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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지면 왜 안 돼?”라고 질문하는 그림책
우리 어린이는 어떻게 자랄까요? 어릴 때는 다른 이의 보호를 받으며 자라지만, 때가 되면 바깥세상에 나가서 갇힌 생각들을 하나하나 깨면서 성장합니다. 이은선 작가는 달걀이 병아리가 되는 사건을 통해 유쾌하고 통쾌한 성장 드라마를 그려냈습니다. 어른 닭들은 바깥세상이 궁금해서 둥지 밖으로 나온 달걀에게 “깨지면 큰일 난다.”고 염려 가득한 충고를 건넵니다. 하지만 이 그림책은 오히려 “깨지면 왜 안 돼?”라는 질문을 그들에게 던집니다. 귀엽고 사랑스러운 달걀이 마주한 아슬아슬한 위기 엄마 닭이 잠든 사이 둥지를 나온 달걀은 깨질까 봐 조심조심 다닙니다. 그런데 눈앞에서 친구 달걀이 병아리 형에게 괴롭힘 당하는 모습을 목격합니다. 겁이 난 달걀은 상자 속으로 숨어들지만, 이내 친구를 위해 용기를 냅니다. 병아리 형에게 덤벼들자 갑자기 껍질이 깨지기 시작합니다. 껍질이 깨진 달걀은 과연 어떻게 될까요? 아슬아슬한 위기 앞에 선 달걀의 운명적인 반전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지는 그림책입니다. 성장 드라마를 유쾌하게 풀어낸 작가의 상상력 이은선 작가는 남다른 상상력으로 우리 사회의 문제를 돌이켜보게 합니다. 과잉보호, 학원폭력과 같은 문제를 다루면서도 처음부터 끝까지 유쾌함을 놓지 않습니다. 그 까닭은 그 해결책을 심각하게 제시하거나 가르치려 들지 않고, 오히려 우리 자신을 돌아보게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아이가 어른으로 자라나는 과정에서 부딪히는 숱한 위기를 자신의 힘으로 극복해야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과잉보호막 안에 있는다고 늘 안전한 것도 아닙니다. 과잉보호는 오히려 성장의 기회를 뺏습니다. 적당히 때가 되면 둥지를 나오고, 또 언젠가는 아슬아슬한 순간과 위험도 겪어야만 하지요. 그래야 자신을 가둔 알을 깰 수 있고 더 큰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이 그림책은 알을 깨고 병아리가 된 달걀을 응원하는 동시에 우리 아이들의 성장을 응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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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그림책이 선사하는 커다란 화두 “깨지면 왜 안 돼?”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다. 태어나려는 자는 한 세계를 파괴해야만 한다. 새는 신에게 날아간다. 신의 이름은 아브락사스다.”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을 읽은 사람도, 읽지 않은 사람도 알고 있는 문장입니다. 그런데 알은 과연 무엇일까요? 알은 우리를 지켜 주는 보호막일까요? 아니면 우리를 가두는 감옥일까요? 알은 우리 밖에 있을까요? 아니면 우리 안에 숨겨져 있을까요? 그림책 『깨지면 안 돼!』는 아이러니하게도 반드시 ‘깨져야만 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아기 달걀은 자기도 모르게 깨지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은 달걀이니까요. 하지만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달걀은 언젠가는 깨져야 합니다. 남이 깨면 먹이가 되고, 스스로 깨면 병아리가 됩니다. 껍질은 우리 밖에도 있고 우리 안에도 있습니다. 밖에는 우리를 보호하거나 억압하는 세상이라는 껍질이 있고, 안에는 우리 스스로 만든 두려움이라는 껍질이 있습니다. 우리가 어릴 때는 껍질이 우리를 지켜 주지만, 우리가 자라면 우리를 가두는 울타리가 됩니다. 『깨지면 안 돼!』라는 작은 그림책이 우리에게 큰 이야깃거리를 선사하고 있습니다. - 이루리 (작가 | 세종사이버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