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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희-알렉상드르 뒤마 피스
춘희…11 마농 레스코-아베 프레보 머리글…245 제1부…248 제2부…334 해설 알렉상드르 뒤마 피스 생애와 춘희…411 아베 프레보 생애와 마농 레스코…444 알렉상드르 뒤마 피스 연보…459 아베 프레보 연보…465 |
Alexandre Dumas Fi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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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런 놈들을 자주 봤습니다. 돈만 잔뜩 있는 주제에 성묘하러 1년에 네 번도 안 오더군요. 올 때 직접 꽃을 가지고 오기는 하는데 어쩌면 그리도 초라한 꽃이던지! 입으로는 슬프다고 하면서 속으로는 무덤 유지비에 대해서만 신경 쓰고, 묘비에는 눈물 나는 말을 새겼으면서 정작 자신은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는 데다가 옆 무덤에는 괜히 트집을 잡는 그런 놈들이 있다고요. 내 말을 믿어주셨으면 좋겠군요. 나는 이 아가씨를 알지도 못하고, 무얼 하고 다녔는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나는 이 가여운 아가씨를 좋아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래저래 돌보기도 하고 동백꽃을 되도록이면 싼값에 주기도 하면서 가장 아끼고 있죠. 우리는 죽은 사람을 좋아할 수밖에 없어요. 워낙 바빠서 다른 것을 좋아하게 될 틈이 없으니까요.”
--- pp.45-46 「춘희」 중에서 "내 몸을 살피고 있다간 나는 죽고 말 거예요. 열에 취한 듯한 이런 생활만이 나를 지탱해주고 있으니까요. 그리고 자기 몸을 소중히 하라는 그런 말은 제대로 된 가족과 친구가 있는 사교계 부인들에게나 하세요. 나 같은 여자야 남자들의 허영심이나 쾌락에 보탬이 되지 않으면 바로 버려지고 마니까요. 그 뒤로는 길고 지루한 나날만이 계속될 뿐이겠죠. 나는 잘 알고 있답니다. 이번에 내가 두 달 동안 병으로 누워 있었잖아요. 그런데 3주쯤 지나고부터는 누구 하나 나를 만나러 와주지 않았다니까요.” --- p.86 「춘희」 중에서 “그건 도대체 무슨 감정인가요?” “헌신입니다.” “그 헌신은 어디에서 나오는 거죠?” “당신을 향한 억누르려야 억누를 수 없는 연민에서 나오는 겁니다.” “나를 사랑한다는 말인가요? 그러면 그렇다고 얼른 말하지 그러세요? 차라리 그렇게 말하는 것이 훨씬 더 쉽잖아요.” --- p.87 「춘희」 중에서 “난 예전부터 자기 의견을 내세우지 않고, 아무런 의심도 하지 않으며, 오직 나만을 사랑해 주면서 보답조차 바라지 않는 젊은 연인을 찾고 있었답니다. 하지만 그런 사람은 끝내 찾을 수가 없었죠. 남자들은 말이죠, 한 번이라도 좋으니 이루어지기만 한다면 원이 없다고 생각했던 바람이 그 뒤로도 계속해서 이루어진다고 하는데도 만족하기는커녕 연인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해서까지 이런저런 설명을 요구하거든요. 게다가 연인과 점점 더 가까워질수록 상대를 지배하고 싶어 하며, 연인에게서 많은 것을 받을수록 원하는 것은 점점 늘어나죠." --- p.93 「춘희」 중에서 하지만 언젠가 당신이 그녀에게 질려 욕망이고 뭐고 사라졌을 때, 그녀가 당신을 위해 잃어버린 것들을 되갚기 위해 당신은 도대체 얼마만큼의 희생을 치를 수 있다는 거지? 아무것도 못 할 거야. 당신 때문에 그녀는 자기 재산, 미래, 그녀가 있던 세계하고도 멀어질 텐데 말이야. 자신의 가장 찬란한 시절을 당신에게 바쳤지만 정작 당신은 잊을 거고. 당신이 주변의 흔해 빠진 남자라면 과거의 일로 실컷 그녀를 탓하고 나서 헤어진다고 해도 나는 너의 다른 애인들처럼 했을 뿐이라고 말하겠지. --- p.119 「춘희」 중에서 안 돼. 그래선 안 돼. 이상적인 생활 뒤에는 물질적인 생활이란 것이 있으니까. 바보 같은 이야기라 생각하겠지만 아무리 순수한 결의라 해도 이 세상과 단단한 쇠사슬로 이어져 있는 법이니까. 게다가 이 사슬은 쉽게 끊을 수도 없다고. --- p.165 「춘희」 중에서 인간의 결심이라는 것이 변하기 쉽다는 사실은 지금까지의 나에겐 별로 이상스럽지 않았다. 결심이란 하나의 정열에서 태어났다가 또 다른 정열로 죽어버리기 때문이다. --- p.274 「마농 레스코」 중에서 세상 모든 일이 순조롭기만 한 것은 아닌 모양이다. 권력자나 부자들이 대부분 멍청하다는 것은 세상을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 아닌가. 엄청난 공평함을 갖고 있는 사실 말이야. 만약 그들에게 권력이나 돈 말고도 재능까지 주어졌다면 그야말로 분에 넘치게 행복할 테고, 그렇지 못한 자들은 너무나 비참할 것이 아닌가! 그런 자들에게는 뛰어난 육체와 뛰어난 정신이 주어져 그로써 불행과 가난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걸 거야. --- p.283 「마농 레스코」 중에서 진실하고 성실한 사람에게 믿음을 가지고 마음을 열어 보일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런 사람에게는 아무런 두려움을 느끼지 않아도 된다. 설령 그에게서 도움을 받을 수 없다 해도, 적어도 호의와 동정은 확실히 얻을 수 있을 테니까. 다른 사람 앞에서는 그리도 조심스럽게 마음을 닫고 있지만 이런 사람 앞에서는 마음이 자연스레 열린다. 마치 따사로운 햇살 아래서 꽃잎이 활짝 피어나는 것처럼 순순히 마음의 문을 열게 되는 것이다. --- p.286 「마농 레스코」 중에서 "그리고 문제는, 미덕이든 사랑이든 그것이 고난을 견딜 만큼의 힘을 가지고 있느냐 하는 거지. 결과부터 생각해 볼까? 세상에는 엄격한 미덕에서 벗어나는 자는 많은 반면, 사랑을 피하려는 자는 그리 많지 않네. 이 문제에 대한 자네의 답은 듣지 않아도 알 것 같네. 선을 행하는 것은 고통이 따르지만 그 고통이 불가피한 것이라 할지라도 필연적인 것은 아닌 데다가 오늘날에는 폭군도 십자가도 존재하지 않으며 평온하고 안락하게 살고 있는 사람도 많다고 말할 셈이겠지? 그렇다면 난 대답하겠네. 사랑에도 평온과 행복이 있다고 말이야. 나에게 매우 유리한 차이점을 한 가지 더 덧붙인다면, 사랑은 사람을 쉽게 속이기도 하지만 적어도 만족과 환희를 약속해 주지. 하지만 종교는 어떤가? 참혹한 고행을 바라볼 뿐이 아닌가?” --- pp.312-313 「마농 레스코」 중에서 이 감정은 거짓이 아니었다. 그러나 내가 이 세상의 재물을 가볍게 여기면서도 그 가운데 일부분을 가지려 하는 것은, 남은 전부를 마음껏 경멸하기 위해서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랑은 부요함보다 훨씬 강하다. 하지만 사랑을 위해서는 그런 것들이 필요하다. 그리고 돈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비천에 빠지는 마음 약한 연인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다. --- p.327 「마농 레스코」 중에서 내 사랑하는 여인과 함께만 살 수 있다면 유럽에서 살든 미국에서 살든 그것이 무슨 문제이겠는가. 서로 사랑하는 연인에게는 우주 전체가 보금자리인 것을. 그들 자신이 서로의 마음속에서 아버지요, 어머니요, 친척이고 부귀이며 행복이지 않겠는가. --- p.388 「마농 레스코」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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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비극 《마농 레스코》
《마농 레스코》는 출간되자마자 프랑스는 물론 유럽 전역에서 독자들을 열광시켰다. 그것은 이 소설이 비교적 짧고, 묘사되어 있는 심리도 이해하기 쉬우며, 특히 여주인공 마농이 창부형의 여인이라는 데에 있다. 그러면서도 전혀 천박하지 않고 사랑스러운 창부로 부각되어 있는 것은 프레보가 인간 내면 묘사에 탁월했기 때문이다. 데 그리와와 마농은 숙명과 같은 사랑의 열정에 사로잡힌다. 그러나 그들의 감정은 서로가 다른 것이었다. 오직 사랑에 이끌리는 데 그리외와, 향락에 이끌리는 마농은 비극적인 대조를 이룬다. 마농은 데 그리외에게 자신의 허영을 채워 줄 재물이 있는 동안에는 그의 곁에 머물지만, 돈이 다 떨어지면 미련 없이 그를 버리고 떠난다. 이런 일이 여러 번 반복되어도 데 그리외는 한결같이 마농의 뒤를 따르며 물불 가리지 않는다. 오직 하나의 욕망 즉, 마농을 소유하려는 욕망에 사로잡힌 그는 타락에서 타락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마농은 불행에서 불행의 나락으로 떨어져, 마침내는 창녀들과 더불어 미국 루이지애나로 이송되어 간다. 마침내 그들은 머나먼 하늘 아래 자그마한 오막살이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그러나 결국 신은 그들을 저 버리고, 파란만장 사랑의 역정도 뜨거운 사막 한가운데서 막을 내리게 된다. 영원히 남을 기적 같은 소설 독자들은 이 소설에서 단순히 젊은 기사와 창부의 연애라는 멜로드라마를 연상해서는 안 된다. 이 소설의 진정한 주인공은 데 그리외다. 한 창부와의 사랑을 위해 가족과 종교, 사회질서와 자신의 숙명을 걸고 싸우는 주인공의 반항과 절망의 비장한 절규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데 그리외의 비참한 운명은 영웅적 행위를 넘어 성스러움까지 느껴진다. 《마농 레스코》는 신의 이해할 수 없는 의지가 인간의 사랑 속에 발로된, 가장 비극적인 고뇌의 절규이다. 《마농 레스코》가 동서고금을 통해 연애소설의 왕좌를 차지하고 있음은 새삼 말할 필요도 없다. 창부와 같은 부류의 여성이 문학에 그려진 것은 이 소설이 처음이라고 한다. 누구보다도 여성의 심리와 육체에 정통했던 모파상은 이렇게 말했다. “어떤 여자도 마농보다 더 여자답지는 않다. 감미로우면서도 성실하지 않은 두려운 여성성의 진수를 마농보다 많이 갖춘 여자는 일찍이 존재하지 않았다.” 그야말로 이 기적 같은 소설 한 편으로 프레보의 이름은 프랑스 문학과 더불어 세계문학사에 길이 빛나고 있다. 인간에게 연애 감정이 없어지지 않는 한, 인간이 인간으로 남아 있는 한 《마농 레스코》는 앞으로도 영원히 살아 숨 쉴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