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007 … 913
075 … 록 온 로커 123 … 금요일에 그는 무엇을 했나? 191 … 없는 책 245 … 옛날이야기를 해줘 339 … 친구여, 알려 하지 마오 |
Honobu Yonezawa,よねざわ ほのぶ,米澤 穗信
요네자와 호노부의 다른 상품
김선영의 다른 상품
|
마쓰쿠라는 올해 4월, 도서위원회 1차 회의 때 처음 만났다. (…) 이야기를 나눠보니 좋은 녀석이었다. 쾌활하고 잘 웃는 한편, 적당히 비꼴 줄도 안다. 운동부에는 들지 않았지만 어렸을 때는 수영 강습을 받았고 성적도 그럭저럭 좋았다는 모양이다. 정말 같은 고등학교 2학년이 맞나 싶을 정도로 입바른 소리를 하는가 하면 의외로 얼빠진 구석도 있다.
--- p.11 마쓰쿠라 시몬과 어울리면서 전에는 생각도 하지 못했던 일들을 보고 듣게 되었다. 모든 것이 마쓰쿠라 때문은 아니다. 오히려 마쓰쿠라는 기묘한 체험에서는 한 걸음 물러나려 했다. 하지만 내가 이상한 일에 얽힐 때마다 대개 그 녀석이 곁에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 p.77 “어쩔 수 없지. 나는 최선을 다했어. 자기만족을 위한 의식은 끝마친 거야.” 마쓰쿠라는 가방을 다시 어깨에 걸쳤다. 그가 가야 할 길을 향해 걸음을 뗐다. 어깨 너머로 이렇게 말했다. “잘 가, 호리카와. 내일도 시험이야. 서로 힘내자.” 그 뒷모습을 지켜보는 내 귀에 새소리가 들려왔다. 아까 보았던 참새일까? 아니면 동박새? 떠나가는 마쓰쿠라의 뒷모습이 낯설어 보였다. --- p.190 “아무리 훌륭한 규칙이라도 언젠가 어기게 됩니다. 그렇다면 지킬 수 있을 때는 지키고 싶지 않겠어요?” --- p.212 만약 내가 아무 말 없이 마쓰쿠라를 축하한다 해도 우리는 지금처럼 변함없이 둘이서 나란히 도서위원으로 있을 수 있을까? --- p.336 |
|
마침내 수수께끼가 풀려도, 서로의 마음만은 수수께끼로 남아……
『책과 열쇠의 계절』은 총 여섯 편의 연작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할아버지가 남긴 금고의 번호를 찾아달라는 도서위원 선배의 의뢰로부터 시작되는 「913」, 함께 머리를 자르러 간 미용실에서 우연히 맞닥뜨린 사건을 푸는 「록 온 로커」, 형의 알리바이를 증명해달라는 후배의 부탁을 들어주는 이야기인 「금요일에 그는 무엇을 했나?」, 대출 도서 사이에 끼워진 친구의 유서에 얽힌 「없는 책」, 서로의 옛날이야기를 주고받으며 마쓰쿠라에게 얽힌 수수께끼를 푸는 과정을 담은 「옛날이야기를 해줘」, 호리카와와 마쓰쿠라의 마지막 이야기를 담은 「친구여, 알려 하지 마오」까지, 두 도서위원 간의 우정으로 이어지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나에게 의심이란 성악설이야. 웃는 얼굴로 내게 다가오는 사람은 이 녀석이고 저 녀석이고 다 거짓말쟁이라서 진심을 꿰뚫어보려면 나도 계책이 필요해. 하지만 너는 그렇지 않아. 성선설이라고 하면 말이 과하지만 상대가 하는 말의 곁가지에 거짓말은 있어도, 그 거짓말의 뿌리에 뭔가 합당한 이유가있다고 믿는 구석이 있어.” “내가 사람이 너무 좋다는 거야?” “아니.” 마쓰쿠라가 문득 창문 쪽을 보았다. “좋은 녀석이라는 거야.” ―본문 중에서 작중 화자인 호리카와는 다른 사람의 부탁을 잘 거절하지 못하고 상대의 이야기에 귀기울이며, 그것이 설령 거짓처럼 보이더라도 어떤 사정이 있으리라 배려해주곤 한다. 반면 마쓰쿠라는 때때로 냉정하게 느껴지리만치 상대방에게 감춰둔 속셈이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끝까지 긴장을 놓지 않는 성격이다. 이렇게 전혀 다른 성향을 지녔지만, 두 사람의 다름은 서로의 사각(死角)을 보완해주며 의외로 좋은 호흡을 선보인다. 처음에는 그저 같이 도서위원 활동을 하는 관계로 시작해, 적당한 거리감과 예의를 지키던 호리카와와 마쓰쿠라는 크고 작은 사건을 거치며 서로를 깊이 이해하게 된다. 마침내는 진심 어린 호소를 건넬 수 있는 ‘친구’가 되어가는 여정은 세대를 불문하고 독자들의 가슴을 뭉근하게 울린다. “조금만 더, 평범한 도서위원으로 있어줄 수 없어?” 마쓰쿠라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리고 힘없이 웃었다. “호리카와, 넌 좋은 녀석이야.” ―본문 중에서 시대를 초월하고 세대를 초월하는, 가장 반짝이는 청춘의 이야기 ‘고전부’ 시리즈의 시작인 『빙과』로 데뷔한 요네자와 호노부는 그간 장르의 경계를 넘나들며 다재다능한 스토리텔러로서의 면모를 입증해왔다. 『인사이트 밀』 같은 정통 본격 미스터리부터 『부러진 용골』 등의 특수설정 미스터리를 선보였는가 하면, 『보틀넥』에서는 SF 설정을 빌린 묵직한 성장물을, 『개는 어디에』에서는 블랙 유머가 깃든 하드보일드를 내놓기도 했다. 또한 소설집 『야경』에서는 미스터리의 다양한 세부 장르를 한층 더 자유롭게 활보하며 자신감을 뽐냈고, 『진실의 10미터 앞』을 비롯한 ‘베루프’ 시리즈를 통해 사회파 미스터리로서의 묵직한 감동을 전하며 2년 연속 미스터리 3관왕을 차지했다. 그리고 마침내 『흑뢰성』으로 나오키상을 수상하며 특정 범주에 국한되지 않는 이 시대 최고의 소설가 반열에 올랐음을 스스로 증명해 보였다. 요네자와 호노부의 미스터리가 이토록 독보적인 이유는 무엇보다 ‘인간의 마음’을 들여다보기를 게을리 하지 않기 때문이다. 데뷔작부터 일관되게 그려온 인간에 대한 깊은 관심과 궁금증, 그리고 거기서 비롯되는 동기와 질문들이 작품 속 미스터리와 사건을 이끄는 거대한 추동력이 된다. 그리고 이러한 세심한 매력이 가장 십분 발휘되는 영역이 바로 그의 원점이자 시그니처인 십대 주인공들을 내세운 청춘 일상 미스터리다. ‘고전부’와 ‘소시민’, 그리고 이번 ‘도서위원’까지 그의 청춘 미스터리 시리즈는 모두 고등학생을 주인공으로 삼는다. 작가가 인터뷰에서 “한 사람으로서 걸음마를 시작했고, 때문에 각자 복잡한 사정을 안고 있는 것은 당연”하다 말한 바 있듯, 완전한 어른도 아이도 아닌 십대들은 학교라는 작은 사회에서 저마다의 복잡한 사정을 안고 살아간다. 요네자와 호노부는 ‘고전부’ 시리즈의 『이제 와서 날개라 해도』, 『두 사람의 거리 추정』, 그리고 ‘소시민’ 시리즈의 『겨울철 한정 봉봉 쇼콜라 사건』 등에서 청소년들의 복잡하고 다층적인 심리와 미묘한 관계를 미스터리라는 형식과 정교하게 엮어내며 탁월한 공감대를 이끌어낸 바 있다. ‘고전부’가 고등학교 동아리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를, ‘소시민’은 평범함한 소시민을 지향하는 두 고등학생 콤비를 이야기의 담았다면 ‘도서위원’ 시리즈에서는 도서실을 무대로 책과 얽힌 수수께끼들을 담고 있다. 긴 세월에 거쳐 이어져온 요네자와 호노부의 청춘 미스터리를 따라가다보면 더욱 깊어진 사람의 마음에 대한 통찰과 예리한 시선, 미스터리 작가로서 더욱 능숙해진 독자와의 밀고 당기기가 돋보인다. 특히나 최근작 ‘도서위원’ 시리즈에서 두 주인공의 심리를 드러내는 상황이나 대화는 이전보다 훨씬 더 섬세하고 정교해졌다. 그것이 읽는 도중 때때로 가슴을 날카롭게 찌른다. 아픔과 동시에 뭉클함이 느껴진다. 이것이 ‘도서위원’ 시리즈가 ‘고전부’와 ‘소시민’ 시리즈에 이어 청춘 학원 미스터리 3부작의 완결편이자 완성형이라 불리기에 충분한 이유다. “호리카와와 마쓰쿠라. 두 고등학생이 때로는 책을 읽고, 때로는 미스터리를 만나고, 그리고 서로를 알게 되고, 또 서로 알 수 없는 것이 있음을 알게 되는, 그런 미스터리입니다.”―요네자와 호노부 누구나 한때는 십대였고, 그 시절의 고민과 불안의 본질은 시간이 흘러도 크게 다르지 않다. “어느 시대에도 통하는 보편적인 청춘 소설, 시대를 초월하는 작품을 쓰고 싶었다”는 작가의 말처럼, 세대를 초월해 마음 깊은 곳을 건드리는 씁쓸하고도 반짝이는 청춘의 이야기가 바로 『책과 열쇠의 계절』과 ‘도서위원’ 시리즈 속에 담겨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