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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ke Crou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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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수 461명, 웨이워드파인즈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그림처럼 완벽한 산 속에 아늑한 둥지처럼 자리 잡은 전원적인 소도시 웨이워드파인즈는 현대에 존재하는 에덴이다. 가시철조망을 얹은 고압 전기 담장과 일 년 내내 24시간 모든 것을 주시하는 저격수, 그리고 모든 이의 말과 행동을 끈질기게 추적하는 감시 시스템만 제외한다면. 주민들은 그 누구도 어쩌다 이곳에 오게 됐는지 알지 못한다. 그들은 일터와 살 집, 결혼 상대마저도 그 누군가의 지시를 따라야 한다. 어떤 이들은 자기가 죽었다고 믿는다. 다른 이들은 상상할 수도 없는 실험 연구 대상이 되어 갇혀 있다고 여긴다. 모두들 은밀히 이곳을 떠나기를 꿈꾸지만, 감히 그 꿈을 실천한 사람은 경악할 만한 현실을 마주한다. 단, 에단 버크를 제외하고. 에단 버크는 그 너머의 세상을 보았다. 탈출을 시도했던 《파인즈》에서와 달리 그는 이 도시의 보안관이 되었고, 웨이워드파인즈가 단순한 도시가 아니라는 진실을 아는 소수 중 한 사람이다. 담장 너머에는 그 누구의 상상도 미치지 못할 악몽의 세계가 버티고 있다는 사실 또한 그는 알고 있다. “내가 담장으로 무엇을 들이고 무엇을 내몰 것인지, 담장을 세우기 전에 알고 싶구나.” 보안관 에단 버크의 임무는 비밀을 지키고 마을을 안전하게 유지하는 것이다. 자신이 품었던 의심을 감춘 채 다시 미궁 속의 세상으로 마을을 돌려놓아야 한다. 자신이 직접 보고 듣고 느낀 이 마을의 비밀과 공포를 그대로 주민들에게 돌려주어야 한다! “댁은 우리를 저 담장 안으로 들이는 겁니까? 아니면 무언가를 밖으로 내모는 겁니까?” 마을에 새로운 주민이 에단 버크에게 묻는다. 그는 과연 보안관으로서 웨이워드파인즈를 이대로 유지할 수 있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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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세월이 지난 후 어디에선가
나는 한숨을 쉬며 이야기할 것이다. 숲 속에 두 길이 갈라져 있었고, 나는― 나는 덜 다닌 길을 택했고 그래서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 〈가지 않은 길 The Road Not Taken〉의 마지막 연이다. 프로스트는 소설 속에서 주인공 에단 버크가 즐겨 읽는 시인이기도 하지만, 이 시는 특히 많은 이들이 사랑하는 작품이다. 가끔 등산이나 여행을 떠났다가 만나게 되는 갈림길에서뿐 아니라, 인생에서 우리는 매 순간 크고 작은 선택을 내려야 한다. 돌아갈 수도 없는 현실에서 가지 않은 길에 대한 선망과 미련을 한둘 품지 않은 사람은 아마 이 세상에 없지 않을까. 흔한 선택의 어려움을 묘사하는 데 그쳤다면 〈가지 않은 길〉이 그토록 큰 사랑을 받지는 않았을 것이다. 요는 화자가 ‘덜 다닌 길’을 택했다는 사실이다. ‘웨이워드파인즈 시리즈’의 두 번째 책 《웨이워드》에서 주인공 에단 버크는 고민 끝에 결정적 선택을 내린다. 하지만 과연 그것은 옳은 선택일까. 자신을 조물주로 여기는 미치광이 과학자 데이비드 필처는 그런 에단을 루시퍼에 비유한다. 감히 신의 왕좌를 노리고 오만하게 도전했다가 천국에서 추방되어 지옥으로 떨어지고 만 타락 천사. ‘천국이 집인 곳’이라는 표지판을 자랑스레 내건 도시는 정말로 끔찍한 지옥으로 돌변하는 중이다. 단테와 밀턴의 작품에서 ‘빛을 전하는 자’, ‘횃불 전달자’로 번역되는 루시퍼에 에단을 비유하는 필처의 독설은 일견 그럴듯해 보인다. 그는 웨이워드파인즈 주민에게 ‘진실’이라는 빛을 전했고, 감시와 압박 속에서 허울뿐인 평화 대신 위험천만하지만 주체적인 삶의 가능성을 선사한다. 그리하여 모든 것이 완전히 달라질 수밖에 없는 현실을 사람들은 반갑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불투명한 미래를 두려워하고 불안해하는 것은 많은 이들의 숙명이지만, 이토록 불안한 미래를 벼락처럼 내던진 후 작가는 또다시 주민들과 독자의 목을 옥죈다. - 옮긴이의 말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