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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 이야기
엄마 소복이의 그림일기 양장
소복이
사계절 2026.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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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음마(연이 두세 살)
사람을 낳았다
자신감
나를 지키는 일
울음의 세계

엄마가 좋아. 엄마랑 섞이고 싶다(연이 네 살)
열경련
내 엄마

너네들 무슨 얘기해?(연이 다섯 살)
화해하는 시간
아빠의 아빠
네가 없었다면

엄마는 나보다 먼저 죽지?(연이 여섯 살에서 일곱 살)
지윤이 이모
여름 방학

나도 혼자 다니고 싶다(연이 여덟 살에서 아홉 살)
나의 사랑하는 약자
도움을 청하는 일
아이가 없는 밤

엄마, 나 못 하게 하는 걸 하고 싶어(연이 열 살!)
자식과 작업
엄마 단점북
작은 사람
사랑할 시간이 지나간다

저자 소개 1

그림책을 쓰고, 그림도 그리는 작가. 독특하면서도 서정적인 그림과 글로 어린이 독자의 사랑을 받고 있다. 『소년의 마음』으로 부천 만화 대상 어린이 만화상(2017)을 수상했으며, 『엄마 말고 이모가 해 주는 이야기』는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우수 출판 콘텐츠(2021) 도서로 선정되었다. 『이백오 상담소』, 『왜 우니?』, 『애쓰지 말고, 어쨌든 해결 1, 2』, 『구백구 상담소』 등을 쓰고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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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6월 30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336쪽 | 546g | 142*175*30mm
ISBN13
9791169814492

책 속으로

아기와 둘이 갇힌 집에서 영영 나가지 못할 것 같은 시간이 지났다. 아기가 받아들여지기 시작한 건 네 살, 어린이집에 다니기 시작했을 무렵이다. 나와 아기 사이에 100m가 훨씬 넘는 거리가 생겼다. 지금 그 아기는 도보 13분, 584m 떨어진 학교에 있다. 0m의 거리에 있으려면 4시간이 남았다. 4시간 동안 정신 바짝 차리고 글을 쓰고 그림을 리고 요가도 하고 달리기도 하고 반찬도 만들어야 한다. 아기의 여러 가지 요구(편의점에 가자 혹은 문구점에 가자 등등)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 흔들림 없는 자세도 갖춰 놓아야 한다. 하지만 도망치고 싶지도 않고 과거로 돌아가고 싶지도 않다. 우리는 하루하루 미래로 함께 간다. 그 사실이 뭉클하다.
--- p.65~66 「사람을 낳았다」

아침이면 잠든 아기를 두고 버스를 타고 도서관에 갔다. 나에게 주어진 3시간 동안 책을 읽고 그림을 그렸다. 점심이 되기 전 집에 와 짝꿍에게서 아기를 건네받았다. 나를 지키기 위해 기를 썼다. 나의 육아는 나를 지키는 것이었다. 내가 나를 지킬수록 짝꿍과는 점점 더 멀어졌다. 결국 나는 나를 지켜 냈을까? 나를 지키는 게 무엇이었을까? 엄마가 뭔지도 모를 자기 자신을 지키느라 애쓰는 동안 아기는 기다가 섰다가 걷다가 말도 한다.
--- p.70 「나를 지키는 일」

엄마는 내 얼굴에 관심이 없었지만 나는 엄마 얼굴에 관심이 많았다. 엄마의 얼굴을 보지 않아도 엄마의 표정이 보였다. 잘 웃지 않는 엄마를 웃게 하고 싶었다. 엄마를 웃기기 위해 공부를 열심히 하고 착한 딸이 되려고 했다. 어린이가 엄마를 웃기기 위해 애쓰는 건 별로 좋지 않다는 걸 그때는 몰랐다. 지금의 나는 엄마의 웃음에 관심이 없지만, 엄마는 내가 웃는 것을 보려고 나를 만난다. 내가 뭘 잘하지 않았는데도 나를 보고 웃는다.
--- p.116 「내 엄마」

지윤은 아기를 돌봐 주는 척하며 나를 돌봐 주었다. 내 얘기를 들어 주고 달콤한 간식을 사 와서 먹여 주고 내가 아기를 안을 시간을 주지 않았다. 아기를 여기 두고 지윤을 따라 전에 살던 마포 집으로 돌아가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다. 마음이 이상하게 가라앉는 날에는 아기를 아기띠로 둘러 안고 버스를 탔다. 달리는 버스에서 지윤에게 연락했다. 주로 정동길에 갔다. 멀리멀리 달려 나가고 싶었는데 고작 정동길 덕수궁이었다. 비슷하게 도착한 지윤이 아기띠를 건네받고 아기를 달라고 두 손을 내밀었다. 아기는 지윤의 품에서 참 잘 있었다. 헤어질 때까지 계속 안고 있었다.
--- p.232~233 「지윤이 이모」

어른이 되어 알게 되는 것들이 있다. 내가 잘못해서 생긴 일인 줄 알았는데 단지 내가 어린이여서 생긴 일이라는 것을 말이다. 그런 일들이 생각날 땐 원망스러운 마음과 함께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그때 엄마의 마음을 누군가 알아주었다면 좋았을 텐데, 엄마도 마음을 풀고 그 안에 다정하고 용기 나는 것들을 채워 나갔다면 달라졌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든다.
--- p.285~286 「나의 사랑하는 약자」

작고 작아서 내가 번쩍 들어 올릴 수 있는 이 사람은 나를 사랑한다고 해 놓고선 길을 걷다가 멀리서 친구가 보이면 잡고 있는 손을 슬쩍 뺀다. 친구가 지나가고 나면 손을 뻗어 주머니 속 내 손을 다시 잡는다. 우리가 사랑하는 것은 비밀인가 보다. 친구에게 들키면 안 된다. 왜냐면 친구 앞에선 다 큰 사람이기 때문이다.
--- p.332 「작은 사람」

아기를 돌보는 것은 사랑을 주고받는 게 아니라 효율적으로 해내야 하는 일이었다. 그 일을 마친 후 나가 있는 정신을 모아서 그림 작업을 해야 했다. 연재하던 만화도 있었고, 그림책 작업도 마무리해야 했다. 아기가 처음 뒤집었을 때, 처음 기어다니기 시작했을 때, 처음 걸었을 때, 처음 엄마라고 했을 때의 기억이 없다. 그 기억들은 내 그림 속에 다 들어 있다. 나도 모르게 내가 그린 그림을 보고 놀란다. 사랑하는 줄 몰랐는데 그때 이미 사랑이 쌓이고 있었다는 걸 알고 놀란다.

--- p.335 「사랑할 시간이 지나간다」

출판사 리뷰

“엄마가 좋아. 엄마랑 섞이고 싶다.”
라고 사랑을 표현하는 아이의 이야기
육아 일기라 하면, 첫걸음이나 첫마디 같은 육아 에피소드나 초보 부모로서의 시행착오 경험담이 중심일 것 같다. 소복이의 육아 일기는 사뭇 다르다. 아이가 문득 하는 말과 행동만을 그림으로 남겼다. 연이라는 아이의 독특한 감성, 참을 수 없는 솔직함, 저릿하게 스치는 어록이 엄마의 순간적인 관찰로 남아 있다. 그렇다고 해서 연이가 유독 특별한 아이는 아니다. 어린이의 말과 행동은 다 큰 어른에게 하나하나 다 특별하게 와닿는다. ‘엄마랑 섞이고 싶다’ ‘엄마, 손에 햇빛이 많이 묻었어’ ‘엄마, 이불이 바삭바삭해. 이불을 튀겼나 봐’ 종알종알 던지는 아이의 말에서 느껴지는 순수한 심성에 새삼 감탄하며 웃음 짓게 된다.
이 책은 연이가 나이 먹음에 따라 총 6장으로 구성되는데, 나이대마다의 생활감이 색다르다. 일상의 서사는 잘 보이지 않지만 한 아이의 서사가 보인다. 오로지 엄마와 단둘이었던(가끔 아빠와 셋이던) 환경에서 주변인들이 하나둘 차곡차곡 쌓인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처럼 엄마와의 관계가 깊어지는 동안 이웃과의 교감은 연이의 세상을 더 포근하게 감싸 준다.

“나의 육아는 나를 지키는 것이었다.”
지난 시간을 고백하는 엄마 소복이의 이야기
육아 일기를 마저 채우는 것은 일기를 쓰는 양육자의 소회이다. 연이의 이야기가 12월로 마칠 때마다 엄마 소복이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첫 이야기의 첫 문단은 첫 엄마의 두려움으로 채워져 있다. “왜 사람을 낳았을까? (…) 이 고민을 사람을 낳기 전에 했어야 했는데 아기를 낳고 집에 돌아오자마자 시작했다. 아침에 눈을 뜨면 옆에 아기가 누워 있다는 사실에 깜짝 놀라서 엉엉 울었다. 아기도 엉엉 울었다.” 아이라는 존재는 축복이고 행복일 수 있지만 육아는 미지의 세계로 발을 들이는 과정이었다. 울음에 익숙해지는 마음, 나를 잃어버릴까 초조한 마음, 아이를 돌보면서 나도 돌보려 애쓰는 마음에서 새로운 삶의 중심을 찾는 엄마의 지난한 시간이 그려진다. 그런 엄마를 도와주는 사람들도 여럿 등장한다. 오랜 친구, 든든한 육아 동지, 이제야 조금 이해하게 되는 엄마. 곁에 있는 이들을 조금씩 의지하고 감사해하며 아이를 키우는 시간이 지나간다. 소복이의 이야기는 처음의 막막한 두려움보다 더 커다랗고 깊은 사랑을 결국 이야기한다.
“사랑스러운 순간들에 대한 기억이 별로 없다. 순간순간을 즐기지 못했다. (…) 그 기억들은 내 그림 속에 다 들어 있다. 나도 모르게 내가 그린 그림을 보고 놀란다. 사랑하는 줄 몰랐는데 그때 이미 사랑이 쌓이고 있었다는 걸 알고 놀란다.”

사랑하는 두 사람의 세계에서 얻는 귀한 마음
『연이 이야기』는 한 아이의 성장과 한 엄마의 성장을 담아낸 그림 에세이이다. 소복이 작가 특유의 위트 있는 그림 기록은 어린이의 사랑스러운 면모를 생생하게 보여 주고, 담백한 글은 엄마로 살아가며 마주하는 복합적인 마음을 진솔하게 들려준다. 자녀를 사랑하는 부모에게, 부모를 이해해 가는 자녀에게, 그리고 자신의 삶을 돌보는 모든 사람에게 애틋한 공감과 응원을 전하는 작품이다.

리뷰/한줄평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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