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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독자분들께
프롤로그 2019년 1월?3월 1. 타이칸(대한) 2019년 3월?5월 2. 슌분(춘분) 2019년 4월 3. 세메(청명) 2019년 5월?6월 4. 코쿠우(곡우) 2019년 7월?8월 5. 타이쇼(대서) 2019년 8월?9월 6. 쇼쇼(소서) 2019년 9월 7. 하쿠로(백로) 2019년 10월 8. 칸로(한로) 2019년 10월 9. 소코(상강) 2019년 11월 10. 릿토(입동) 2019년 12월?2020년 8월 11. 토오지(동지) 2020년 9월?2021년 9월 12. 셋키(절기) 2021년 가을 후기 : 나는 기억한다 식물 표본집 |
Kyo Macle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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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연을 넘어선 친족성, 유전을 넘어선 계승
인종과 이주, 전쟁과 동화, 그리고 제멋대로 흐르는 사랑에 관한 이야기 『바깥의 사랑들』은 작가 자신의 생물학적 계보를 추적하며 새로운 가족을 만나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동시에 어머니 아버지의 복잡하고 이상한 결혼생활을 되돌아보고 중년에 이른 혼혈 여성 작가로서 겪은 다양한 경험들을 혼란스러운 문화적 맥락에 위치시킨다. 전쟁을 경험하고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낸 국제 기자 출신 아버지 마이클, 유럽인 백인 남성과 결혼했지만 고분고분한 일본 여성의 역할을 거부한 어머니 마리코, 언제나 거주지를 옮겨다니며 정체를 숨겨야 했던 유대인 정체성의 상징이라고 할 만한 생물학적 아버지 A. 이들은 작가를 낳고 기른 부모로서뿐 아니라 20세기 역사의 한가운데에서 전쟁과 이주, 동화, 인종차별 등을 드러내주는 극적인 인물들이기도 하다. 쿄 매클리어가 파헤쳐 보여주는 부모 세대의 삶은 원래 태어난 곳에서 바다를 건너 이동하고 옮겨 심기고 번식하는 식물들의 삶과 닮았다. 식물들은 뻗고 구부러지고 기대고 얽히고 상처 입고 옹이를 만들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나아가며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다. 작가는 식물 혹은 가드닝을 이 모든 이야기의 핵심을 관통하는 중요한 연결고리로 삼는다. 가드닝과 이야기 짓기는 뿌리 찾기라는 은유를 통해 자연스럽게 만난다. 원제인 ‘Unearthing(파헤치다)’은 땅을 파헤치고, 식물을 심고 돌보는 행위와 작가 자신의 유전적 위치를 확인하는 일, 가족의 새로운 연대기를 구성하는 작업이 서로 다르지 않다는 점을 잘 드러내주는 것이다. 『바깥의 사랑들』은 작가의 유년 시절과 가족사를 회고하는 동시에 백인 중심 사회에서 살아가는 모험심 가득한 일본인 여성의 초상을 뒤쫓고(이 과정에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일본인 여성 오노 요코가 등장하기도 한다), 뒤늦게 알게 된 출생의 비밀 앞에 혼란스러워하는 작가의 현재에 집중하며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이 과정에서 한 사람의 생애와 그 갈피갈피에 담겨 있는 기쁨과 슬픔, 희망과 절망을 재구성하고 페미니즘과 생태주의, 식민주의와 인종주의 등이 교차하고 중첩되는 과정을 성찰할 수 있다. 코로나 팬데믹 시기를 관통하며 집필된 책이라 거리두기와 돌봄을 엮어 이야기의 시야를 확장하는 부분도 감동적이다. 풍부한 은유와 서사, 여러 문학과 예술 영역의 인용문과 정보가 가득 담겨 있을 뿐 아니라 짧은 글의 연결과 반복을 통해 문학적 재미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2023년 캐나다에서 ‘총독 논픽션 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캐나다 내셔널 베스트셀러’로 선정되는 등 화제에 오른 책이기도 하다. 최근 주목받는 젊은 소설가 김서해가 번역을 맡아 쿄 매클리어의 아름답고 사색적인 문장을 오롯이 전해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