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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국 호구 제2국 축 제3국 사활 제4국 불계패 제5국 신의 한 수 에필로그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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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중에서나는 거절하는 법을 잘 알지 못한다. 말없이 멋쩍게 미소 짓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거절이다. 최근 들어서는 거절의 말을 간신히 내뱉을 수 있게 되었지만, 역시 아직은 미숙하다. 나 같은 사람을 세간에서는 호구라 부르는 모양이다.세상은 단단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곳이다. 그리하여 억지로 단단한 척하며 살아가다가 문득 의아해졌다. 왜 꼭 단단해야만 할까. 물렁한 그대로의 모습으로 살아갈 수는 없는 걸까. 역으로 물렁한 것이 나의 강점이 될 수 있지는 않을까. 애당초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 나는 무엇을 위해 이렇게 아등바등 살아가고 있는 걸까.(…) 나는 내 삶의 행복을 믿지 않는다. 행복이라는 순간적인 충만함만을 추구하며 살아가기에는 삶은 지독히 길고 비정하다. 나를 아끼는 사람들은 늘 내게 행복을 빌어 주지만, 나는 그것을 진심으로 긍정하지 못한다. 이 간극은 내게 있어 항상 죄악처럼 느껴졌다. 따라서 행복이라는 가치를 뛰어넘는, 나만의 삶의 이유를 찾아야 한다고 생각했다.그리하여 소설의 중후반부에서는 더욱 본질적인 것들을 질문하고자 했다. ‘우리 삶의 목표는 정말 행복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에 관하여. 그리고 주인공 윤수는 마지막 장에서 자신만의 대답을 내놓는다. 힘과 돈, 욕망, 그리고 행복. 그 모두에게 불계패를 선언하며.행복할 때보단 불행할 때가 더 많아. 하지만 할아버지, 나는 지금 인생을 살고 있어.그러니 이 소설은 내게 있어 고해성사이자 선언이다. 행복하지 않아도 내 삶의 깊이를 추구하겠다는 내용의 선언.윤수의 삶을 적어 내려가며 내 삶의 깊이가 더해지는 감각을 느꼈다. 이 깊이는 나 혼자만의 것이 아니다. (…) 마지막으로 이 장을 빌려 어머니께 아주 사적인 인사를 전한다. 이 장에 언제쯤 도달하실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감사합니다. 바라시는 것만큼 행복하지는 못하더라도 있는 힘껏 제 삶을 만끽하겠습니다. 사랑합니다.2026년 봄김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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