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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1~29 에필로그 옮긴이의 말 |
Mary Kubi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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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짓은 잠시 가봐야겠다며 미닫이 유리문을 지나 환자에게 다가갔다. 그곳에 여전히 선 채로 나는 브리짓이 환자의 배 위에 놓인 두 손을 매만지고, 자신의 손을 그녀의 손 위에 잠깐 두는 모습을 지켜보며 다정함 같은 것을 느꼈다. 그녀는 환자에게 가까이 다가가 물었다.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 이 아가씨야.” 그 순간에는 한 가지 생각밖에 나지 않았다. 그녀가 이토록 오래 숨이 붙어있다니 놀라운 일이라는 것 말이다. --- p.18 냇의 반대편에 앉은 나는 냇이 몸을 이리저리 움직여 코트를 벗고 의자 뒤에 걸쳐놓는 모습을 지켜봤다. 냇은 모임 내내 조용히 앉아있었다. 한마디도 하지 않고, 이야기를 듣기만 하는 그녀가 이해가 갔다. 얼마 후 냇은 쓰고 있던 모자를 벗었다. 그녀가 손으로 머리를 빗어 넘기자 눈가가 드러났다. 그제야 이마 위쪽, 헤어라인 아래에 자리한 멍이 보였다. --- pp.31-32 “제 아내에게는 비밀로 해주세요.” 부탁하는 그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선생님 말고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습니다.” 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알 수 없었다. 짐을 덜어내고 싶은 마음이나 솔직하게 털어놓고 싶은 심정은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왜 그 상대가 나였을까? 왜 이런 이야기를 내게 하는 걸까? --- p.84-85 나는 간호사 스테이션에 있는 루크 옆으로 다가갔다. “무슨 일이에요?” 대답을 듣기도 전에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경찰이 왜 온 거예요?” 루크 입에서 어떤 말이 나올지 긴장감에 숨을 참았다. 그가 나를 바라보았다. “이제 와서 어쩌면 자살 시도가 아니었을 수도 있대요.” 나는 몸을 뒤로 물렸다. 폐 안의 공기가 모두 빠져나간 것 같았다. --- p.147 집으로 돌아가는 길, 레드라인 전철이 시카고 강 바닥을 가로지르는 좁은 터널을 지날 때였다. 강 아래를 지나고 있다는 사실을 의식하면 폐쇄 공포증이 도져 숨이 막히거나 익사하는 상상을 하게 된다. 그래서 최대한 딴생각을 하려 애썼다. 바로 그때, 문득 어떤 사실 하나가 머릿속을 스쳤다. 잭슨 베킷은 불과 이틀 전에 런던에서 귀국했다. 업무차 런던에 있어야 했을 지난 주말, 그가 프로몬토리 포인트에서 친구를 만났을 리가 없었다. 말이 되지 않는 행적이었다. 누군가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 --- p.203 “원하시면 이름을 남겨주세요. 왔다 가셨다고 베킷 부부께 말씀 전할게요. 많이 고마워하실…….” 설명하던 내 목소리가 잦아들었다. 베킷 부부를 언급하자마자 그녀의 움직임이 멈췄기 때문이다. 두 다리를 곧게 편 채 가만히 서있으니 키가 몇 센티미터는 더 커보였다. 여자는 눈을 가늘게 뜨며 깜빡였다. “그 사람들이…… 여기 와있어요?” 낮게 깔린 목소리가 내 내면 깊숙한 곳을 긁는 것 같았다. --- p.25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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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이 꺾이는 듯한 충격을 느꼈다.”_독자 리뷰 중에서
완벽한 일상을 송두리째 뒤흔드는, 가장 영리하고 치밀한 시네마틱 스릴러! 싱글맘이자 중환자실 간호사인 메건은 다리에서 철로로 뛰어내려 혼수상태에 빠진 환자 ‘케이틀린’을 돌보게 된다. 단순한 자살 시도로 여겨졌던 사건은 “육교 위에 두 명이 있었다”는 목격자의 증언이 나오며 전면적인 범죄 수사로 번진다. 이상하리만치 환자의 비밀에 집착하며 사건의 실체를 추적하던 메건은 어느 순간 자신이 결코 들여다봐서는 안 될 진실에 가까이 다가섰음을 깨닫는다. 병원 안에 감도는 기이한 긴장감, 동네에서 잇따라 벌어지는 연쇄 범죄, 우연히 재회한 고등학교 동창의 수상한 흔적까지. 주변을 에워싼 의심스러운 징후들은 메건을 점점 더 옥죄어 온다. 평범하고 안정되어 보였던 메건의 삶은 이 정체불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서서히 무너져 내리기 시작한다. 숨겨진 거짓말과 뒤엉킨 관계 속에서 인물들은 서로를 의심하고, 독자 역시 누구의 말도 믿을 수 없는 미궁에 빠진다. 메리 쿠비카는 일상 가장 가까운 곳에 도사린 공포를 집요하게 파고들며, 예측할 수 없는 전개와 날카로운 심리전으로 마지막 순간까지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한다. 그리고 모든 진실이 베일을 벗는 순간, 독자는 완전히 뒤바뀐 세계와 마주하게 된다. 어떤 비밀은 사람을 무너뜨리고, 어떤 죄는 끝까지 살아남는다. 우리는 서로를 위한다는 이유로 사실을 감추고, 그 위에 또 다른 핑계를 덧씌운다. 하지만 그렇게 만들어진 위선은 결국 스스로의 무게를 견디지 못한 채 무너져 내린다. 평온해 보이던 삶에 생긴 작은 틈은 서서히 번져 나가고, 끝내 가장 가까운 사람들마저 의심하게 만든다. 《다정한 위선자》는 단순한 범죄와 반전을 넘어 우리가 얼마나 쉽게 불편한 현실을 도외시하며 살아가는지를 날카롭게 되묻는다. 누군가의 침묵이 또 다른 상처를 낳고, 감춰둔 선택이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일상을 뒤흔드는 과정을 묵직하게 그려낸다. 또한 누군가를 지키기 위한 선의가 언제 자기기만으로 변하는지, 평범한 사람들이 어떤 순간 위험한 공범이 될 수 있는지를 끈질기게 파고든다. 안전하다고 믿었던 공동체는 조금씩 균열을 드러내고, 그 틈새로 스며든 의심은 누구도 예외 없는 불안으로 번져 나간다. 이 책을 읽고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단 하나다. 진실은 잠시 외면할 수 있어도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 우리는 거짓 뒤로 숨을 수는 있지만, 그 거짓으로부터 영원히 도망칠 수는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