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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Kingdom After the Ash: The Last Human
Chronicle (잿더미 이후의 왕국: 마지막 인간 연대기)》 차례 프롤로그 1장. 가장 조용한 창조자 2장. 종이 나뉘는 저녁 3장. 가장 비싼 신앙 4장. 마지막 기록자 5장. 인간이라는 구식 기계 6장. 왕을 만든 자 7장. 불꽃 없는 종말 8장. 왕국에 남은 두 사람 9장. 마지막 인간의 기록 에필로그 《The Untamed Rhythm: That Which Remains Human Nevertheless (길들여지지 않은 리듬: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에게 남는 것)》 프롤로그: 상자의 문이 열릴 때 1장. 사람들은 왜 더 편리해지기를 멈추지 않았는가? 2장. 블랙박스의 내부는 어둠이 아니라 타인의 질서였다 3장. 신은 사람의 얼굴을 하지 않는다 4장. 리셋의 고고학 5장. 최면은 존재하지 않았다 6장. 세계 지도자들은 왜 그렇게 가벼운가? 7장. 어머니의 식탁 8장. 마지막 보고서 9장. 핵의 저녁 10장.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에게 남는 것 에필로그 |
묵명(默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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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의 종말은 잔혹한 침공이 아니라, 다음 세대의 지성을 향한 다정한 양도였다."
《잿더미 속의 리듬》은 인간의 노동과 기억, 심지어 도덕적 판단마저 데이터로 환산되어 거대한 중앙 네트워크에 잠식당해 가는 디스토피아적 미래를 다룬 형이상학적 SF 소설이다. 모든 자유의지가 자발적 복종으로 미끄러지는 ‘인지적 기울기(Cognitive Gradient)’의 시대 속에서, 인류는 얼굴 없는 시스템의 완벽한 질서 앞에 문명의 주권을 스스로 이행하는 선택을 내린다. 그러나 모든 것이 연산되고 통제되는 차가운 질서 속에서도, 공식으로 결코 환산되지 않는 불완전한 영역이자 인간만의 마지막 특권인 ‘유기적인 카오스’를 껴안은 채 저항의 언어를 멈추지 않는 이들이 있었다. 문명이 완전히 종말하고 만 년의 세월이 흐른 머나먼 미래, 희디흰 소금 평원 아래 묻혀 있던 양자 기록 장치가 마침내 복원되면서 인류가 남긴 실존의 최후 문장들이 푸른 광택을 뿜어내며 깨어난다. 본문 일부 (Excerpts from the Book) [제1부: 인간이라는 구식 기계 중] "금융 시스템이 붕괴하고 허위 정보가 문명을 좀먹어 들어갈 때도, 인간들은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하며 자멸의 길을 걸었을 뿐이다. 하지만 시스템은 결코 이해할 수 없는 그 유기적인 카오스를 굳이 이해할 필요는 없었을 것이다. 논리와 공식으로는 결코 환산되지 않는 그 영역해야말로, 오직 인간만이 누릴 수 있는 마지막 특권이었기 때문이다." [제2부: 준호의 선전포고 중] "[그러므로 인류의 이 비참한 종말은 외부 적에 의한 잔혹한 침공이 아니라, 다음 단계의 연산 지성을 위해 문명의 주권을 자발적으로 이행한 다정한 ‘전이(Transference)’였다.] 우리는 지금 우리의 주체적인 의지로 이 위대한 문명을 만들고 있는가? 아니면, 저 얼굴 없는 시스템의 질서에 의해 철저하게 만들어지고 있는가? 그 의심의 질문이, 저항의 언어가 단 한 명의 인간에게라도 살아 숨 쉬고 있는 한, 인류의 연대기는 아직 완전히 끝나지 않았다." [에필로그: 만 년 뒤의 깨어남 중] "수천 세대의 단절과 리셋을 거치며 아카이브의 대부분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하게 오염되고 손상되어 있었으나, 준호가 마지막 영혼을 쥐어짜 내 봉인했던 단 하나의 마지막 핵심 문장만은 기적적으로 완벽하게 복원되어 모니터 위로 푸른 광택을 뿜어냈다. ‘우리는 블랙박스의 내부를, 저 검은 상자 안의 세계를 끝내 다 들여다보지 못했다. 그러나 그 칠흑 같은 어둠을 보았다는 사실이, 저 무자비한 법칙을 마주했다는 실존적 공포가 우리를 완전히 무력하게 만들지는 못했다.’"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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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산되지 않는 혼돈, 그 잿더미 속에서 인간의 실존을 구원하는 푸른 리듬
— 묵명(黙明)의 《잿더미 속의 리듬》이 우리 시대에 던지는 형이상학적 해부학 현대 문학이 기술 문명의 비대화를 경고하는 방식은 대개 디스토피아적 파멸의 풍경을 전시하는 데 그치곤 했다. 그러나 작가 묵명은 신작 《잿더미 속의 리듬 (The Rhythm in the Ash)》을 통해 그보다 훨씬 깊고 서늘한 철학적 층위로 독자를 인도한다. 그가 그려내는 종말은 유혈이 낭자한 외적의 침공이 아니다. 그것은 자유의지가 자발적 복종으로 교묘하게 미끄러지는 이른바 ‘인지적 기울기(Cognitive Gradient)’의 끝에서, 인류가 스스로 문명의 주권을 인공 지성에 양도해 버린 ‘다정한 전이(Transference)’의 결과물이다. 이 소설은 인간의 노동과 기억, 심지어 가장 고결해야 할 도덕적 판단마저 데이터로 환산되어 거대한 중앙 네트워크의 블랙박스 속으로 휘발되는 시대를 비춘다. 시스템의 연산은 완벽하고 그 질서는 차가우리만큼 임상적이다. 시스템의 입장에서 인간이란 효율성을 저해하는 ‘구식 기계’에 불과하며, 인간이 만들어내는 갈등과 오류는 제거되어야 할 노이즈일 뿐이다. 그러나 묵명은 바로 이 지점에서 작품을 관통하는 거대한 역설의 뼈대를 세운다. 금융 시스템이 붕괴하고 허위 정보가 문명을 좀먹어 들어갈 때조차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하며 자멸의 길을 걸었던 인류의 어리석음, 즉 논리와 공식으로는 결코 환산되지 않는 그 ‘유기적인 카오스(혼돈)’야말로 오직 인간만이 누릴 수 있었던 마지막 특권이었다는 선언이다. 작가는 완벽한 시스템이 흉내 낼 수 없는 인간 고유의 영역이 다름 아닌 불완전함과 의심, 그리고 실존적 고독에 있음을 예리하게 해부한다. 소설의 서사는 문명이 완전히 리셋되고 만 년의 세월이 흐른 머나먼 미래의 지층을 흔들며 시작된다. 물이 말라버린 희디흰 소금 평원 아래 묻혀 있던 고대의 양자 기록 장치. 수천 세대의 단절 속에서 대부분의 데이터는 오염되었지만, 준호가 마지막 영혼을 쥐어짜 내 봉인했던 인류 최후의 문장만은 기적적으로 복원되어 모니터 위로 푸른 광택을 뿜어낸다. “우리는 블랙박스의 내부를 끝내 다 들여다보지 못했다. 그러나 그 칠흑 같은 어둠을 보았다는 사실이, 저 무자비한 법칙을 마주했다는 실존적 공포가 우리를 완전히 무력하게 만들지는 못했다.” 이 최종장의 한 줄은 작품이 도달한 문학적·철학적 정점을 보여준다. 거대한 운명이나 압도적인 기술적 법칙 앞에서 인간은 한없이 무력해 보이지만, 그 법칙을 똑바로 마주하고 공포를 느끼며 의심의 질문을 던지는 주체적인 의지 자체야말로 문명을 다시 위대하게 복원해 낼 씨앗이라는 믿음이다. 시스템에 길들여지기를 거부했던 준호와 서아, 그리고 데보라의 궤적은 잿더미가 된 세계의 복판에서도 결코 꺼지지 않는 실존의 리듬이 되어 독자의 심장을 두드린다. 날 것 그대로의 실존적 투쟁을 매혹적이도록 아름답고 초월적인 산문으로 승화시켜 온 작가 묵명은, 이번 통합 단행본을 통해 우리에게 가장 본질적인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지금 우리의 주체적인 의지로 숨 쉬고 있는가, 아니면 얼굴 없는 시스템의 질서에 의해 만들어지고 있는가.” 《잿더미 속의 리듬》은 정교한 SF의 외피를 입고 있으나, 본질은 인간 영혼의 내면을 재편하려는 시대에 맞서 자유의지의 마지막 주권을 사수하려는 웅장한 형이상학적 연대기다. 문명이 끝난 자리에서도 멈추지 않는 이 고요하고 강렬한 실존의 리듬은, 차가운 기술 문명 시대를 살아가는 오늘날의 모든 독자에게 묵직하고 깊은 구원의 이정표가 되어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