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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기행

책소개

목차

서언 4
글 후기 488

노란 괭이 꽃을 뽑으며 14
인간은 그 시대만이 갖는 프레임에 갇혀 산다 19
달콤한 유혹의 끝 26
마법의 그림과 나란 존재 33
촌뜨기의 출세 40
우리도 해낼 수 있다 48
쾰른대성당(Kölner Dom)이 갖는 의미 56
[게르마니아]라는 책 71
시골 동네의 예쁜 정감 속에서 79
선제후라는 직함 89
흑생맥주 한 잔 100
철학자가 살 것 같은 동네에서 108
프랑크푸르트에서 만난 천재 123
시청사가 다리 위에 세워진 마을 137
레그니츠 강변의 두 도시 149
뉘른베르크의 마스터징거 한스 작스 163
역사의 한 페이지를 들춰보며 174
문명이 만든 돈의 민낯 183
남독일의 푸거가문 191
타락의 끝판 그리고 개혁의 시작 201
돈과 결탁한 권력은 썩고 부패한다 212
궁전에서 연주곡을 다 같이 듣는 시대 221
마녀사냥 233
소도시가 명품인 독일에서 243
유럽의 근대는 이렇게 찾아왔다 256
튜튼기사단과 템플기사단 265
동서 베를린 경계선상에 서서 272
네페르티티 흉상을 본 것으로 아쉬움을 달래며 281
지옥의 도시 드레스덴 295
재건의 도시 드레스덴 307
베를린에 사촌 누나 320
브란덴부르크 문 앞에서 331
세기적인 근세 전략가 셋 343
베를린 장벽이 주는 의미 352
여행의 참맛 365
단돈 1유로로 살 수 있는 집 375
비텔스바흐 가문의 독일 맥주 통일 387
전혜린의 슈바빙 395
루트비히 2세의 우울증과 궁전 셋 405
오버아머가우에 린더 호프성 413
노이슈반슈타인성과 호엔슈반가우성 422
독일이라는 나라의 로고 434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란 책을 읽으며 441
두물머리 도시에서 449
향수는 누구나 갖는 마음의 서정이다 458
뮌헨에서 464
여행 중에 불편했던 것들에 대하여 475
유럽의 돌길은 단순한 멋이 아니다 483

저자 소개 2

1957년 안양출생. 2005년 [한국수필]로 등단했. 한국원자력연구원 책임연구원(2020. 1. 정년퇴임, 36년 봉직). 격월간 [그린에세이] 편집위원. 수필문우회 회원. 한국수필가협회 회원으로 활동했다. 작품집 『빈 가슴에 머무는 바람 1』, 『작게 사는 희망이지만』, 『2천년 로마 이야기』, 『2천년 스페인 이야기』, 『송사리떼의 다른 느낌』, 『빈 가슴에 머무는 바람 2』, 『오후 다섯 시 반』, 『나 어릴 적』, 『아내는 밥이다』, 『신라 천년의 자취소리』, 『고구려 9백년 자취소리』, 『조선의 꽃 열하일기』, 『조선 선비 최부의 표해록』, 『베트남 2천년 시간여행』,
1957년 안양출생. 2005년 [한국수필]로 등단했. 한국원자력연구원 책임연구원(2020. 1. 정년퇴임, 36년 봉직). 격월간 [그린에세이] 편집위원. 수필문우회 회원. 한국수필가협회 회원으로 활동했다. 작품집 『빈 가슴에 머무는 바람 1』, 『작게 사는 희망이지만』, 『2천년 로마 이야기』, 『2천년 스페인 이야기』, 『송사리떼의 다른 느낌』, 『빈 가슴에 머무는 바람 2』, 『오후 다섯 시 반』, 『나 어릴 적』, 『아내는 밥이다』, 『신라 천년의 자취소리』, 『고구려 9백년 자취소리』, 『조선의 꽃 열하일기』, 『조선 선비 최부의 표해록』, 『베트남 2천년 시간여행』, 『동그많던 시절의 유정』, 『나는 오늘을 사랑한다』, 『추억어린 안양을 찾아서』가 있다. 그밖에 [문학저널] 제2회 창작문학상(2006), 제1회 소운문학상(2008),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지원(2013), 세종도서 선정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2004), 인산기행수필문학상(2014), 대전문화재단 공모사업 지원 선정(2018), 안양예술활동지원사업 선정(2020), 대전문화재단 공모사업 지원 선정(2022)의 수상 경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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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7월 07일
쪽수, 무게, 크기
496쪽 | 704g | 150*215*26mm
ISBN13
9791156346944

책 속으로

신성 로마 제국 중에서도 독일 지역의 자유도시(Free City)들은 자유가 넘치는 곳이었다. 흑사병이 지나가고 상업이 발달하면서 자연스럽게 제국도시(Imperial City)들이 생겨났는데, 이 도시들은 보통 공작(Duke)이나 주교(prince-bishop)와 같은 군소 영주들이 다스렸다. 군소 영주들은 치안을 유지하는 대가로 세금을 거두고 병사들을 소집했다. 이에 비해 자유도시는 원격 통치하는 황제에게서 직접 명령을 받기 때문에 시민들이 군주에게 시달릴 일이 없었다. 세금도 내지 않았으며, 십자군원정 때 징발되지도 않았다. 이들의 특권은 공짜가 아니었다. 돈이 궁한 군주들에게 상인들이 돈을 모아 빌려주면서 반대급부로 자유도시로 승격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군주에게 뇌물을 상납하거나 용병을 사서 군주와 전쟁을 치른 뒤 자격을 얻는 경우도 있었다. 돈의 무서움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자유를 획득하는 도시가 자꾸 늘어나면서 나중에는 자유도시와 제국도시를 합쳐서 자유제국도시(Free Imperial City)라고 불렀다. 한때는 100여 개까지 늘어났다고 하니 중세지만 독일이 소도시 왕국임을 미루어 짐작할 만하다. 독일은 소도시 여행이 그래서 볼만하다. 돈의 위력은 거기서 멈추지 않는다. 중세 후반 이후 이도시들은 황제마저 밀어내고 거의 완벽한 자치 상태를 누린. 국가나 왕의 힘이 통하지 않았다. 그러니 도시 안에 사는 상인들은 통일을 바랄 이유가 없었다. 남 부러울 게 없는데 굳이 뭉쳐서까지 나라를 이룰까. 그것이 바로 독일이나 이탈리아가 민족국가 출현이 유난히 늦은 이유일 것이다.

뉘른베르크가 1219년에 자치 시 인가를 받았다고 했는데 이후 각 도시는 날로 자유화가 되어 독일 자유제국도시의 자유는 1871년 비스마르크가 통일을 이룰 때까지 계속되었다. 그들은 외국에서 장사할 때 자신들의 권익을 지키기 위해 일종의 연합 국가 같은 것을 조직했다. 한자동맹(die Hanse)이 바로 그것이다. 역사에 무식했던 나는 처음에 이 말을 들었을 때 ‘웬 한자 문화가 독일에?’라는 의문을 갖은 적이 있다. 13~15세기에 북유럽의 중요한 경제적·정치적 세력이었다(독일어 Hanse는 ‘무리’나 ‘친구’라는 뜻의 고트어에서 유래한 중세 독일어로서, ‘길드’나 ‘조합’을 의미했다) 한자동맹의 전신은 독일 상인들이 활동한 2개의 주요지 역, 즉 북해 연안의 저지대 및 브리튼 섬과 교역 관계를 갖고 있던 라인란트(독일과 프랑스, 룩셈부르크 등의 국경부터 라인강까지의 지역.), 독일인들이 유럽 북동부의 방대한 배후지와 서유럽 및지중해 지역 사이에서 중개상 노릇을 한 발트해 연안 지역에 있던 지방의 상인단체들이었다. 1280년대에 이미 라인 지방의 다양한 상인 집단들은 그들의 공통된 이익을 지키기 위해 협력했고, 발트해 무역을 지배한 뤼베크 및 그 밖의 독일 북부 도시들과 동맹을 맺었다. 동맹의 목적은 해적 및 산적을 진압하고, 등대를 세워 항해의 안전을 촉진하며, 수로 안내인 등을 훈련시키고, 무역기지와 독점권을 확립함으로써 교역의 안전을 확보하는 것이었다(자세한 사항은 2권 참조).

---「남독일의 푸거가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오래된 도시에서 발견한 삶의 깊은 온도
독일의 풍경을 넘어 문명의 속살을 읽다

『로텐부르크에서 배운 삶의 온도』는 독일 여행기이지만, 단순한 여행 안내서나 감상문에 머물지 않는다. 이 책은 독일의 도시와 풍경을 따라가며 유럽 문명의 축적된 시간, 한 나라가 형성되어 온 역사적 맥락, 그리고 그 안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삶의 태도를 함께 읽어내는 인문 여행 에세이다. 로텐부르크, 쾰른, 프랑크푸르트, 뉘른베르크, 드레스덴, 베를린, 뮌헨 등 책 속에 등장하는 독일의 도시들은 그저 아름다운 배경이 아니다. 각각의 도시는 역사와 문화, 전쟁과 재건, 종교와 예술, 인간의 욕망과 성찰이 쌓인 살아 있는 현장으로 독자 앞에 펼쳐진다.

조성원 작가는 여행지의 겉모습만 바라보지 않는다. 그는 성당의 첨탑을 보며 신앙과 권력의 역사를 생각하고, 중세 도시의 돌길을 걸으며 유럽 문명이 남긴 생활의 구조를 읽는다. 독일의 소도시가 왜 아름답고 단단한 삶의 터전이 되었는지, 그 질서와 품격이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 묻는다. 그래서 이 책의 독서는 자연스럽게 ‘여행’에서 ‘탐구’로 확장된다. 풍경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게르만, 로마, 신성 로마 제국, 종교개혁, 근대 유럽, 분단과 통일의 역사까지 이어지는 긴 흐름 속에 서게 된다. 독자는 독일을 보는 눈을 얻는 동시에, 한 사회의 품격은 결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소도시의 아름다움 속에서 배운 삶의 태도

이 책의 중심 정서는 제목 그대로 ‘삶의 온도’에 있다. 작가에게 로텐부르크는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오래된 시간이 오늘의 삶과 조용히 공존하는 상징적 공간이다. 화려한 대도시보다 작은 도시의 골목, 창가의 꽃, 다리와 강변, 성벽과 광장, 돌길의 촉감이 더 깊은 울림을 준다. 독일의 소도시는 소박하지만 결코 초라하지 않고, 오래되었지만 낡지 않았으며, 조용하지만 삶의 중심을 단단히 붙들고 있다. 작가는 그 풍경 속에서 인간다운 생활의 질서와 품격을 발견한다.

책을 읽다 보면 여행은 낯선 곳을 소비하는 일이 아니라, 낯선 곳을 통해 자신의 삶을 다시 비추어 보는 일임을 알게 된다. 작가는 독일의 도시를 바라보며 끊임없이 한국의 현실, 인간의 욕망, 문명의 흥망, 약자와 강자의 관계, 돈과 권력의 부패, 전쟁과 재건의 의미를 떠올린다. 이는 여행기가 가질 수 있는 가장 큰 미덕이다. 좋은 여행기는 “좋았다”는 감탄으로 끝나지 않는다. 좋은 여행기는 독자에게 질문을 남긴다. 우리는 어떤 도시에서 살고 있는가. 우리는 무엇을 아름다움이라 부르는가. 우리는 어떤 문명을 후대에 남기고 있는가. 『로텐부르크에서 배운 삶의 온도』는 바로 그런 질문을 조용하지만 깊게 건네는 책이다.

가족과 함께한 여행, 책으로 남은 사랑의 기록

이 책이 더욱 따뜻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여행의 바탕에 가족의 시간이 놓여 있기 때문이다. 이번 독일 여행은 아들의 기획과 안내로 가능했던 여정이었다. 부모의 여행을 위해 길을 준비하고 곁에서 든든한 안내자가 되어 준 아들의 존재는 책 전체에 은은한 감동을 남긴다. 낯선 독일의 도시를 걷는 일은 작가 개인의 여행이면서 동시에 가족이 함께 만든 기억의 시간이기도 했다. 아내와 함께 걷고, 아들의 안내를 받으며 지나온 길은 단순한 일정표가 아니라 한 가족의 삶에 오래 남을 장면이 되었다.

특히 이 책에는 글을 쓰고 책으로 남기는 일에 대한 작가의 고백도 담겨 있다. 여행에서 돌아온 뒤 글을 쓰고, 다시 책으로 묶기까지의 과정에는 망설임과 약속, 아쉬움과 기쁨이 함께 놓여 있다. 책을 내지 않겠다는 약속이 있었음에도, 독일 여행의 감동과 사유는 결국 글이 되었고, 가족의 마음은 그 글이 세상에 나오도록 힘이 되었다. 그래서 이 책은 독일 여행기이자 가족의 사랑이 남긴 기록이다. 부모가 걸었던 길을 오래 간직하게 하고 싶었던 아들의 마음, 그 여정을 함께 견디고 지켜본 아내의 조용한 동행, 그리고 늦은 나이에도 여전히 보고 느끼고 쓰고자 하는 작가의 열정이 한 권의 책 안에서 만난다.

여행은 끝나도 책은 다시 길을 연다

『로텐부르크에서 배운 삶의 온도』는 독일을 여행하고 싶은 독자에게는 훌륭한 길잡이가 되고, 독일을 이미 다녀온 독자에게는 다시 그 길을 떠올리게 하는 추억의 책이 된다. 그러나 이 책의 가치는 여행 정보에만 있지 않다. 이 책은 도시를 읽는 법, 역사를 바라보는 법, 풍경 속에서 삶의 의미를 길어 올리는 법을 알려준다. 작가는 때로는 해학적으로, 때로는 진지하게, 때로는 자전적 고백을 섞어가며 독자를 독일의 시간 속으로 이끈다. 그 문장들은 사진처럼 장면을 보여주면서도, 단순한 사진보다 더 오래 마음에 남는다.

여행은 끝난다. 그러나 좋은 여행은 끝난 뒤에도 사람 안에서 계속된다. 로텐부르크의 돌길, 쾰른대성당의 장엄함, 드레스덴의 상처와 재건, 베를린 장벽의 무거운 의미, 뮌헨의 저녁빛은 책장을 덮은 뒤에도 독자의 마음속에 남아 오래 걸어간다. 『로텐부르크에서 배운 삶의 온도』는 바로 그런 책이다. 독일이라는 낯선 나라를 통해 삶의 품격을 묻고, 오래된 도시의 질서 속에서 오늘의 우리를 돌아보게 하며, 가족과 함께한 여행의 기억을 문학적 온기로 되살려낸다. 이 책은 여행을 사랑하는 독자뿐 아니라, 역사와 문화, 삶의 성찰을 함께 읽고 싶은 독자에게도 깊은 만족을 안겨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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