새들이 일제히 적절한 주거 공간을 가지게 될 것이다. 독일인들은 난잡하고 산만한 새의 노랫소리를 좋아하지 않는다. 거기에는 질서란 것이 없기 때문이다. 음악을 사랑하는 독일인들은 새의 노랫소리에 질서를 부여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특별히 모이주머니가 잘 발달된 어떤 건장한 새는 자신을 통제하는 훈련을 받을 것이고, 새벽 4시에 숲에서 쓸데없이 자신의 재능을 낭비하기보다는, 공포된 시간에, 피아노 반주에 맞춰, 야외 맥주 집에서 노래를 부르게 될 것이다. 상황은 이렇게 흘러간다. --- p.133 그런 후 우리는 조지의 단골 맥주 가게에 갔다. 그리고 그의 옆에 앉아서, 독일 맥주가 잘 맞지 않았는데도 너무 많이 마셔대는 바람에 그만 정신이 돌아버려 살인 행각에 심취하게 된 사람들의 일화를 들려주었다. 그걸 너무 마셔서 젊어 세상을 뜬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줄 알아? 남자들이 왜 아름다운 아가씨들과 영원한 이별을 하는지 알아? 다 독일 맥주 때문이야……. --- p.159 설명을 하자면, 독일 여행은 좀 복잡한 편이다. 출발지 역에서 가고자 하는 목적지 행 표를 산다. 이것으로 모두 해결이라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그렇지 않으니까. 기차가 오면 당신은 기차에 오르려 할 것이다. 하지만 역무원이 다가와 장대하고 과감한 몸짓으로 손사래를 치며 말한다. “표를 보여주셔야지요.” 난 또 뭐라고, 당신은 그에게 표를 내민다. 그런데 이게 웬걸, 그는 지금 이 표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한다. 당신은 여행을 위한 첫걸음을 내디뎠을 뿐이다. 당신은 매표소로 돌아가서, 이른바 ‘급행 열차 표’를 추가 구입해야 한다. 이걸 가지고 돌아오면서 모든 고난이 다 지나갔구나 생각해선 안 된다. 기차에 탈 수는 있다. 거기까지는 된다. 하지만 아무 데나 앉으면 안 된다. 가만히 서 있어도 안 된다. 돌아다녀도 안 된다. ‘좌석 표’라는 다른 표가 더 있어야 하는데, 일정 노선에서 자리에 앉을 권리를 주는 표다. --- p.170 반면, 다시 독일로 돌아와서, 이곳은 충분히 사건을 저지를 기회를 주는 곳이다. 독일에는 아주 쉽게 할 수 있는 일인데 절대로 해선 안 된다고 규정해놓은 일들이 너무나 많다. 곤경에 처하고 싶은 영국의 젊은이들이여, 영국이 갑갑한 젊은이들이여, 독일행 편도 표를 살 지어다. 왕복 표는 안 사는 게 좋다. 유효 기간이 한 달인데, 그 시간 갖고는 턱도 없을 것이다. 독일의 경찰 안내 책자를 펼쳐보라. 그러면 그대들의 흥미와 흥분을 유발시킬 만한 행동 리스트를 만나게 될지니. --- p.17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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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트 위의 세 남자》 속 세 친구의 두 번째 여행!
자전거를 타고 독일을 횡단하는 유쾌한 여정 《자전거를 탄 세 남자》는 제롬 K. 제롬을 19세기 영국의 베스트셀러 작가로 만든 《보트 위의 세 남자》의 후속작이다. 전작에서 템스강을 따라 좌충우돌 여행을 떠났던 세 친구가 결혼 후 다시 한자리에 모여, 이번에는 독일의 유명 관광지인 슈바르츠발트(‘블랙 포레스트’)를 자전거로 횡단한다. 물 위를 떠다니던 보트 대신 땅 위를 달리는 자전거는 자유롭고 빠르게 마음대로 가고 싶은 곳을 누빌 수 있지만, 이는 다시 말해 돌발 상황이 일어날 여지가 더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여행을 떠나기 전부터 기본 장비인 자전거를 맞추는 일부터 돌발 상황이 이어져 진땀을 흘리고, 장비 선택과 계획을 두고 티격태격하는 등 세 남자의 이번 여정도 순탄하지 않다. 출국 과정, 독일에서 만난 낯선 도로, 마음대로 구해지지 않는 기차표, 영국과 다른 독일의 문화는 전작보다 세 인물을 더 자주, 더 크게 곤경에 빠뜨린다. 전작의 성공 이후 발표된 이 소설은, 독자에게 이미 친숙한 인물들을 다시 불러내어 새로운 여행을 떠나자고 손을 잡아 이끈다. 제롬은 전작과 마찬가지로 여행의 목적이나 성취보다는, 여행을 떠난 인간들이 얼마나 쉽게 우스꽝스러운 존재가 되는지를 보여주는 데 집중한다. 이 소설은 속편이면서도 단순한 반복에 머물지 않고, 새로운 환경 속에서 인물들의 성격과 관계를 다시 한번 효과적으로 드러낸다. 엄격한 독일 규율을 아슬아슬하게 넘나드는 세 영국인의 유쾌한 자전거 여행 《자전거를 탄 세 남자》는 《보트 위의 세 남자》의 직접적인 후속작이지만, 여행의 방식과 리듬부터 뚜렷하게 달라진다. 전작이 템스강이라는 비교적 한정된 공간에서, 물 흐름에 몸을 맡기는 여행을 그렸다면, 이번 작품은 영국에서 독일로 이동하고, 독일 대륙을 넓게 가로지르는 광활하고 역동적인 여행을 그린다. 공간이 넓은 만큼 주인공들이 만나는 인물의 수도 훨씬 많고, 자연히 그들이 겪는 사건의 다양함도 전작의 범위를 뛰어넘는다. 각 에피소드는 인물 간의 말다툼과 실수, 오해가 연속적으로 폭발하는 시트콤에 가까운 구조로 구성되어 있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페이지마다 사건이 끊임없이 일어나 쉬지 않고 독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한다. 전작과 가장 다른 웃음 포인트는 바로 독일인과 영국인 사이의 문화 차이에서 비롯된다. 이야기의 주요 무대인 독일은 영국인 화자의 시선 속에서 ‘질서와 규칙의 나라’로 묘사된다. 시간표, 규정, 규율이 삶을 지배하는 독일 사회에, 영국에서부터 말썽꾸러기였던 주인공 세 남자는 셀 수 없이 수많은 소동을 일으킨다. 시간표를 지키지 못하고, 규칙을 오해하며, 심지어 규율 자체를 귀찮아하는 태도는 반복적인 해프닝을 낳는다. 그들은 독일의 엄격한 규칙을 완전히 이해하지도, 완전히 따르지도 못한 채 외국인이라는 지위를 은근히 방패 삼아 경계를 넘나든다. 제롬은 규칙을 중시하는 독일 사회와, 그 속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소란을 일으키는 주인공들 양측을 모두 풍자하며 균형 있게 유머를 펼쳐낸다. 웃음을 위해 인물과 사회의 모습에 다소 과장된 면이 많지만, 그 안에는 풍자의 대상을 향한 애정 어린 시선이 깃들어 있다. 휴식의 실패에서 일탈의 쾌감으로 목적 없는 자유가 더욱 선명해지다 이 작품은 다른 고전 작가에게서 찾아볼 수 없는 제롬 K. 제롬만의 특징이 듬뿍 녹아든 작품이기도 하다. 제롬은 전작 《보트 위의 세 남자》로 성공하기 전 극단에서 배우로 3년간 활동하며 유머와 풍자의 감각을 익힌 작가로 알려져 있지만, 한편으로는 수없이 여행을 떠나고 스키를 대중적인 스포츠로 만드는 데 기여하는 등 여가활동을 열정적으로 즐기는 사람이기도 했다. 이 소설의 주요 소재가 자전거 여행인 것도 영국 빅토리아 시대에 있었던 자전거 여행의 열풍에 제롬이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렇듯 자유분방한 제롬의 성격은 그가 쓴 이야기도 유쾌하게 만든다. 전작에서 세 남자는 ‘휴식을 위해’ 여행을 떠났지만, 그 휴식은 번번이 좌절되었다. 《자전거를 탄 세 남자》에서는 애초에 휴식이라는 명분조차 희미하다. 이 여행은 치유보다는 일탈에 가깝고, 안정감보다는 불확실성을 향해 돌진한다. 하지만 세 남자는 완벽한 여행을 추구하기보다, 계속 움직이며 여행의 순간을 즐긴다는 사실 자체에서 쾌감을 느낀다. 규칙을 어기고, 계획을 망치고, 실수를 반복하면서도 그들은 멈추지 않는다. 전작보다 한층 더 강화된 이 일탈의 정서는, 독자에게도 묘한 해방감을 전한다. 반복되는 일상과 경직된 삶으로 지친 독자들에게 삶의 즐거움을 적극적으로 찾아가고, 웃을 수 있는 때가 왔을 때 웃음을 마음껏 누리라고 말하는 듯하는 작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