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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표본』 사카키 시로
SNS 발췌 여름방학 자유 탐구 「인간 표본」 2학년 B반 13번 사카키 이타루 독방에서 면회실에서 분석 결과 옮긴이의 말 주요 참고문헌 |
Kanae Minato,みなと かなえ,湊 かな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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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도 가장 아름다운 순간에 표본으로 만들 수 있다면 좋을 텐데.”
잘못 들은 게 아닐까 의심하면서 아버지를 쳐다보았지만, 아버지의 시선은 그림만 향하고 있었다. 인간 표본……. 아버지가 바로 지금 나비에게 한 작업을, 내가 당하고 있는 모습이 머릿속에 펼쳐졌다. 작업하고 있는 사람은, 아버지다. --- p.26 나비가 인간으로 모습을 바꾸어, 그 눈에 비친 세계를 그린다. 루미는 나비의 세계로 인도해 주는 안내자다. 그래서 나는 경외심을 담아 루미에게 이렇게 말했다. “너는 나비의 눈을 갖고 있구나.” 하지만 루미는 내 말을 싱그러운 웃음과 함께 부정했다. “내 눈은 내 거야. 전부 내 눈에 비치는 세계야. 나비도 분명 나보단 못할 거야.” --- pp.60-61 전류 같은 감각이 몸의 중심을 훑고 지나갔다. 인간 중에서는 내게만 보이는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광경을 영원불변의 형태로 남겨서 한 명이라도 더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것이야말로……. 신이 내게 부여한 천명이 아닐까? --- p.77 그 눈을 갖지 못한 사람들 중에서 그 세계를 가장 잘 이해하는 것은 바로 나다. 루미의 후계자가 될 수 있는 건 내가 아닌가? 또 웃었다. 같은 나이에 후계자는 무슨. 그렇지만 내가 상상하는 작품은, 세상 모든 사람들이 비판하더라도 루미만은 높이 평가해 주지 않을까? 윤리관을 배제하고 순수하게 예술 작품으로 봐주지 않을까? 그 어린 시절 내 표본을 탐냈던 것처럼. 루미에게 바치는 작품을 만들자. --- p.83 다섯 개의 표본 제작은 전부 계획에 따른 것. 그렇기에 완벽하게 해냈다. 그런데 마지막 순간에 남은 후회 때문에 인생을 통째로 부정하게 될 수도 있었다. 그렇다면 스스로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 모든 것을 능가하는 최고 걸작을 완성해서. 그렇다면 그건 누구의 표본일까? 답은 이미 알고 있었다. --- p.140 모든 준비를 마친 그날 밤, 함께 살던 거실에서 단둘이 서로를 마주 보았다. “너를 나비에 비유한다면 뭐라고 생각하니?” 이타루에게 물었다. “세소스트리스 사향제비나비려나?” 예상했던 답과 달랐다. “브라질에서 처음 잡았던 붉은무늬제비나비가 아니라?” “비유 대상과 좋아하는 건 서로 다르니까. 지금 좋아하는 건 남방제비나비고. 뭐, 알고 보면 나도 상당히 독을 가졌다는 뜻이야.” --- p.142 “그림을 장식할 게 아니라 우리가 예술적인 모습으로 케이스에 들어가면 더 재미있는 작품이 되지 않을까?” 그렇게 말하고는 케이스에 붙어 있던 보호 필름을 벗기고 세우더니 그 안에 들어가 프테라노돈이라고 하며 익룡 포즈를 취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순간, 정수리를 얻어맞은 듯한 충격과 함께 짜릿한 전율이 온몸으로 퍼져나갔습니다. 케이스 안의 이시오카 쇼가 휴잇슨 삼원색네발나비로 보였던 겁니다. 그 뒤에는 벽화가 있고, 그것을 뚫고 부화하는 배경까지 똑똑히 보였습니다. 실재하는 것, 눈에 보이는 것밖에 보지 못했던 제가, 세 번째 눈으로 느낀 광경을 본 것입니다. 이거야말로 ‘인간 표본’ 아닌가? 더군다나 신이 표본 대상자에게 준 선물이 무엇인지도 일목요연합니다. 이보다 더한 예술 작품이 어디 있을까……. --- pp.221-2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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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망 높은 ‘나비 박사’ 시로. 인간과 달리 자외선까지 인식하는 ‘나비의 눈’에 매혹된 그는, 나비처럼 사원색을 볼 수 있어 ‘색채의 마술사’로 불리는 화가 루미와 교류해 왔다. 중병에 걸린 루미는 자신의 후계자를 정하겠다며 예술적 재능이 넘치는 다섯 소년을 산속 별장으로 불러들이고, 아들과 함께 초대된 시로는 소년들과 가까워진다. 하지만 점차 시로의 눈에 그들이 ‘나비’로 보이기 시작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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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과 광기, 사랑과 희생이 교차하는 심리 미스터리
독을 품은 반전이 선사하는 날카로운 전율 ‘인간 표본’을 향한 욕망은 과연 누구의 것인가? 온라인 소설 사이트에 『인간 표본』이라는 제목의 수기가 업로드된다. 작성자는 저명한 나비 학자인 ‘사카키 시로’ 박사. 수기에서 그는 어린 시절 처음 나비 표본을 만들며 매혹된 경험을 시작으로, ‘나비의 눈’처럼 자외선 색상까지 볼 수 있어 색채의 마술사라 불리는 화가 루미를 질투해 온 일, 그녀가 후계자 후보로 모은 재능 넘치는 미소년들을 왜, 어떻게 죽여 ‘인간 표본’으로 만들었는지 고백한다. 아름다운 소년들이 나비로 보인 순간, 사카키 시로는 그 특별한 광경을 영원불변의 형태로 만들어 많은 사람에게 보여주는 것을 신에게 부여받은 천명으로 느껴 나비 표본을 만들 듯 정성스럽게 시체를 가공해 인간 표본 다섯 개를 창작한다. 하지만 그것으로도 부족해 자신이 아는 가장 아름다운 소년인 아들 ‘사카키 이타루’를 소재로 모든 것을 능가하는 최고 걸작을 만들고자 한다. 그 어떤 나비 속에 있어도 돋보이는 지고의 존재 남방제비나비를 모티브로, 그는 결국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표본을 완성한다. 사카키 시로가 경찰에 자수한 후, 소년들의 시체로 만들어진 그로테스크하면서도 예술적인 인간 표본 사진이 첨부된 살인마의 수기 『인간 표본』은 연일 화제가 된다. 친자식까지 살해한 엽기적인 연쇄살인, 그를 통해 탄생한 끔찍한 걸작. 충격적인 서사에 사람들은 저마다 SNS를 통해 말을 얹지만, 그들이 알지 못하는 또 하나의 수기가 있다. 제목은 ‘여름방학 자유 탐구 「인간 표본」 2학년 B반 13번 사카키 이타루’. 과연 인간 표본을 향한 열망은 누구의 것일까. “부모의 자식 살해라는 금기시된 소재에 대한 도전. 사람들은 과연 모두 같은 것을 보고 있을까 하는 데뷔 때부터 다뤄온 테마. 그 두 가지가 융합된 최고 걸작 미스터리가 나왔습니다.” _미나토 가나에(한국 출간기념 인터뷰 중에서) 작가는 일본 인터뷰에서 『인간 표본』을 쓰기 전, 번아웃으로 1년간 집필을 쉬며 은퇴를 고민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자식 살해’라는 금기의 테마를 사회적 타협 없이 정면으로 다룬 『인간 표본』을 쓰며 “다시 시작하는 기분”을 느꼈다고 한다. 도덕적 금기를 직접 다룸으로써, 언급조차 터부시되는 죄악에 대해 깊이 고찰하게 하는 것이 ‘이야미스’라는 장르의 본질이다. 그 본질을 파고든 『인간 표본』을 집필하며 글을 쓰는 힘을 되찾았기에 작품은 작가에게 더욱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또한 『인간 표본』에는 미나토 가나에의 다른 작품들과 차별화되는 특징이 있다. 상상력과 개인적인 경험을 기반으로 글을 쓰는 성향인 작가가, 처음으로 철저한 참고문헌 조사를 거쳐 완성한 작품이라는 점이다. 그를 통해 획득한 ‘나비’에 대한 깊은 이해도는 소설에 새로운 매력을 부여한다. 먼저 인간과는 완전히 다른 색각(色覺)으로 세상을 인지하는 ‘나비의 눈’은 『인간 표본』의 핵심적인 장치다. ‘나비의 눈으로 보는 세상’이라는 모티브를 통해, 작품은 ‘저마다의 눈’으로 바라보기에 주관적일 수밖에 없는 예술이라는 장르에 있어 아름다움이란, 예술적 완성이란 무엇인지 그 의미를 돌아보게 한다. 또한 독이 없는 나비가 독이 있는 나비를 모방하는 ‘의태’의 속성, 앞면과 뒷면이 전혀 다른 날개와 같은 나비의 특징들을 등장인물들의 이중적인 욕망과 개성에 교묘하게 결부시켜 한층 더 탐미적이고 다층적인 깊이를 갖춘 미스터리 스릴러로 완성했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다른 색으로 보이는 책”을 목표로 했다는 작가의 말처럼, 이야기는 읽는 내내 독을 품을 생물처럼 화려한 색으로 꿈틀대며 독자를 섬뜩하게 긴장시키고, 눈을 뗄 수 없게 매료시킨다. ‘대체 왜 그랬을까?’라는 불쾌한 궁금증을 끊임없이 자극하는 작품『인간 표본』은 미나토 가나에가 빚어낸 ‘불온하고도 환상적인 이야미스’의 정점이라 할 만한 걸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