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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얼음 녹이기2부 그것3부 클리셰를 지키고도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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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하고, 쓰고, 느끼는 시간들 사이에서사랑이 하나의 모양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다온갖 로맨스 클리셰 속에서도 설명되지 않는 사랑에 관하여『얼음 녹이기』는 사랑을 쉽게 정의하지 못한 채 서로 다른 방식으로 흔들리는 세 청춘의 마음을 섬세하게 그려낸 로맨스 소설이다.공연예술학부 3학년 유성은 기말 과제를 위해 현대 소설을 원작으로 한 연극을 준비하며 원작 소설가 수현을 찾아간다. 퀴어 로맨스를 꾸준히 써오며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그는 누구보다 사랑의 언어에 익숙한 사람처럼 보이지만 정작 자신의 감정 앞에서는 쉽게 확신하지 못한다.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 가까워지고 싶은 충동, 타인에게 기대고 싶은 감각을 늘 조심스럽게 밀어둔다. 유성은 그런 수현에게 자꾸만 시선을 빼앗기고 낯선 감정을 느끼기 시작한다. 그러나 그는 그 마음을 쉽게 사랑이라고 부르지 못한다.오랫동안 유성의 가장 가까운 자리를 지켜온 친구 태영은 익숙하다고 믿었던 관계가 조금씩 달라지면서 처음 겪는 감정 앞에 놓인다. 유성을 잃고 싶지 않은 마음과 설명할 수 없는 독점욕, 뒤늦게 밀려오는 불안과 질투는 그를 낯선 방향으로 흔들어 놓는다.작품은 유성의 시선을 따라가며 사랑을 단순한 로맨스의 문법으로 환원하지 않는다. 누군가를 오래 바라보는 마음, 곁에 머물고 싶은 감정, 이해받고 싶다는 욕망은 반드시 같은 방향으로 이어지지 않기 때문이다.소설은 세 사람의 감정을 단순한 관계 구도로 소비하지 않는다. 누군가는 사랑을 쓰고 누군가는 사랑을 의심하고 누군가는 끝내 이름 붙이지 못한다. 그 마음들은 같은 모습으로 포개지지 않는다. 그럼에도 인물들은 끊임없이 서로를 이해하려 애쓴다. 특히 작품 속에서 반복되는 ‘읽기’와 ‘해석하기’의 과정은 감정의 흐름과 맞물려 있다. 유성에게 수현의 소설은 과제가 아니라 한 사람을 이해하는 방식이다. 문장을 읽고 장면을 해석하는 과정에서 그는 수현이 무엇을 두려워하고 무엇을 향해 쓰는 사람인지 조금씩 알아간다. 유성과 태영이 대본을 해석하는 행위도 다르지 않다. 누군가의 문장을 오래 들여다보는 일은 결국 그 사람이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읽어내는 일과 닮아 있다.얼음은 녹는다고 해서 사라지지 않는다. 단지 형태를 바꾸어 다른 모습으로 존재할 뿐이다. 『얼음 녹이기』는 사랑 역시 마찬가지라고 말한다. 어떤 마음은 고백으로 이어지고, 어떤 마음은 끝내 설명되지 않은 채 머문다. 그리고 그 모든 순간은 분명히 존재했던 감정으로 기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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