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다듬어 쓰는 마음
들어가며 까만 피부 두 다리 1, 2 달리기 1, 2 아버지 1, 2 바디프로필과 갑상샘 1, 2, 3 글쓰기 어머니 1, 2, 3 마무리하며 |
|
물론, 가끔 한 번씩 너는 안 돼(절레절레), 뭐 하고 있냐, 으휴, 이 한심한 인간아, 라는 말을, 다른 사람에겐 절대 하지 못할 말을, 세상 하나밖에 없는 나, 귀한 나, 함께 살고 함께 죽을 나란 사람에게 마구 쏟아부을 때도 있다. 그렇게 한바탕 하고 나면 잠시 휴정하고 난 뒤 파편처럼 박혀버린 말을 하나, 하나 주워 담으면서 이렇게 정정한다. 온갖 험한 말로 비난저주하며 미워했음에도, 두들겨 패고 마구 걷어찼음에도 나는 나를 ‘사랑한다’라고. 특별한 이유는 없다. 처음부터 사랑했고 잠시 미워했고, 그래서 처음 그 마음으로 다시 나를 사랑하는 게, 이유의 전부이다.
--- pp.12-13 「들어가며」 중에서 러닝의 ‘참맛’은 바로 이 지점에 있다. 우리 사는 데에 있어 이렇게 노력하는 만큼 ‘가시적인’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일이 과연 얼마나 될까. 하다 보면 ‘조금’ 더 오래, ‘조금’ 더 멀리, 또 빨리 뛸 수 있고 그 사이 관절과 주변 근육은 러닝에 적합한 모양과 기능을 갖추어 나간다. 또 몸의 힘이 는다. 그리고 그 힘은 매일 아침 “아오, 출근하기 싫어!”하며 조금 더 박력 있게 몸을 일으키게 하고, 세상으로부터 날아오는 수천수백 발의 총알을 막는 방패가 되며 때에 따라 무섭게 으르렁대고 짖어(?) 대며, ‘어른의 참지 않음’을 보여줄 때 써먹을 만한 무기가 된다. --- pp.61-62 「달리기」 중에서 겁이 났다. 몸과 마음이 너무 앙상하여 나와 주변 사람을 향한 사랑마저 빼빼 말라 속이 텅 빈 채 사는, 반송장 같은 삶. 그건 싫다. 그건 정말 싫다. 사랑, 충분한 사랑, 나를 향한 사랑, 나 외의 사람을 향한 사랑, 삶에 있어 사랑만큼 중요한 게, 나에게는 없다. 그렇다면 더더욱, 몸과 마음의 영양, 몸과 마음의 건강을 살펴야한다. --- p.120 「바디프로필과 갑상샘」 중에서 이런 까닭으로 나는 말보다는 글이 좋다. 시간을 두고 천천히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 때가 되면 정리하고, 필요하면 고쳐 쓰고. 글은 나를 닦달하는 법이 없다. 늘 거기 있어 줬다. --- p.128 「글쓰기」 중에서 어머니의 사랑은 때론 너무 냉랭하다 싶을 만큼 날카롭고 예민했다. 어머니는 늘 아버지 뒤편에 섰다. 아버지의 큰 사랑 뒤에, 드러나는 사랑 뒤에, 딱 봐도 크고 엄청나다 싶은 사랑 뒤에. 어머니는 조용히 그늘 자리에 섰다. 볕이 드는 자리를 양보했다. 나는 그게 이유라고 생각한다. 어머니 사랑에 스민 그 옅은 한기의 이유, 그늘 아래 너무 오래 서 있었으므로. --- p.171 「어머니」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