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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경제 시스템의 사회이론적 정초
2 경제 시스템의 질서정책적 형성과정 3 경제 시스템의 기능 메커니즘 4 계획실패 대 시장실패 5 거시경제적 불안정성과 경제정책적 조정 6 사회정책―주변여건과 구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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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을 준비해야 하는 우리에게 바람직한 경제시스템은 무엇인가
IMF 경제위기 후 한국경제가 지향해야 하는 경제시스템은 어떤 모습을 갖추어야 할까? 미래 한국 경제의 생산력이 되어야 하는 지식경제의 원활한 성장을 뒷받침해줄 수 있는 경제시스템은 무엇인가? 특히 정부와 시장의 관계는 어떠해야 할까? 한국 경제가 관치경제를 청산하고 새로운 시장경제를 모색하고 있는 현시점에서 우리에게 던져지는 질문들이다. 경제시스템은 오랫동안 크게 자본주의와 사회주의로 구분되었으나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체제경쟁에서 자본주의가 승리한 후 두 시스템을 비교하는 것은 학문적인 관심으로 축소되는 듯했다. 그러나 최근 사회주의 계획경제에 대한 대안이면서 동시에 자유주의적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으로서 ‘제3의 길’에 대한 논의가 활성화되면서 경제시스템에 대한 연구가 다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흔히 사회민주주의 또는 중도좌파이념의 개혁이라고 해석되는 ‘제3의 길’이 담고 있는 구체적인 내용은 나라마다 상이한 내용을 담고 있지만 이 모색은 크게 두 가지 의미를 갖고 있다. 하나는 전통적인 사회민주주의의 이념을 1970년대 이후의 복지국가의 위기, 경제의 세계화, 지식기반사회의 도래라는 시대적 도전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려는 노력이며, 다른 한편으로 신자유주의에 대한 엄정한 평가와 비판적 대안의 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책은 크게 여섯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장 <경제시스템의 사회이론적 정초>에서는 동독의 사회주의 계획경제와 서독 및 통일독일의 사회적 시장경제의 이념적, 이론적 기초에 대한 비교설명이 이루어지고 있다. 필자는 시스템 구분기준으로서 소유질서와 계획질서를 제시하면서 이에 관한 다양한 학설을 예시하고 있다. 이어서 사회적 시장경제의 이념적 기초가 되고 있는 질서자유주의의 형성을 세계경제공황, 경제의 독과점화, 전체주의 국가의 대두라는 역사적 배경 속에서 설명하고 있다. 이 질서자유주의에 대한 이해는 한국 헌법의 경제조항을 이해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한국의 경제헌법은 바로 이 질서자유주의의 이념을 천명하고 있다는 것이 헌법학자들의 통설이다. 필자는 사회적 시장경제의 기본특징과 영향을 설명한 다음 사회적 시장경제에 대한 비판점으로서 이익집단과 정치가들에 의해 사회적 시장경제의 기본구상이 왜곡되는 현실을 적시하고 있다. 제2장 <경제 시스템의 질서정책적 형성과정>은 동서독 경제정책의 변천사를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서 우리는 서독과 동독이 경제시스템의 이질성에도 불구하고 경제정책의 변화주기는 거의 일치했다는 놀라운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서독은 시장을 통해 현실변화에 비록 우여곡절은 있었지만 성공적으로 대처한 데 반해, 동독은 시장을 없애야 한다는 이념과 시장을 필요로 하는 현실 사이의 괴리를 극복하지 못하고 몰락하고 마는 과정이 시기별로 상세히 서술되고 있다. 제3장 <경제 시스템의 기능 메커니즘>에서는 사회적 시장경제와 사회주의 계획경제의 작동원리가 설명되고 있다. 우선 서독의 시장메커니즘에 대한 일반적인 설명에 이어 경제정책에 의해 시장실패를 교정할 필요성이 적시되고 있다. 서독에서는 시장과 국가 사이의 관계를 처음부터 대체관계가 아니라 보완관계로 설정한 사회적 시장경제의 이념 덕분에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사회적 합의는 폭넓게 이루어져 있었다. 그러나 국가개입주의가 초래한 폐해가 누적되면서 시장의 활성화에 대한 요구가 높아졌다. 동독의 중앙계획경제시스템에 대해서는 중앙계획의 주도이념, 계획기간, 계획수립과정, 정산과정이 설명되고 있다. 여기에서 우리는 계획의 분권화 내지 민주화로도 해결할 수 없는 계획경제의 내재적인 한계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제4장 <계획실패 대 시장실패>는 통상 ‘시장실패’와 ‘계획실패’로 불리는 두 시스템의 자원배분에서 나타나는 한계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서독의 사회적 시장경제도 대학교육체계의 결함, 노동력의 이동성 부족, 과도한 보조금 지급, 경제과정의 규제와 관료화 강화가 경제적, 기술적 성취능력을 제한하고 있지만 그래도 이러한 부정적인 요인들은 높은 교육수준, 근로자들의 높은 성취동기,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균형, 안정적인 노사관계 등 긍정적인 요소에 의해 상쇄되었다. 반면에 동독에서는 국가기관조직에 내재하는 미약한 동기유발은 물론 통제경제로 인해 초래된 혁신전략의 점진성 때문에 자연자원의 희소성 문제와 환경오염에 대처할 창조적인 자극이 기대될 수 없었다. 제5장 <거시경제적 불안정성과 경제정책적 조정>에서는 시장경제뿐만 아니라 계획경제에서도 나타나는 거시경제적 불안정성의 문제와 이를 정책적으로 조정하려는 노력이 설명되고 있다. 우선 두 나라의 경제적 불안정성을 실증적으로 예시하고 그 원인을 두 체제의 상이한 작동양식에서 구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거시경제적 불안정을 완화 내지 치유하려는 두 시스템의 이론적, 제도적, 도구적 구상들이 비교되고 있다. 사회주의 정치경제학에 따를 때 시장경제에만 특유한 현상으로 주장되던 거시경제적 불안정성이 계획경제에도 내재적이라는 사실은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제6장 <사회정책―주변여건과 구조>에서는 최근 한국경제에서도 큰 관심을 끌고 있는 사회복지정책이 분석되고 있다. 100년 이상의 전통을 가진 독일의 사회정책은 개인의 자유, 사회적 안전, 연대, 보충성이라는 ‘마의 4각형’에 의해서 결정된다. 사회적 시장경제에서는 개인이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라 행동한다는 전제 아래 행동에 수반되는 이익의 기회뿐만 아니라 손실의 위험도 개인이 부담해야 하는 것이 대원칙이다. 그렇지만 개인이 스스로 책임질 수 없는 실패의 가능성이 항상 있으므로 이에 대한 대비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 서독 사회정책의 기본적인 출발점이다. 말하자면 서독의 사회정책에서는 개인원리와 사회원리의 조화가 중요하다. 사회정책의 경제적 효과는 소득 및 자산을 재분배하는 데 있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정책은 시장메커니즘을 왜곡할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 이 점에서 사회정책이 지켜야 할 가장 중요한 원칙은 개인의 성취동기를 약화시킬 정도로 시장메커니즘과 시장소득의 결정과정 자체를 왜곡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의 사회정책은 이러한 이념을 제대로 구현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서독에서 1970년대 중반부터 국민총생산에서 국가의 재정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인 국가비율뿐만 아니라 국채도 계속 증가했다. 이는 1970년을 전후해 경제정책과 사회정책의 중심이 재분배로 이동했기 때문에 나타난 당연한 결과였다. 그리하여 사회정책의 기본원리인 ‘보충성의 원리’가 무너지고 개인의 책임의식이 약화되면서 ‘복지병’이 나타났고, 마침내 오늘날과 같은 ‘복지국가의 위기’가 초래되었다. 이미 1980년대 초부터 복지국가를 개혁하기 위한 수많은 논의가 이루어져왔으나 복지국가를 구축한 사민당은 물론이고 1983년 정권교체 이후 기민당에 의해서도 제대로 실행된 것은 거의 없었다. 결국 정체된 개혁을 단행하는 과업은 1999년 정권교체로 재집권한 사민당에게 맡겨졌다. 어느 사회에서나 인기가 없을 수밖에 없는 개혁을 사민당이 ‘정치적 지도력’을 발휘해서 얼마나 성공적으로 수행할지는 두고 보아야 할 것이다. 전체적으로 볼 때, 이 책에서 필자들은 모두 객관적인 시각에서 두 시스템을 비교하고 있다. 두 시스템의 작동방식을 체제 내적인 논리에 따라 일단 설명한 다음, 그것이 안고 있는 내재적인 결함과 한계를 지적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이들의 노력은 흔히 적대적인 두 시스템에 대한 비교가 빠지기 쉬운 이데올로기적인 편향을 가지지 않고 두 시스템에 대한 과학적인 분석을 지향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받을 만하다. 이 책은 분단과 통일을 미리 경험한 독일의 사례를 통해 우리 내부와 북한의 경제시스템에 대한 심층적 이해뿐만 아니라 통일 후 바람직한 경제모델을 모색하는 데에도 커다란 도움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