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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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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offrey Chauc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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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시포네 여신이여, 저는 쓰면서도 눈물짓고 있사오니/이 슬픈 시를 잘 지을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 p.9 똑똑하고 오만하고 고상한 사람들은 모두/이 사람을 본보기로 교훈을 얻을 것이니,/사랑의 신을 경멸했다간 당신들 마음의 자유는/순식간에 그에게 속박당하고 말 것이다. --- p.21 오, 신이시여, 만일 이것이 사랑이 아니라면/제가 느끼고 있는 이것은 도대체 무엇인가요?/만일 그것이 사랑이라면, 사랑은 도대체 어떤 건가요? --- p.29 이 컴컴한 파도에서 벗어나 항행할 수 있도록/오 바람이여, 오 바람이여, 악천후를 거두어다오./배가 바다에서 그토록 큰 풍랑을 맞으니/온갖 기술을 다 써도 앞으로 나아가기 어렵구나./나는 이 바다를 트로일러스가 처했던/폭풍우 몰아치는 절망의 바다라고 부르노라. --- p.67 머리부터 발끝까지 아름다운 나의 크리세이드여,/만일 너에게 아름다움 외에 자비심 따위는 없다면/정녕코 살아 있음으로써 피해를 주는 것이다. --- p.85 ‘오, 신이시여! 내가 죽을지 곧 구원받게 될지/이제 막 운명의 주사위가 던져지고 있도다!’/그가 그녀에게 사랑을 애걸해야 할 첫 순간이 왔다./오, 전능하신 신이시여, 그가 무슨 말을 해야 합니까? --- p.153 오, 자비로우신 비너스 님, 제가 태어나던 날/만일 화성이나 토성의 나쁜 기운을 받았다거나/또는 당신께서 불에 데거나 방해받으셨다면,/당신 부친께 은총을 구하시어 그 모든 해악을/거두게 하시고, 제가 다시 기뻐할 수 있게 하소서. --- p.192 그러나 야속한 시간이여! 그 같은 기쁨도/너무나 짧게 지속되는구나. 행운의 여신은/속이려고 할 때는 가장 진실한 듯 보이며,/어리석은 자들에게 한껏 비위를 맞춰주고/그들을 사로잡아 눈멀게 하니, 모두의 배신자로다./그리하여 그녀의 수레바퀴에서 나가떨어진 자를/그녀는 비웃으며 광대처럼 조롱한다. --- p.251 왕자님은 트로이에 사시면서도/왕자님을 사랑하기에 기꺼이 곁에 있으려는 여인을/잡을 용기도 없단 말입니까? --- p.277 “오, 맙소사! 인생이 왜 이런지요?” 그녀가 답했다./“아, 왕자님은 저를 슬퍼서 죽게 만드시는군요./이제 보니 왕자님은 저를 못 믿으시는군요./하시는 말씀에서 다 알 수 있습니다. --- p.329 아! 크리세이드, 당신이 그렇게 변할 줄/나는 생각조차 한 일이 없었으며,/내가 당신에게 잘못을 저지르지 않은 한/당신 마음이 이처럼 나를 죽게 할 만큼/잔인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았소. 이제 당신 명예는/더럽혀졌으니 그것이 슬플 따름이오. --- p.4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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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문학의 아버지이자 중세 영국의 위대한 시인
제프리 초서가 들려주는 트로이 전쟁의 비극적 사랑과 사랑의 정열에 관한 인간의 환희와 고뇌! 중세 영국의 가장 위대한 시인이자 영국 문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제프리 초서. 왕실에 물건을 대는 부유한 포도주 사업가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궁정 인연을 바탕으로 무려 세 번의 왕이 바뀌는 동안 작가, 철학자, 연금술사, 천문학자, 외교관, 행정가 등으로 다방면에서 활동하며 재능을 선보였다. 《트로일러스와 크리세이드》뿐 아내라 《캔터베리 이야기》 등의 작품이 오늘날까지 여전히 널리 읽히며 문학적 명성을 이어가는 데는 다채로운 경력에서 길어온 작가의 경험이 큰 역할을 했다고 전해진다. 1380년대에 완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작품은 트로이 전쟁에서 소재를 가져와 무려 8,200여 행의 장편 시로 풀어낸 애절하고 비극적인 사랑 노래다. 트로이 전쟁을 모티프로 삼은 서구의 무수한 작품 중에서도 이 작품이 유독 도드라지는 건 압도적인 문학적 상상력과 뛰어난 스토리텔링 덕분이다. 초서는 얼핏 단순해 보일 수도 있는 두 연인의 궁정 연애담의 형식을 취하면서도, 여기에서 사랑의 보편적이고 본질적인 속성을 도출한 후 이를 놀라운 이야기 솜씨로 풀어낸다. 더불어 당대로서는 매우 독특하고 혁신적인 기법이었던 작품 내 서술자를 두어, 독자가 두 사람의 사랑을 생생히 지켜보게끔 하는 문학적 효과를 자아냈다. 트로이 전쟁을 모티프로 한 중세 영문학 최고의 대서사시! 이야기는 사랑의 열병을 앓는 자들을 한심하게 여기는 트로이 왕자 트로일러스에게서 출발한다. 그러나 얄궂게도, 트로일러스는 한 축제에서 크리세이드를 처음 만나 한눈에 반해 자신이 경멸하는 남자의 대열에 서게 된다. 트로일러스는 간절한 마음에 큐피드에게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며 용서를 빌고, 크리세이드와 연결될 방법을 애타게 찾는다. 조력자의 도움으로 어렵게 크리세이드를 만난 트로일러스는 그녀에게 열렬히 구애하지만 추문으로 인한 불명예를 우려한 크리세이드는 조심스럽다. 그러나 결국에는 트로일러스의 진심을 확인하고 그녀 역시 마음을 연다. 두 사람의 정열적인 사랑은 이렇게 시작된다. 그러나 전쟁이 두 사람의 사랑을 가만히 내버려두지 않는다. 그리스의 포로가 된 트로이 장수와 크리세이드를 교환하기로 결정되면서다. 두 사람은 절망 속에서도 사랑을 굳건히 맹세한다. 크리세이드는 그리스로 가더라도 곧 다시 트로이로 돌아오겠다고 또 한 번 맹세한다. 하지만 크리세이드는 약속한 시간이 되도 돌아오지 않는다. 그녀가 다른 남자와 사랑에 빠졌기 때문이다. 트로일러스도 서서히 변화를 감지한다. 그리고 어느 날 두 사람이 주고받은 사랑의 징표가 다른 사람에게서 발견되자 마침내 이성을 잃고 폭발한다. 결국 트로일러스는 운명의 신을 저주하며 미친 듯이 전쟁터를 휘젓고 다니기 시작한다. 수백 년의 시간을 거스르는 대범한 문학적 상상력과 사랑의 보편적 속성에 대한 통찰! 이 작품의 특이점은 시대를 선취한 이야기 형식과 솜씨에만 있지 않다. 중세 로맨스는 대개 도덕과 종교의 이상을 구현한 정형화된 알레고리적 인물만이 등장했다. 그러나 《트로일러스와 크리세이드》는 뻔한 길을 걷지 않는다. 초서는 도덕과 종교를 설파하려 하는 대신, 인간이 실제 사랑에서 겪는 열정과 난관, 희망과 불안, 기쁨과 슬픔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실제로는 만난 적도 없는 두 인물을 문학적 상상력으로 결합해 시대를 초월한 사랑의 열병을 포착하고 문학적으로 형상화한 것이다. 이 대담함으로 빚어낸 대서사시가 수백 년 동안 읽히며 전승된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