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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화. 읽어선 안 된다
제2화. 이런 글자가 있다고? 제3화. 손으로 쓴 원고 제4화. 계승되는 혼 (전편) 제5화. 계승되는 혼 (후편) 제6화. 우선순위 제7화. 오탈자 제8화. ‘사실’이라는 심해 제9화. 책상은 사람 제10화. 파닥파닥 |
Yuka Kois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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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회사는 교열에 많이 신경을 쓰고 있어. 다른 출판사엔 교열부가 없는 경우도 흔하고. 그런데 우리 회사는 교열부에만 50명이 있어. 이유가 뭘 것 같아? 백 년 뒤에도 남을 한 권을 만들어 가겠다는 의지야.
문자를 객관적으로 판단할 것. 저자의 의도를 폭넓게 파악할 것. 교열, 너무 어려운 거 아니에요? 정답이 하나뿐이지도 않고. - 최종적으로는 호기심이라고 생각해. 문자와 사람, 사물에 관심을 갖고 생각하며 조사하는 거지. 저자를 화나게 하다니. 그렇게까지 깊게 교열을 한 적은 없는 것 같아요. - 그래? 작품을 잘 보면 무서울 것 없어. 우리 교열자와 작가는 교정지로 싸우는 거니까. 쿠쥬 씨는 좋은 교열이 뭐라고 생각해? - 글쎄요. 객관적일 것? 몰입하지 않는 것? 그렇군. 나는 말일세. 작품에 감동하는 마음을 지니고 있을 것. 그렇기에 작품을 더 좋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때로는 싸울 것. 난 그게 교열의 본래 자세가 아닐까 싶어. 쿠쥬 씨도 좀 더 자신을 갖고 몰입해 봐. 저자의 마음, 편집자의 마음, 독자의 마음은 사전을 들춘다고 알 수 있는 게 아니야. 문장은 사람 그 자체이기 때문이야. 남의 마음을 알기 위해서는 교열자야말로 대화를 해야 해. 교열의 ‘교(校)’는 ‘비교하다’라는 말로, 대조하여 오류를 바로잡는다는 뜻이고, 그리고 ‘열(閱)’은 ‘검토하다’라는 말로, 조사하거나 보고 확인한다는 뜻이야. - 비교하고 검토하는. 즉 그게 원래 교열의 일이군요.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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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에게 책은 ‘물건’이에요.
누군가의 손에 건네질 그 물건에 뜯어진 실밥이나 덜 조여진 나가사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누구도 알아주지 않지만 부끄럽지 않을 한 권을 세상에 내놓기 위해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매년 책 읽는 사람들의 숫자가 줄어들고, 아무리 책을 열심히 만들어도 책 한 권 팔리는 일이 점점 어려워지는 시장이지만, 출판사 사람들은 오늘도 책을 만든다. 모든 게 빨리 만들어지고 금방 사라져 버리는 세상이지만 책은 그런 일이 드물다. 작가들이 원고를 넘기기 전까지 문장을 고치고 또 고치고, 편집자와 교정자들이 마감 직전까지 정성을 다해 원고를 비교하고 검토하고, 마케터들이 출간 이후에도 책을 정성껏 홍보한다. 수개월 동안 다양한 사람들의 손을 거쳐 책은 비로소 독자와 만나게 된다. 이 과정은 지난한 일이기도 하다. 실제로도 즐겁고 설레면서 일하는 시간보다 귀찮고 하기 싫은 일을 하는 일을 하는 시간이 더 많다. 하지만 출판계 사람들은 책을 향한 애정 하나로, 오늘도 각자의 책상에서 지난한 싸움을 벌이고 있다. 무라카미 하루키, 다자이 오사무 등 일본 작가들이 가장 신뢰하는 출판사 신쵸사 교열부 직원은 이렇게 말한다. “저에게 책은 ‘물건’이에요. 책에 담긴 정보와 이야기뿐 아니라, 무게, 종이의 촉감, 페이지 넘기는 소리, 냄새까지 다 포함된 게 책이에요. 그래서일까요? 누군가의 손에 건네질 그 물건에 뜯어진 실밥이나 덜 조여진 나사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언어도 다르고, 문화도 다르지만, 책을 만드는 마음은 만국 공통일 것이다. 이 책은 책을 향한 애정 하나로, 오늘도 책상에서 작가의 마음을 무사히 독자들에게 전달되도록 길을 닦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자기 일에 애정과 자부심을 품고 일하는 출판사 사람들의 다양한 에피소드를 보고 있으면, 출판인들의 프로 의식은 물론, 일을 사랑하는 모습에 조용한 감동까지 느끼게 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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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열자는 요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날카롭고 정확한 지적으로 작품의 완성도를 높여주는 든든한 존재지만, 저는 그들의 모습을 본 적이 없거든요. 이 책은 수수께끼로 가득한 요정들의 이야기입니다. 빨간펜과 연필을 옆에 두고 교정지에 출력된 작가들의 문장들을 비교하고 검토하는 이들의 모습에서 한 권의 책을 만드는 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정성이 들어가는지를 다시 깨닫게 됩니다. 이 책을 읽고 책에 대한 애정이 더 깊어졌습니다.” - 미우라 시온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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