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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바르와 페퀴셰 2
작가 인터뷰 작가 연보 *《부바르와 페퀴셰 1》과 내용이 이어집니다* |
Gustave Flaube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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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그동안 몸에 밴 습관 때문에 고통스러웠다. 페퀴셰는 식탁보 위에 손수건을 올려놓는 괴벽 때문에 불편했고, 부바르는 파이프 담배를 떼어놓지 못하고 몸을 좌우로 흔들면서 이야기하곤 했다. 간혹 요리나 버터의 질에 대한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인용 소파에 마주 앉아 그들은 서로 다른 생각을 하고 있기 일쑤였다.
--- p.300 코에 손가락을 대는 방법은 다른 환자들에게는 통하지 않았다. 그래서 최면 상태를 유도하기 위해 그들은 메스메르의 향연을 베풀 계획을 세웠다. 이미 페퀴셰는 줄밥을 모아놓고 스무 개가량의 병을 닦아놓기까지 했다. 그런데 한 가지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었다. 환자 중에는 남녀가 섞여 있을 것이다. “그들이 격렬한 에로티시즘에 빠지면 어떻게 하지?” --- p.330 백작은 기독교가 그에 못지않게 문명을 발달시켰다고 반박했다. “가난을 초래하는 게으름이 미덕이라지요!” “하지만 복음서에는 도덕이 있지 않습니까?” “아! 아! 그런 도덕은 없습니다! 복음서에서는 최후의 일꾼이 최초의 일꾼과 똑같이 보상받지요. 가진 자에게 나누어주고, 갖지 않은 자에게서 거두어 갑니다. 따귀를 맞으면 같이 때리지 말고 또 도둑을 맞아도 그냥 내버려 두라는 교훈에 대해서 말하자면, 그런 교훈 때문에 뻔뻔한 놈들이나 비겁한 놈들이나 불한당들이 판을 치게 되는 겁니다.” 페퀴셰가 자기는 불교도 좋아한다고 말했을 때, 그 모임의 분노는 절정에 달했다. --- p.444 페퀴셰는 오렌지 하나를 집어 막대기에 끼워서 양극을 표시하고, 석탄으로 오렌지에 줄을 그어 적도를 표시했다. 그러고 나서 오렌지를 촛불 주위에서 움직이면서, 표면의 모든 지점이 동시에 빛을 받지 않고 그 때문에 기후의 차이가 나타나는 것을 관찰하게 했다. 또 계절의 차이를 나타내기 위해서 그는 오렌지를 기울였다. 지구는 똑바로 서 있는 것이 아니며 그로 말미암아 춘분과 추분, 동지와 하지가 생기기 때문이다. 빅토르는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했다. 지구는 긴 바늘 위에서 회전하고 있고 적도는 지구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고리라고 생각했다. --- p.465 그러자 부바르와 페퀴셰는, 자기들을 존경하지 않을 수 없도록 마을 사람들을 감탄시킬 만한 업적을 이루어 유명해지고 싶었다. 그들은 샤비뇰을 아름답게 꾸미는 계획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가옥의 사분의 삼은 헐어야 할 것이다. 마을 한복판에는 기념 광장을, 팔레즈 쪽으로는 양로원을, 캉으로 가는 도로 위에는 도살장을, 바크 언덕에는 로마네스크 양식의 울긋불긋한 교회를 세울 것이다. --- pp.499~5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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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에 꼬리를 무는 역설
1881년 플로베르가 사망하고 몇 개월 후 출판된 이 작품은 플로베르만의 독특한 사고방식이 담겨 있다. 모든 장은 하나의 주제에 대해 흥미와 열정을 느끼고 연구를 시작했다가 실패한 후 권태와 좌절을 느끼게 되는 동일한 리듬을 반복한다. 저마다 진리를 다르게 말하는 수많은 책 속에서, 절대적인 진리를 찾고자 하는, 부바르와 페퀴셰의 시도는 번번이 실패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순환 속에서 두 주인공은 마침내 실패와 성공, 인간의 어리석음과 지성, 그 모두가 구별할 필요가 없음을 깨닫는다. 확언과 도식화를 일삼고 쉽게 결론을 내리는 다른 인물들에 비해, 누구도 의심하지 않는 확실한 것을 의심함으로써 기존의 질서를 어지럽히는 이들은 이 세계 안에서 능숙하게 처신하지 못함으로써 오히려 세상이 내포한 모순을 폭로한다. 희화화의 대상은 역전되어, 부바르와 페퀴셰가 아니라 과학과 체계, 그리고 세상 자체가 비판을 받게 된다. 온갖 분야를 경험한 끝에 두 사람이 결국 처음의 직업인 필경사로 돌아간다는 열린 결말은 삶의 아이러니를 선명하게 드러낸다. ▷좌충우돌 콤비의 왁자지껄한 소동 뚱뚱하고 다혈질인 부바르와 왜소하고 소심한 페퀴셰는 상반되는 외모와 기질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죽이 잘 맞는 친구 사이다. 뜻하지 않게 유산을 상속받은 그들은 직업인 필경사를 그만두고 샤비뇰이라는 시골로 내려가 진리를 탐구하기로 한다. 그들은 원예, 농업, 화학, 의학, 지질학, 고고학, 역사, 문학, 철학, 종교, 교육 등 온갖 분야의 학문을 두루 접하면서 매번 전문서적을 탐독하고 과학 이론을 현실에 적용하려고 노력하지만 실수를 연발한다. 해부학을 공부하다가는 시체를 숨겼다는 오해를 받고, 통조림을 만들다가 폭발 사고를 일으키고, 엉터리 처방으로 병을 악화시키는가 하면, 화석을 채취하다가 연행되기도 한다. 때로는 기이하기까지 한 이들의 탐구열은 곧 주위 사람들의 비웃음을 사고 이용당하기에 이르지만, 작가는 자신이 어리석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사람들과 달리 어리석음을 인식하고 극복하려 노력하는 이들의 모습에 연민이 담긴 시선을 보낸다. 풍자의 날은 이들이 아니라 이들을 둘러싼 세계를 겨누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