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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테르부르크의 대가
책세상 2001.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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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1. 페테르부르크
2. 공동묘지
3. 파벨
4. 하얀 옷
5. 막시모프
6. 안나 세르게예브나
7. 마트리요나
8. 이바노프
9. 네차예프
10. 탄환 주조탑
11. 산책
12. 이사예프
13. 변장
14. 경찰
15. 지하실
16. 인쇄기
17. 독
18. 일기
19. 불
20. 스타브로긴

저자 소개 2

J. M. 쿳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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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hn Maxwell Coetzee,존 쿳시

현대 영어권 문학에서 최고의 비평적 찬사를 받는 작가 중 한 사람. 1940년 남아프리카연방(이후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서 태어났다. 케이프타운 대학교를 졸업하고 잠시 영국에서 컴퓨터프로그래머로 재직한 뒤 미국으로 가 오스틴 텍사스 대학교에서 언어학·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68~71년 버펄로 뉴욕주립대학교에서 영문학을 강의하며 소설 창작을 시작했다. 베트남전 반대 시위대에 대한 진압병력의 철수를 요구하는 연좌농성에 참여했다가 미국 영주권 신청이 기각된 뒤 1971년 남아공으로 귀국했다. 1972년 케이프타운 대학교 영문과 교수가 되어 2001년까지 재직했고, 이후 오
현대 영어권 문학에서 최고의 비평적 찬사를 받는 작가 중 한 사람. 1940년 남아프리카연방(이후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서 태어났다. 케이프타운 대학교를 졸업하고 잠시 영국에서 컴퓨터프로그래머로 재직한 뒤 미국으로 가 오스틴 텍사스 대학교에서 언어학·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68~71년 버펄로 뉴욕주립대학교에서 영문학을 강의하며 소설 창작을 시작했다. 베트남전 반대 시위대에 대한 진압병력의 철수를 요구하는 연좌농성에 참여했다가 미국 영주권 신청이 기각된 뒤 1971년 남아공으로 귀국했다. 1972년 케이프타운 대학교 영문과 교수가 되어 2001년까지 재직했고, 이후 오스트레일리아로 이주, 애들레이드 대학교에서 문학을 강의하며 동물보호단체 ‘보이스리스’에서 활동하고 있다. 첫 장편 『어둠의 땅』(1974)을 발표한 이래 『마이클 K의 삶과 시대』(1983)와 『치욕』(1999)으로 이례적이게도 두번 부커상을 받았고 2003년에는 노벨 문학상을 받는 등 작가로서 세계적 명망을 쌓았다. 서구 식민주의의 야만에서 자유주의적 지식인의 취약성과 작가의 윤리까지 근현대의 첨예한 문제들을 집요하게 탐색하는 독보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해왔다. 『야만인을 기다리며』(1980), 『포』(1986), 『철의 시대』(1990), 『뻬쩨르부르그의 대가』(1994), 『느린 남자』(2005), 『어느 운 나쁜 해의 일기』(2007), 자전소설 3부작 『소년 시절』(1997) 『청년 시절』(2002) 『서머타임』(2009) 등의 소설과 몇권의 평론집 및 에세이집을 펴냈다. 『엘리자베스 코스텔로』(2003)는 후기 쿳시 소설의 돋보이는 문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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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하고 펜실베이니아 클래리언대학교와 메릴랜드대학교에서 각각 영문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H. B. 이어하트재단, 케이프타운대학학술재단, 풀브라이트재단의 펠로 및 한국학술진흥재단의 해외파견 교수를 역임했으며, 케이프타운대학과 워싱턴대학에서 객원교수로 있었다. 유영번역상, 전숙희문학상, 한국영어영문학회 학술상, 생명의신비상, 전북대학교 학술상, 전북대학교 수업상을 수상했다. [현대문학]으로 등단한 문학평론가이고, 현재 전북대학교 영문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철의 시대』, 『피의 꽃잎』, 『연을 쫓는 아이』, 『페테르부르크의 대가』, 『마이클 K』
전북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하고 펜실베이니아 클래리언대학교와 메릴랜드대학교에서 각각 영문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H. B. 이어하트재단, 케이프타운대학학술재단, 풀브라이트재단의 펠로 및 한국학술진흥재단의 해외파견 교수를 역임했으며, 케이프타운대학과 워싱턴대학에서 객원교수로 있었다. 유영번역상, 전숙희문학상, 한국영어영문학회 학술상, 생명의신비상, 전북대학교 학술상, 전북대학교 수업상을 수상했다. [현대문학]으로 등단한 문학평론가이고, 현재 전북대학교 영문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철의 시대』, 『피의 꽃잎』, 『연을 쫓는 아이』, 『페테르부르크의 대가』, 『마이클 K』, 『전쟁 쓰레기』, 『다른 방에는 다른 놀라움이』 등의 책을 우리 말로 옮겼고, 『J. M. 쿳시의 대화적 소설』(문화관광부우수도서), 『문학의 거장들』(한국연구재단 우수도서), 『애도예찬』(전숙희문학상), 『타자의 정치학과 문학』(한국영어영문학회 학술상, 세종도서), 『트라우마와 문학, 그 침묵의 소리들』(생명의신비상, 세종도서) 등의 저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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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01년 02월 28일
쪽수, 무게, 크기
336쪽 | 512g | 153*224*30mm
ISBN13
9788970132464

책 속으로

그는 그의 등을 파고드는 눈길을 느낄 수 있다. 그는 돌아선다. 두 아이가 2층 창문에서 그를 내려다보고 있다. 그들 뒤에는 키가 더 큰 제3의 인물이 있다.

그는 관에서 모자를 빼내려고 하지만 손이 닿질 않는다. 그는 어리석은 짓을 한 자신한테 욕을 퍼붓는다. 이제 관이 막혔으니 하수구가 넘칠 것이다. 누군가가 진상을 조사할 것이고 그 모자를 발견할 것이다. 누가 관에 모자를 쑤셔넣겠는가? 죄가 없다면 누가 그랬겠는가?

그는 다시 이바노프를 떠올린다. 이바노프란 이름은 너무 자주 불러서 머리에 씌워진 모자처럼 그에게 씌워져 있다. 이바노프는 살해당했다. 그러나 이바노프는 모자를 쓰고 있지도 않았다. 여자 모자를 썼던 건 더더욱 아니었다. 그래서 모자를 이바노프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생각하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바노프의 살인자가 썼던 모자라고 생각한다면? 여자가 남자를 살해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닐까? 남자를 골목으로 유인하고 자신을 벽에 대고 껴안도록 하고, 남자가 절정에 이를 즈음, 갈비뼈를 더듬어 그의 심장에 모자 핀을 쑤셔박아 피 한 방울의 흔적도 남기지 않고 죽이는 건 쉬운 일이 아닐까?

그는 모자 핀을 버렸던 모퉁이에서 무릎을 굽힌다. 하지만 너무 어두워서 찾을 수가 없다. 촛불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렇게 바람부는 밤에 꺼지지 않을 촛불이 어디 있을까?

그는 너무 피곤해서 일어서는 것조차 힘에 부친다. 아픈 걸까? 마트리요나에게서 뭔가 옮은 걸까? 아니면 다른 발작이 다가오는 걸까? 이렇게 기진맥진한 건 그 징조일까?

그는 팔 다리로 기면서 머리를 들어 야생동물처럼 공기의 냄새를 맡는다. 그러고는 자신의 내부에 있는 지평선에 정신을 집중시킨다. 하지만 그를 점령하는 것이 발작이라면 그것은 그의 감각마저 점령하고 있을 것이다. 손처럼 몸에도 감각이 없다.

--- pp.214-215

출판사 리뷰

비극적 운명의 도스토예프스키, 그를 만난다
굴곡 많은 삶을 살아낸 천재작가 도스토예프스키를 주인공으로 한 소설 『페테르부르크의 대가』는 존 쿳시라는 작가의 상상력의 폭을 가늠하게 하는 놀라운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19세기 문학의 대가인 도스토예프스키를 주인공으로 한 대담성이라든지, 의붓아들의 죽음이라는 가상적 상황 설정과 네차예프 사건이라는 역사적 사건과의 절묘한 조화 등 쿳시의 소설작법은 지금까지 접해왔던 소설과 판이하게 다른 정서를 전해준다. 사람의 마음을 위로하고 편하게 하는 것은 없지만,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그 무언가를 『페테르부르크의 대가』에서는 발견할 수 있다. 선악을 초월한 악마적 영혼의 소유자로 그려진 도스토예프스키, 그는 『페테르부르크의 대가』에서 모든 이를 배반하고 자신의 영혼마저 배반하는 비극적 운명과 맞닥뜨리게 된다.

쿳시는 도스토예프스키의 뒤를 밟으며 그가 비극적인 소설을 쓸 수밖에 없었던 창작의 문제들을 파헤친다. 이는 도스토예프스키만의 문제가 아닌 글쓰는 행위자들이 부딪히는 윤리적인 문제들과 맞닿아 있다. 선과 악, 진실과 허위, 정상과 비정상, 쾌락과 고통을 가르는 선을 넘나드는 주인공의 의식과 그의 현실을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은 하나의 문학 작품이 나오기까지의 과정을 그대로 반영한다.

작가는 어떤 과정을 거치며 창작을 하는 것인가. 창작윤리란 어떤 것인가. 소설을 쓰기 위해서라면 어떤 해우이라도 할 수 있는 것인가. 작품만 좋으면 작가의 개인적인 삶은 어떠하든 정당화될 수 있는가. 이 소설은 이러한 문제들이 돌출하는 소설적 상황을 보여줌으로써 뼛속까지 파고드는 진실을 얘기한다.

1869년 가을, 독일에 체류하고 있던 포도르 미하일로비치 도스토예프스키는 그의 의붓아들인 파벨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페테르부르크로 돌아온다. 아들을 잃은 슬픔과 자신이 그 아들을 등한시했다는 자책감 때문에 마음이 무거운 도스토예프스키는 아들이 묵었던 하숙집에 머물게 된다. 거기서 하숙집 여주인과 관계를 갖게 되며 급기야 그녀의 어린 딸마저 유혹하려 든다. 경찰이 압수한 유품 중 아들이 작성한 서류를 찾기 위해 기다리던 그의 아들이 네차예프 단원이었으며, 어쩌면 자살한 것이 아니라 경찰에 의해 희생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접하게 된다. 아들의 동료였던 네차예프와의 논쟁이 잦아지는 가운데 그는 우울증과 더 자주 찾아오는 간질발작에 시달린다. 의붓아들은 자살한 것인가? 아니면 누군가에게 살해당했는가? 그는 그의 계부를 사랑했는가? 아니면 경멸했는가? 그는 현재 페테르부르크의 어딘가에서 묵시적인 폭력의 꿈을 좇고 있는 혁명주의자 네차예프의 추종자였을까? 도스토예프스키는 아들의 영혼을 좇아가는 과정에서 아들의 목숨을 앗아간 것과 같은 악마적인 음모에 휘말리게 된다. 그 과정에서 도스토예프스키는 이해할 수 없는 모순으로 가득 찬 존재임이 드러난다. 그는 순진하면서도 계산적이고, 동정심 많으면서도 잔인하다. 이처럼 극단적인 성향의 소유자인 그는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부터 이 모든 것으로부터 구원받게 된다. 그러나 그것은 죽은 아들을 기리기 위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신의 아들을 비롯한 모든 사람들을 배반하고 자신의 영혼마저 배반하는 글쓰기다.

이 소설이 시간적 배경으로 삼고 있는 1869년은 도스토예프스키가 창작의 절정기에 이르렀을 때다. 그의 대표작인 『백치』와 『악령』은 이 시기에 씌여졌다. 특히 『악령』의 집필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네차예프 사건은 이 소설의 중요한 알레고리이면서 사건의 시작을 알리는 아들의 죽음과도 관련되어 있다.

그러나 쿳시에 의해 재연된 이러한 역사적 사실들은 소설 속에서는 전혀 다른 옷을 입게 된다. 쿳시는 이 소설에서 역사적 사실의 복원이라는 리얼리티를 통해 작가의 고뇌를 들여다본다. 작가의 글쓰기는 누구에 대한 사랑이나 자유에 대한 희구가 아니라 영혼의 고갈상태, 근원적인 죄의식, 그리고 순수하지 못한 욕망에서 비롯된다. 도스토예프스키가 페테르부르크에 머무는 것은 아들을 잃은 슬픔 때문이 아니라 새로운 소설의 소재가 될, 그의 아들이 남긴 서류를 찾기 위해서다. 파우스트가 자신의 욕망을 실현하기 위해 영혼을 팔았듯, 그는 글을 쓰기 위해서라면 자신의 영혼마저도 팔아버린다. 그가 소설을 쓰기 위해서라면 이 세상에서 하지 못할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는 펜이 춤추는 대로 진실을 왜곡할 수도 있고, 아이들을 어두운 곳으로 데리고 갈 수도 있으며 악마와 거래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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