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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해 그리고 안 할 거야
리디아 데이비스 이야기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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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1부 어떻게든 읽으려고 노력 중이다

15 도둑맞은 살라미 이야기
16 개털
17 돌고 도는 이야기
18 표지판에 대한 아이디어
21 블루밍턴
22 요리사의 교훈
23 은행에서
24 한밤중에 깨어나
25 은행에서 2
26 두 데이비스와 러그
33 우연성 (대 필연성)
34 단모음 a와 장모음 a 그리고 약모음 ?의 짧은 사건
35 우연성 (대 필연성) 2: 휴가에 대하여
36 한 친구가 들려준 이야기
38 나쁜 소설
39 당신이 떠난 후
42 경호원
43 아이
44 교회 경내
45 내 언니와 영국 여왕
47 치과 가는 길
49 냉동 완두콩 제조사에 보내는 편지
51 옥수수죽

2부 그저 평범한 난기류

55 두 명의 장의사
56 메리에게 우울증 환자 친구와 그의 휴가에 관해 묻다
57 기차의 마법
58 혼자 생선 먹기
66 못해 그리고 안 할 거야
67 푸셰의 아내
68 만찬
69 개
70 할머니
71 무시무시한 가정부들
84 뒤집을 수 있는 이야기
85 여자, 서른
86 내가 좋아하는 것을 아는 방법 (여섯 가지 버전)
88 헨델
90 잠재의식의 힘
93 그녀의 지리학: 앨라배마
94 장례식
95 남편감을 찾는 사람들
96 갤러리에서
97 낮은 태양
98 착륙
105 전화 회사의 언어
106 마부와 벌레
108 마케팅 담당자에게 보내는 편지

3부 감정의 진실에 더 가까이 다가가

113 최후의 모히칸
114 2등급 숙제
115 달인
116 거북한 상황
118 집안일 관찰
119 처형
120 신문 배달 소년의 쪽지
121 기차역에서
122 달
123 내 발걸음
124 《타임스 리터러리 서플먼트》 과월호를 최대한 빨리 읽는 방법
130 어머니와 긴 통화 중 쓴 메모
131 남자들
132 부정적인 감정
134 나는 아주 편안하지만 조금 더 편해질 수도 있을 것이다
141 판단
142 의자들
143 내 친구의 창작품
144 피아노
145 파티
147 암소들
168 전시회
171 페퍼민트 사탕 회사에 보내는 편지
175 그녀의 지리학: 일리노이

4부 모든 것이 변했다는 느낌과 어떤 것도 변하지 않았다는 느낌

179 외된 폰 호르바트의 산책
180 기차에서
181 진공청소기 문제
182 물개들
220 중세 역사 배우기
221 나의 학교 친구
222 피아노 교습
223 커다란 건물의 초등학생들
225 문장과 청년
226 몰리, 암고양이: 내력/발견점
229 재단에 보내는 편지
273 통계학의 한 가지 결과
274 교정 사항: 1
276 짧은 대화 (공항 출발 라운지에서)
277 교정 사항: 2
278 수하물 보관
281 이륙을 기다리며
282 산업
283 로스앤젤레스 상공
284 한 문단 속 두 등장인물
285 이집트에서 수영하기
286 집 안 사물들의 언어
293 세탁부들
294 호텔 매니저에게 보내는 편지
302 그녀의 생일

5부 인생이 너무 심각해서 글을 계속 쓸 수 없다

305 내 어린 시절 친구
306 그들의 가엾은 개
308 안녕, 자기
309 흥미 없음
313 늙은 여자, 늙은 물고기
314 약사 집에서
316 노래
317 두 명의 전직 학생
318 작은 초콜릿 상자에 대한 소소한 이야기
324 비행기 옆자리 여자
325 글쓰기
326 극장에서 쓰는 “고마워요”의 잘못된 사례
327 수탉
330 내 어린 친구와 나란히 앉아
331 늙은 군인
334 두 명의 슬라이고 젊은이
335 붉은 옷을 입은 여자
336 만약 결혼식에서 (동물원에서)
339 금광지의 금광꾼
342 낡은 진공청소기가 계속 눈앞에서 죽자
343 플로베르와 관점
345 가족 쇼핑
346 지역 신문 부고란
357 미국 인명 정보연구소 회장에게 보내는 편지
360 낸시 브라운이 마을에 온다
361 박사학위

363 옮긴이의 말/이주혜
370 추천의 말/이제니

저자 소개2

리디아 데이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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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ydia Davis

소설가이자 번역가. 독특한 형식의 글쓰기를 시도하며 자신만의 문학적 반경을 넓혀온 작가다. 국내에 출간된 작품집 《불안의 변이》를 보면, 시라고 해야 할지, 에세이라고 해야 할지, 단편소설이라고 해야 할지 경계 구분이 모호한 글들이 많다. 그는 자신의 글들을 그냥 ‘이야기’로 불러주길 바라는데, 이 ‘이야기’는 일반적인 단편소설의 형식을 비껴가는 더 짧고, 더 기이한 형식들을 두루 포함한다. 《분석하다Break It Down》 《거의 없는 기억Almost No Memory》 《새뮤얼 존슨은 분개한다Samuel Johnson Is Indignant》 《불안의 변이들Varieties
소설가이자 번역가. 독특한 형식의 글쓰기를 시도하며 자신만의 문학적 반경을 넓혀온 작가다. 국내에 출간된 작품집 《불안의 변이》를 보면, 시라고 해야 할지, 에세이라고 해야 할지, 단편소설이라고 해야 할지 경계 구분이 모호한 글들이 많다. 그는 자신의 글들을 그냥 ‘이야기’로 불러주길 바라는데, 이 ‘이야기’는 일반적인 단편소설의 형식을 비껴가는 더 짧고, 더 기이한 형식들을 두루 포함한다. 《분석하다Break It Down》 《거의 없는 기억Almost No Memory》 《새뮤얼 존슨은 분개한다Samuel Johnson Is Indignant》 《불안의 변이들Varieties of Disturbance》 《못해와 안 할 거야Can’t and Won’t》 《이야기의 끝The End of the Story》 《우리의 이방인들Our Strangers》 등의 소설을 썼고, 글쓰기와 독서, 번역, 언어에 대한 생각을 담은 두 권의 에세이집을 발표했다. 전미도서상 최종 후보에 수차례 올랐고, 2013년 맨부커 국제상을, 2020년 펜/말라무드 상을 수상했다. 프랑스어 번역가로서 플로베르, 프루스트, 블랑쇼 등의 작품을 영어로 옮겼다. 1947년 미국 노샘프턴에서 태어났다.

리디아 데이비스의 다른 상품

李柱惠

번역가이자 소설가. 저자와 독자 사이에서, 치우침 없이 공정한 번역을 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서울대학교 영어교육학과를 졸업하고 영어로 된 문학 작품을 아름다운 우리말로 옮기는 데 관심이 많아 아동 작가로 활동하면서, 현재 번역 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에서 출판기획 및 아동서 및 자녀교육서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역서로 『왜요, 엄마?』, 『레이븐 블랙』, 『지금 행복하라』, 『거인나라의 콩나무』, 『고대 이집트의 비밀은 아무도 몰라!』 , 『카즈딘 교육법』, 『놀이의 힘』, 『하루 종일 투덜대면 어떡해! : 매사에 부정적인 어린이가 행복해지는 법』, 『블러드 프롬이즈』 등이
번역가이자 소설가. 저자와 독자 사이에서, 치우침 없이 공정한 번역을 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서울대학교 영어교육학과를 졸업하고 영어로 된 문학 작품을 아름다운 우리말로 옮기는 데 관심이 많아 아동 작가로 활동하면서, 현재 번역 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에서 출판기획 및 아동서 및 자녀교육서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역서로 『왜요, 엄마?』, 『레이븐 블랙』, 『지금 행복하라』, 『거인나라의 콩나무』, 『고대 이집트의 비밀은 아무도 몰라!』 , 『카즈딘 교육법』, 『놀이의 힘』, 『하루 종일 투덜대면 어떡해! : 매사에 부정적인 어린이가 행복해지는 법』, 『블러드 프롬이즈』 등이 있고, 저서로는『반쪽이』, 『콩중이 팥중이』, 『세계명작 시리즈 - 백조왕자』, 『세계명작 시리즈 - 톰팃톳』, 『전래동화 시리즈』(1-5), 『양육 쇼크』, 『아빠, 딸을 이해하기 시작하다』, 『아이의 신호등』, 『프랑스 아이처럼』,『세상에서 가장 쉬운 그림영어사전』외 다수가 있으며, 2016년 창비신인소설상을 받으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쓴 책으로 『자두』가 있다.

이주혜의 다른 상품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7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376쪽 | 422g | 130*200*20mm
ISBN13
9791197826153

책 속으로

여기 아주 잠깐 머물렀으므로 이곳에 와본 적이 없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 p.21 「블루밍턴」중에서

최근 나는 어느 문학상을 받지 못했는데, 내가 게을러서 그렇다는 말을 들었다. 여기서 게으르다는 것은 내가 축약형을 너무 많이 사용한다는 말이었다.
--- p.66 「못해 그리고 안 할 거야」중에서

우리 작가들은 너무 많은 이야기를 지어낸다고 생각하지만, 언제나 현실이 훨씬 더 나빠!
--- p.94 「장례식」중에서

나는 비행기를 탈 때마다 세계와 화해를 시도하고 삶에 관해 새로운 성찰을 얻으려고 한다. 비행 중이면 언제나 이런 일을 두 번 하는데 이륙 전과 착륙 전이다. 하지만 이러한 비행 중에 만났던 가장 나빴던 일이라야 그저 평범한 난기류뿐이었다. 물론 난기류가 시작되면 이것이 그저 평범한 난기류에 불과한지 아닌지는 잘 모른다.
--- p.98 「착륙」중에서

이 모든 먼지 아래서도 바닥은 사실 아주 깨끗하다.
--- p.118 「집안일 관찰」중에서

한 마리가 자기 앞의 암소에게 용기를 얻어 그 암소를 조금 지나쳐 몇 걸음 나간다. 이제 가장 뒤쪽의 한 마리가 앞의 암소에게서 용기를 얻어 자기가 선두로 나갈 때까지 움직인다. 이런 식으로 이들은 서로에게서 용기를 얻고 무리를 지어 전진하면서 눈앞의 낯선 것을 향해 나아간다.
--- p.152 「암소들」중에서

사탕은 맛있었습니다만, 저희는 속았다는 느낌을 받고 있습니다. 아니면… 사기를 당했다고 해야 할까요? 이 불일치를 설명해주시겠습니까? 진심을 담아.
--- p.173 「페퍼민트 사탕 회사에 보내는 편지」중에서

아주 어릴 때는 보통 행복하고, 적어도 행복할 준비가 되어 있다. 나이가 들어 세상을 더 명료하게 보기 시작하면 행복할 일이 별로 없다. 또 사람들을, 가족을 잃기 시작한다. 우리 가족은 절대 쉬운 사람들은 아니었지만, 어쨌든 우리 가족이었고, 우리에게 주어진 패였다. (…) 언니가 몹시 그립다. 어쩌면 다들 어떤 관계인지 파악할 수 없는 사람을 더 그리워하는지도 모른다. 아니면 관계가 아직 끝난 것 같지 않은 사람을.
--- pp.182~183 「물개들」중에서

몇 주 동안은 막연하게 아프고 사고가 날까 두려웠습니다. 제가 죽을까 봐 두려웠습니다. 왜 죽을까 두려웠냐고요? 이 지원금을 받았으니 제 삶이 갑자기 더 가치 있게 느껴져서였을까요? 아니면 좋은 일이 생겼으니 이제 나쁜 일이 일어날 차례 같아서였을까요? 먼저 죽어버려서 이 행운을 즐길 수 없을까 봐 그랬을까요?
--- p.248 「재단에 보내는 편지」중에서

따뜻한 불이라거나 빨간 불이라고 할 필요가 없다. 형용사를 더 제거할 것.
--- p.274 「교정 사항 1」중에서

인생이 너무 심각해서 글을 계속 쓸 수 없다. 한때 인생은 더 쉬웠고, 종종 즐거웠고, 그래서 글쓰기 역시 심각해 보이기는 했지만 즐거웠다. 지금 인생은 쉽지 않고, 너무 심각해졌으며, 그에 비해 글쓰기가 조금 우습게 보인다. (…) 나는 삶을 감당할 수 없는 사람들에 관해 글을 쓰는 대신 그냥 글쓰기를 중단하고 삶을 감당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리고 인생 자체에 집중해야 한다. 더 이상 글을 쓰지 않아야 더 똑똑해질 것이다.

--- p.325 「글쓰기」중에서

출판사 리뷰

상황과 감정, 그 세부에 밀착하는 ‘압축’의 글쓰기
유쾌한 무작위성이 만들어내는 서사적 재미와 무게감

리디아 데이비스는 너무 사소해서 하찮은 것으로 치부되기 쉽지만, 반드시 감당해야만 하는 삶의 미스터리, 설명하기 난감하지만 설명할 수밖에 없는 마법에 접근하는 글쓰기를 시도한다. 세심하다 못해 거의 강박에 가까운 관찰, 그 끝에 찾아오는 지적인 통렬함, 무엇보다 감정의 진실에 가까이 다가가는 중에 발생하는 풍부한 심리 묘사를 통해 인식의 세계가 어떻게 확장되는지 보여준다. 마치 “힘들이지 않고 쓴 것처럼 보이는” 문장들은 사실 아주 까다롭게 선택되고 배열되어 있어서, 읽고 나면 독자는 “작가가 짜놓은 까다로움의 결계에 들어섰다”는 인상을 받게 된다. 그리고 문장과 문장 사이에서 길을 잃고 헤매는 중에 작가가 심어놓은 유머와 아이러니, 에피파니를 마주할 때 심오한 아름다움과 감동을 경험하게 된다.

리디아 데이비스는 덜 전통적인 형식, 그중에서도 특히 ‘짧은 글’에 조예가 깊다. 그는 상황과 감정을 압축하고 축약하여 단 하나의 진실을 확대시켜 들여다보게끔 하고, 글 안에서는 어떠한 전개도 가능하다는 걸 몸소 보여준다. 이 책의 표제작인 「못해 그리고 안 할 거야」는 그의 이런 글쓰기 특징을 자조적으로 위트 있게 풀어낸 글이다. 글을 쓸 때 ‘축약형’을 너무 많이 써서 문학상 심사위원들에게 게으르다는 평을 받았고 그래서 상을 받지 못했다는 내용인데, 공교롭게도 그렇게 축약해 쓴 단어가 ‘못해’ 그리고 ‘안 할 거야’다. 이 짧고 압축적인 몇 문장 속에서 전통적인 글쓰기에 대한 그의 재치 있는 반항 혹은 어떤 결의 등이 느껴져 흥미롭다.

“리디아 데이비스의 독보적인 관점은 이렇게 사소하고 엉뚱한 순간에 깃든다. 이게 다라고? 싶지만, 이게 다라서 즐거운 문장들이 이어질 때 우리는 리디아 데이비스를 따라간다. 정말 이게 다라고? 싶은데, 사실 이게 다가 아니라서 우리는 리디아 데이비스의 깊은 행간에서 기꺼이 길을 잃는다.” ―소설가 이주혜(옮긴이)

그는 대개 한두 페이지를 넘지 않고 형식적인 실험이 돋보이는 시적인 글을 쓰지만, 여전히 전통적인 형식 아래서 간혹 아주 긴 호흡으로 세상의 이치, 감정의 진실에 다가가려는 모습을 보인다. 수록 글 중 특히 〈암소들〉 〈물개들〉 〈재단에 보내는 편지〉 등에 그런 시도가 담겨 있다. 〈암소들〉은 암소 세 마리를 사진 촬영하듯 관찰한 일종의 기록 일지처럼 보이는데, 관심 대상에 대한 길고 섬세한 관찰을 통해 가닿게 되는 놀라운 인식의 경지를 보여준다. 〈물개들〉은 글 속 화자의 언니에 대한 회고록 형식의 글인데, 기차를 타고 이동하는 화자가 어떻게 기억의 긴 선로와 터널을 통과하는지를 섬세하게 보여준다. 〈재단에 보내는 편지〉는 기나긴 독백에 가까운 글로 이 책에 실린 작품 중 가장 긴데, ‘압축’적인 글쓰기의 대가로 불리는 그가 그 대척점에 있는 글쓰기를 얼마나 정교한 심리 묘사로 빚어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빛나는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이 밖에도 〈표지판에 대한 아이디어〉 〈두 데이비스와 러그〉 〈혼자 생선 먹기〉 〈착륙〉 〈작은 초콜릿 상자에 대한 소소한 이야기〉 등에서 세부의 세부에 접근하는 그의 집요한 시도를 살펴볼 수 있다. 형식에 대한 그의 재치 있고 유연한 확장력은 특히 〈뒤집을 수 있는 이야기〉 〈《타임스 리터러리 서플먼트》 과월호를 최대한 빨리 읽는 방법〉 〈나는 아주 편안하지만 조금 더 편해질 수도 있을 것이다〉 〈교정 사항 1·2〉 〈집 안 사물들의 언어〉 〈지역 신문 부고란〉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처럼 리디아 데이비스는 너무 짧거나 그에 비해 너무 길거나, 전통적이거나 비전통적인 이야기를 한데 뒤섞어 유쾌한 무작위성이 만들어내는 서사적 재미와 무게감을 선사한다.

‘발견한 재료’는 어떻게 이야기가 되는가

글쓰기 강의록 《형식과 영향력》을 쓴 작가인 만큼 형식에 대한 그의 탐구력은 남다르다. 전통적인 단편소설 외에 시, 편지, 에세이, 우화, 기록 등은 물론이고, 꿈과 19세기 작가의 서신 등을 바탕으로 이를 재구성하여 들려주는(retelling) 이야기에 이르기까지 그 형식적 시도가 다채롭다.

특히 이 책에서는 리디아 데이비스가 ‘발견한 재료(found materials)’를 사용하고 전유하는 일의 구체적인 사례를 만나볼 수 있다. 프랑스어 번역가이기도 한 리디아 데이비스는 플로베르의 작품을 번역하면서 접하게 된 서신 등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이야기들을(작품에 ‘플로베르 이야기’라는 표식이 달린 글들) 곳곳에 배열해두었다. 또한 그 스스로 ‘꿈 이야기’라고 부르는 작품들이(작품에 ‘꿈’이라는 표식이 달린 글들) 대거 수록되었는데, 그는 자신의 꿈뿐만 아니라 친구의 꿈, 그리고 꼭 꿈이 아니더라도 꿈을 닮은 경험을 ‘꿈 이야기’로 풀어낸다.

리디아 데이비스는 ‘항의 편지’라는 장르를 새로 만들다시피 했는데, 실제로도 그는 제품 구매와 사용에 불만이 있을 때 종종 항의 편지를 써서 보낸다고 한다. 그 경험의 결과, 이 책에서 그가 냉동 완두콩 제조사, 하버드 서점 마케팅 담당자, 호텔 매니저, 미국 인명 정보연구소 회장에게 보내는 항의 편지를 읽을 수 있다. 리디아 데이비스의 엉뚱함과 유머, 신랄함이 유독 항의 편지에서 돋보이는 듯하다. ‘발견한 재료’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재구성한 작품들은 전통적인 소설 형식 안에서 다채로운 글쓰기를 시도하고자 한 데이비스의 문학적 포용과 유연한 사고의 결과물이라 볼 수 있을 것이다.

추신.

리디아 데이비스의 이야기들이, 모든 것이 변했다는 느낌과 어떤 것도 변하지 않았다는 느낌 속에서, 인생이 너무 심각해 글을 계속 쓸 수 없고 일상이 그저 평범한 난기류 같아도, 감정의 진실에 더 가까이 다가가 어떻게든 무언가를 읽어내려고 노력 중인 작가의 진심으로 전해지길 바랍니다.

추천평

리디아 데이비스의 독보적인 관점은 이렇게 사소하고 엉뚱한 순간에 깃든다. 이게 다라고? 싶지만, 이게 다라서 즐거운 문장들이 이어질 때 우리는 리디아 데이비스를 따라간다. 정말 이게 다라고? 싶은데, 사실 이게 다가 아니라서 우리는 리디아 데이비스의 깊은 행간에서 기꺼이 길을 잃는다. - 이주혜 (옮긴이, 소설가)
리디아 데이비스의 글은 닫혀 있을 때조차도 열려 있다. 열려 있는 결말 속에 놓일 수 있다는 가능성은 깊은 해방감을 준다. 그의 이야기 속 무수한 인물들이 소통의 불가능성을 확인하며 고립된 채로 망설임과 주저함과 판단 유보와 결정의 번복 속을 오가고 있을 때조차도 그들을 묘사하는 리디아 데이비스의 언어적 인식은 유연하고 드넓다. - 이제니 (시인)
페이지 안팎의 삶을 더욱 예민하게 인식하게 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독창적인 최고의 문학이 할 수 있는 일이다. 말이 넘쳐나는 세계에서 리디아 데이비스는 숨 쉴 공간이 되어준다. 그가 말하지 않은 것은 말한 것만큼이나 중요하다. - 피터 오너 (소설가, 《뉴욕 타임스 북 리뷰》)
《못해 그리고 안 할 거야》는 지난 사반세기 동안 미국 소설계에서 가장 혁명적인 작품집이다. - 존 프리먼 (작가,《보스턴 글로브》)
강렬하고 매혹적이다. 《못해 그리고 안 할 거야》는 자신만의 독특하고 독창적인 목소리를 완전히 통제하는 작가의 증거다. 뜻밖의 다채로운 즐거움을 안겨준다. - 케이트 크리스텐슨 (《엘르》)
심오하고 아름답고 감동적이다. 우리 마음속으로 파고들어 자리 잡은 작은 보석을 발견하게 될 텐데, 그 작은 보석은 매번 다른 방식으로 반짝이며 순간의 아름다움이나 숨겨진 의미로 반짝일 것이다. - 수전 힐 (작가, 《스펙테이터》)
《못해 그리고 안 할 거야》는 데이비스가 정확한 언어를 사용하여 보통 무의식 속에 떠돌아다니는 생각과 인상을 어떻게 표현하는지 보여준다. - 맥스 리우 (《인디펜던트》)
데이비스는 감당할 수도 없고 감당하지도 않겠지만 반드시 감당해야만 하는 최후의 미스터리,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마법, 삶이라는 사라지는 행위에 바짝 다가가며 내내 춤을 춘다. - 파룰 세갈 (문학평론가, 《NPR》)
배열의 대가. 데이비스는 길고 짧은 전언을 섞어 중독성 있는 효과를 만들어낸다. - 드와이트 가너 (《뉴욕 타임스》)
데이비스의 천재적 언어 구사 능력이 진정한 감정과 결합하면 그 결과는 정말로 놀랍고 감동적일 수 있다. - 레이더
풍부한 심리와 잦은 통렬함… 데이비스는 우리가 애써 공허를 바라볼 때 공허가 얼마나 풍요로울 수 있는지를 집요하게 암시한다. - 조슈아 코헨 (《타임스 리터러리 서플먼트》)
데이비스는 정말 독특하다. 몇 줄에 불과한 아주 작은 이야기가 방대하게 모여 일상을 조용히 사로잡고, 때로 짓궂은 예술로 바꾸는 연금술을 수행한다. - 글로브 앤드 메일
관찰, 드라마 그리고 압축! 이 모든 것이 담겨 소소한 순간마다 일종의 서사적 무게감을 선사한다. - 데이비드 울린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데이비스는 공식적인 문학계의 다이너마이트다. 무엇이든 힘들이지 않고 쓴 것처럼 보인다. -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데이비스의 탁월한 재능은 우리에게 살아 있다는 느낌을 안겨주는 것이다. - 클레어 메수드 (《파이낸셜 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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