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머리말: 체육 수업이라는 옷은 대부분 맞지 않다
상처 없는 체육 수업을 위하여 고무줄과 하키스틱, 학교의 추억 내가 체육 교사가 된 이유 나의 첫 체육 수업 우리는 강백호가 아니었다 모두에게 재밌는 수업을 하고 싶다 좋은 체육 수업을 찾아서 아픈 아이, 아픈 교육 철학 아이들이 있는 수업 체육 상처 ‘신체 활동의 가치’를 묻다 창의 스포츠에서 체육 독서까지 ‘공’에 대한 생각 어느 날 공이 낯설게 다가왔다 세상에서 가장 큰 공, 킨볼 수업 모두가 참여할 수는 없는 걸까 새로운 스포츠를 만들다! 아이들이 직접 만드는 창의 스포츠 수업 태호의 목발 강요하지 않는 교육을 위한 고민 건강한 축구를 찾아서 다치게 하는 승부는 이제 그만! ‘작은 문’이 처음 열린 날 운동공원 만들기 수업 체육 시간에 소설 읽기 성장 소설로 ‘신체 활동’ 만나기 공정한 체육 교육을 위하여 학교가 바라는 체육 교사 아이들을 ‘잡는’ 선생님, 그리고 수업은 아나공? 스포츠는 체육 수업에 적합한가 ‘공정’에 대하여 페어플레이와 스포츠맨십을 어떻게 볼 것인가 ‘혁신’과 ‘교육’ 사이 |
|
“공은 팔로만 던지는 게 아니야. 온몸을 써야 해. 무릎을 굽혔다가 펴면서 던지는 거야. 이렇게.” 또 천천히, 아주 간단하게 공을 던진다. 공은 백보드를 맞고 골대 안으로 빨려 들어간다.
“우와~!” 그 순간 나는 체육 교사로서 자부심을 느낀다. 그리고 이제 이 동작을 계속 해보라며 연습의 중요성과 필요성에 대한 이야기를 덧붙인다. 마음속으로 ‘너희도 나처럼 하려면 연습해야 해’라고 말하는 것처럼. 학생들이 한 명씩 차례로 돌아가면서 공을 던진다. 처음이라 서툰 모습을 보며 잘못된 부분을 말해준다. 간혹 설명한 대로 잘 던진 학생이 있으면 칭찬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그러나 실제 수업 상황은 나의 시나리오와는 정반대로 흘러갔다. “선생님, 골대가 너무 높아요.” “선생님, 아무리 던져도 공을 골대에 넣기가 어려워요.” 키가 작아도, 체력이 약해도 할 수 있다고 믿었지만 현실에서 내가 만난 아이들은 그렇지 않았다. 이런 아이들의 반응에 적당한 대답을 찾을 수 없었다. 그럼에도 어떻게든 가르쳐야 한다는 일념으로 거듭 설명을 이어갔지만, 그 공허한 이야기들은 아이들에게 가닿지 않았다. --- p.33~34 “선생님, 아이들 참 즐거워 보이죠?” “그러게요, 교실에서도 좀 저렇게 활기찼더라면….” 4교시 수업이 없어 식사를 일찍 하고 난 후, 점심시간에 느긋하게 차를 마시고 창밖을 보며 수학 선생님과 나눈 대화다. 선생님의 말 속에는 아이들의 교실 모습이 묻어나 있었다. 그리고 더 이어가지는 않았지만 어떤 말을 삼켰는지도 알 수 있었다. “저거라도 즐거워하니 얼마나 다행이에요.” “….” 너무 다급했을까. 말을 하고 나니 후회가 밀려왔다. 공부에 지친 학생들이 ‘저거라도 즐거워’하는 학교 또는 수업에 대한 나의 평소 생각이 나와버린 것이다. 어쩌면 듣는 선생님에게는 불편함을 줄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우리는 그렇게 창밖 아이들의 움직임을 말없이 지켜봤다. 교무실에서 훤히 내려다보이는 운동장은 점심시간마다 활기찬 축구장이 된다. 운동장에서 펼쳐지는 남학생들의 경기를 보다가 문득 이런 질문이 떠올랐다. 운동을 잘하는 아이의 골 장면과 뒤를 이은 세리머니를 볼 때였다. ‘팀 스포츠에서 개인의 동작과 수행을 돋보이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 이 질문이 종일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 p.65~66 사실 재미라고 하는 것은 누가 잘하고 못하고가 극명하게 드러나는 순간이 아니라, 모두가 비슷하다고 느낄 때 맛볼 수 있는 감정이라고 생각한다. --- p.82~83 우리가 알고 있는 스포츠는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와 닮은 점이 많다. 들여다보면 볼수록 분명하게 알게 된다. 스포츠와 사회는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 사회에서 중요하게 여겨지는 생각은 스포츠를 통해 강화되기도 하고 혹은 그 반대가 되기도 한다. 미디어를 통해 보이는 스포츠에서 우리가 능동적으로 바라보는 스포츠로, 체육 단체나 협회에 의해 주어진 스포츠에서 우리가 직접 만들어 실행하는 스포츠로의 전환을 늘 시도해야 한다. 보이는 부분만이 아닌 보이지 않는 부분에 대해 이야기하며 전체를 생각하는 능력을 갖게 된다면, 우리의 사회와 삶은 분명 긍정적으로 변화할 것이다. --- p.120~121 아이들과 함께했던 수많은 좋은 기억이 교사를 앞으로, 더 앞으로 나아가게 하고 또 다른 희망을 노래하게 한다. 교사는 결국 아이들과 함께했던 기억으로 지내는 사람이다. 나는 오늘도 그렇게 학교에서 살아간다. --- p.19 |
|
“그동안 우리들의 체육 수업은 정말 ‘우리’를 위한 것이었을까?”
누군가는 웃고, 누군가는 숨었던 체육 시간 그 틈에 생긴 좌절과 상처를 되풀이하지 않고자 체육 교육의 방향을 다시 묻다 책의 1부는 저자의 학창 시절과 초임 교사 시절에 겪었던 체육 수업의 기억을 다룬다. 과거의 군대식 체육 수업은 누군가에게는 자신의 운동 능력을 드러낼 수 있는 시간이었지만, 누군가에게는 숨고 싶은 시간이었을 거라고 회상한다. 운동을 좋아해서 체육 대학에 진학한 저자가 결국 교사가 된 것은 “모든 움직임을 ‘통제’하려는 체육 수업의 규범,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자행되는 폭력, 그리고 그것에 그 누구보다도 순응하고 방관했던 나 자신에 대한 죄책감” 때문이었다. 신규 교사 발령 이후, 저자는 체육 교육 현장에 여전히 존재하는 비슷한 문제들을 발견한다. 공만 던져주고 학생들이 알아서 활동하게 하는 이른바 ‘아나공 수업’이 대표적이었다. 또한, 첫 농구 수업의 실패가 저자에게 큰 전환점이 된다. 높은 골대와 경쟁 중심의 구조 때문에 어떤 학생은 쉽게 참여하고, 어떤 학생은 처음부터 포기하게 되는 수업에 문제의식을 느낀다. 책임감이 부담감으로 작용하거나 희생이 강압적으로 요구되지 않는 체육 수업을 만들고자 한다. 그리고 떠올린 한 가지 질문. “스포츠는 과연 체육 수업에 적합한가?” 2부에서는 학생들과 함께 찾아낸 해답과 변화의 순간들을 다양한 에피소드로 소개한다. 세 팀 중 두 팀이 함께 득점하는 방식인 ‘킨볼 수업’, 아이들이 기존 스포츠의 문제점을 분석한 후 직접 방식과 규칙을 정해 새로운 스포츠를 만드는‘창의 스포츠 수업’, 특정 대상의 운동을 위한 공간을 기획하며 운동 방법과 효과를 적극적으로 탐구하는 ‘운동공원 만들기 수업’, 청소년 성장 소설 속 스포츠 장면을 통해 신체 활동의 의미를 탐색하는 ‘독서 수업’. 이 수업들은 동료 교사들과의 수업 나눔, 세미나 참여, 시행착오를 거쳐 만들어진 결과물이기도 하다. 마지막 3부에서는 스포츠의 불평등과 모순을 ‘공정’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풀어낸다. 모두에게 같은 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과연 옳은가에 대한 이야기로 출발해, 체육 수업에서만큼은 각자의 조건과 차이를 고려하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경쟁과 효율만을 강조하는 사회의 모습이 학교에서도 반복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질문하며, 스스로 움직임을 기획하고 실행하는 경험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운동장 곳곳에서, 그리고 너머에서 깊어지는 ‘우리’들의 생각과 마음 운동장은 누군가에게는 마음껏 웃었던, 누군가에게는 간절히 숨고 싶었던 공간이다. 체육 교사로 아이들을 만나고 있는 사람, 체육 교사를 꿈꾸는 청소년, 운동을 좋아했던 사람은 물론 체육 때문에 상처받았던 사람 등 모든 이에게 이 책은 운동장의 오래된 울타리를 넘어설 용기를 건넨다. 앞으로의 체육 교육은 승자를 가려내는 시간이 아니라, ‘나’와 ‘너’를 연결해 ‘우리’가 되게 하는 기회여야 한다. 저자가 학교에서 만난 아이들뿐만 아니라, 이 책을 읽은 체육 교사들이 만날 아이들 역시 자신의 몸과 움직임, 그리고 삶을 긍정하는 법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