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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부 속으로
더 자세한 쓰기, 사라짐의 쓰기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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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세부 속으로 7
옮긴이의 말 177

저자 소개 2

리디아 데이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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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ydia Davis

소설가이자 번역가. 독특한 형식의 글쓰기를 시도하며 자신만의 문학적 반경을 넓혀온 작가다. 국내에 출간된 작품집 《불안의 변이》를 보면, 시라고 해야 할지, 에세이라고 해야 할지, 단편소설이라고 해야 할지 경계 구분이 모호한 글들이 많다. 그는 자신의 글들을 그냥 ‘이야기’로 불러주길 바라는데, 이 ‘이야기’는 일반적인 단편소설의 형식을 비껴가는 더 짧고, 더 기이한 형식들을 두루 포함한다. 《분석하다Break It Down》 《거의 없는 기억Almost No Memory》 《새뮤얼 존슨은 분개한다Samuel Johnson Is Indignant》 《불안의 변이들Varieties
소설가이자 번역가. 독특한 형식의 글쓰기를 시도하며 자신만의 문학적 반경을 넓혀온 작가다. 국내에 출간된 작품집 《불안의 변이》를 보면, 시라고 해야 할지, 에세이라고 해야 할지, 단편소설이라고 해야 할지 경계 구분이 모호한 글들이 많다. 그는 자신의 글들을 그냥 ‘이야기’로 불러주길 바라는데, 이 ‘이야기’는 일반적인 단편소설의 형식을 비껴가는 더 짧고, 더 기이한 형식들을 두루 포함한다. 《분석하다Break It Down》 《거의 없는 기억Almost No Memory》 《새뮤얼 존슨은 분개한다Samuel Johnson Is Indignant》 《불안의 변이들Varieties of Disturbance》 《못해와 안 할 거야Can’t and Won’t》 《이야기의 끝The End of the Story》 《우리의 이방인들Our Strangers》 등의 소설을 썼고, 글쓰기와 독서, 번역, 언어에 대한 생각을 담은 두 권의 에세이집을 발표했다. 전미도서상 최종 후보에 수차례 올랐고, 2013년 맨부커 국제상을, 2020년 펜/말라무드 상을 수상했다. 프랑스어 번역가로서 플로베르, 프루스트, 블랑쇼 등의 작품을 영어로 옮겼다. 1947년 미국 노샘프턴에서 태어났다.

리디아 데이비스의 다른 상품

번역을 하면서 세상이 거기 있다는 걸 확인한다. 『흩어짐』 『구불구불 빙빙 팡 터지며 전진하는 서사』 『형식과 영향력』 『고통을 말하지 않는 법』 『벌집과 꿀』 『조지 오웰 뒤에서』 『잃어버린 단어들의 사전』 『노마드랜드』 『아무도 지켜보지 않지만 모두가 공연을 한다』 『별들이 우리를 발견하기를』 『사람들은 죽은 유대인을 사랑한다』 『목구멍 속의 유령』, ‘코펜하겐 삼부작’ 등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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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6월 22일
쪽수, 무게, 크기
184쪽 | 196g | 120*188*12mm
ISBN13
9791199912304

책 속으로

왜 글을 쓰느냐는 질문에 아주 정직하게 대답하려고 애쓰기 시작했을 때, 내게 처음으로 떠오른 대답 중 하나는 ‘즐거움을 위해서’였다. 적어도 내게는 글쓰기의 모든 단계에 즐거움이 존재한다.
--- p.21

이야기는 스스로의 의지로 내게 찾아오고, 그것이 일반적인 작동 방식이다.
--- p.25

내가 가진 상당히 강렬하고 억압되지 않은 감정이 내가 무엇을 묘사할지를 결정한다.
--- p.40

우리가 글을 쓰는 동안 시간은 흘러가고, 삶은 짧고 긴 이야기의 흐름들을 품고 계속된다. 바로 지금도 내 삶에서는 다른 일들이 일어나고 있고, 내가 계속 글을 쓰는 동안 각각의 이야기는 어떤 식으로든 해결점에 도달한 다음 지나갈 것이다. 문제들이 생길 것이고, 나는 처음에는 그것들에 주눅이 들 것이다. 그러다 나는 그것들을 풀어나가기 시작할 것이고, 그것들은 다룰 수 있는 것으로 보이다가 결국 지나갈 것이다. 나는 어떤 사건이나 사람들의 말을 속상하다고, 적어도 조금은 속상하다고 느끼게 될 것이고, 그러다 그 속상함 역시 줄어들고 물러난 다음 과거가 될 것이다. 대개는 그렇다.
--- p.67~68

나는 저자가 독자와는 상관없이 자신이 써야만 한다고 느껴서 쓴 것으로 보이는 또 다른 책들을 떠올렸다. 저자 자신에게 중요한 무언가를 위해 지루함을 감수한 외골수 같은 기록들, 독자에 대한 고려 없이 오직 어떤 주제에 대한 저자의 매혹 때문에 존재하게 된 책들, 그러면서도 저자의 바로 그런 전념과 훌륭한 글솜씨 때문에 매력적이고, 좋아할 만하고, 공감이 가며, 마음을 빼앗기까지 하는 책들을.
--- p.72

충실한 기록을 하는 데 있어서 내가 생각해온 책들은 모두 자신들이 검토하는 물리적 세계에 대한 주의 깊고 정확한 관찰에 의지한다.
--- p.77

왜 글을 쓰는지에 대해 써달라는 청탁을 받고 오직 다른 작가들이 어떻게 글을 썼는지에 대해서만 쓸 수 있겠다고 생각하면서, 나는 지루해질 위험을 기꺼이 감수하려 드는 작가들만 떠올린 게 아니었다. 어떤 독자들이 읽기에는 또 다른 방식으로 어렵지만, 무슨 일이 있어도 특정한 주제에 대해 특정한 방식으로 쓰면서 기꺼이 낯설어지려 한다는 점-나에게는 본질적인 전념의 신호와도 같은-에서는 비슷한 또 다른 작가들도 떠올렸다.
--- p.78

내가 떠올리고 있던 책들은 별나다는 점, 한 가지에 전념한다는 점, 지루해지고 독자를 잃을 위험을 기꺼이 감수한다는 점 말고도 또 다른 공통점을 지니고 있었는데, 그 공통점은 바로 글 자체의 세심함과 흥미로움이다. 이것은 책을 지루해지는 일로부터 구하거나 우리가 그 지루함을 용서하게 만드는 요소 중 하나임에 틀림없다.
--- p.84

나는 언제나 무언가를 읽고 있고, 그래서 무언가를 쓰고 있는 와중에도 언제나 무언가를 읽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아마도 글쓰기와 글쓰기의 방식에 대해 더 많은 것들의 더 많은 뉘앙스를 내가 읽는 것으로부터 끊임없이 배우고 있을 것이다. 혹은 읽는 것으로부터 얻은 교훈이 내 안에 더 깊이 새겨지고 있을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많은 분석을 하고 있기에 특히 그렇다. 나는 그중에서도 나를 기쁘게 하는 책이나 내가 싫어하는 책의 문체나 어조를 만들어내는 것이 무엇인지 분석한다. 어떤 패턴이나 리듬이 나를 몹시 기쁘게 하면, 그것은 내 어딘가에 새겨진 채 남을 가능성이 높고, 언젠가 내가 쓰는 어떤 글 속에 드러날 수도 있다.
--- p.100

어쩌면 나는 형식을 갖춘 한 편의 글 속에 어떤 생각을 담아내는 일이 내가 혼란스러운 문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지 모른다고 생각하는 건지도 모른다.
--- p.169

그러니 나 자신에게서 강렬한 감정이라는 짐을 덜어내는 것, 그것들을 내 안에서 꺼내 바깥세상에서 다른 사람들과도 공유할 수 있는 객관적인 형태 속에 담아냄으로써 그렇게 하는 것, 그것 역시 내가 글을 쓰는 또 하나의 이유일 것이다.

--- p.175

출판사 리뷰

지나칠 정도로 몰두하며 자기만의 세부로 파고드는 쓰기,
결국 사라지는 쓰기에 대하여

리디아 데이비스는 왜 쓰는지에 대한 대답으로 오직 다른 작가들이 왜 쓰고 어떻게 쓰는지를 살펴보는 것만으로 이야기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친구로부터 선물받은 조지 스터트의 책 『수레바퀴 제작인의 작업실(The Wheelwright’s Shop)』을 읽고 있었다. 조지 스터트는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시골 공예와 일에 대한 글을 쓴 영국 작가다. 『수레바퀴 제작인의 작업실』은 실제 수레바퀴 제작인이기도 했던 스터트가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수레바퀴 제작 기술과 작업실과 그 작업실에서 일했던 사람들에 대해 지나칠 만큼 매우 꼼꼼하게 기록한 책이다. 리디아 데이비스는 특별히 목공에 관심이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 책을 몇 달에 걸쳐 읽고는 골몰하게 된다. “저자 자신에게 중요한 무언가를 위해 지루해질 위험을 감수하는 외골수 같은 기록들, 독자에 대한 고려 없이 오직 어떤 주제에 대한 저자의 매혹 때문에 존재하게 된 책들, 그러면서도 저자의 바로 그런 전념과 훌륭한 글솜씨 때문에 매력적이고, 좋아할 만하고, 공감이 가며, 마음을 빼앗기까지 하는 책들”(p.72)에 대해서.

리디아 데이비스는 크누트 함순, 존 A. 베이커, 로베르트 무질, 발터 벤야민, 사뮈엘 베케트, 제임스 볼드윈, 허먼 멜빌, 제임스 에이지 등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을 철저하게 파고들면서 다른 사람이 관심을 갖든 말든 자기만의 관심사에 열정적으로 몰두했던 그들의 “근원적이고도 순수한” 이유가 무엇인지 분석한다. 그의 통찰에 따르면, “서로 평행을 이루며 흘러가는 우리의 삶에는 우리 각자가 몰두하는 일”이 있다. “자기 자신에게는 중요하고 완전히 마음을 빼앗는 일이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종종 전적으로 아무 관계가 없는 일” 말이다.

『세부 속으로』의 원제 ‘Into the Weeds’는 문자 그대로는 ‘잡초 속으로’지만 중의적인 의미를 지닌 관용구로 ‘어떤 주제의 세부나 복잡한 문제에 지나칠 정도로 깊이 들어가는, 몰두하는 행위’를 뜻한다. 이 구절은 이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관통하는 주제 같기도 하다. 혹은 리디아 데이비스의 글쓰기 경력 전체를 관통한다고까지 느껴진다. 그 또한 남들은 관심을 갖지 않을 법한 것(동물과 곤충의 행동에 몰두하거나 심지어는 광물과 물리 현상에까지 몰두하는)의 세부 속으로 지나칠 정도로 깊이 파고드는 글을 써왔기 때문이다. 데이비스의 글을 읽어본 사람은 단번에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가 현상과 상황과 감정의 세부에 얼마나 밀착해서 쓰는지를.

데이비스는 이 책에서 지나치게 자세한 쓰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사라짐의 쓰기까지 생각을 진행시킨다. 그렇게 세부로 파고들다가 글도 사람도 결국은 사라지게 될 것이고(마치 쇠락한 옛 도시의 학교 건물 잔해가 상록수 숲속에서 매년 ‘잡초 속으로’ 사라져가고 있는 풍경을 데이비스 자신이 목격했듯이. 본문 144쪽 참조), 그것이야말로 어찌 보면 작가가 원하든 원치 않든 세상의 이치라는 듯. 혹은 쓰기의 목적일지도 모르겠다는 듯.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사라지고 마는 일은 그게 인간이든 글이든 피해갈 수 없지만, 그럼에도 “그 잔여물은 어딘가에 최소한 작거나 아주 조그만 입자 형태로라도 남아 있을 것”이라고 말하는 데이비스의 혜안이 잔잔한 여운으로 남는다.

“나는 책을 읽으며 어떤 관심사들에 대한 그의 생각을 따라간다. 그의 관심사는 여전히 아주 가깝게 느껴진다. 쓴 사람이 세상을 떠났고 그 관심사는 그에게조차 지나간 일이 된 지 오래인데도 그렇다. 이제 그 관심사는 사실 그에게도 더는 긴급하지 않고, 나에게도 그 누구에게도 긴급한 일이 아니지만, 페이지 위에서는 여전히 긴급한 것으로 남아 있다. 그 페이지는 살아 있다. 그것을 쓴 사람은 죽었고 그의 관심사를 지켜보는 사람이라곤 낯선 사람들뿐인데도 말이다.”_p.115

추천평

길고 짧은 작품 속에서 인생의 허무와 아이러니를 은근슬쩍 툭툭 던져온 그의 목소리에 우리가 서글픔을 느끼기보다는 씩 웃게 되는 건, 이 책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 그가 글쓰기를 유희로 여기면서도 또한 너무도 꼼꼼하게, 때로는 ‘지나칠 정도로 몰두해가며’ 작가로서 지켜야 할 습관들을 지켜온 성실한 작가이기도 하기 때문일 것이다. - 서제인 (옮긴이)
데이비스의 관심사가 지닌 경이로운 다양성, 곧 그의 글감을 이루는 풍부한 재료는 《세부 속으로》에서 뚜렷이 드러난다. 그의 놀랍고도 압도적인 지성 역시 마찬가지다. - 옵저버
섬세하게 전달되는 내밀한 고백들. - 커커스 리뷰
데이비스는 자신의 독서 경험이 만들어내는 흐름 속에서 글을 쓰며, 새로운 사고방식을 제시하기보다는 어쩌면 오래된 방식을 되살린다. 그는 기계화와 맥락의 붕괴에 맞서 독서를 가장 구체적이고 인간적인 차원에서 다시 바라보도록 만든다. - 애틀랜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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